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일상 게시판에도 잠깐 언급해놨습니다만
제비를 데려오면서 동생과 암묵적으로 합의를 해놓은 사항이 있었습니다.
우리집 베란다를 좋아하는 제비를 위해
새로 데려오는 여자친구 아이도 함께 키워주기로 한 거죠.
그야말로 영구위탁인 셈인데요..
상황이 그러다보니 지금 현재는 미미씨와 뽀뽀, 제비 뿐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제비의 여자친구까지 넷이라고 봐야하는 상황이었죠.
'소콩마초'에 버금간달까요? ㅋㅋㅋ
나름 평화롭고 행복한 애조 생활을 꿈꾸었던 나님...
상황이 꼬이기 시작한 건 어제부터였습니다.
미미씨와 뽀뽀, 제비와 미래의 여자친구가 알콩달콩 커플이 되길 바랬던
저의 희망이 산산히 부서진 장면이 있었으니....
( 혹시 있을지 모를 미성년자를 위해 흐릿하게 처리를... <- 퍽!!!!
....그... 그래요..... 촛점이 안 맞았어요.
이 놈의 카메라가 저 혼자 움직이면서 철망에 꽂힌 걸 어쩌냐구요...
저도 반짝이는 게 좋다는 걸 어쩌냐구요... 췟!!!!! )
헉!!!!
아주 잠깐 한 새장에 넣어뒀을 뿐인데 저러고 있더라구요.
털도 골라주고 뽀뽀도 하고....
그러고보니 전날 제가 늦게 들어왔을 때도
미미씨는 자기 새장에 들어가 있었는데
제비와 뽀뽀가 실외모이방 안에 들어가서 꼭 붙어 있던 것이 생각나지 뭡니까?
이래선 안되겠다.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선 안되지 싶은 마음에
얼른 뽀뽀를 꺼내 미미씨와 한 공간에 넣어주었더니
내심 므흣한 장면을 기대하고 있는 걸 아는지
슬금슬금 미미씨가 앉을 자리를 내어주는 뽀뽀,
미미씨도 난짝 그 옆에 가 앉더라구요.
옳거니...
됐구나...
쾌재를 부른 것도 잠시.
날카로운 비명이 나는가 싶더니 뽀뽀가 다른 횟대로 건너와 있더라구요.
서로 등을 돌려 앉은 건 기본이겠죠?
속상한 마음에 홀짝 홀짝 마신 맥주가 과했던 모양입니다.
미미씨에게도 좋은 친구를 만들어주리라....
과도한 의욕에 불타 분양글들을 읽어가던 중,
눈에 확 띄는 아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문자를 날리고 예약을 하고....
나름 행복한 기분으로 잠이 들었더랬지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밀려오는 후회와 뒷감당에 대한 두려움.
신랑이 그랬거든요.
동거조들의 몸무게가 200g을 넘는 순간 베란다 창문을 열어버리겠다구요...
술이 웬수다...웬수!!!!
부랴부랴 전화를 걸어 이실직고를 하고 거래를 취소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확인을 해야했습니다.
제비와 뽀뽀가 정말로 어떤 사이인지를요....
해서....
제비의 새장 위에서 놀고 있던 뽀뽀를 살포시 잡아다 제비의 새장에 넣어봤습니다.
결국..... 그런 거였습니다.
어린 것들이....
그 사이에 3년을 훌쩍 넘겨 살고 있는 어르신께서는 뭘하고 있었을까요?
늘 그렇듯이 독야청정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미미씨...
역시나 친구가 필요해...
허락이고 뭐고 일단 데려와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술기운이 사라진 제가 신랑님의 협박(?)을 핑계로 분양자분께 전화를 걸려던 바로 그 순간
저의 결심을 굳히는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으니.....
미미씨가 뽀뽀의 발을 물어버린 것이지요. 흐흑....
그 조그만 발에서 피가 나고 있더라구요.
일단 지혈을 하고 소독제를 뿌려주고 후시딘을 발라준 다음
미미씨를 붙잡고 일장연설을 늘어놓았지만
정작 미미씨는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치느라 한마디도 듣지 않았다는 슬픈 전설이.... (쿨럭!!!!)
아니고!!!!!!
저로하여금 분노의 입양질을 결정하게 만든 사건이 그 뒤에 벌어진 거죠.
미미씨의 새장 위에 놓아둔 모이방에서 모이를 먹고 있던 제비와 뽀뽀.
새장 안에서 나름 휴식을 취하던 미미씨가
베란다로 나선 저에게 날아오기 위해 새장을 나서려는 순간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미미씨에게 달려오는 새한마리가 있었으니.....
제비였습니다!!!!!
