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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04 (월) 진보·보수정부 넘나들 국무총리에… 한덕수 지명
윤석열 정부의 첫 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73)는 정통 엘리트 관료 출신으로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두루 중용됐다. 한덕수 지명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지난 2012년 주미대사를 끝으로 관직에서 물러난 뒤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그동안 관료사회의 요직을 거친 경제·통상·외교 분야 전문성과 진보·보수정부를 넘나든 합리적·중도적 이미지가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측 핵심 관계자는 "한덕수 지명자에 대한 당선인의 신뢰는 깊다"며 "엘리트 관료 출신에 주미대사와 무역협회장을 지낸 경제통에다 흠결이 없어 검증에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총리 후보로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총리 인선 과정에서 70대 '고령'이라는 점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오래 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험과 위기 대응 능력이 있을 수 있다는 측면이 있고, 건강은 지금 너무나 좋다"고 한 지명자는 말했다.
한덕수 지명자는 40여 년간 4개 정부의 고위 공직에 발탁됐던 관료사회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진보 정권인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보수 정권인 이명박 정부에서도 대미 외교·통상 전문가로서 인정받아 주미대사를 지내 정권을 넘나들며 요직에 기용됐다. 1949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한덕수 지명자는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수석 졸업한 뒤 197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 부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을 지낸데 이어 김대중 정부에서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국무조정실장을 맡은 데 이어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고 2007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참여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로 일했다. 특히 한덕수 지명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한미 FTA 막판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총리를 마치고 대통령 직속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장 겸 대통령 한·미 FTA 특보를 맡았고 국무총리로 임명돼서는 FTA 국내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보수정권인 이명박 정부에서도 한덕수 지명자는 주미 대사로 임명됐다. 당시 미국의 한·미 FTA 재협상 논란에 직면했지만, 2011년 말 미국 의회의 한·미 FTA 인준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덕수 지명자의 주미 대사 시절 미국 부통령이었다. 한미 FTA 비준 과정에서 미국의 각 지방정부와 의회를 순회하며 한미FTA 비준 설득에 공을 세워 '한미 FTA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3년 간의 주미 대사를 마친 한덕수 지명자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2년 통상·외교 분야 전문성을 인정 받아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맡았다. 당시 '우문현답', 즉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를 강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청주세계무예마스터집 공동조직위원장, 지속가능전력정책연합 초대 의장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첫해였던 2017년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에쓰오일 사외이사를 지냈다. 부인은 서양화가 출신의 최아영(74) 씨이며, 슬하에 자녀는 없다.
◆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 약력
△전북 전주(73)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과장 △상공부 미주통상과장 △통상산업부 차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주OECD 대사 △대통령 정책기획·경제수석비서관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한미 FTA체결지원위원회위원장 겸 대통령 특보 △국무총리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주미대사 △한국무역협회 회장
한덕수, 15년만에 다시 국무총리 귀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3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하면서 총리를 두번 한 역대 사례에 관심이 쏠린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고(故) 장면·백두진·김종필 전 총리, 고건 전 총리 등 4명이 총리를 2번 역임한 인물들이다. 장면 전 총리는 제2대(1950∼1952), 7대(1960∼1961) 총리를 역임했다.
장면 전 총리는 이승만정권(제1공화국)에서 2대 총리를 한 뒤 1956년 신당인 민주당을 조직하고 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고 출범한 제2공화국의 윤보선 대통령이 1960년 8월 장면 전 총리를 발탁했다. 이듬해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윤보선 대통령과 장면 총리는 실각했다.
백두진 전 총리는 이승만정권과 박정희정권(제3공화국)에서 각각 4대, 10대 총리를 역임했다. 백두진 전 총리는 장면 전 총리가 물러난 이후인 1952년 10월부터 국회 동의를 받지 못한 총리 '서리' 지위로 있다가 1953년 4월에 정식 총리로 취임했다. 이어 이듬해 6월까지 총리를 지냈다. 백두진 전 총리는 이후 국회의원을 지내다 1970년 말 박정희 대통령에게 다시 발탁돼 총리를 또 한번 맡았다. 10대 총리 임기는 약 6개월로 길진 않았다.
고(故) 김종필 전 총리는 11대, 31대 총리를 역임했다. 그는 40대와 70대에 각각 총리를 맡았다. 김종필 전 총리는 제3공화국 당시 권력 2인자로서, 1971년 6월부터 1975년 12월까지 약 4년6개월 간 총리직을 수행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이후 민주공화당, 신민주공화당, 자유민주연합 등 정당 총재를 하다 1997년 대선 당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대선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이른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1998년 김대중 정부에서 72세의 나이로 또 다시 총리 자리에 올랐다. 31대 총리는 서리 기간을 포함 약 1년10개월 간 재임했다.
