성서 신학의 천년왕국설(전천년설과 후천년설)이라는 종교적 개념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인 사이비 종교 집단의 창궐과 인간정신의 이기적인 실체를 매실 농사의 비유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요한계시록 20장에 등장하는 '천년왕국'은 그리스도의 재림 이후 이 땅에 이루어질 하나님의 공의와 평화의 시대를 뜻합니다. 성서 신학에서는 이를 크게 전천년설과 후천년설로 나누어서 이해 합니다.
(1) 전천년설 (Premillennialism): 세상이 점점 더 타락하고 악해지다가, 인류의 힘으로는 구원이 안 되는 절망적인 순간에 예수 그리스도가 직접 재림하여 이 땅에 가시적인 천년 왕국을 세운다는 관점입니다. 그리스도가 환난 전에 은밀히 재림하여 교회를 휴거시키고, 이후 7년 대환난과 지상 재림을 거쳐 문자 그대로의 천년왕국(선택 받은 자 중심의 회복)이 임한다고 봅니다.
정해진 휴거의 날 공중들림을 받는다고 전재산과 심지어는 처자식까지 가져다가 바치고 휴거를 기다리다 정작 휴거가 일어나지 않으니 전부 집단자살로 마감해 버리는 사이비 종교의 각종 종말론자들이 악용했던 교리가 바로 이 전천년설의 '휴거' 개념을 극단적으로 비틀어 먹은 것입니다.
(2) 후천년설 (Postmillennialism): 복음의 전파와 인간의 노력, 그리고 성령의 역사로 세상이 점진적으로 정화되고 기독교화되어 이상적인 세상(천년왕국)을 먼저 이룬 후에 그리스도가 재림한다는 낙관적 관점입니다. 세상이 점점 더 좋아져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전 세계에 구현된 이후에 비로소 그리스도가 영광 중에 재림하여 역사를 완성한다는 낙관적이고 실천적인 역사관을 가집니다. 20세기 두 차례의 참혹한 세계대전을 겪으며 지지세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두 입장 모두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고대하지만, "우리가 세상을 고쳐서 그 시대를 여느냐(후천년설)", 아니면 "세상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을 때 주님이 오셔서 새로 고치시느냐(전천년설)"의 차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역사 속에서 이 천년왕국설은 인간의 이기심과 결합해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후천년설은 서구 중심의 제국주의적 오만(우리가 세상을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착각)으로 변질되었고, 전천년설은 고통스러운 세상을 외면한 채 '우리들만의 거룩한 요새(휴거)'에 숨어들려는 배타적 도피주의로 흐르곤 했습니다. 철저한 인간의 배타적 이기심이 만들어낸 종말론 사상일 뿐입니다.
다음 수필은 천년왕국설을 소재로 삼아 인간 자체의 사이비성을 비판한 수필입니다. 당신만의 천년왕국을 사모하는 그 사이비성 때문에 오늘도 사이비 지도자들이 곳곳에서 어린(미몽에 있는 깨어나지 못한) 영혼을 추수해서 자기 밥으로 만들려고 창궐하는 것입니다. 어린 양들의 목에 빨대만 꽂아 있으면 쭐쭐쭐 '지가 쳐먹고 싶을 때마다' 입에 먹을 것이 들어가도록 만드는 모든 기법이 자기들 만의 천년왕국을 만들려는 수법입니다. 세상의 모든 제국이 그렇게 탄생되었지만 모두가 가짜였기에 "돌 하나도 돌위에 남아있지 않고 다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문학은 인간 영혼의 어둠에 빛을 밝히는 종교보다 더 위대한 도구 입니다. 작가인 당신은 어둔 세상에 등불을 밝히는 진리의 전도자 입니다. 사이비가 되지 않는 길은 .예면 예 아니면 아니오' 하는 거기에 있습니다. 창조의 질서는 모든 생명에게 천적을 두어서 특정 종(種)만이 창궐하지 못하도록 질서가 부여 된 것입니다. 그 질서를 깨트리면 종말이 오는 것입니다. 당신은 불멸의 영웅이 아니고 흙으로 만들어 졌으니 흙으로 돌아 가는 수명이 제한된 하나의 생명일 뿐입니다. 자연 속에 내버려지면 당신 손으로는 밥도 지어 먹지 못하는 개뿔도 아닌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 속에 그 어떤 우상도 만들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상을 만드는 순간 당신은 가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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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왕국을 만드는 벌레
(그들 만의 천년왕국을 만들지 못하게 해야 매실을 수확할 수가 있다)
오래 전 부터 매실나무 50여 주를 관리하고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짓는다고 농약을 전혀 치지 않았더니 매실을 수확 할 때가 다가오면 매실이 쪼
그라들어 다 떨어져 버리길 벌써 여러 해가 되었다. 원인을 몰라 몇 년 동안 수확 한 톨 못하다가 최근에 그게 바로 " 씨살이 좀벌"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놈은 꼭 매실 꽃이 피었다가 지고 열매가 콩알만 해질 때쯤이면 열매에 달라붙어 꽁지의 침으로 구멍을 뚫고 알을 낳는데, 이 알이 매실 속에서 부화하여 애벌레가 되면, 씨 속에서 새들이나 다른 천적들로 부터 안전하게 자신을 보호하며 매실의 진액을 빨아 먹으며 자라다가, 매실이 익을 때쯤이면 성충이 되어 밖으로 날아 나오는데, 그때가 되면 하루아침에 전 매실 밭의 매실 열매가 쪼그랑 양재기처럼 오그라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이 놈을 퇴치하려면 4월 초부터 말까지 아예 매실에 달려들지 못하도록 일주일에 두어 번씩 살충제를 치는 길 뿐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 놈들이 정말 머리가 비상한 놈이라는 생각을 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잠시 한 눈 팔다 농약 치는 시기를 잘못 맞추면 새끼들을 씨방 속에 심은 뒤 인지라 그 독한 농약도 무용지물이 되니 그 놈들의 존재 방식이 가히 신의 경지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 유행을 하는 통에 사이비 종교의 실체까지 드러나게 되자 나는 문득 이 좀벌이 떠올랐는데, 미물이나 인간이나 그 어떤 천적도 범접을 못하는 곳에다 그들만의 천년 왕국을 만들고 있는 것은 하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4월이 오자마자 아예 살충제를 집중적으로 서너 번 살포했지만 매실 씨앗 속에서 그들의 왕국이 자라고 있는 지를 확인해 볼 길이 없으니 겉이 싱싱한 매실을 보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