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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97
#1. 수퍼 (밤)
금순 장을 본다. 야채코너에서 당근 양파 호박 등 야채를 담고, 두부도 큰걸로 두개 담는다.
생선코너로 이동한다. 금순 생선코너에 다가와 서서.
금순 : 안녕하세요?
아저씨 : 어서와요.
금순 :....오징어 두마리하구요....병어 세마리 주세요. 병어는 통째로 조릴꺼니까 다듬어만 주세요.
아저씨 대답하고 생선들 집어든다.
금순 그모습 보고 있는데, 핸드폰 전화벨 울린다.
금순 꺼내 보면, 이름 안뜬다. 받는다.
금순 : ....여보세요.
#2. 재희방 (밤)
재희 짐짓 뚱하니 핸드폰으로 전화 중이다.
재희 : 난데...
#3. 수퍼 (밤)
재희E : (금순 어이없이 듣고 있다) 나라구....
#4. 재희방 (밤)
재희 : 너 아까 나한테 막말한거 내가 그동안 지은 죄가 있어 이번 한번만 봐준다....어디야?....집에 잘 들어갔나 하구?
#5. 수퍼 (밤)
재희E : 들어갔어?
금순 : (듣고 있다)...전화 끊어요....(탁 끊는다)
#6. 재희방 (밤)
재희 : 여보세요?.....여보세요?....(정말 끊어졌다. 우씨 열나는)....
(후....이내 다시 걸려다 멈춘다).....(문자를 찍기 시작한다).....
#7. 수퍼 (밤)
핸드폰 문자메세지 도착했다는 신호음. 금순 휴대폰 꺼내 확인한다.
재희E : 배추머리!...이 못된 배추!
금순 : (보며 어이 없는.....덮고 다시 넣는다...다시 문자 왔다는 신호음....다시 꺼내 보면).....
재희E : 어쨌든...아직 밖이면 방황하지 말고 빨리 집에 들어가...그리구....다시 한번....미안해....잘못했어....
부탁인데 이제 용서 좀 해주면 안되겠냐?
금순 표정 변화없이 가만히 내려다 보다가.....탁 덮고 다시 넣는다.
#8. 재희방 (밤)
재희 핸드폰 책상에 내려놓고 잠시 핸드폰 보다, 옷장으로 다가가 옷장문 열고 넥타이 풀기 시작한다.
오미자 문 열고 들어온다.
오미자 : 여태 저녁두 안먹구 뭐했어?
재희 : 시간이 애매해서.
오미자 : 옷 갈아입구 나와 다 차렸으니까. (문으로)
재희 : 예... (셔츠 단추 풀어내다 문 닫히면 다시 핸드폰 본다).....그래 씹을줄 알았다.....
(그래도 야속은 하다)..이모티콘이라두 하나 날리면 핸드폰이 폭발하냐....
#9. 숙모네 마루 (밤)
할머니 무섭게 굳어진 표정으로 앉아 있다.
할머니 : ......
할머니 그러다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난다. 할머니 안방으로.
#10. 숙모네 안방 (밤)
할머니 문 열고 들어온다. 할머니 화장대 서랍에 놓인 혈압약을 집어들고 돌아선다.
할머니 문 열고 나간다.
#11. 숙모네 마루 (밤)
할머니 문 열고 나온다. 할머니 혈압약 집어들고 나와서 쓰레기통으로 다가가 병 뚜껑 열고 혈압약을 좌악 쏟아버린다.
할머니 : .....죽어야 혀....이약이 워떤 약이지도 모르고 이 약을 좋아라 쳐먹었어....
할머니 병(플라스틱병)도 와락 버릴려고 하다, 멈추고 병은 가져다 테이블에 놓는다.
할머니 다시 허공을 죽어라 노려본다....
잠시 후 문 열리고 숙모 들어온다.
숙모 : 어머니 다녀왔어요...(다가오며) 아후 죽겠네 왜 이렇게 더워.