고건 전 총리는 김영삼정부 마지막 총리인 30대, 노무현정부 초대 총리인 35대 총리를 역임했다. 30대 총리 재임 기간은 1997년 3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약 1년, 35대 총리 재임 기간은 2003년 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약 1년3개월이다. 고건 전 총리는 총리 두번 외에도 전남지사, 교통부 장관, 농수산부 장관, 내무부 장관, 서울시장 등 여러 장관 및 지방자치단체장을 거쳤다.
한덕수 전 총리는 노무현정부 마지막 총리인 38대 총리를 2007년 4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약 11개월 간 역임했다. 2007년 기준, 15년만에 다시 총리로 귀환한 셈이다. 한덕수 전 총리가 윤석열정부 첫 총리로 공식 임명되면 총리를 두 번 맡는 5번째 기록이 된다. 또한 보수·진보 정권을 넘나들며 총리를 하는 것은 김종필, 고건 전 총리에 이어 한덕수 전 총리가 세 번째인 셈이다.
나이로 따지면 1949년 6월생인 한덕수 전 총리는 역대 최고령급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현재 만 72세로 역대 두번째 최고령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령 총리 기록은 고 현승종 전 총리(24대)가 갖고 있다. 1919년 1월생인 현승종 전 총리는 만 73세인 1992년 10월 지명 및 임명됐다. 1927년 9월생인 박태준 전 총리(32대)도 만 72세였던 2000년 1월 지명·임명된 바 있다. 박근혜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김용준 전 인수위원장은 1938년 12월생으로, 2013년 1월 지명 당시 75세였다. 후보자 기준으로는 김용준 전 후보자가 최고령이다.
용산 집무실도 여기서 나왔다… 尹정부 접수한 '충암고'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동문 충암고등학교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권 출범의 핵심 역할인 집무실 이전부터 대통령직 인수 업무까지 곳곳에서 충암고 출신들이 활약하고 있다. 1968년 서울 은평구에 개교한 충암고는 사립 명문고다. 학업뿐 아니라 야구·바둑으로도 유명하고 유명 연예인도 상당수 배출했다. 1979년 2월 충암고(8회)를 졸업한 윤석열 당선인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도중인 지난해 9월 모교를 직접 찾았을 정도로 모교 사랑이 깊다. 창단 후 처음으로 청룡기 대회에서 우승한 충암고 후배 야구 선수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직접 야구 유니폼을 입고 달리는 모습까지 공개되기도 했다.
충암고 출신 인사 중 상당수는 대선 기간 동안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을 위해 힘을 모았다. 대선 직후 송재조(6회) 충암고 총동문회장은 “윤석열 후보가 당선돼 충암고 동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소감을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충암고 출신들은 대선 뒤에도 윤석열 당선인의 성공적 직무 수행을 위해 적극 뛰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김용현(7회)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다. 유력한 대통령 경호처장 후보로도 꼽히고 있는 그는 당초 ‘광화문 집무실’ 공약이 ‘용산 집무실’로 바뀌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국방부 청사를 대통령 집무실로 쓰는 데 대해 “안보 문제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쏟아질 때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적극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3월 29일 발표된 한·미 정책협의대표단에는 정재호(8회)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포함됐다. 중국 전문가인 정재호 교수와 윤석열 당선인은 마음에 맞는 충암고 동기 여럿과 함께 과거 모임을 가질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고 한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판사 출신의 이상민(12회) 변호사는 대선 때 후보 비서실에서 윤석열 당선인을 도왔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뒤에는 대외협력특보를 맡았다. 이상민 변호사를 아는 한 인사는 “충암고-서울대 법대 후배인 이상민 변호사를 윤석열 당선인이 많이 아낀다”고 말했다.
