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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자가 하얀 원피스를 입고 파란 바다를 배경삼아 하얀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골목길을 파란 음료수 캔을 들고 뱅글 뱅글 돌며 뛰어다니는 장면이 있다. 뛰어다니다 말고 난간에 걸터앉아 들고 다니던 음료수를 입에 붙이고 고개를 뒤로 꺾으며 우아하게 나발 부는 장면도 나온다. 어떤 음료수 회사의 광고 동영상이다. 바다가 바로 보이는 시원스런 언덕위에 하얀 건물이 올라서 있는 곳은 그리스의 산토 리니 이아 마을 이다.
그 장면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은 봉달은 언젠가는 그곳에 꼭 가고야 말리라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하얀 원피스가 오버랩 되어 더 인상적이었을지도 모를 일 이었다. 한때 이아 마을을 흉내 낸 하얀색 펜션들이 우리 해안 곳곳에 들어서기도 했다. 뜻하지 않게 펜션에 갈 일이 생길 때면 봉달은 그 산토리니 흉내 낸 곳을 일부러 찾아 들기까지 하였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의 하얀 집. 그런 집에서 살면 늙을 일 없이 영원한 피터 팬으로 남을 것이라는 유치한 상상도 해보았다. 틈틈이 바다로 나아가 낚시도 하고 잠수장비를 구입하여 물속에도 들어가서 미역도 따고 전복도 뜯어내며 마린 보이 흉내도 내보고.
생각난 김에 어디엔가 있을지 모를 그런 곳을 찾기로 하였다. 조그만 땅을 하나 사서 하얀 집을 지을 작정이었다. 경매 정보 사이트에 접속하여 해안가에 자리 잡은 토지를 중심으로 찾아보기로 했다. 서해안 보다는 바다의 푸름이 더한 동해안과 남해안이 더 좋을 것이고 제주도라면 더 더욱 좋을 것이었다
한참을 찾은 뒤에 발견. 지목은 전이었고 80평정도 되었으며 감정가 2억 4천여만 원에서 제시 외 감안 평가를 하여 최초 1억 7천만 원에 등장한 물건이었다. 지목이 전이었지만 그 위에 건축물이 있어 현황 대지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법원은 농지취득 자격 증명서의 제출을 요구하지 않은 듯했고, 또한 그 건축물 때문에 원래 감정가격에서 30%나 깎아 경매 시장에 내보냈던 것이었다. 매우 유찰이 된 물건이었다. 감정가 1억 7천에서 네 차례나 유찰되어 최저가가 6천만 원이 되지 않았다. 대상 토지위에 언제 지었을지 알 수 없는 다 썩어가는 건물이 두 채 있었는데 그 건물 때문에 그렇게 유찰되지 않았을까 추측만 해볼 뿐이었다. 건물이 있은들 어떠한가. 전체 80평 중에 자세한 위치는 알 수 없었지만 20여 평 정도에만 건물이 들어서 있을 뿐 나머지 60평은 충분히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만할 것이었다. 그 공간에 하얀 집을 짓고 유유자적 할 계획이었으므로 썩은 건물이 있거나 말거나 관심 밖이었다. 지도를 열어보았다
기가 막힌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꿈에 그리던 위치라고 보면 될 것이었다. 도로 건너편에 바다가 내려다보일 것이라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었고 양 옆으로는 절벽이 담장처럼 둘러쳐 있어 독립된 공간 확보에도 최적이면서도 언덕 아래 횟집과 번화한 마을이 있어 외로운 느낌도 들지 않았다. 가격도 시세 대비 저렴한데다가 봉달이 그토록 바라던 이상적인 토지였으므로 당장 달려가서 입찰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였다.
입찰 당일, 새벽 4시를 알리는 알람과 동시에 봉달은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물건지로 달려가는 내내 입찰가를 생각하였다. 매우 유찰된 물건이라 얼마를 써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도로변 바다 전망이 있는 그럴 듯한 언덕위에 앉은 토지의 가격이 평당 감정가 삼백에서 평당 백만 원도 채 되지 않게 곤두박질 쳤다. 외딴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런 경우 대체 얼마를 써야 할 것인가. 서류상으로 발견하지 못한 무엇인가 껄끄러운 것이 있을지도 몰랐다. 생각에 빠져 있다 보니 어느덧 현장이 눈앞에 다가왔다. 사진 상으로 절벽이라고 보았던 것은 실제로는 사 미터 정도 높이의 옹벽이었고, 마을 쪽 옹벽은 완만한 편이었으나 대상지 위쪽 옹벽은 토사가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옹벽을 쌓은 후 수직의 철망까지 세워놓아 진출입이 전혀 불가능해 보였다.