할머니 : (숙모 노려보다, 숙모에게 그대로 빈병을 던진다).....
숙모 : (막 올라서다 불시에 날라오는 플라스틱병을 맞고) 엄마야....(기막혀 보는) 어머니!
할머니 : (잡아먹을 듯 노려보며)....와 앉어!...(버럭) 앉어 어여!
숙모 : (그런 할머니 보고 바닥에 떨어진 혈압약 보고).....어머니(하는데)
할머니 : 앉으라는 말 안들려. 어여 못앉어.
숙모 : (기세에 와락 겁이 난다...내심 떨며 다가와 앉는다)......왜 그러세요.
할머니 : 왜애?...니가 시방 터진 입이라구 왜애?......단도직입적으루다가 묻겄어.....너.....돈 워서 났어?
숙모 : (놀라 할머니 본다).....
할머니 : 돈 워서 났어? 애비 빼낸 돈?
숙모 : ......
할머니 : (버럭) 얼런 대답 못혀!
숙모 : 친정오빠....친정오빠가 꿨줬다니까요.
할머니 : 뭐셔?....(노려보면)
숙모 : (속으로 떨면서) 어머니....금아아빠 만나러 다녀오셨어요?
할머니 : ......
숙모 : .....안그래두 제가....말씀 드릴려구 했는데(하는데)
할머니 : (옆에 있던 두루마리 화장지 집어들어 던진다).....
숙모 : (다시 얻어맞고).....
할머니 : 다시 한번 묻겄어?.....그 돈...워서 났어?
숙모 : .....
할머니 : 나가 오늘 빙원에 가서 뭘 보고 왔구만, 시방 내 앞에서 그런 되도 않는 거짓부렁을 지껄여? 어여 대?....워서 났어 그돈?
숙모 : (떨린다).....
할머니 : ....설마....설마 그 웬수겉은 년이 준 돈이여?....(버럭) 어여 대답 못혀? 그년이 준돈이여?
숙모 : (움찔....절로 온 몸이 오그라든다).....그게....(두손 모아 빈다) 어머니 살려주세요. 죽을 죄를 졌어요.
할머니 : (설마 했다가 그 모습에).....뭐셔!
숙모 : 잘못했어요 어머니. 잘못했어요.
할머니 : 뭐셔어? 참말로 그 웬수겉은 년이 준 돈이여?
숙모 : (그말에 힐끔 고개 들고).....(고개 끄떡인다).....
할머니 : (숙모가 고개를 끄떡이는 순간, 쿵 엉덩방아 찧듯 뒤로 주저 앉는다)......
숙모 : (그런 할머니 아무 말을 못하고 보는데).....어머니....애비가 너무 안됐어서 그저 애비를 빼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할머니 : (넋이 나가 잠시)......(그러다 힉 숙모를 보다 와락 숙모에게 달려들어 숙모를 죽어라 두들겨 팬다)
....죽어 죽어 죽어 이년아 너 죽구 나 죽자 너 죽구 나 죽어. 죽어 죽어....
숙모 : (두손 모아 싹싹 빈다) 어머니 잘못했어요 어머니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할머니 : 죽어 다 필요 없어 죽어. 죽어 죽어어...
할머니 숙모를 닥치는 데로 두들겨 팬다.
숙모 공처럼 동그랗게 웅크리고 할머니 주먹질을 다 받아내며 두손만 내놓고 잘못했어요 싹싹 빈다.
#12. 마루 (밤)
노소장 부동산 관련 책을 보고 있고, 정심 옆에서 돋보기 끼고 베갯잇 꿰매고 있다.
휘성 자동차 장난감 갖고 놀고 있다.
정심 : 여보....금순이 말이야? 오늘 쯤이면 들어와서 무슨 말을 할까?
노소장 : (보면)....
정심 : 어뜩할껀지? 엄마를 만나는 볼껀지?....이렇다 저렇다 지 생각을 말을 해야지 답답해 죽겠어.
