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그린·신동아 이어 올 3번째 5호선 고덕역 인근 572가구 전용 84㎡ 15.5억에 손바뀜
2차 문턱 높아져 사업 변수 고덕현대만 요건 강화 前 통과 주공9단지 최종 탈락에 '긴장'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노후 아파트들이 연이어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근 고덕·상일동 일대가 고덕주공 재건축을 통해 ‘미니 신도시’로 변모하면서 명일동도 새로운 주거벨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다만 최근 ‘고덕주공9단지’가 적정성 검토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성, 정밀안전진단 조건부 통과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명일동 ‘우성’은 최근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1차 안전진단)에서 52.85점(D등급)을 받아 조건부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진단은 A~E등급으로 구분된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A~C등급을 받으면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E등급은 재건축 확정이다. D등급은 추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나 국토안전관리원의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를 거쳐 재건축 여부가 결정된다.
‘우성’은 1986년 준공해 올해로 36년차 아파트다. 최고 15층, 8개 동, 총 572가구 규모다. 지하철 5호선 고덕역과 가깝다. ‘고덕그라시움’ ‘고덕아르테온’ 등 고덕지구 신축 아파트와 명일근린공원 등을 사이에 끼고 있는 입지다. 지난 3월 이 단지 전용면적 84㎡가 15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른바 ‘명일 4인방’으로 묶이는 나머지 ‘신동아’ ‘고덕현대’ ‘한양’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덕역 인근에 모여 있는 이들 단지는 모두 1986년에 준공됐다. 명일동 ‘신동아’(570가구)는 5월 1차 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았다. 4개 단지 중 지하철역이 가장 가까워 ‘알짜’로 꼽힌다. 가장 속도가 빠른 ‘고덕현대’(524가구)는 2018년 정밀안전진단 요건을 강화하기 직전 통과해 재건축이 확정된 상태다. ‘한양’(540가구)도 최근 정밀안전진단 용역에 착수했다.
그 밖에 2400가구 규모의 대단지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도 3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고 통과했다. 지하철 5호선 명일역 인근으로 재건축 이후 3000가구 이상의 대형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최종 관문 넘기 쉽지 않을 듯
최근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가 2차 안전진단에서 탈락하는 등 재건축을 위한 최종 문턱을 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덕지구에 마지막 남은 주공아파트인 9단지는 지난해 말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51.29점(D등급)을 받았다. 이달 국토안전관리원이 진행한 2차 적정성 검토에서 62.70점(C등급)을 획득해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강석 고덕주공9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1차와 2차 안전진단 점수는 일반적으로 5~6점 정도 달라지는데 10점 넘게 차이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1차 안전진단 결과가 나온 다른 단지들 모두 ‘고덕주공9단지’의 1차 점수보다 점수가 높다. ‘우성’은 52.85점을 받았고 ‘신동아’와 ‘삼익그린맨션2차’는 각각 52.79점, 52.17점을 받았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로 적정성 검토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재건축 추진을 잠정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시는 국토부에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교부는 미온적인 반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서울시는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 안전진단 평가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을 기존의 50%에서 30%로 낮춰야 한다고 건의했다. 구조 안전성은 건물 붕괴 등 구조적 위험이 있는지를 따지는 항목이다. 비중이 높을수록 건물 구조에 심각한 결함이 있지 않는 한 안전진단 통과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국토부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