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의 아쉬운 여운을 뒤로하고 진주행 버스를 탔다.
진주에 대해선 여행해야 할 큰 애착을 못느껴서 진주에서 경주로 향했다. 경주는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으로 가보고는
그뒤로 가본적이 없었다. 이번에 경주 구석구석을 둘러볼 요량으로 터미널서 쉬는틈 없이 바로 경주행 버스에 올랐다.
그렇게 서둘렀어도 경주에 도착하니 오후4시가 넘고 있었다. 터미널도 가깝고 무령왕능이 있는 유적지 가까이에 숙소
를 정했다. 현금을 사용할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외국인?) 쳌인하면서 지갑을 여니 돈이라곤 동전까지 털어서 딸랑
7만원이다. 돈사정이 글케 된지도 모르고 미리미리 돈을 찾지않고 다녔었나보다. 내일 은행에 들러서 돈을 찾아서 지
불할테니 3일간 머물겠다고 했더니 선불이라고 안된다한다. 캐나다돈을 들이대어도 위조지폐인지 어찌 아냐며 안된다
한다. 가진돈 7만원,이라하니 하루치(4만원) 지불하고 내일 은행에서 돈을 찾아와서 이틀치 지불하라고 한다. 듣고보니
그런 좋은 아이디어가?... 7층짜리 호텔식 게스트하우스인데 배정받은 방에 올라오니 4인이 쓸수있는 방인데 넘 깨끗
하고 화장실도 으리으리하고 맘에 쏙 들었다. 어쨋던 게스트 하우스이다 보니 1층 주방에 내려가서 식사를 대충 해먹고
는 코까지골며 잠에 들었다. 내뒤로 들어온 사람이 없어서 혼자서 독방을 썼다.
인터넷에 드가서 가까운 은행을 찾았고,
담날 9시 은행 문여는 시간에 맞춰서 숙소를 나섯다. 숙소가 시내 중심가여서 은행은 걸어서 가는 거리이다. 오마,
9시반이 되어도 문을 안연다. 멀리 쳐다보니 은행 간판이 서너개는 눈에 들어온다. 둬군데 더 갔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은행앞에서 군고구마 파는 할아버지한테 군고구마 한개 사면서 은행문 언제 여냐고 물었더니, "오늘 토요일인데
뭔 은행문이여?" 하신다. 오마? 근데 숙소주인은 왜 내게 그런말을 안했을까?... 당장 다른도시로 갈래도 차비도 없다.
어찌 해야 좋을지 몰라서..인적드문(정말 조용했다, 시내버스도 안보이고, 생각해보니 연초연휴) 토욜 오전, 애꿎은
고구마를 먹으며 경주시내를 배회하다가 엄청나게 큰 약국을 발견하였다. 파스 한개 사면서 캐나다돈을 현금으로 바
꿀수있냐고, 내 아이디를 있는대로 다 보여주며 물었더니 안된다고만 해도 좋은데 눈을 크게 흘킨다. 글다보니 환전소
두군데를 지나쳤지만 문이 굳게 닫혀있다. 여지껏 살면서 암만 힘들어도 늘 절벽코앞에서 하늘로 솟아본 경험이 있었
기에 그 솟아날 구녕만 굳게 믿으며 500원짜리 싸구려 코피한잔 사서 한모금 마시는데, 아- 눈앞에 경찰서 간판이
떡하니 있는게 아닌가? 무조건 들어갔다. 경찰서에 들어온 사람이 여자여서인지 여경이 다가온다. 사정을 말하고,
제친구가 여경님 통장에 돈을 넣으면 입금된 돈을 찾아서(캐쉬머신) 절 줄수있나요? 여경은 뭐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더니(급하다보니 해외교민 노래자랑도 팔아먹었다) 셀폰으로 노래자랑을 확인하고는, 글케 하란다. 목사인
친구에게 전화하여 10만원을 여경통장에 부치라고했다. 10만원은 빠듯한 돈이지만 암만 친구라해도 마눌에게서
용돈을 타서 쓸 수도 있을텐데 친구에게 부담을 주긴 싫었다. 김목사는 수화기 저편에서 별거 다하고 다닌다며
껄껄 웃는다. 돈을 보낼 친구가 목사라서 그나마 다행이였다, 경찰이 신뢰를 심하게 하는것 같았다 ㅎㅎ. 잠시
기다리니 여경이 입금된 돈을 빼서 내게준다. 그 경찰서 자유게시판에 여경 이름을 올리고 고맙단 칭찬을 하고싶
어서 가슴의 이름표 여경이름을 머릿속에 메모리 했다. 글케 땀을빼며 일을 치르고 오다보니 오마, 내가 젤로 좋아
하는 어딜가나 어느시에나 있는 '중앙시장' 재래시장통이 펼쳐졌다. 구경하고, 사먹고, 참견하고, 즐기다... 숙소에
돌아오니 암만 생각해봐도 여경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날 난 넘 지쳐있어서 다시 경찰서로는 갈 수가 없었다.
고마운것 생각하면 갔어야 했는데... 성은 김이요, 29살 노처녀요, 하는일은 경찰이요 ㅎㅎ.
토욜에 돈을 만들어서
갖다들이미니 게스트하우스쥔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영~ 게스트하우스 쥔이 맘에 안들어서 경주구경은
가능한 낼 하루에 해치울려고 방값은 하루치만 더 지불했다. 낼은 새복부터 가차운 유적지부터 몇군데 돌고 저녁7시
버스로 삼척으로 직행이다. 가진돈을 생각하면 집(강릉)으로 바로 갔어야 했는데 삼척이 어쨋던 강원도이고, 밤이
너무 늦을테니 삼척까지만 결정했다. 안동에 들르고 싶었으나 몸도 마이 피곤했고, 월욜이라야 돈을 맘껏 찾을 수
있으니 가진돈 다 떨어지기 전에 얼른 집쪽(?)으로 향해야 했다. 꼭 가고싶던 홍도, 여수, 전주도 못들렀던터라
남쪽지방으로 다시 내려올 요량으로,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근데 왠 호강? 오늘도 독방이다 ㅎㅎ~
2021년 3월25일, 코시국 적막함을 글로 깬다
(다음 2탄엔 경주에서의 공짜여행과 순하고 맘씨좋은 강원도 삼척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