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결과보고를 놓고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혈세로 다년 온 시의원들의 해외 선진지 견학이 공무연수가 아닌 외유성 여행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울산시의회 상임위원회 중 이번에 여론의 뭇매를 맞은 곳은 환경복지위원회다.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의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4박5일간 싱가포르ㆍ말레시아의 친환경 정책과 수자원 관리 실태, 복지시설 등을 둘러보고 왔다. 그리고 지난 23일 이들 두 나라를 둘러 본 결과보고서를 내놓았다. 결과보고서가 나오자 비난여론이 빗발쳤다. 이유는 결과보고라기보다 국외여행 중에 느낀 감상문을 써 놓은 게 아닌가할 정도의 수준 이하의 내용 때문이다.
보고서 내용 일부를 예로 들자면 말레시아 도시 경관을 둘러보고는 "도로 주변이 께끗하게 정비 돼 잡풀이 하나도 없었다", 싱가폴 도시개발청을 방문한 결과에 대해서는"도시계획이 40~50년 후를 예측한 장기계획과 5~6년 사이 단기 계획으로 만들어져 있다", 또는 "싱가폴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나라, 관광객을 맞을 준비다 완벽하게 되어있는 나라, 하지만 모든 것이 인공도시인 듯 무거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는 등 마치 여행 후 감상을 적어놓은 듯 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오폐수를 최고 수준의 수질로 정화하는 싱가폴 뉴 워터 비지트 센터를 견학한 후기에서는 "우리도 평소 물과 공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절약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적어놓아 대안을 찾고자 떠난 선진지 견학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
해외선진지 견학이 목적이었다면 당연히 울산의 물 문제를 해결할 해법이나 적용방안 등을 제시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풀뿌리민주주의 실현하겠다며 구의원들까지 주민들이 직접 뽑은 지 벌써 일곱 번째가 되었다. 그동안 많은 수의 시ㆍ군구ㆍ의원들이 세비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그때마다 비난과 각종 구설수가 난무했다. 세비로 가는 해외연수를 없애든지 자비로 가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없었던 일이 돼버렸다. 이번 역시 앞서 비난 받았던 일이 다시 되풀이 됐다.
이번 보고서 사태는 제7기 시의회에 기대를 걸었던 시민들의 뒤통수를 친 꼴이다.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만이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지 않은 길임을 의원들은 꼭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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