노소장 : 그러게....나두 내 궁금하긴 한데 선뜻 물어보기가 그래서...
정심 : 어쨌든 우리가 돈 해줬으니까 이제 이식 같은거는 아예 생각두 않겠죠?
노소장 : 그렇겠지.
정심 : 그렇겠지는 당연히 생각두 말아야지. 지가 휘성이 생각하면 절대 이식같은거 하믄 안되지.
노소장 : ......
정심 : 만나는 봤을까?....지 엄마 말야?
노소장 : 태완이 말이....그 엄마는 전혀 이 사실을 모른다잖아. 다 그 재혼한 남편이 한 일이고...
그러니 이식을 안할꺼면 엄마 만나기두 쉽지는 않을꺼 같은데....
정심 : ....그러네....근데 여보 그게 말이 쉽지....죽은지 알았던 엄마가 살아 있다는데 안보구 싶겠어?
노소장 : 그래서...당신 얘기는 뭐야?....봐야 한다는거야 안봐야 한다는거야?
정심 : ....아니....보면...자꾸 보다보면 정이 들텐데....정이 들면....안되겠다 안봐야겠다 절대 보면 안되겠네....
묻지두 말아야겠다. 공연히 입에 자꾸 올리면 또 생각하게 될꺼 아냐?
노소장 : 그래...어쨌든....지 입으로 뭔가 얘기 꺼내기 전에는 먼저 묻지 말자구. 그게 금순이를 도와주는 길이야.
그러는데 금순 장본 비닐 들고 들어온다.
금순 : 아버님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휘성아...(휘성 반갑게 일어나 다가가 엄마 부르며 금순에게 안긴다)
.....잘 놀았어? 아유...(이뻐서 쪽 뽀뽀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힘드시게 안하고 착하게 잘 놀았어?...
(휘성 예 대답하면 더 좋구요)....
노소장 : 우리 휘성이야 늘 착하게 잘 놀지.
금순 : 아버님 그래두 휘성이 보기 너무 힘드시죠? 제가 놀이방 알아본다 알아본다 하면서 이번 휴일을 또 놓쳤어요.
노소장 : 니가 요즘 무슨 정신이 있어서...괜찮아 내가 아직 볼만 하구, 정 힘들면 내가 직접 알아보면 되지.
금순 : 아버님....(얼른)....아버님 어머니 제가 밤참 해드릴려구 장봐왔어요.
어머니 좋아하시는 두부 탕수랑, 아버님 좋아하시는 오징어 순대 해드릴려구요.
노소장 : 아 그래 오징어 순대 조오치...이왕이면 소주도 한 둬병 사오지 그랬어?
금순 : 그럼요 제가 누군데요. 아버님 며느린데요. (비닐에서 소주병 꺼내 보인다).....
노소장 : 잘했다 (웃고).....
정심 : ......너는 니아버지 좋아하는 소주만 사왔지?
금순 : 짠. (맥주도 꺼내 보인다) 어머니 좋아하시는 맥주를 제가 빼먹겠어요?
정심 : (피 웃으며) 몇병 샀어?...(들여다보고 많자) 하여간 얘 손 큰거 하나는 알아줘야 돼.
금순 : (웃고)...얼른 할께요 휘성아 엄마가 맛있는거 해주께 쫌만 기다려..(얼른 일어나 주방으로 가면).....
#13. 주방 (밤)
금순 다가와 식탁에 비닐 봉투 내려놓고 사온 재료들 꺼낸다.
시완 방 열리고 태완 나온다.
금순 : 어 계셨어요?
태완 : 왔어. (냉장고 열어 캔 꺼내면).....
금순 : 아주버님....(마루쪽 의식하고 작게) 금아한테 전화 하셨어요?
태완 : (힐끔)....(대답 않고 방으로 가려면).....
금순 : 아주버님.
태완 :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신경 꺼.
