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아무리 탁한 물일지라도
그곳에 뿌리박고 자란 연잎과 연꽃은 물 한방울 묻히지 않는 청결함과 고귀한 자태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생을 계도한다는 불가의 철학과 비견되어 불가나 청렴을 생명처럼 여기는 선비들이 아껴 온 식물입니다.
연은 븕은색 꽃을 피우는 홍련과 흰색의 백련이 있지요.
식용으로는 백련이 좋다고 합니다.
연은 각 부위를 다 이용하는데
연잎은 덖어서 차로 마시거나 술을 담기도 하고 연잎밥을 싸면 영양과 풍미가 매우 좋습니다.
연꽃은 잘 말려 차를 우려마실 수 있고
자실인 연자는 밥에 두어 먹거나 국수 등의 재료 또는 한약재로도 쓰입니다.
뿌리인 연근은 잘 아다시피 연근조림이나 연근정과 등으로 만들고, 코피를 자주 흘리는 사람은 생으로 갈아먹으면 코피를 진정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연꽃의 생장을 가만히 지켜보노라면,
가히 여자의 일생과도 많이 닮아 있음을 보게 됩니다.
여름 날,
사슴 목처럼 길게 뻗은 가녀린 듯 곧은 꽃대에선 한 송이 꽃봉오리가 맺힌다.
수줍은 듯 붉게
혹은 우아한 흰색으로 피어난 꽃봉오리는 청초하고 순박함 그 자체입니다.
밤이되면 오므렸다 낮에는 활짝 펼치는 연꽃은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간직한 향내 또한 은은해서 좋습니다.
차를 좋아한다면 녹차를 연꽃속에 품었다 향기 머금게 해서 차를 내어도 좋고 연꽃 통째로 건사했다가 연꽃차를 만들어 정다운 사람들과 다향을 나누어도 좋으리!
연꽃이 지고나면 중심에서 연자방이 나오는데
열 두세살 딸아이 풋가슴 맺히 듯 봉긋합니다.
시간이 지나 봉긋하던 꼭지는 한껏 부풀어 여인의 가슴처럼 부풀어올라 다음세대를 위한 씨를 품어안고 발육시킵니다.
양수가 터지 듯 드디어 씨방이 열립니다.
부드럽던 연자는 드러나 한 여름 뜨거운 햇살 아래 영글어 까만 연자로 익어가고
방마다 차지하고 들어차 있던 자실체는 하나 둘씩 어미 품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
둥지 떠난 새끼처럼 연자육 툭툭 떨어져 간 씨방은 할머니의 젖가슴처럼 시커멓고 쭈글쭈글해져 초라한 섬유질로 남네요.
그래도 아직 못 다 자란 어린 새댁이 노쇠한 형님의 옆자리에 지키고 서서 배웅을 합니다.
역할을 다한 모정은 그렇게 스러져 가고 가을의 햇살만 길게 늘어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연꽃을 보기에는 끝물이라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아쉬워 마세요.
이제부턴 수련의 차례입니다.
연과 달리 수련은 수면에 잎을 띄우고 요즘 힌껏 화려한 꽃을 뽐내고 있습니다.
수련의 수는 물을 뜻하는 물수가 아니고 잠잘 수를 씁니다.
물 위에 떠 잠을 자듯 고요히 떠 화려하고 멋진 꽃을 피웁니다.
연잎이 가장 크다는 빅토리아수련 위에는 성인이 올라가 앉아도 될만큼 크고 튼튼합니다.
함양의 상림공원도 좋고 양수리 세미원에서도 수련축제가 열리고 있으니 이 가을 수련의 매력에 빠져볼 만 하네요.
노오란 병아리같은 물양귀비나
부레옥잠의 자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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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그렇게 큰 토끼똥도 있어요?
그거 주워가 뭐 하셨나요? 먹나요?
@맹명희 아이고야~
염소똥으로생각하고 토끼똥으로 적었네요~
그때 가지고놀았어요, 쎔!
빠삭마른 연씨를 팍팍 솓아놓고 고개를 처참하게 꺽고 한여름 화려했던 추억을 곱씹으며 겨울 논을 지키는 모습이 선합니다.
@김영자(대구) ㅎㅎㅎ 그러셨군요.
그래도 앞으로는 연뿌리 처럼 긴 잠수는 타지 마시길....
선생닝! 저도농사짓느라 땀꽤나 흘렸습니다.
큰고무다라에 백련을키워 연잎차도만들고 ,,
여러가지 소소한 즐거움을 흙에서 얻으며 칠십을 앞두고 적성을 알게됩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