대상지 옆에 5층 건물이 있었는데 그 건물 전체를 하나의 상호를 가진 횟집이 사용하고 있었다. 그 횟집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마을 언덕길을 걸어 올라갔다. 대상 토지와 바다사이에 도로 하나만이 있을 뿐이어서 예상 했던 대로 경치가 좋았다. 담장으로 둘러싼 대문이 있어 까치발로 넘겨보기도 하고 문틈사이로 들여다보면서 안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였다. 건물은 사진에서 본 그대로 매우 썩어 있었지만 마당이며 창문 등의 상태는 주기적인 관리를 받은 그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커다란 빨간 깃발이 대나무 끝에 매달려 펄럭이는 것도 보였다. 하얀 깃발도 있고. 무당집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려는 순간 경매정보지에서 제시 외 건물을 제당으로 소개해 놓은 글이 있음을 생각해 냈다. 다시 한 번 정보지를 열어 확인해 보니 제당이 맞았다. 언덕위에 하얀 집에만 관심이 꽂혀 있어 위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지 않았던 것이었다.
제당이고 뭐고 큰 문제는 없었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 위성지도로 확인할 수 없었던 제당의 본체로 추측되는 큰 건물과 그 아래 새끼 건물의 위치였다. 이놈들의 위치는 교묘하게도 토지 전체의 효율적 활용을 최선을 다해 방해하고 있었다. 한 놈은 아래에서 위로 3분의 2지점의 정 가운데에 비스듬히 세로로 길게 자리 잡고 있었고 나머지 한 놈은 그 놈 아래에 가로로 길게 자리 잡고 있었다. 바다 쪽 하늘에서 건물의 형태를 내려다본다면 찌그러진 승리의 브이 자 같은 모양일 것이었다. 20여 평 정도 밖에 안 되는 건물이 80평의 토지를 쓰레기로 만들어놓고 있었다. 토지 전체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그 두 개의 건물을 뽑아내야만 했다. 뽑아내려면 건물 관련자를 찾아내야만 할 것이었고 더불어 법정지상권 성립여부도 따져 보아야 할 것이었다. 대책 없는 입찰은 낙찰자를 피똥 싸게 만들 것이었다. 이 물건을 누구에게 팔아먹으려고 낙찰 받는 것이 아니라서 철거가능 여부는 매우 중요하였다.
입찰 마감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므로 건물의 정체파악을 위하여 사방을 수소문 하였다. 제당의 관리자부터 찾았다. 이장 집을 수소문하여 찾아낸 뒤 그 문을 두드려 제당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처음에는 귀찮다는 듯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이 물건 낙찰 받게 되면 제당을 마을 재산으로 보아 이장님을 피고로 하여 재판을 하겠으니 귀찮아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하자, 어촌계가 관리하고 어촌계장이 따로 있으니 그곳으로 가라고 했다. 어촌계가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일까. 동사무소에 있는 것인지 아닌지. 어촌계장이 공무원일까. 봉달은 생전 처음 어촌계라는 단어를 들어서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촌계를 찾아 헤맸지만 사전 정보도 없고 입찰 마감시간도 다가오고 있으므로 일단 포기하고 법원으로 향했다.
법원식당에서 입찰표를 작성하여 주머니 속에 넣은 후 법정과 법원 앞마당을 오락가락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는 중에 누군가가 봉달의 어깨를 치며 아는 채를 했다.
“형님! 안녕하십니까. 형님”
창환이었다. 나이는 봉달보다 네 살 정도 어렸지만 대단히 다양한 인생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경매일을 배운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발도 넓고 의욕도 하늘을 찔러 한참 전성기를 맞고 있는 녀석이었다. 멘토의 사무실에 종종 들러 술도 마시고 당구도 치면서 친해지게 되었는데 아무리 그가 열심히 한다 해도 여기까지 뜬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어. 그래. 안녕하다. 네가 여기 웬일이냐?”