금순 : 그래두 전화는 해야할꺼 아녜요? 금아가...(하는데 방문 탁 닫고 들어간다)....(아후 밉다).......
#14. 숙모네 마루 (밤)
숙모 두들겨 맞고 뜯기고 엉망인 모습으로 앉아 있다. 할머니 역시 널브러져 앉아 있다.
숙모 : (힐끔 그런 할머니 살피다, 씽크에 다가가 물컵에 물 따라 들고 다가와 멀찍하게 떨어뜨려 놓고)
.....어머니...물 좀 드려요?
할머니 : (힉 본다).....
숙모 : .....정말 잘못했어요 어머니....물 좀 드세요...어머니 그러다 쓰러지실꺼 같에요.
할머니 : (노려보는)......
숙모 : (살짝 조금 더 밀어 놓는다)...제발 좀 드세요 어머니...(하는데)
할머니 : (컵을 확 쳐버린다).....
숙모 : (엄마야 다시 놀라고).....
할머니 : 나가 지금 심정으로는 너를 갈아마셔두 시원찮어....그러니께 한치두 허튼소리 허덜 말고
지금부터 묻는 말에 있는 그대로 답변혀. 알겄어?
숙모 : (다시 주눅 팍 든다)....예.
할머니 : 원제부터 알었어? 원제부터.....그 웬수같은 년이랑....그 장 머시긴가 하는 의사 그인간이랑 부부 사인거 알었어?
숙모 : .....주...중간부터 알았어요....정말 첨부터는 몰랐구요....병원 다니다가 둘이 같이 있는거 보고....그래서 알게 된거에요.
할머니 : 그람....알면서두 그 빙원을 계속 다녔다 이거여?
숙모 : .....저두 그래서....진짜 고민 많이 했었어요 어머니 했는데요.....그래두 그만한 직장두 없겠다 싶구.....
그렇다구 내가 왜 굳이 그만둬 싶어서....
할머니 : ......
숙모 : 그렇잖아요 우리가 무슨 잘못한 것도 아닌데.
할머니 : 그람....돈은 워찌케 된겨? 있는 그대로 자초지종을 말혀봐.
숙모 : (꿀꺽...딱 죽을거 같다. 차마 입이 안 떨어지는데).....
할머니 : 어여 말 못혀!
숙모 : (놀라) 그쪽에서.....그쪽에서 줬어요.
할머니 : 뭐셔?
숙모 : 어떻게 알구요....금아 아빠 잡힌걸 어떻게 알구...먼저 묻드라구요....뭐....도와줄꺼 없냐구요?...(차마 똑바로 못보고)
할머니 : ......
숙모 : ....그래서....처음에는.....없다구...전혀 없다구....딱 잡아 뗐었는데요.....
금아아빠....담석으로 배 아픈거 보구 난 뒤에....다시 한번 더 묻길래.....
할머니 : 그려서....그려서 것다 대구 손을 벌렸다 이거여?
숙모 : .....
할머니 : 나가 셔를 깨물구 죽기를 바렸어 너 이년? 그렇지 않고서야 니가 그 돈을 받어다가 내 아들을 꺼내애?
숙모 : .....잘못했어요 어머니...근데 저두 진짜 미치는지 알았어요....아예 안들었으면 모를까
애비가 이년 가까이 감옥살이를 해야 한다는데 돈 준다는 사람은 있구...제가 오죽하면 급성위경련이 다
(하다 할머니와 시선 딱 마주치자 얼른 시선 피하고 입 다문다).......죽을 죄를 졌어요 어머니 제가....
할머니 : (잡아먹을 듯 노려보다).....마지막으로 묻겄어.....
숙모 : ......
할머니 : ......금순이가.....이 사실을.....알어 몰러?
숙모 : (꿀꺽)......
할머니 : (버럭) 금순이가 알어 몰러어!
