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위주 플레이 돋보여… 한국, 9일 우승 놓고 격돌
- ‘북한의 김신욱’이라 불리는 박현일(키 194㎝)이 5일 중국과 벌인 2015 동아시아컵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피해 헤딩을 하고 있다. /뉴시스
"빨치산 전법이란 공격 위주로 경기한다는 뜻입니다. 아시안컵 이전까지는 방어 위주의 속공을 했다면 이제는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북한―중국전이 끝나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창복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은 '빨치산 전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러시아어 '파르티잔'에서 유래한 빨치산은 정규군과는 별도로 적의 배후에서 무기와 물자 등을 탈취하는 게릴라군을 뜻한다.
이 말은 지난달 31일 이번 대회에 처음 등장했다. 훈련을 마친 북한의 김영광이 "우리 (김정은) 원수님께서 빨치산 공격 전법을 쌓으면 무조건 승리할 수 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일본을 2대1로 꺾고 신바람을 낸 북한은 중국과의 경기에선 0대2로 졌다. 하지만 내용상으로 완전히 밀린 경기는 아니었다. 정일관·리혁철 등의 공격력이 매서웠고, 후반 교체로 나온 '북한의 김신욱' 박현일(키 194㎝)의 고공 공격도 돋보였다.
김창복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 만나 "빨치산 전법에선 '동산서격(東散西擊)'과 '일행천리(一行千里)'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동산서격은 '동쪽에서 흩어졌다가 서쪽을 친다'는 의미로, 축구에선 측면에서의 빠른 방향 전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북한은 중국전에서 오른쪽 측면의 로학수가 왼쪽으로 길게 넘겨 기회를 엿보는 장면이 많았다. '한걸음에 천리를 간다'는 일행천리는 스피드를 강조한 말로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빠르게 공격으로 넘어가 곧바로 장신 공격수 박현일의 머리를 노리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한국과 북한은 9일 오후 6시 10분(한국 시각)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박건하 대표팀 코치는 "북한이 이번 대회에서 예상보다 훨씬 공격적"이라며 "전체적으로 많이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