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요즘 이 아주머니는 무엇하나 하고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일부 있겠다 생각합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라는
말도 있지만 저도 요즘 이런저런 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답니다.
서울 근교에 조그만한 텃밭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농번기가 되니 밭을 일구어
이것저것 심고 가꾸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잡초와의 전쟁을 대비해서 비닐 멀칭도
해야 하고 상추, 감자, 고추, 콩, 두룹, 들깨 등등 이것 저것 관심있는 작물을
조금씩 심었습니다. 농사를 짓다보면 비가 안와도 걱정, 너무 자주 와도 걱정입니다.
제가 바쁜 또 다른 이유는 서울과 수도권 여기저기를 다니며 좋은 물건을 고르고
있는데 시간은 왜 그렇게 잘 가는 지 몇군데 안가봐도 금방 하루가 지나 갑니다.
그래도 몇일전에는 급매물 나온 아파트 하나를 잡았습니다. 지하철 공사가 진행중인
곳인데 가격이 너무 착해서 줏어 담던 하였습니다. 전세값이 65 % 수준이었으니까요.
1. 지금 상황은 하우스 푸어가 유행하던 지난해와는 다릅니다.
가끔 여기 사이트를 들러서 글을 읽고 있습니다. 향후 집값이 오른다 내린다 의견들이
많으시더군요. 각자 판단은 다르겠지만 저의 예상은 한국경제에 제2의 IMF 와 같은
돌발적인 상황이 오지 않는 한 집값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최근의 침체는 하우스
푸어 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면서 극심한 침체 현상을 보였던 지난 해 2/4 분기와는 분명히
다른 양상입니다. 그렇게 보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요. 지난 가을부터 봄까지 전세난을 겪어
면서 입주 물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왠만한 국민들은 다 깨달았습니다. 전월세가 오르면서
2주택 이상 집주인들의 자금력이 보강 되었습니다. 금융위기후 침체기가 계속되면서 약한
자는 많이 쓰려졌고 남은 자는 버티는 힘이 강해졌습니다.
2. 분당민란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4.27 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선거가 아니고 민란이었다는 표현이 많습니다.
민란이 투표의 형식으로 표출 된 것이라 합니다. 70-80년대 표심이 종종 군부독재에 대한
민심을 보여준 것이라면 이번 분당 선거 결과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억압정책을 더는 참지
못하고 강하게 중산층이 저항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번 선거를 통해서 정부 여당이
안게 된 과제는 확실 해졌습니다. 집값은 적정 수준으로 올리고 전월세 값은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향후 정책이 펼 쳐 질 것이고 5.1 대책도 그런 과정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미국 선거에서 체감경기가 나쁠 때 여당이 승리한 경우는 단 한차례의
예외도 없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민주화가 더 이상 이슈가 될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동의하시죠.
3. 겉보기에 침체되어 보이지만 시장 여건은 많은 에너지를 모으고 있습니다.
미분양이 8만가구 미만으로 떨어지며 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 졌습니다. 수도권의
매매 대비 전세 비율이 50 %를 상회하였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올 봄까지 전월세난이 진행
될 때 지난해 하반기의 풍부한 입주 물량과 쌓였던 미분양이 탈출구 역활을 톡톡히 해
냈습니다. 제가 일관되게 주장하였지만 지금까지는 그냥 전세난이고 "전세 대란"은 올 가을
부터 시작됩니다. 미분양이 줄어든 상태에서 전세공급이 딸리기 시작하면 대책이 쉽지
않습니다. 결국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크게 상승하게 될 것이고, 전세를 찾지 못한
세입자들이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게 될 것입니다.