숙모 : (기세에 다시 숨이 꼴깍 넘어갈 듯).....(놀라 고개를 가로 젓는다).....
할머니 : (잡아먹을 듯 노려본다)....똑바루 대애....한치라두 거짓이 있으면 오늘 참말루 너 죽구 나 죽는겨.....
금순이가....알어 몰러?
숙모 : (겁에 잔뜩 질려서).....(고개 가로 젓다가).....
할머니 : (시선에).....
숙모 : (그 시선에).....(저도 모르게 가로젓기를 멈추고).....(끄떡인다).....
할머니 : (쿵!) 뭐셔!....알어?....
숙모 : .....(다시 끄떡이는).....예....알아요.
할머니 : (쿵!)......
숙모 : .....알아요.......그쪽에서......금순이한테 얘기만 해달라구.......엄마가 살아있다는 얘기만 해달라구 해서.....
할머니 : (보는).......
숙모 : (차마 그 시선 똑바로 못보고)......그래서......
할머니 : (죽일듯 보다 못참고) 너이녀언!....(소리 지르며 다시 달려든다) 니가 사램여 니가 사램여...죽어 죽어 이년아 죽어어!...
(하며 다시 숙모를 여기저기 두들겨 댄다).....
숙모 : 어머니 어머니이...
할머니 : 죽어어 죽어어!.....(소리를 지르다가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히고 혈압이 오르는 듯 입 벌리고 헉!...숨을 못 쉬고)......
숙모 : (웅크리고 맞다가 슬쩍 고개 들고 놀란다) 어머니?..(얼른 부축해 안으며) 어머니 왜 그러세요?.....어머니 정신 차리세요?
금아 : (문 열고) 다녀왔습니다 (들어오면).....
숙모 : 금아야 얼른 얼른 안방 화장대 첫번째 서랍 열어보면 청심원 있어 얼른.
금아 : (놀라 후다닥 달려 올라오며) 할머니? 엄마 할머니 왜 그러셔?
숙모 : 얼른 청심어원.
금아 : 예...(후다닥 방으로).....
숙모 : (할머니 흔들며) 어머니 어머니 정신 좀 차리세요....어머니....금아야 빨리이....
금아E : 찾구 있어. 찾었어...(얼른 방문 열고 나와 다가오며 마시는 청심원을 따서 내민다).....
할머니 숨 쉬기가 곤란한듯 입 벌리고 헉헉..
숙모 금아 손에서 청심원 받아서, 할머니에게 청심원 마시게 한다.
숙모 : 어머니...드셔야 해요 드세요 얼른....(할머니 입에 흘려 넣는다).....어머니 괜찮으세요? 어머니?
할머니 약을 입 안에 흘려넣은 후에 조금씩 진정이 되가는 듯, 점점 가쁜 호흡 가라앉아 간다.
숙모 : 어머니 괜찮으신거에요?....어머니 이제 숨이 쉬어지세요?...
(안정되어가는 할머니 보고 하후....살았다. 크게 안도하는).......
할머니 : (후...후...점점 호흡을 되찾아간다)......
숙모 : 어머니?
금아 : 할머니?....괜찮으세요?.....왜 그러세요 할머니?
할머니 : ......
숙모 : 어머니...물 좀 드릴까요?....금아야 물?...(금아 그말에 얼른 일어나 물 가지러 간다).....어머니...(보면)....
할머니 : (그말에 시선 돌려 무섭게 숙모 본다)......
숙모 : (움찔 무서워 숨이 딱 막히는데)......
할머니 : (끄응 어렵게 몸을 일으켜 위태로운 모습으로 방으로).......
금아 : (컵 가지고 다가오다) 할머니?
할머니 : (방으로 들어가 문 탁 닫는다).....
숙모 : ......
금아 : 엄마?....할머니 왜 저러셔? 무슨 일 있어?
숙모 : .....아냐....(금아 숙모를 살피자)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나중에 얘기해 줄테니까 너는 신경 쓰지 말구 옷 갈아입구 씻어...얼르은....
