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4장 18-22절 (새번역)
[18] 예수께서 갈릴리 바닷가를 걸어가시다가, 두 형제,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와 형제간인 안드레가 그물을 던지고 있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9]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나는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로 삼겠다.” [20] 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21] 거기에서 조금 더 가시다가, 예수께서 다른 두 형제 곧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셨다. 그들은 아버지 세베대와 함께 그물을 깁고 있었다. 예수께서 그들을 부르셨다. [22] 그들은 곧 배와 자기들의 아버지를 놓아두고, 예수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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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는 예수님께서 처음에 부르신 네 제자들 중 한 사람입니다. 공관복음서 (마태, 마가, 누가) 들은,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의 직업이 한결같이 어부였다고 말합니다. 또 시몬 베드로는 안드레의 형이었고, 야고보와 요한이 형제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네 사람이 모두 세례 요한의 제자였다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 먼저 다가왔던 사람은 안드레였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만나 뵙고, “이 분이야 말로 우리가 기다리던 메시아이시다” 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의 형 시몬 베드로를 예수님 앞으로 인도했습니다. 최초의 전도자가 된 것입니다.
복음서에 별반 안드레의 사적이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이 있었던 날의 기록에 그의 이름이 등장하고 (요6:8-9), 그리스 사람들이 예수님을 뵙고자 했을 때, 빌립을 통해 안드레에게 먼저 소개된 것을 봅니다(요12:21-22).
안드레의 신앙은 예수님의 승천 이후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그는 스키디아(흑해의 북쪽 연안 지방)로 선교여행을 했으며, 8세기에 스코틀랜드에서 그를 수호성인으로 추대했던 것을 보면, 그의 선교활동이 광범위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박해자에 의해 ‘X’자 형의 십자가에 달려 순교 당했다고 전해집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제자가 되는 데에 드는 비용’이라는 그의 글에서, 안드레를 묵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면, 그들은 즉석에서 순종하고 일어나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신앙고백을 먼저 들어봐야 한다거나, 또는 어떤 단계적 절차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즉석에서 따라나섰다고 했습니다. 그들이라고 해서, 결단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소가 왜 없었겠습니까?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또 가정의 상황에서도, 고려할 사항이 우리 못지 않게 있었으리라고 봅니다.
우리는 이런 점을 생각하지 않고, 다만 그들에게는 그런 어려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속단을 내립니다. 하지만 신앙상의 문제나 심정적인 갈등으로, 그들의 결행을 멈칫거리게 할 수 있는 내면의 계산이 얼마든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앞에서 부르고 계신 분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이 신앙 하나로, 부르심 앞에 아무 것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 절대적 권위 앞에 무슨 고려할 사항이 있었겠습니까? 안드레는 ‘무조건 순종’의 모본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안드레의 신앙을 기립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께로부터 이 세상에 오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뵈온 이래,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전도자와 사도로 모범적인 본을 보인 안드레 선배를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그의 무조건적인 순종을 본 받아, 저희도 인간적인 타산을 버리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다만 순종하는 믿음으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