정말 제가 봐도 다친 여자친구를 대신해 일종의 권리행사를 하러 온 듯한 포스로
미미씨를 향해 뛰어오는 제비.
겁쟁이 미미씨가 그 높은 새장에서 바닥으로 뛰어내리는 걸 본 순간
거짓말 조금 보태 저의 눈이 뒤집혔다죠, 아마???
그리하여 새벽에 예약해둔 아이를 저녁에 가서 받아왔다는...
늘 그렇듯이 그렇고 그런 이야기였습죠. -_-;;
구구절절한 사연은 이쯤에서 그만 접기로 하구요,
오늘 새로 저희 집으로 날아온 '도도'를 소개합니다.
미미씨 아닙니다.
도도예요.
3개월짜리 귀여운 도도 ^^
표정에서도 드러나고 있지만
요 녀석...
생각보다 활발하네요.
박스 문을 열어주자마자 난짝 뛰어나와 제 어깨에 올라오더니
새장 문도 막 열고 나오고 옷속으로 들어오더라구요.
(조...좀 놀랬습니다. 아직 그런 애가 없어서....)
게다가 의사표현이 아주 확실합니다.
입질은 지금 잡아주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도 같구요...
겁없이 제비한테 덤볐다가 유혈사태를 일으킬 뻔 했던만큼
한동안은 주의깊에 지켜봐야할 것 같지만요.. ^^
그래도 일단 이쁩니다.
(얼굴만 이쁘면 2등신이라도 상관없는 얼빠 아줌마... ㅋㅋㅋㅋ)
암튼!!!!
우여곡절 끝에 미미씨네 동거조가 된 도도...
많이 많이 이뻐해주세요~~~
p.s. (1)
신랑은 어떻게 했냐구요?
이미 저지른 걸 어쩌겠습니까?
저 대신 분양자분 만나서 직접 도도를 데려다주었답니다.
그래도 당분간은 베란다 창문열 때마다 신경은 좀 써야겠죠?
p.s. (2)
어째 이름이 다 '미미' '뽀뽀' '도도'냐는 질문이....
그건 뭐....
지적이고 어여쁜 동거조들의 이미지에 맞게 <- 퍽!!!
그.... 그게 아니면 세련된 저의 취향이랄까요? <- 퍽퍽퍽!!!!
그래요!!!!!!..
미미씨는 처음부터 미미씨였으니 어쩔 수 없었고,
뽀뽀, 도도는 그날 그날 생각나는대로 지은 이름이예요.
잊어버리지 않게 같은 글자를 두번씩 불러준 것뿐이라구요.....
이런 데엔~~~장~~~ ㅜ.ㅜ
미미씨네 이야기 ^^
첫댓글 홋,, 도도씨는 그럼 며느리가 되나요? 몇개월이래요? 시나몬이라 유전자 독특할 것도 같아요. ^^
도도씨, 반가웡~~ 물리지망!! ^^
일단 굉장히 작고 귀여워요. 가끔 미미씨랑 똑같은 표정을 짓기도 하구요. ^^ 굉장히 활발해서 '물리지 마' 보다는 '물지 마'가 더 어울릴 듯.. ㅋㅋㅋㅋ
도도씨가 며느리면...미미씨가 남자였어요? ㅇㅇ 오모나 ..꽃미남이넹~ㅎㅎ
그럼요. 신체 건강한,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매우 독특한 남자새느님이죠. ㅎㅎ
제비야 뽀뽀야 그런거엿어 ,,,ㅋㅋㅋㅋㅋ안돼 ㅠㅠ 보보도 안녕!!! 셋다 미미씨랑 친하게 지내야되!!
울집도 제비와뽀뽀같이 종은다르지만 룸메이트만들어주려고 노력중인데 힘드네요 ㅠㅠ
이쁘니들이네요 ㅎㅎ
우째 애들이 점점 늘어만 갑니다. 소콩마초한꼬를 뛰어넘는 대가족을 맹글어보심이... 쿨럭!!!
이 담에 영구위탁되는 제비의 여자친구가 오면...그럼....뽀뽀는 어떻게 될지...←요게 애매합니다~ㅎ
미미씨를 첨봤는데,우와 ...완전 귀족풍인데요.완전 멋져요.
싸우지도 않고 잘 있네요 저희 아가들은 잘 싸워서 영...
제비 부인오면 뽀뽀는가 싫어하겠어요 ^^
ㅎㅎㅎㅎ 잼나게 읽었어요~이름 그대로 도도하게 보이는군요~~이쁘네요~ 원래 이쁜것들이 좀 도도하죠?~~ㅋㅋ
알콩달콩 잘 지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