금아 : (그런 엄마 보다가) 알았어요....(컵 들고 씽크로 가려면)....
숙모 : 그 물은 엄마 주구...(금아 내밀면 받는다. 닫힌 방문 두려운 시선으로 보다가.....꿀꺽꿀꺽 마신다)......
(후...마음 다잡고 일어난다)
#15. 숙모네 안방 (밤)
숙모 이불 막 다 폈다. 뒤쪽에 쳐져 눈치 보고 앉아 있다.
할머니 말없이 허공만 노려보고 있다.
할머니 : .....
숙모E : (죽을 맛이다)...말씀 드려?....이왕 이렇게 된거 죽을 각오하구 이식 얘기두 다 말씀 드려?......
아냐 그러다 진짜루 쓰러지시기라두 하면.....(아후 미치겠다).....
할머니 : .....
숙모 : .....어....어머니.......제발 좀....누우세요.......어머니 그러다....쓰러지세요.
할머니 : (꼼짝도 않는).....
숙모 : (아후 괴로운데).....
할머니 : (앞만 보면서)........금순이가.............금순이가 뭐랴?.....
숙모 : (보는)
할머니 : ........뭐랴.......저 낳아준.....그 사램같지두 않은 년.......살아 있다니께....
숙모 : .......
할머니 : (힉 본다) 뭐라구 허냐니께?
숙모 : (꿀꺽).......안만난다구.........안만난데요.
할머니 : (순간 시선 흔들린다).........
숙모 : ........안만나구 싶다구..........모....몰랐던 일루 살구 싶다구.......안들은 걸루 하겠다구......
할머니 : ......
숙모 : .......그...래서......아직 안만난 걸루 알아요 저는.....
할머니 : ......(다시 앞을 본다)..........워디까지........얘기혔어?
숙모 : .....그냥......별 얘기는 안했어요......지아빠 죽구 지엄마 육개월만에 도망가구.......그 정도만......
아 그 얘기는 했어요......왜 죽었다구 했냐구 해서.....아마 할머니가 너 위해서 그랬을꺼라구......
그래두 엄마가 너 버리구 갔다는 것보다는 죽었다구 하는게 나으니까 그러셨을꺼라구.....그정도요.
할머니 : .......
할머니 가슴이 아파 더이상 아무말 않는다. 숙모 그런 할머니 살피며 죽을 맛이다.
할머니 허공만 노려본다.
할머니 : .......
#16. 마루 (밤)
노소장 정심 태완 금순 둘러앉아 서로 소주 맥주 등을 따르고 있다.
성란 시완 방문 열고 나와 다가온다.
상에 두부탕수육 오징어 순대 김치 등 놓여있고, 맥주 소주 컵들 놓여 있다.
시완 : 아 맛있는 냄새!...(성란과 앉으면)
금순 : 아주버님 형님 늦으시면 어쩌나 했는데 딱 맞춰 오셨어요?...
(시완이 태완에게 잔 받는거 보고) 형님은 제가 한잔 따라 드릴께요.
성란 : (받는다)....
금순 : 형님...그날은 제가 제대루 인사두 못드렸는데요...정말 너무 감사해요.
성란 : 뭘?...(하다 아)....나한테 고마울꺼 없어. 시완씨 돈인데.
금순 : .....그래두....너무 감사 드려요 아주버님 형님.
시완 : 예 제수씨 그런 뜻에서 건배 한번 해요.
노소장 : 자 건배!
다들 건배 위하여 등등 잔 들어 소주잔 맥주잔 들을 적당히 부딪혀 건배한다.
잔 내려놓고 먹기 시작한다. 음 맛있다....하는데.
성란 : (태완을 본다)....도련님....아까 저희 방에서 비디오 보셨어요?
태완 : (힐끔) 예.
성란 : (보다 애써 누르고).....그럼 방은 깨끗이 치워놓구 나가셔야죠.