이미 공개된 인사들 말고도 충암고 인맥은 인수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과학기술교육분과 전문위원으로 파견된 이창윤(16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새 정부 국정운영의 중심축을 과학 기술에 두겠다고 한 만큼 과학 분야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2분과 실무위원으로 파견된 안성식(16회) 해양경찰청 형사과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47회)에 합격한 뒤 2008년 해경에 특채됐다. 안성식 과장의 합류가 주목받는 건 인수위 전문위원이나 실무위원에 해경 간부가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안성식 과장은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때 약속한 해양 영토 주권의 강화를 위해 정부 역량을 확대하는 업무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
◆ 충암고 못잖게 대광초 인맥도 두각 나타내
충암고 출신 못지않게 두각을 나타내는 인사들은 윤석열 당선인의 대광초등학교 동문이다.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인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은 윤석열 당선인과 같은 대광초를 졸업한 50년 지기 친구다. 대선 때는 윤석열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 공약을 총괄했다. 당선 직후인 지난달 3월 10일 윤석열 당선인이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갑자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때 김성한 전 차관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는 국가안보실장이나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경제2분과 인수위원인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윤석열 당선인의 대광초 2년 후배다. 나중에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걸 안 게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잘 알던 사이라고 한다. 그는 대선 때는 새시대준비위원회 공약지원본부장을 맡아 윤석열 당선인을 도왔다. 고건 전 국무총리의 아들인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장은 디지털플랫폼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인수위에 합류했다. 대광초 1년 후배인 고진 회장은 대선 때 국민공감 미래정책단 공동단장을 맡아 윤석열 당선인을 지원했다.
'마지막 거리두기'… 2주뒤 '마스크' 빼고, 모두 해제 검토
사적 모임 인원을 8명에서 10명으로 확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4월 4일 0시부터 4월 17일 밤 12시까지 시행된다. 이 기간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 시간은 밤 11시에서 12시로 늘어난다. 코로나19 유행 꺾임세가 완만하고, 아직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 규모도 큰 만큼 현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 폭을 키우진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다만 이번이 마지막 거리두기일 가능성이 나온다. 정부는 의료체계 안정화가 유지되는 조건으로 2주 뒤 '실내 마스크 착용' 외 모든 방역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번 2주 상황이 '일상회복'을 위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4월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4월 4일 0시부터 2주간 사적모임 가능 인원은 10명, 식당과 까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 시간은 밤 12시로 늘어난다.
행사나 집회 인원은 종전처럼 최대 299명까지로 유지된다. 거리두기를 우선 일부만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확진자 규모가 주말이 아님에도 사흘째 감소하면서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 4월 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6만4171명 발생, 사흘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1주일 전(26일 0시기준) 33만5541명보단 7만1370명 줄어든 규모다.
이외에도 모든 코로나 지표가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아직은 많지만 감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1165명으로 1주일 만에 1100명대로 줄었다. 사망자는 339명을 기록해 사흘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4월 2일 0시 기준 재택치료 환자는 168만7714명으로 전날보다 2만4287명 줄었다. 중환자 병상가동률도 62.8%로 70%를 기록했던 지난 주초보다 크게 줄었다.
중대본은 지난 4월 1일 "2주간 유행이 확연히 감소세로 전환되고, 위중증 환자·의료체계가 안정적인 수준을 보인다면 실내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을 제외한 모든 조치 해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도 같은 날 "최종적으로는 실내 마스크 정도를 제외하고 영업시간, 사적모임, 대규모 행사 등 모든 방역 규제를 해제하고 일상에 가까운 체계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탈착과 관련해선 최후 보루로 남겨놓겠다는 게 당국의 의중이다. 손영래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마스크는 가장 최종적으로 (착용 완화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2주 뒤 상황에 대해 상황 자체를 보면서 얼마나 위중증 환자와 의료체계가 안정적인가 평가하며 거리두기 체계의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오는 4월 11일부터 전국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행하던 신속항원검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확진자 감소 추세와 함께 진료·치료까지 연계할 수 있는 검사 가능한 동네 병·의원이 확대될 것 등을 고려해 민간 중심 검사체계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현재처럼 우선순위 대상자에 한해 가능하다.
혼란을 막기 위해 정부는 4월 4일부터 4월 10일까지 지금처럼 보건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고위험군 등 검사 우선순위 대상자는 현재처럼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현재처럼 받고, 그 외 검사가 필요한 국민은 호흡기전담클리닉 및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소주병 날아오기 전… ‘그녀’가 알아챌 수 있었던 이유?
