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대해수욕장 곳곳에 설치된 예술작품.이 작품들은 스틸아트페스티벌에 출품되었던 작품들이다.어릴 적 꿈이 바닷가에 사는 것이었다. 한적한 바닷가보다 북적이는 바닷가였으면 했다. 푸른 바다와 황홀한 야경을 품은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 옹기종기 앉아 여름을 즐기는 이들을 보니, 잊고 있던 꿈이 떠올랐다.
호미해안 둘레길 중 데크로드가 시작하는 선바우
포항이 아름다운 것은 도심 한가운데 보석이 있기 때문이다. 햇빛이 눈부신 영일대해수욕장, 낭만 가득한 운하, 호젓하게 걷기 좋은 오어지둘레길까지 마음을 풀어놓고 쉴 곳이 많다.
영일대해수욕장 산책로를 걷다보면 철로 만든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해마다 여름에 포항국제불빛축제가 열리는 영일대해수욕장은 지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는 연인, 편안한 차림으로 운동하는 가족, 모래 썰매를 타는 어린이, 공부하느라 일하느라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친구들…. 영일대해수욕장에서는 모두 주인공이 된다.
올해 새롭게 오픈한 모래썰매장
영일대해수욕장은 1975년 북부해수욕장으로 문을 열었다. 2013년 국내 최초 해상 누각 영일대가 만들어진 뒤 이름이 바뀌었다. 경복궁 경회루를 모델로 삼은 영일대 2층에 올라 바다를 보면,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린다.
[왼쪽/오른쪽]영일대의 화려한 야경 / 갤럭시호텔 앞에 있는 철로 만든 작품
밤이 되면 색다른 풍경이 나타난다. LED 조명으로 화려해진 포스코의 스카이라인은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빛의 향연을 펼친다. 산책로에는 잔잔한 음악이 깔리고, 건너편 조개구이 집에서는 즐거운 모임이 한창이다. 올해는 모래 썰매장도 마련했다. 해수욕장 끝에 모래를 쌓아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게 만든 것. 밤이 되면 신나게 모래 썰매를 타는 이들로 북적인다.
영일대해수욕장에 설치된 작품 '해돋이'
영일대해수욕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예술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해가 바다 위로 떠오르는 순간을 포착해 조형화한 '인상-해돋이', 바다와 도시 정취를 담은 '꿈꾸는 세상' 등 스틸 아트 작품이 산책로에 설치되었다. 매주 토요일 오후 5~10시에는 핸드메이드 작품을 판매하는 포항문화예술시장이 열려, 예술과 문화가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왼쪽/오른쪽]국내 최초로 지어진 해상 누각, 영일대. 관광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환호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영일대해수욕장
영일대해수욕장 부근에는 도심 속 추억과 낭만이 숨 쉬는 환호공원이 있다. 중앙공원, 체육공원, 해변공원 등 6개 공원과 야생화동산으로 꾸며졌다. 포항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 공원에 대한 추억 하나쯤 있을 것이다. 중앙에 자리한 전망대에 오르면 영일만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공원에는 포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포항시립미술관도 있다.
포항운하관에서 내려다본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함께 포항의 낭만을 대표하는 곳이 포항운하다. 도심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운하는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없는 멋을 선물한다. 포항운하는 해도동 형산강 입구부터 동빈내항까지 1.3km 구간에 폭 15~26m로 만들어졌다. 원래 물길이던 곳을 산업화로 매립했는데, 동빈내항 복원 사업으로 새롭게 조성한 것.
[왼쪽/오른쪽]운치있는 포항운하 야경 / 운하 크루즈에서 바라본 운하길
크루즈를 타고 운하를 즐겨보자. 흐르는 강물을 따라 드넓은 바다를 만나는 기분이 짜릿하다. 포항운하관 앞 선착장에서 출발하면 죽도시장과 동빈내항, 송도해수욕장을 거쳐 약 8km를 달린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고 갈매기와 사진도 찍는다. 포항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포스코 경치를 구경하는 것은 덤이다.