“어제 강릉에 입찰 갔다가 말입니다. 형님. 떨어지고. 형님. 거기서 놀다가 말입니다. 형님. 그냥 가기 아쉬워서 물건 찾아보았더니 할 만한 게 보여서요. 형님. 그래서 왔지 말입니다. 형님.”
창환은 그렇게 큰 소리로 대답하였는데, 말끝마다 붙여대는 형님이라는 단어는 더 크게 했다. 원래 목소리가 커서 그 시끄러운 당구장에서도 조용히 해달라는 주인장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나 귀 안 먹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그놈에 형님 짜 좀 빼라. 집중이 안 된다. 그러니까 그냥 들렸다 이 말이지?”
“네 형님. 형님 자 빼겠습니다. 형님. 그러니까 형님. 그거 하러 오셨죠. 형님?”
“잘도 뺀다. 그래 그거 하러 왔다. 솔직히 까자. 너 가격 써왔냐?”
“써왔지요. 형님. 이제 내려다 형님. 형님 발견한 겁니다. 형님.”
“그렇다면 시간낭비 할 것 없이 까자. 나도 입찰표 다 썼다. 지는 사람이 오래 기다릴 것 없이 포기하는 거다.”
창환과 봉달은 미리 써놓은 입찰표를 꺼내어 가격을 비교해 보았다. 봉달이 창환 보다 이백만 여만 원을 더 썼다. 창환은 입찰 포기의 의사표시로 본인의 입찰표를 찢어서 쓰레기통에다 버렸다. 그리고 그걸 본 봉달은 법정 안으로 들어가 입찰표를 제출하였다.
“아. 이백만원이나 더 쓰다니. 형님. 육천 오백 팔십 만원이면 반드시 낙찰 받을 수 있으실 겁니다. 형님. 그거 제당이 있어서 들어오는 사람 별로 없을 겁니다. 봉달이 형 파이팅!”
창환은 제가 쓴 가격보다 높은 가격이라는 것에 흥분하였는지 목소리를 아까보다 더 크게 하며 외쳤다.
“놀리냐? 아 쫌 조용히. 누가 듣고 더 쓰면 어카냐.”
봉달은 손가락을 세워 제 입에 갖다 대며 창환이 목청을 낮출 것을 애원조로 부탁하였다.
“네 알겠습니다. 형님. 그리고 답사도 다녀왔는데. 형님. 그 제당 어촌계가 관리하고 있어서 그 사람들 상대로 소송하면 쉽게 해결될 것 같습니다. 형님. 그런 물건 우리밖에 안하잖아요. 형님. 육천 오백 팔십 만원 이면 충분해요. 형님. 단독낙찰 받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형님. 6백만 원 떡 사드시겠네요. 형님.”
법원 앞마당이 쩌렁 쩌렁 울렸다. 사방이 막힌 공간이라 더 그랬는지도 몰랐다. 오늘 법원에 온 모든 사람은, 창환이 덕택에 이 물건에 관심이 있든 없든, 누구든지 이 물건이 있다는 사실 뿐 아니라 봉달의 입찰가도 알게 되었을 것이었다.
“헐. 내가졌다. 집에 안가냐? 사건번호 한참 뒤라 오래 기다려야 할 걸.”
“가야죠. 형님. 잠을 못 잤더니 좀 피곤하네요. 그럼 형님 다시 한 번 파이팅! 육천오백팔십!”
주차장을 향해 멀어지는 창환의 뒤통수를 보고 봉달은 입맛을 다셨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 가격이 알려지든 말든 낙찰은 하늘에 달린 일이었다. 한편 봉달은 창환의 말 중에 어촌계가 제당을 관리하고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창환이 어제 답사를 했다면 시간 여유를 두고 많은 것을 알아냈을 것이었다. 봉달도 그 사실을 잠깐 동안의 답사를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었으므로 창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형님. 낙찰 받았습니까. 형님.”
“아니 아직 멀었다. 어촌계 이야기 좀 해봐.”
“네 형님. 그게 말입니다 형님.”