“엄호해!” “좁혀!” 날아오는 소주병을 알아차리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지난달 3월 24일 대구에 도착해 인사말을 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소주병이 날아들자, 여성 경호원이 양손을 번쩍 들며 소주병이 날아오는 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와 동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 주변을 다른 경호원들이 동그랗게 에워쌌다. 박근혜 전 대통령 머리 위로는 휴대용 방탄판이 펼쳐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 24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인사말을 시작한지 1분여만에 소주병이 날아드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영상 속 경호원은 남성이 소주병을 던지기 전부터 움직여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온몸으로 방어해 화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3월 24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지지자들 앞에서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립니다"라며 대국민 인사를 했다. 이어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들이었다.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사말을 시작한지 1분여만에 누군가 소주병으로 추정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물체를 던져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십여명의 경호원들은 "기습이다" "엄호해"라고 외치며 빠르게 박근혜 전 대통령 근처로 모여들었다. 방송사 카메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 사이 도로에 있는 깨진 유리병 파편이 잡혔다. 액체가 들어 있던 유리병은 박근혜 전 대통령 왼쪽 앞 3m 지점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조각이 났다. 당시 소주병 파편이 박근혜 전 대통령앞 1m까지 튀었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10여명의 경호원들이 순식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에워쌌으며 소주병을 던진 40대 남성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공유된 영상에서는 한 경호원이 물체가 날라오기도 전에 손을 번쩍 들며 위험한 상황을 알리고 온몸으로 막으려고 하는 모습이 잡혔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이 경호원은 날라오는 물체를 끝까지 지켜봤고, 자기 발 앞에 떨어지는 것을 눈으로 쫓아 확인한 뒤에 박 전 대통령에게 달려갔다. 주위에 있던 다른 경호원들 역시 물체를 던진 남성을 지켜보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주위로 빠르게 모여 들었고, 일부는 서류가방 형태의 방탄판을 펼쳤다. 불과 몇 초 만에 이러한 대처가 이뤄졌다.
해당 장면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화제를 모았고, 이를 본 누리꾼들은 "대단하다" "순발력 칭찬해" "엄지척" "경호원의 센스가 더 큰 사고를 막았다"등 반응을 보였다. 약 2분간 놀란 가슴을 추스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다시 발언을 이어간 뒤 인사하고 사저로 들어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날 경호한 경호원들을 대통령 경호처 소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기 만료 전에 퇴임한 경우 경호 기간은 임기 만료일로부터 5년이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 또는 그 배우자의 요청에 따라 처장이 고령 등의 사유로 경호가 더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5년 범위에서 규정된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소주병을 투척해 경찰에 체포된 남성이 자신은 인혁당(인민혁명당) 사건 피해자라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과를 하지 않아 화가 나서 소주병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인혁당 사건 희생자 추모기관인 4·9통일평화재단은 3월 24일 기자에게 보낸 보도자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쪽으로 소주병을 던진 40대 A씨가 사건 피해자들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대통령 경호처에서 21년 근무하다 퇴직한 장기붕 전 대경대 경호보안과 교수는 “근접 경호의 원칙을 충실하게 지킨 모범 사례”라며 “자세히 보면 여자 경호원이 소주병이 날아오기도 전에 손을 들고 소리를 친다. 날아오는 소주병을 본 게 아니라 투척하려는 동작을 본 것이다. 그 덕분에 소주병이 도착하기 전에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에워싸고 보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호는 2027년 3월까지 대통령 경호처에서 맡는다. 소주병 투척 당시 화제가 된 경호원 역시 대통령 경호처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날아오는 소주병을 향해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경호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 무술보다 중요한 ‘위협 평가’
대통령 경호처에서 근무하며 최규하 전 대통령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다섯 명의 대통령을 모신 장기붕 교수는 “보통 경호원이라고 하면 무술이 몇 단이냐를 많이 묻지만, 그런 건 경호 활동에서 아주 지엽적인 부분”이라며 “위협 평가, 고도의 집중력, 적절한 위치 선정, 지형·지물의 활용, 지휘권 단일화가 근접 경호의 다섯 가지 중요 원칙”이라고 했다.
1979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달리기 하다 쓰러진 일이 있었다. 카터 대통령의 몸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경호원이 대통령을 붙잡았다. 장기붕 교수는 “만약 이 상황에서 카터 대통령이 땅으로 쓰러졌다면 뇌진탕 등 더 심각한 상태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대통령이 과로로 쓰러질 가능성이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위협 평가), 대통령의 동작을 놓치지 않으며(고도의 집중력), 언제든 부축할 수 있는 위치(적절한 위치 선정)에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을 바로 붙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장기붕 교수는 “이번 박근혜 전 대통령 경호에서도 이 원칙들이 잘 지켜졌다”며 “경호원들은 실시간으로 주변 사람들을 살폈고, 소주병도 이 과정에서 사전에 포착됐기 때문에 날아들기도 전에 이를 알아챌 수 있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장소는 사방이 노출된 곳으로, 지형·지물을 활용한 경호는 어려웠다. 이 때문에 몸으로 막고 방탄판을 펼쳤다”고 했다.