정심 : (힐끔)....
성란 : 침대 이불두 다 흐트러져 있구 마신 음료캔두 안치우시구.
태완 : 침대 이불 흐트러진 것까지는 모르겠구 캔은 들구 나왔는데.
성란 : 안들구 나가셨어요....바닥에 그대루 있든데요.
태완 : 아....맞다 두개 마셨지...알았어요.
성란 : 그리구요 도련님....이불 흐트러진거 보니까 침대에 앉아 보신거 같은데....저 그거는 싫거든요.
태완 : (보는).....
성란 : 저랑 형님이 쓰는 침대잖아요....들어와 비디오 보는거까지는 모르겠지만....
침대에서 막 그러는건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태완 : ....알았어요...(하다) 형수 진짜 까다로우거 알아요?
성란 : (보는데).....
금순 : (미워서 은근히 끼어든다)....틀린 소린 없는데요 아주버님?.....신혼부부 침대잖아요.
태완 : (보는).....
금순 : 세살박이 우리 휘성이두 그 방에는 막 안들어가는데....형님이 까다로운게 아니라 아주버님이 좀....황당한거죠.
태완 : (뭐?....미워 보면).....
금순 : (음...뚝 떼고 버티는).....
시완 성란 : (힐끔 보는)......
정심 노소장 : (역시 보는)......
시완 : (보다) 너 제수씨한테 뭐 잘못한거 있지?
태완 : 내가 뭘 잘못해....(우씨 맥주잔 드는).....
금순 : (치이).......
정심 노소장 : (그런 두사람 보다....정심 그래두 그렇지)
#17. 마당 (밤)
금순 문 열고 나와 운동기구에 앉는다. 가족들과 있을 때와 달리 얼굴에 웃음기 걷히고 없다.
금순 다시 또 생각에.
금순 : ......
문 열리고 태완 나온다. 금순 생각에 잠겨 태완이 나오는 지도 모른다.
태완 그런 금순 느껴져 보다가 일부러 짐짓 아무일 없다는 듯.
태완 : ....치사하게 형수한테 빌붙어서 협공이나 하구.
금순 : (그제야 보고 치이...짐짓 흘기다가).....장박사님한텐 왜 기어이 간거에요?
태완 : (보는) 어떻게 알었어?....혹시 그 인간이 또 연락 했든?
금순 : 아녜요....
태완 : 근데 어떻게 알았냐구?
금순 : 그건 알꺼 없구요....어쨌든.....금안 금아구...............고마워요.
태완 : (보는)......
금순 : 야구장두 데려다 주시구......술두 사 주시구.........보진 않았지만.....장박사님한테두 쫓아가 난리쳐 주시구.
태완 : ......
금순 : .....아버님 어머님께두 일러주시구.
태완 : (마지막 말에 짐짓 힉 치켜 떠보면)
금순 : (빙그레).....고마워요 작은 아주버님......
태완 : (그 쓸쓸한 금순 미소에)....그렇게 웃지마.
금순 : (보는)......
태완 : ......그렇게 웃지 말구....활짝 웃어....가만 있어두 이쁘지만....웃으면 정신 못차리게 이쁘니까....
금순 : (보다....) 피이.....하나두 안이쁘다드니.
태완 : 내가 그랬잖아 우리 정완이 눈 높다구.
금순 : ......
태완 : ......기운내.....어깨 펴구....다 잘 될꺼야....
금순 : (보다)....(태완 마음이 느껴져서 공연히 피이 좀 웃으면).....
태완 : ......그렇다구 다른 남자 앞에서는 함부러 웃지말구....남잔 나 빼고 다 늑대다.
금순 : (어머머 그말에 기막혀 보면)
태완 : 아무나 그렇게 흘기지두 말구.....그러면 무지 쎅시한거 아냐?
금순 : (기막혀 보다 씨이)....진짜 이쁘다는 지 알았네....그거 다 작업 멘트죠?