창환은 그 말을 필두도 어촌계에 대하여 봉달에게 아는 대로 말해 주었다. 제당은 어촌계에서 관리하기는 하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내버려 둔지 오래였다. 제당은 배가 멀리 떠나기 전에 만선을 기원하며 그 배를 위하여 제사를 지내는 장소로 쓰였는데 이제는 그런 제사를 지내지 않아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쓸모없는 것에 집착을 보이며 매달릴 사람은 없을 것이므로 제당은 쉽게 철거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거였다.
쉽게 철거 할 수 있다는 창환의 말은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이었을 것이다. 왜 성립하지 않을까. 간단한 문제였다. 토지의 소유자는 현 채무자 이 광식이고 건물의 소유자는 어촌계로 되어있었는데 내내 토지의 소유자와 건물의 소유자가 한 번도 동일한 적이 없었다. 이는 타인의 토지위에 건물을 지어 토지 소유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건물은 철거되어야 마땅한 것이었다. 따라서 제당 건물에 대하여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봉달을 부르는 소리에 이끌려 법대 앞으로 갔다. 입찰자는 두 명이었다. 경쟁자의 가격은 육천 오백 팔십 이만 원 이었다. 봉달은 이만 원 차이로 떨어졌다. 낙찰가를 확인하는 순간 창환이를 떠올리며 뒷목을 잡았다.
아. 날아간 산토리니의 꿈이여. 이대로 포기 할 수는 없었다. 차 순위 신청을 하겠냐는 집행관의 물음에 봉달은 숨도 쉬지 않고 차 순위 매수 신청을 하였다. 일단 차 순위 신청을 해 놓고 낙찰자하고 담판을 지을 작정이었다. 법정 문을 나서는 낙찰자를 졸졸 쫓아가며 봉달이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낙찰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또 축하드립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또 축하하다니요?”
“지금 바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 축하한다는 말씀이지요.”
봉달은 머리를 긁적이며 약간은 비굴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였다.
“수익?”
“네 그렇죠. 제가 보증금 더하기 수고비를 좀 붙여 드릴 테니까 미납하시는 것이 어떨까 하고요. 제 평생소원이 그런 땅 한번 가져보는 것이었거든요.”
손바닥을 은근히 비비기도 하고 고개를 잠깐씩 숙이기도 하며 봉달은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겸손하면서도 불쌍한 자세로 산토리니의 이야기와 그에 관한 그의 꿈을 이야기 하였다. 낙찰자는 그 이야기에 살짝 동화되는 듯이 보였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며 봉달에게 물었다.
“이 물건 우리도 꼭 필요한 물건인데. 쉽게 포기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뭐 돈 벌자고 하는 일. 얼마정도 붙여 줄 수 있습니까?”
“수고비 백만 원에 차비 좀 얹어드리죠. 부탁드립니다.”
“괜찮은 제안인데요. 그런데 이거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일단 전화 좀 해보고 결정을 할게요.”
“네 그러십시오.”
낙찰자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한참동안 통화를 하는듯했다. 아니 통화를 하는 척하는지도 몰랐다. 봉달은 통화하는 그와 좀 멀리 떨어져서 연신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다.
“통화가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제가 이 물건 혼자 산 게 아니고 여러 명이 공동 투자 한 것인데요. 대부분의 의견이 백만 원은 말도 안 된다는 거였고요. 언젠가는 정상화 시켜 후일 어떤 식으로든 감정가 정도는 받을 것 아닙니까. 우리도 그 정도는 후일 받을 수 있고. 그래서 이것을 포기할 수는 없고.”
낙찰자는 말의 끝을 그렇게 끊으며 봉달의 표정을 살피는 듯 주시하였다. 봉달이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눈빛을 보이자 그는 끊었던 말을 다시 이었다.
“이거 뭐 제 생각은 그렇지 않은데. 참 난감하네. 다수가 그걸 원하니 제가 반대할 수도 없고. 이거 참. 아저씨가 꼭 필요하다면 우리가 포기하는 조건으로 이천만원만 보내 달라고 하네요, 보증금 포함해서 말이죠. 가능하겠습니까?”
