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철 밀폐된 차 안 온도는 급속도로 치솟습니다.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 주차하면 90℃ 넘게 오르기도 하죠. 때문에 차 안에 둔 플라스틱 장식물이 녹아 내리고, 캔 음료나 라이터 등은 폭발 사고로 이어집니다.
경제적 피해만 발생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차 안 높은 온도 때문에 질식사고 소식도 종종 들려옵니다.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가 대부분. 간혹 애완동물이 방치돼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깜박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는 옵션이 있습니다. 바로 후석 승객 알림, 'ROA(Rear Occupant Alert)' 시스템입니다.
후석 승객 알림 시스템은 뒷좌석 도어 개폐로 승객 탑승 여부를 판단합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차의 잠금장치를 해제한 후 뒷문을 열었다가 닫으면 일단 차는 승객이 탑승했다고 기억합니다. 이유는 운전자에게 1차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죠.
운전자가 시동을 끄고 도어를 열면 클러스터 위와 같이 경고 메시지를 표시합니다. 여기에 운전자가 계기판을 확인하지 않을 수 있기에 간단한 음성 안내를 추가로 지원합니다. 이때까지는 특별히 센서를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쉽게 "당신이 뒷문을 열었다 닫았으니 한 번 확인해 줄래?" 정도의 경고입니다. 대신 운전자는 'OK' 버튼을 눌러 알람을 해제해야 합니다.
만약 운전자가 알림 기능을 해제하지 않고 내리면, 차는 운전자가 뒷좌석 승객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판단합니다. 이후 문을 잠그면, 헤드라이닝에 장착된 초음파 센서를 작동시키죠.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기 위함입니다. 아무런 동작이 감지되지 않으면 특별한 알림을 보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센서에 움직이는 무언가 포착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을 해제하지 않은 체 도어를 잠근 후, 초음파 센서에 움직이는 물체가 감지되면 차는 본격적으로 경고 시스템을 동작시킵니다. 경적음을 울리고 헤드램프가 점멸됩니다. 여기에 문자 메시지를 통해 차주에게 실내 움직임이 감지되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게 됩니다. 추후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국(NHTSA)은 지난해 5월부터 미국에서 출시되는 1만 파운드(약 4,536kg)이하 모든 자동차에 후방카메라 탑재를 의무화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국 의회는 후석 승객 알림 시스템 의무화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승인된 상태는 아닙니다. 현대차는 이미 2022년까지 전 차종에 ROA를 기본화 하겠다고 내세워 기술의 표준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후석 승객 알림 시스템은 신형 싼타페에 처음으로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선택 옵션으로 분류됐습니다. 전 등급에 장착할 순 있지만 여타 주행 보조 시스템과 묶인 스마트 센스(I, II)를 선택해야 합니다. 쏘나타는 2.0 스마트스트림을 기준으로 프리미엄 패밀리와 인스퍼레이션 등급에는 기본으로 포함됩니다. 스마트와 프리미엄 등급에서는 탑재가 불가능하며, 프리미엄 밀레니얼 등급에서는 컴포트 플러스 패키지를 선택하면 뒷좌석 열선시트, 도어커튼 등과 함께 장착됩니다.
현대 SUV에서 가장 큰 팰리세이드의 경우는 어떨까요? 아쉽게도 기본 장착된 등급은 없습니다. 익스클루시브 등급에서는 스마트 센스(I, II) 패키지, 프레스티지에서는 패밀리 패키지를 선택해야 후석 승객 알림 시스템이 함께 포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