6월이 되면 건설사 신용 재평가 즉, 구조 조정 결과가 발표됩니다. 20 여개 정도의 건설사가
퇴출될 것이라는 설이 있고 10 대 건설사 중 한 곳 정도는 어쩌면 걸려들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2000년대초 건설 경기 호황에 편승하여 주택 건설 업체가 너무 많아진 것도
사실이고 이들이 끊임없이 미분양을 양산하며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번 기회에 과감히 수술을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7월에는 2020년 장기주택공급 종합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하는데 지난해 있었던
인구 센서스 결과 등을 반영할 것으로 보이고, 약발이 다한 보금자리 출구 전락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여 정부에서 계획했던 임대 주택 100 만 가구는 그 절반도
진행하지 못하고 MB 정부에서 폐기되었습니다. 보금자리도 이미 4차 까지 발표한 것만 해도
실행하기 어려울 듯 한데 추가로 더 지정해봐야 차기 정부에서 사문화 될 것 입니다.
그린벨트 헐어 짓는 보금자리 분양가격이 평당 800-900 만원인데 요즘은 수도권내에
보금자리 예정 지구보다 인프라가 잘 갖어진 곳 중에서도 잘만 고르면 평당 1000만원이하에
좋은 물건이 많습니다. 구태여 이런저런 조건이 붙은 보금자리 청약할 이유가 없어 졌습니다.
4. 다주택자 수요 유인책은 아직 2 % 부족합니다.
5.1 대책을 포함하여 최근 정부가 쏟아내는 대책을 보면 리츠나 펀드 등 기업형
임대사업자 또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내용이 많습니다. 그런데 다주택자는 바보가
아니고 정부보다 더 똑똑하기 때문에 아직 까지 동기부여가 약합니다.
신문 기사들을 보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중과 영구 폐지를 해야 다주택자가 움직일
것이라고 하는데 정답이 아닙니다. 중과세 폐지는 이미 한시적으로 폐지되어 있고 영구
폐지도 당연한 것입니다. 현재 부족한 것은 다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부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가구 1주택 9억이하는 거주와 상관없이 양도세 폐지 되었습니다. 9억이 넘어도 장기
보유를 했으면 최대 80 % 까지 양도세 감면 됩니다. 다주택자들도 2004년 이전에는 3년이상
보유하면 1년에 3 % 씩 최고 30 %까지 양도세 감면을 해 주었습니다. 요컨데 물가인상율
만큼의 가격 상승을 인정해 주었다는 것이죠. 좀 더 전향적으로 본다면 다주택자도 본인이
5년이상 장기 거주한 주택은 당해 주택에 한하여 1가구 1주택과 동일하게 세제 혜택을 제공
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치들이 없이 현재까지의 대책은 다주택자를 적극적으로 매매시장으로
유인하지 못합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누가 챙긴다는 식으로 고생과 위험 부담은
다주택자가 하고 세금은 정부가 챙겨가는 시스템하에서는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다주택자가 그리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시장 침체가 더 지속되었으면 합니다. 국회의원 총선거가
일년도 안남았는데 급한 것은 다주택자가 아니고 정부 여당이니까요.
5. 걱정도 팔자
우리 속담에 걱정도 팔자라는 말이 있지요. 집값이 오른다 내린다 말들이 많은데
집값 내릴까 집 못사는 무주택자들을 보면서 참 걱정도 팔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4년씩이나 침체기를 거치며 조정을 받았는데 내리지도 않겠지만 내리면 얼마나 더 내릴까요.
특히 서울의 6억미만, 수도권의 4억미만 주택은 더 더욱 그렇지요.
몇일 전 인천도시공사가 2차 구조 조정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검단 신도시 2차 지구 포기
등 각종 개발 사업을 포기 또는 연기 한다는 내용입니다. 주택공급 은 크게 민간과 공기업이
분담하고 있는데 LH 뿐만아니라 SH공사, 인천 도시공사, 경기도시공사 등 공기업들도
공급을 못하고 있습니다. 금년상반기에 민간분양도 수도권은 많이 위축되어 있지요.
