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럼을 하다보면, 꼭 해야할일(업무 또는 숙제)을 못 한 것 처럼 찝찝합니다.
특히나 과정이나 퀄리티 보다는 점수만 생각하게되면 더 그렇습니다. 점수가 너무나 명확하고 단순한 숫자(덧셈만 알면 되는)로 산정된다는 점이죠.
큰 틀로만 보면 너무 단순한 경기죠. 턴 여섯번을 돌면 끝이니까. 이런점 때문에 남성분들은 처음에 그까이꺼 뭔데? 하고 도전하다가. 오기 때문에 말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쉽게 하는 사람은 투스키로 시작해서 몇개월 만에도 완주를 하지만, 아닌 사람은 훨씬 오래걸리기도 하니. 1+1=2 도 못 푸는 사람이 된것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겠죠.
사실 저는 산수처럼 너무 쉽게 배운 케이스라, 초기에는 이 운동의 생활체육적 측면이나 퀄리티적인 측면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빼먹고 있었죠.
알고보니 기록으로만 따지면 미국에서는 14세 이하 여자 애기들도 12m 진입하는 애기들이 꽤 있고 11m 진입해야 우승할 정도로 잘 배우면 달성할수 있는 숫자들이고, 숫자에 크게 연연할 문제인가 싶더군요. 다만 이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조금 다르긴 합니다.
대부분의 스키어들은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서 배우기 시작합니다. 본인의 진로나 직업이 정해진 이후죠. 저도 직장생활하던중 30대 초반에 투스키를 처음 배웠으까요.
이제 진로가 정해진 성인으로서 수상스키는 취미나 체육활동 측면으로 바라보는게 맞습니다. 30넘어서 프로선수 한다구요? 국내에는 프로대회도 없을 뿐더러. 전세계에서 스키타는것으로만 먹고사는 선수는 딱 1명 밖에 없을걸요. 바로 네이트스미스죠. 윌아셔도 스키개발, 테스트, 홍보 등 다른 많은 일들을 해야지 직업이라는게 성립되는걸로 알고있습니다.(국내도 무슨 실업팀이 생겼다고는 합니다만, 사업자 반납해야 한다고 하던대요. 그래도 꽤나 스키 선진국적인 좋은 신호인것 같내요.)
단, 국내의 천혜환경상 스키 교육자라는 일자리가 일정수요 있기는 하지만, 쉽지는 않은 직업이죠.
그래서 진짜는 과정이나 퀄리티, 생활체육적 측면에 있다고 봅니다. 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운동을 통해 건강적 측면도 챙기고, 지식적이거나 퍼포먼스적 퀄리티를 채우면서 개인적 만족감을 얻는거죠.
골프를 예를들면, 타이거우즈 같은 모습을 상상하며 퀄리티있는 자신의 모습을 원하는거지. 타이거우즈와 대결해서 이기려고 하지 않듯이.
부상없이, 건강하게, 멋진모습으로 즐기면서 퀄리티를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46, 49정도만 돌아도 멋있습니다. 16m만 돌아도 잘탄다는 소리 듣습니다. 13m돌면 프로라고도 불러줍니다. 천천히 가셔도 됩니다.
재밌게 하시다가 너무잘되면, 국내대회도 나가시고, 더 잘되면 국제 마스터즈에 나가시면 됩니다. 다만 삶의 밸런스는 잘 지켜야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누적과로 및 부담에 의해서 진단불가의 질병으로 삶의 밸런스가 크게 깨져본 당사자라, 이 밸런스가 얼마나 소중한지 몸소 깨달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건 정말 강조하고싶네요.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1순위는 ‘안전’입니다. 절대 안전이라는 필수요소는 항상 염두해두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저는 스키 생활체육인이자 스키컬럼리스트가 취미인 사람입니다. 한국어로된 읽을만한 글이 없어 시작한게 10년도 더 전인데, 10년이 지났는데도 어딜 찾아봐도 글쓰는 사람이 없내요. 한국 문화상 입꾹닫 하고있는게 남는 장사라 그럴까요? 아~ 입꾹닫은 아닌것 같고 글꾹닫이 맞겠네요. 말들은 많으니까요.
컬럼 너무 재밌게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