낙찰자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 대단히 민망한 듯 영어를 하였다. 봉달은 진정 영어하고 자빠져 있는 꼴이 이런 꼴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백만 원을 말하는 사람에게 천오백만원으로 답을 주다니······. 결국은 미납할 수 없다는 뜻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면 그나마 받아들이겠지만, 창환의 고래 화통 삶은 목소리에 이끌려 입찰을 한 후에 봉달을 낚았다면 성질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도 저도 실망스러운 일이라 좋은 물건은 밤하늘의 별과 같이 많다는 멘토의 말을 되새기며 봉달은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다. 그런 그를 낙찰자가 잠시 멈추게 했다.
“아무래도 힘들겠지요. 제가 생각해도 황당합니다. 그들을 다시 한 번 설득해 볼게요.”
낙찰자는 봉달의 옷자락을 살짝 잡으며 그렇게 말했다.
“설득이고 뭐고 난 내 꿈을 접으면 그만이오. 어차피 생돈 들어갈 것······. 내가 생각을 잘못했지. 잘 가시오.”
돌아서는 봉달을 낙찰자는 다시 한 번 제지하였다.
“꿈은 소중한 것이지요. 제가 그 꿈을 지켜 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낙찰자는 다시 한 번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것 같았다. 이제는 그가 담배를 물어대기 시작했다. 봉달은 그런 그를 지켜보다가 물건 명세서를 다시 한 번 열어 보았다. 얼마가 되었든 수고비를 얹어 주면서 까지 가져와야 할 물건인지를 꼼꼼하게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산토리니에 꽂혀서 물건의 가치를 사전에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감도 있었고······. 등기부를 열어 보는 순간 봉달의 동공이 넓어졌다. 등기부 관련하여 생 기초 중에 기초를 간과 한 것이었다. 봉달은 갑자기 가슴을 제 가슴을 치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소유자 이 광식의 빚이 얼마 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은행권의 저당인데 청구액이 6천을 넘지 못했다. 그리고 주 채무자는 김 아무개로 되어있었다. 이것을 보자마자 봉달은 저 멀리 있는 낙찰자가 전화를 어디에 걸든 말든 내 팽개치고 주차장을 향하여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걸 본 낙찰자는 전화기를 집어넣고 열심히 쫓아오다 봉달의 차가 멀어지는 것을 보고 잠시 멈춰서 있다가 제 갈 길로 가버렸다.
봉달은 등기부에서 이 광식의 주소를 찾아내어 네비게이션에 그 주소를 입력하였다. 이 광식을 만나러 가기 위함이었다. 이 광식의 거주지는 멀지 않았다. 이 광식은 정원이 있는 근사한 집에 살고 있었다. 대문사이로 잔디가 깔린 마당이 보였고 담장 옆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람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주위를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포진해 있는데 그 모양새가 이 집 주인은 돈이 좀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듯 했다. 초인종을 누르자 노인네의 목소리가 누구임을 추궁하였다.
“예. 안녕하십니까. 어르신. 법원에서 왔습니다.”
봉달은 자신의 선량한 얼굴 생김새를 확인시켜주어 상대방의 신뢰를 얻기라도 해야겠다는 듯이 초인종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 밀었다.
“들어오시오.”
덜컹 소리를 내며 대문이 열렸다. 이 광식과 봉달은 마당 한 구석의 파라솔을 마주하고 앉았다.
“오늘 법원에서 어르신이 가지고 계신 땅이 팔린 것을 아십니까?”
“그 땅이, 오늘 경매 진행됐나. 난 그 땅 관심도 없네. 얼마에 팔렸나?”
광식 노인은 실제로 그 땅에 대하여 관심이 없는 듯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물었다.
“육천 오백 팔십 이만 원에 팔렸습니다. 그 가격이면 빚을 변제하고도 돈이 좀 남더라고요. 그 땅 예전에 얼마에 사셨어요?”
봉달은 또다시 창환을 떠올리며 뒷목을 부여잡고는 그와 같이 대답하고 다시 물었다.