2008년부터 시작된 주택 공급 부족은 향후3-4년간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
경제성장율, 수출 호전, 물가 상승, 임금 상승 등을 감한하고 주택 수급 여건을 종합해보면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시간의 기다림만 남아 있을 뿐이죠.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146 %에서 149 %로 높아졌다며 세계 최고인 영국보다는 낮지만 미국과 일본보다 높다고
야단법석을 떠는 기사들이 난무합니다. 그런데 이건 최소한 2 가지 측면에서 왜곡된 내용을
담고 있지요. 전세보증금이 오르면서 집주인의 부채로 계산되니 부채비율이 늘어납니다.
400-500 조 규모로 추정되는 전세보증금을 빼고 계산하면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00 % 미만입니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울이 30 %인데 이들의 소득이 국세청에 축소
신고됩니다, 미국,영국,일보과 비교하면 가처분 소득 계산에 누락된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을 제대로 계산하면 90 % 미만이 될 것
입니다.
가계지출 중 식료품과 사교육비가 20 % 대이고 이자 지출 비율은 10 % 수준입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63 % 이지만 순수 주택담보 연체율은 0.51 % 정도라서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다른 나라 국민들도 일정 부분 이자 지불
하면서 그렇게 살아간다는 얘기입니다. 전세제도가 발달했던 우리리나라는 그러지 않다가
최근들어 그런 경향을 보이니까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이번에 새로 권력을 쥐게 된 한나라당 지도부가 전월세상한제를 부분적으로 실시 할 수
있다는 기사가 있더군요. 이것은 양날의 칼입니다. 미국 경제학자들의 90 %가 동의하는
경제 이론중에 가격상한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올 가을 이후 전세 대란이 오게
될 때 물량 자체가 없는데 상한제를 실시하면 가격을 떠나서 물량은 더욱 더 숨어버릴 것이
고 , 집주인을 겨냥한 칼이 한나당의 숨통을 끊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나라당 서울시지부에서 재건축재개발 촉진을 위한 위원회가 가동되기
시작하였고 리모델링은 분당선거 때 양당이 다 약속한 것이니까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신임 박재완 기재부 장관의 일성이 거시경제지표와 체감경기간의 간격을
줄이는데 노력 하겠다는 것이었죠. 체감경기는 무엇으로 활성화 시키나요. 권도현 국토부
장관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을하시는 분도 많은 것 같은데 노무현 정부 때는 그 정부가
원하는 답을 낸 것이고 지금은 현 상황에 맞게 필요한 답을 찾아 낼 능력이 있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요컨데 내년 4월 총선 전까지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각종 대책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것이죠.
집값이 비싸다고 하는데 비싼 것 맞습니다. 그런데 상품이나 서비스 요금 중 어디 비싸지
않은 것이 한가지라도 있습니까? 싸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보시죠.
3-4 개월이 지난 후에 뒤를 돌아 보시면 그래도 4-5 월이 바닥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것 같은데요. 난리통에 부자 난다는 말이 있는데 침체기에 시장을 잘 훓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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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전망이 맞고 빗나가고를 떠나 얼마전 까지도 자신있게 떠들던 전문가들도
꼬리들 내리고 빙빙돌려 눈치만 보는 상황에서 소신있게 말씀하시는 모습이 좋아보입니다.
댓글2: 목말라 하는 시기에 적절한 타이밍에 쓴 글 같구요. 매수 타이밍을 5월 안으로 보셨네요. 저역시 하반기가 시작되기 전에 매수할 예정이였는데 조금 당기면서 급매를 노려야겠군요.
댓글3: 마니마니 기다렸답니다.^^ 가슴이 뻥 뚤리는 시원한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삼겹살 사가지고 밭으로 가면 되는건가요.ㅋㅋㅋㅋ
댓글4: 좋은 글 보고 나니 확실히 조금 감이 잡히는 것도 같습니다.