[왼쪽/오른쪽]동해의 파도와 웅장한 바위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호미해안 둘레길 / 오어지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걷는 산책로
포항에는 걷기 좋은 길도 여럿이다. 그중에서 호미해안둘레길과 오어지둘레길, 덕동문화마을 숲길은 특별한 멋을 풍긴다. 호미해안둘레길이 호탕하다면, 오어지둘레길은 고즈넉하고, 덕동문화마을 숲길은 따뜻하다.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호미해안 둘레길
포항은 바다와 204km나 맞닿아 있다. 이중 남구 동해면과 구룡포읍, 호미곶면, 장기면까지 해안선 58km가 호미해안둘레길이다. 기암절벽과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감상하는 길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구간은 입암리 선바우에서 마산리까지 700m. 이전에는 절벽과 파도로 접근하지 못했는데, 해상 데크 로드가 놓여 근사한 풍광을 볼 수 있다.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는 하선대, 힌디기, 선바우, 여왕의 왕관을 닮은 여왕바위, 계곡바위, 킹콩바위 등이 걷는 재미를 더한다.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오어지 둘레길
호미해안둘레길이 동해의 시원함을 안겨줬다면, 오어지둘레길은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길은 신라 진평왕 때 창건된 오어사에서 원효교를 건너며 시작된다. 고즈넉한 오어지를 끼고 7km를 천천히 걷다 보면, 일상생활의 스트레스와 긴장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 든다.
[왼쪽/오른쪽]호수와 함께 잘 어우러지는 덕동문화마을 솔숲 / 솔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덕둥문화마을 솔숲
마지막으로 추천할 곳은 덕동문화마을 숲길이다. 북구 기북면 오덕리 덕동문화마을은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곳이다. '덕 있는 인물이 많은' 덕동마을에는 용계정과 사우정 등 고택이 남았다. 마을 앞에는 산림청이 주관한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상에 선정된 덕동마을 숲이 자리한다. 고목이 사이좋게 모여 있어, 숲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포항을 대표하는 맛 물회
포항을 대표하는 여름 먹거리는 물회다. 바쁜 어부들이 갓 잡은 물고기를 고추장에 비벼 물과 함께 먹은 물회는 신선도가 생명이다. 포항에서는 광어, 도다리, 노래미 등 흰 살 생선과 해삼, 성게 등 신선한 해산물로 물회를 만든다. 물회 한 그릇이면 동해가 몸속으로 밀려드는 기분이다.
밤이 되면 LED 조명으로 화려하게 변신하는 포스코
바다를 따라, 숲을 따라, 호수를 따라 걷다가 저녁이 되면 다시 영일대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빛이 있으나 요란스럽지 않은 영일대해수욕장의 밤, 더 부러울 것이 없다.
<당일 여행 코스>
낭만 코스 / 영일대해수욕장→환호공원→포항운하→호미해안둘레길
힐링 코스 / 영일대해수욕장→포항운하→호미해안둘레길→오어지둘레길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호미해안둘레길→오어지둘레길→영일대해수욕장
둘째 날 / 포항운하→덕동문화마을→포항전통문화체험관
여행정보
관련 웹사이트 주소
문의전화
- 포항운하 054)270-5177
- 영일대해수욕장(두호동주민센터) 054)246-0131
- 포항시립미술관 054)250-6000
- 오어사 054)292-2083
- 덕동문화마을(기북면사무소) 054)243-5301
대중교통 정보
- [버스] 서울-포항,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7회(06:00~다음 날 01:00) 운행, 약 4시간 소요.
대전-포항, 대전복합터미널에서 하루 11회(06:30~22:10) 운행, 약 3시간 1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대전복합터미널 1577-2259 - [기차] 서울역-포항역, KTX 하루 10회(05:45~22:10)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 서울 출발 : 경부고속도로→도동 JC→익산포항고속도로→포항 IC→영일만대로→소티재로→새천년대로→영일대해수욕장
- 대구 출발 : 팔공산 IC→익산포항고속도로→포항 IC→포항
- 부산 출발 : 경부고속도로→경주 IC→서라벌대로→구황로→국도7호선→포항
숙박 정보
식당 정보
- 하봉석회대게 환호점 : 짬뽕물회·대게, 북구 삼호로468번길, 054)252-1110
- 묵돌이구이 : 조개 요리, 북구 해안로, 054)252-1962
- 환여횟집 : 물회, 북구 해안로, 054)251-8847
- 양포생아구 오천점 : 아귀탕, 남구 오천읍 정몽주로, 054)292-2622
- 새포항물회식당 : 물회, 북구 삼호로, 054)241-2087
축제 및 행사정보
- 포항바다국제연극제 : 8월 31일~9월 4일, 환호공원 중앙아트홀·시립미술관 일원, 054)283-1152
-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 9월 중순~10월 중순, 포항시 일원
- 칠포재즈페스티벌 : 10월 7~9일, 칠포해수욕장 상설무대
주변볼거리
- 죽도시장, 호미곶, 구룡포, 오어사, 비학산, 경상북도수목원, 봉좌마을
글, 사진 : 채지형(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