태완 : 어? 어떻게 알았어?
금순 : (씨이) 김새게 진짜....금아한테 전화나 하세요. (현관으로 돌아서 문 탁 닫고 들어가면)......
태완 : (그제야 표정에 장난끼 가신다....닫힌 문 보다가).....노정완 이 나쁜놈 ......(가슴 아파 보는).....
#18. 재희방 (밤)
재희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중이다.
<인써트
금순 : (계속 시선은 피한 채) 잘 아세요?
재희 : (보는).....
금순 : ......잘 아세요?
재희 : (보다).....사모님?
금순 : (힘들게)......예..............아시면.......어떤 분인지.......얘기 좀 해줘요.>
재희 마음이 안좋다...뒤척이며 모로 눕는다.
<인써트
금순 : (멈춰선다) 따라오지 말라니까.
재희 : (우씨 반말했나?).....
금순 : (다시 걷는다)....
재희 : (다시 뒤따르면).....
금순 : (힉 멈춰서 기막혀 노려보다)... 너는 벨두 없니?>
재희 에이... 다시 천정 보고 눕는다.
재희 : .....잘 자라 배추머리.....(눈 감는다)......
#19. 모범택시안 (달리는)
영옥 뒷좌석에 앉아 있다. 영옥 차분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영옥E : 저 당장 다음 투석에서 쇼크가 오면 어쩌면 못 깨날 수두 있는거죠 선생님?
주치의E : 왜 자꾸 그런 맘 약한 소릴해요?
영옥 : (담담하게 창밖을 본다)......
#20. 회의실
수련의1 당직 보고 중이다. 재희 장박 수련의2 등이 앉아 있다.
수련의1 : ICU 차만수, 남자 70세. 아침 바이탈 싸인은 B.P 140에 70, 하트 레이트 80회, 레스퍼레이션 레이트 18회,
B.T 37 체트 되었습니다.
재희 : ......(장박을 본다).....
장박 : (모르고 듣고 있다)......
재희 : (시선 거둔다).....
수련의1 : 어제 인풋 패렌터럴로 8000 FFP에 파인트 하여 토털 8540 들어갔습니다.
장박 : (그제야 재희를 본다).....
#21. 은주방
은주 화장대 앞에 골똘히 앉아 있다.
문 열리고 영옥 들어온다. 영옥 자신이 들어오는 지도 모르고 생각에 잠겨 있는 은주를 본다.
영옥 문 닫고 다가와.
영옥 : 은주야.
은주 : (퍼뜩 깨어나) 엄마?....언제 오셨어요?
영옥 : 오늘 하루 퇴원허락 받았어...사람 들어오는 지도 모르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재희 생각?
은주 : (보다).....엄마.
영옥 : (앉는다) 왜?
은주 : (보다).....아녜요....아닐꺼야.
영옥 : (보면)......
은주 : 아녜요 내가 너무 말두 안되는 가정을 잠깐 했었는데...아냐 너무 말두 안되서 내가 생각해두 기막히구 우수워. 아녜요.
영옥 : (보는).....
은주 : 아무것도 아니라니까요.
영옥 : 그래 일단 내려와 아침 먹자.
#22. 대문 앞
숙모 서성이고 있다. 숙모 초조하게 금순을 기다리며 이쪽저쪽 왔다갔다 서성댄다. 그러다 평상에 다가가 앉는다.
저만큼 금순 다가온다. 숙모 얼른 일어나며 금순아 부르고 다가간다.
금순 : (다가오며) 작은엄마....(다가와선다) 아직 출근 안하셨어요?....할머니가 잠깐 들렀다 가라구 전화 하셔서요.
숙모 : (역시 다가와 선다) 알어....그래서 내가 너 기다린거 아냐.....금순아.....클났어. 할머니가 아셨어.
금순 : (놀라 보는).....어떻게요?....작은엄마가 말씀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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