댓글5: 님글 대로 전세가 상승으로 담보대출 많이 상환했습니다.부채크기는 변함없지만 이자 안나가는 부채는 별 부담이 없구요 ^^ 다만 상승 시기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듯하고 주택형태는 소형이 오른만큼 중대형이 오르지않을까 ?예상합니다.
댓글6: 앞을 내다보는 날카로운 감각과 실질적인 근거 를 베이직으로 깔고 쓰시는 글을 보고 느낀점이 많아서 광펜이 됬습니다.
댓글7: 모든 일은 때가 있고, 그러한 모든 일은 철을 지나 다시금 돌아온다는 것이니... 부동산의 오르내림 또한 님 말씀과 같다봅니다.
댓글8: 동감하는 글입니다. 올 하반기만 되어도 많이 바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용인에 사는데 입주물량 부족으로 전세 진짜 많이 올랐어요. 이젠 전세가율이 70 이상도 많아서 제가 산 집도 대출 갚고 이자부담 엄청 줄었어요. 글구 앞으로 2-3년은 용인 입주물량은 이전에 연간 1만-1.4만가구 수준에서 5천가구 이하로 줄어들어 전세가와 매매가의 동반상승이 기대됩니다.
댓글9: 분당은 교통이 아주 좋은 서현 근처도 32평이 5억 초반인 것도 많아요. 그동안 판교 입주물량 때문에 가격이 많이 착해진 것 같아요. 리모델링하면 전세난이 더 심해지고 강남 이주 수요가 겹치면 더욱더 부채질할 것 같습니다^^
댓글10: 좋은글 잘 읽고 많이 공감 합니다.
댓글11: 그동안 많이 기다렸습니다...^^ 상황에 대해 시원시원하고 명확하게 분석해서 풀어주시니 답답하던 것이 확 뚫립니다....정말 감사합니다...
댓글12: 내용중에 공감이 가는 회원들이 많을것 같네요.자주올려주세여.....감사.감사
댓글13: 요즘 아파트를 투자용으로 매수하셨다는 글들을 종종 보게 되네요. 개인적으로도 비슷한 실행을 했구요. 아파트는 주식만큼은 아니라 반템포만 남보다 빨라도 되니 저희같은 성격에는 딱 맞습니다.
댓글14: 제가 사는 동네에 최근 전세 수요가 일어나고 있는데 가을 전세 찾는 이들이 예상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금 운용처가 마땅찮은 국민연금이 향후 부동산 투자 비중을 늘린다고 합니다. 지진에 지친 일본인들도 한국을 기웃 거린다는 뉴스도 있었구요.
댓글15: 거래활성화라고 정치권에서 표현하는데 그들은 집값 상승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죠. 중산층과 집주인 표를 얻기 위해서는 거래활성화가 필요하고, 지난 총선 때 서울에서 한나라당이 석권할 때 재건축/재개발 카드를 활용하였죠. 지지부진한 이 부분에 대하여 뭔가 가시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면 지난번에 사기 쳤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댓글16: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저도 전세값 상승분으로 몇년은 더 버틸수 있습니다.^^
첫댓글 .............^^
늘 수고하십니다 매번 좋은정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모든 정보가 자이1차만 예외라는 생각이 늘 드는데 기우였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사회에서 계획되었던 많은 일들이 취소되거나 무기연기되는걸보면...
아마도 걱정이 많으실줄로 압니다..........
하지만 아산의 갈매리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은, 비유를 하자면 빙산의 일각으로 앞으로 대한민국호의 부동산 시장에 자연스럽게 몰려 올 큰 변화 앞에 잠시 눈을 가리우다 흩어질 깃털구름임을 보시게 될것으로 믿습니다..... 위의 저자가 쓴 내용을 천천히 몇번 되씹으며 읽다보면, 고민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앞으로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이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행복한 고민을 하시게 될줄로 믿습니다........ 단, 세상은 아는만큼만 보이기에 시간이 흐른 후 되돌아보면, 결과물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