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빈아! 오늘 너의 삼우제 날이구나.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아니 믿고 싶지도 않은 네 별세 소식에 장례식장에 갔었지. 꽃에 둘러쌓인 사진 속의 네 얼굴은 온화하고 곱기만 하더라만 정감있는 네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고 네 영정에 눈물로 큰절 인사를 하노라니 너의 부재가 더욱 뚜렷하게 느껴졌어.
내가 결혼식에도 갔었던 너의 딸에게 아무런 위로의 말도 할 수가 없었고 그냥 안아주고 눈물만 흘렸단다.
우리 졸업 50주년 행사 시작 전 1부 기념식 사회자 박현태와 2부 음악회 사회자인 너와 셋이 기념사진을 찍었지. 그 때 내가 너를 보고 "넌 마치 학교 생활관 실습때 오셨던 어머니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푸근하고 다정한 엄마 같아" 했던 말 기억나니? 또 음악회 진행 경험이 없다며 사회자로 나서기를 망설이다가 책임을 맡게 된 너는 준비를 철저히 해서 매끄러운 진행으로 잘 마무리 했었지. 그건 동화구연가로 봉사했던 너의 역량과 듣기 좋은 네 목소리도 한몫 했다고 여겨.
오래전에 수필집도 내고 불문학 전공자답게 샹송도 잘 불렀던 친구야. 특히 '창덕인' 속 창덕의 사위 소개 코너에 나의 남편 이인정씨 소개글을 멋지게 써준 향빈아! 네팔 여행을 함께 했었기에 선뜻 소개글을 쓸 수 있었노라며 환하게 웃던 네 모습이 선하다.
현태와 마찬가지로 동기회장을 맡아 수고를 해줬고 무엇보다 초대 카톡지기로 우리 모임의 창구 역활을 해줬던 향빈아! 뒤늦게나마 네 영전에 한없는 감사를 전할게.
코로나 시국이라 만남을 못하는 동안에 너는 병마와 싸우느라 힘들었을텐데 생전에 따뜻한 말 한마디도 못건네 정말 미안해. 그래서 너의 마지막 가는길까지 함께 해준 이정자가 더욱 고맙고 참된 벗이라 생각되네.
네가 손수 바느질하고 입었던 블라우스들은 너를 닮아 상냥하고 싹싹한 네 딸이 엄마 보듯이 간직할 것 같구나.
언제나 곁에서 함께 하리라 여겼던 친구들이 떠나니 남은 우리들도 너무 슬프단다. 장례식장에 다녀온 후엔 가슴이 꽉 막히고 눈물만 나서 네게 작별 인삿말을 도저히 쓸 수가 없었어. 오늘 네가 안식처에서 편히 쉬게 되는 삼우제에 술 한잔 대신에 이 글을 올리마.
너의 믿음직한 아들과 본인 표현처럼 씩씩한 연주가 아버지 잘 모시고 열심히 잘 살겠다고 엄마 친구들에게 다짐했으니 너는 고통없는 나라에서 편히 쉬기만 하렴.
모든 친구들이 좋아한 정다웠던 우리의 벗 임향빈!! 우리의 가슴속에 영원히 함께 살거야. 향빈아!!향빈아!!
2021년 9월12일 사랑하는 친구 임향빈의 삼우제에 부쳐
---왕길자
박현태 ㆍ임향빈 세상 떠날 때 동문들의 애도로 외롭지 않았겠네 모두의 사랑 받으며 떠났으니 ᆢ 2년전인가 막내동생의 뜻밖의 사망으로 일정이 생겨 동문들 운동회에 참석할 수 없었다네ᆢᆢ 그 후로도 주변의 몇분이 세상을 떠나가셨지 ᆢᆢ그렇게 우리들의 삶이 이승과 저승으로 이별하는 일이 잦아지네 ᆢᆢ 잘났던 부족했던 그 인물이 그 자리에 존재함이 그렇게 고마운줄 몰랐지 ᆢᆢ 이젠 남은 주변 사람들을 더 소중히 사랑하고 살아야할 것 같애 ᆢᆢ 구혜정ㆍ이상은ㆍ박아순ㆍ김은철 ᆢ몇몇 친구들 중심으로 늘 돕고 즐겁게 살아온 18회 동문들의 삶이 고맙고 부럽네ᆢᆢ 카톡으로 좋은소식들 전해줌도 고맙고 ᆢᆢ 모두들 건강 조심조심 하며 즐거운 노년을 지내기를 ᆢᆢ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