“그거 뭐 거저 비슷하게 샀지. 예전 살던 동네에 제당으로 쓸 땅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냥 쓰라고 한 땅이야. 그러다가 돈이 필요한 녀석이 있어서 그걸 은행에 담보 잡아서 쓰고 싶은 만큼 쓰고 알아서 갚으라고 했지. 그랬더니 그 놈 사정이 어려워졌는지 은행에서 그 땅을 경매에 넣겠다는 연락이 오더라고. 그 땅 어차피 제당이 위에 있어서 농사지을 것도 아니고 땅덩이도 작아서 별 쓸모도 없어. 골치 아픈 땅이야. 돈이 좀 남는다니 그리 나쁘지는 않구먼. 그런데 법원에서 그거 팔렸다고 알려주러 왔나?”
광식 노인은 묻지도 않은 이 토지의 사연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늘어놓더니 방문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예 그런 목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봉달은 빙빙 돌려서 장황하게 이야기하느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것이 땅에 대하여 별 관심 없는 노인에게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어르신. 어르신은 그 땅이 당장 필요하지도 않고 그 땅을 제당 때문에 제대로 활용도 못하시고 있습니다. 또한 활용할 의지도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이 땅과 함께 그 채무자도 어디론가 보내버리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다면 죄송스러운 말씀을 제가 올린 것이 될 테고, 그것 때문에 입을 다물고 돌아가라면 돌아가겠습니다.”
“이야기 하게.”
봉달이 말하는 내내 담장 밑에 고양이가 털 손질하는 것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광식 노인은 긍정의 부정의 내비침도 없이 그렇게 말을 받았다.
“그래서 그 땅을 저에게 파시는 게 어떻습니까? 어르신한테는 별 의미 없는 땅일지라도 저한테는 세상에 둘도 없는 가치를 가진 땅이라고 보여 집니다.”
그에 덧붙여 봉달은 산토리니에 대한 그의 생각과 느낌 그리고 그의 꿈에 대하여 있는 힘을 다해 정성껏 설명하였다.
“무슨 말인지는 알았고. 얼마에 사갈 텐가?”
봉달의 말에 광식 노인은 눈을 반짝이며 되물었다.
“일단 토지에 붙은 근저당은 해소해야 이전 받을 수 있을 테니 6천만 원을 먼저 드리고 그 다음에.”
봉달은 여기서 말을 잠깐 멈추며 숨을 가다듬었다.
“그 다음에?”
광식 노인은 말꼬리를 붙잡으며 어떤 대답이 올까 하는 기대감에 그렇게 되물었다.
“천만 원을 더 얹어 도합 칠천만원을 드리면 어떻겠습니까. 경매로 배당받는 것 보다 사백만원을 더 받게 되는 겁니다”
은근히 기대했던 그는 천만 원이라는 말을 듣고 약간 실망하는 기색을 내비췄다.
“에이······. 조금만 더 써. 배당 보다 천만 원 정도는 더 받아야지. 칠천육백으로 해줘.”
이 토지에 대하여 별 관심 없다던 노인네가 돈 이야기 앞에서는 없던 의욕과 힘이 샘솟는 모양이었다. 한참 동안 양보 없는 싸움을 계속했다. 노인네에게서 부자 냄새가 났는데 그 부자 냄새가 우연히 나게 된 것은 아닌 듯 했다. 달리 부자가 되겠는가. 부자의 집요함에 지친 봉달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려고 하자 그제 서야 못이긴 척 칠천 이백으로 끝을 맺었다.
그리고 그날로 법무사 사무실로 함께 가서 매매에 관련된 서로의 일을 처리하였다. 며칠 내에 법원의 기각 결정이 내려질 것이었다. 봉달은 한편으로 낙찰자를 날려 보냄과 동시에 산토리니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하였지만 무엇인가 떡을 사먹어도 보통 큰 떡을 사먹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다른 한편으로는 찜찜하기도 하였다.