◆ 그들에게 선글라스는 패션이 아니다
최근 윤석열 당선인의 현충원 참배 등에서도 경호원들의 모습은 돋보였다. 경호원들은 차량 측면에 한 손을 얹고 이동하거나, 차량 옆에 마련된 발판에 올라서 차량이 안전하게 현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당선인을 엄호한다. 윤석열 당선인도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를 받는다. 선문대 무도경호학과 강경수 교수는 “이동 중에 경호를 위해 사방을 경계하다 보면 차량 움직임에 신경을 쓰기 어렵다”며 “차량의 방향 전환과 속도를 손으로 느끼기 위해 한 손을 올려놓고 이동하거나 아예 발판을 설치한 차량을 타는 것”이라고 했다. 사방 경호가 끝나면 경호원들은 이동 중인 차량으로 빠르게 탑승한다.
경호원들이 자주 착용하는 선글라스 역시 경호의 일환이라고 했다. 강경수 교수는 “경호원들은 국가 행사에서도 눈을 감거나 고개를 숙이는 등의 묵념을 하지 않는데, 시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선글라스는 이물질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햇빛이나 조명 등으로 인해 시선이 흐트러지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선글라스를 끼면 경호원의 눈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경호원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한 틈을 노린 공격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 바람 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대통령 경호처 직원이 될까. 경호처는 공채 시험을 통해 경호원을 선발한다. 특정직 7급 공무원이다. 2021년 공채 시험 공고를 보면, 응시 조건으로 ▲20~35세 ▲토익 700점 이상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을 요구한다. 2018년까지만 해도 키(남성 174cm, 여성 161cm)와 시력(교정시력 0.8) 등 신체 제한 규정이 있었으나 사라졌다.
공무원체력전문학원인 팀무브먼트 이윤범 대표는 “경쟁률은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면서도 “매해 최소 수십대:1에서 100:1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윤범 대표는 “합격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몸 잘 쓰는 사람이나 무술 유단자들만 들어가지 않는다”며 “필기에서 PSAT시험을 보고, 체력검정과 영어 면접, 토론 등 굉장히 심층적인 절차를 거쳐 선발된다”고 했다.
체력검정의 경우 제자리 멀리뛰기와, 윗몸 일으키기 등을 실시하는데 남자의 경우 1분에 윗몸일으키기 59개 이상, 여자는 52개 이상을 해야 1등급을 받는다. 무술 유단자에 대한 기준이나 가산점은 없지만, 경호처 직원들은 대부분 높은 무술 단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2008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당시 경호처 소속 경호원들의 무술단수는 1인당 평균 5단이었다.
경호처에 들어가서도 매일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2006년 7월 대통령 경호처에서 ‘대통령 경호실 사람들’이란 부제를 달고 발간한 ‘바람 소리도 놓치지 않는다’에선 이를 ‘죽는 훈련’이라고 표현한다. ‘···경호 훈련의 핵심은 죽는 훈련이다. 유사시 몸을 던져 국가원수를 보호하는 대신, 자신이 죽는 연습인 셈이다.’ 이 자료는 평소 보안상의 이유로 노출이 제한됐던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매일 아침 목욕을 단정히 하고 빗질을 가지런히 하고 속옷을 깨끗하게 갈아입는 것은 최악의 경우, 깨끗한 모습으로 내 시신이 수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 경호처 직원들은 풍선 터지는 소리, 다이너마이트나 폭음, 총성과 비슷한 소리를 반복해서 들으며 당황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도록 훈련받는다. 또 우발적인 상황에서도 몸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이를 체득하는 훈련도 받는다. 잠깐 본 사물의 형태, 위치, 수량, 심지어 바람의 방향과 냄새까지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을 순간적으로 인식하고 기억해내는 훈련도 받는다.
장기붕 교수는 “군사 작전의 경우, 군사가 죽으면 병력 손실이기 때문에 은폐·엄폐가 중요하다. 그러나 경호원은 경호 대상을 지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 물체가 날아오는 방향을 향해 체위를 확장하고 몸을 날린다”며 “경호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소명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소방관이 불을 보면 도망가지 않는 것처럼, 생존 본능을 억제할 수 있게 해주는 건 결국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이라고 했다.
원주 명륜동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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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검사를 마친 음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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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비해 개화가 1주일은 늦은 원주의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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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훨씬 늦게 꽃을 피운 앵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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