이제 남은 일은 하얀 집을 아름답게 짓기 위하여 제당을 뽑아내는 일이었다. 창환에게서 받은 어촌계의 주소로 어촌계장을 상대로 내용증명을 일단 발송하였다. 내용 증명을 발송하였어도 연락이 없자 봉달은 역시 창환에게서 받은 어촌계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제당을 뽑아 옮길 것을 종용하였다. 이 토지는 팔아먹기 위해서 사들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밀당 따위는 필요 없었다. 오직 철거 판결과 그에 따른 철거 집행 하나만을 보고 달려갈 뿐이었다. 어촌계장의 철거하겠다는 빠른 대답이 없었으므로 봉달은 철거소장을 제출하였다. 철거 소장에 관하여 어촌계장은 계속하여 송달을 거부하며 시간을 끌어 애들 먹이더니 어느 날 송달이 된 후에 날아온 답변서에는 자신이 당사자가 아니라는 내용이 담겨져 날아와 답답함을 더해 주었다. 동네 이장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볼까도 생각하였지만 이장은 더욱 당사자가 아닐듯하여 포기하였고 어촌계장이 당사자 일 수밖에 없는 사유를 달아 답변을 했더니 재판 기일이 지정되었다.
지정된 재판 기일에 피고는 출석하지 않았다. 피고가 출석하지 않자 판사는 기일을 다시 지정하였다. 앞으로의 과정을 생각해 보았다. 기일 지정 이후에 조정에 회부될 것이었다. 조정이 결렬되면 다시 기일지정이 될 것이고······. 새로운 변수가 생기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꿈을 이루는 길은 언제까지 이렇게 힘든 것 일까. 산 넘어 산이었다. 그러다 문득 제당은 힘으로 잡아 빼서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당이 필요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을 사람들도 더 이상 제당을 필요로 하지 않았고 어촌계장도 될 대로 되라는 생각인 듯했다. 봉달은 말 할 것도 없고······. 어차피 아무도 필요하지 않은 것 불을 질러버릴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촌계 재산으로 잡혀 있는 건물이라, 그랬다가는 영창 가는 길을 면하지 못할 터였다. 마을 사람들하고 친해지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 같았다. 틈틈이 기회 있을 때마다 마을에 들러 마을 회관에 사과박스도 돌리고 그 동네에서 목소리 좀 큰 인물들하고 술도 같이 퍼마셨다. 이렇게 몇 번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간에 호형호제 하는 사이로 변해있었다. 재판은 그저 진행되는 대로 내팽개쳐 두고······.
그러던 어느 날 봉달은 마을 회관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때 먹을 것을 돌리며 한 가지 제안을 하였다.
“ 여기 계신 어르신, 형님, 누님들 제 이야기 좀 들어보십시오. 이 앞에 있는 제당은 이제 더 이상 쓸모없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촌계에서는 쓸모도 없는 그것 때문에 유지비용이 조금은 들어 갈 것이고······. 저하고 소송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 여러분들은 쓰지도 않는 제당 때문에 저에게 토지의 사용료도 지불해야 됩니다. 저도 제당 때문에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꽃을 피웁니다. 이런 것들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 우리 이러지 말고 제가 제안을 한 가지 할까 합니다. 제당 건물을 저에게 파십시오. 언제까지 계속 이렇게 끌고 갈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시일이 지나면 법원에서 철거하라는 판결문이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때 가서는 철거 비용도 여러분이 부담해야 합니다. 법이 그렇습니다. 물론 잘 아시는 분들도 계시계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되느니 저에게 파십시오. 가격은 적당히 쳐드리겠습니다.”
일사천리로 이렇게 말하고 봉달은 마을회관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며칠 뒤 어촌계에서 전화가 왔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의 의견이 봉달에게 제당을 파는 것이었다는 것과 함께 계약서를 쓰러 오라는 것이었다. 계약서라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건물포기각서 정도로 보면 된다. 관계인 도장을 찍고 돈을 넘겨주는 것으로 제당에 관한 모든 일은 끝이 났다. 봉달은 이 동네 사람이 될 것이었으므로 많은 돈을 넘겨주지는 않았다. 동네 사람들 모두 모여 뷔페식당에 가서 식사 한 끼 하는 정도밖에 안 되는 돈이었다. 진정 이제는 아름다운 하얀 집을 짓는 일만 남았다.
철거 업자를 불러 제당을 말끔히 밀어버린 후 땅을 평평히 다졌다. 언덕위의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하얀 집을 짓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땅이 없을 듯싶었다. 어떤 모양의 집을 만들까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며 건축사 사무실을 드나들던 무렵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마봉달 전화인가요?”
“네 맞습니다. 말씀하십시오.”
봉달을 찾는 목소리는 무엇인가 부탁조의 간절함이 배어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난 마봉달 씨 땅 뒤에 산을 하나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아 어디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여기 저기 사놓은 땅이 많아서 봉달은 그가 어느 지역을 말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그같이 물었다.
“제당이 있던 그 자리 뒷산 말이오.”
“아. 예. 안녕하세요.”
봉달은 뒷산 임자라는 말에 그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그 제당, 그 땅을 나한테 좀 팔았으면 하는데. 한번 만나서 이야기 합시다.”
“전 그 땅이 필요해서 어렵게 산 것이고 정상화시키기 위해 매우 고생했기 때문에 팔 생각이 전혀 없는데요. 죄송합니다.”
봉달은 꿈이 이루어지려는 순간에 이런 전화가 와서 짜증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어떻게 마련한 땅인데 이것을 판단 말인가. 그러면서 한편으로 뒷산 임자가 왜 그 땅이 필요한지 살펴 보았다. 뒷산은 봉달의 땅을 통하지 않으면 영원히 맹지의 상태를 벗어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아래로는 횟집과 경사진 옹벽이 있어 맹지를 벗어날 수 없었고 위쪽으로는 도로에 붙은 직각 옹벽이 있어서 길을 낼 수 없었다. 언젠가는 그 상태에서 벗어나야 할 것인데 땅값이 더 오르기 전에 봉달에게서 빨리 사들여야 할 것으로 보았을 것이다. 봉달에게서 사들여 임야가 맹지를 면하게 된다면 산 임자는 수십 배의 이익을 보게 될 것이었으므로 필사적이었다. 그 이후로 시도 때도 없이 전화가 걸려 왔다. 산 임자에게서 올 때도 있었고 그를 아는 다른 사람에게서 오기도 하였다. 집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시세 다 쳐드리고 하자는 대로 할 테니 거래합시다.”
정말 팔기 싫어서 버티고 있으니 그런 제안까지 들어왔다. 시세대로 쳐준다니 그렇다면 대체 얼마를 쳐주겠다는 말인가. 감정시세의 삼분일 가격도 안 되게 사들였고······. 실제 시세는 감정가보다 한참 위였는데, 대체 얼마를 쳐주겠다는 것인가. 얼마일까. 얼마일까. 봉달은 자나 깨나 그 얼마가 얼마일지 매우 궁금하였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산 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이 이 이만큼.”
얼마를 쳐줄 것이냐는 봉달의 물음에 산 임자는 마치 봉달이 바로 앞에서 그를 보고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양팔을 크게 벌리며 말했다. 금액의 크기를 들은 봉달은 좋은 물건은 밤하늘에 떠있는 별과 같이 많다는 멘토의 말을 바로 떠올렸다. 산 임자가 말하는 금액은, 봉달이 날고 기며 용을 쓴다 해도, 이 땅을 활용하여 만질 수 있는 최대치를 능가하는 것이었다. 땅임자는 따로 있다는 선현의 말씀이 틀린 말을 아니었다. 산 임자야 말로 이 땅의 진정한 임자일 것이었다. 봉달은 이번에야 말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보았다. 곧바로 계약일은 언제로 정할 것이냐고 산 임자에게 물었다.
“내일로 끝마칩시다.”
참으로 아까운 물건이었다. 봉달은 거래를 마친 후 팔아버린 땅을 되돌아보며 한탄스럽게 중얼거렸다.
“순간의 욕심이 꿈을 해쳤네. 꿈을 이루는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역시 인생은 산 넘어 산이야. 어렵게 마련한 이상적인 땅인데 이렇게 쉽게 날아갈 수가 있나······. 인생무상이 따로 없을 것이로세.”
☞ 수익 point
사고 싶은 물건을 경쟁에 밀려 사지 못하게 되었을 때 채무자나 소유자를 찾아가서 임의경매 취하를 시켜준 후 일반 거래로 저렴하게 사는 것도 수익 창출의 한 방법이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하기 위한 조건은 ① 채무관계가 단순할 것. ②소유자가 배당을 받을 수 있을 것 등이다.
※실제 있었던 일인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밝힙니다.
가명만 썼을 뿐 실화입니다.
첫댓글 이런 방법도 있었군요.. 와우~
정말 대단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