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중국 시진핑 프랑스 급접근 '에어버스 비행기 폭매'하는 무서운 이유 / 11/24(금) / 현대 비즈니스
첨단 반도체 개발과 대만 문제를 놓고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양국은 무력충돌을 피하기 위해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으나 첨단기술 관련 분야의 수출규제를 양측이 강화하는 등 응수가 계속된다. 한편 미·일·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이 대만 유사시 경계감에 대중 포위망을 펴는 가운데 중국은 호주, 프랑스에 급접근해 결속을 흔들고 있다.
◎ 미·중 공존공영 꿈으로 사라졌다
2010년대 들어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중국. 미·일·유럽은 당초 급성장한 중국에 대해 강대국으로서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면서 공존공영을 도모하는 길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감을 높인 중국은 거대 시장을 무기로 센카쿠제도 등 영유권 문제로 일본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돌아서고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요구한 호주로부터 와인과 보리 수입을 제한하는 등 경제적 위압을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 전 행정부가 아태지역 관여를 약화시킨 것이 중국의 성장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2021년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억누르기 위해 신경제권 구상 '인도태평양경제체제(IPEF)'를 추진. 법치와 자유주의를 표방하고 이 지역으로의 회귀를 선명하게 함으로써 동남아시아 등이 중국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싶다는 생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하는 중국의 봉쇄를 강화할수록 이에 호응하듯 중국이 강경한 자세로 돌아서는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하이테크 관련 기술에 대한 양측의 수출규제 응수다. 갈등이 고조될 경우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현실화된다.
◎일·미·유럽의 '시간 만료 작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대 목적은 「정권을 계속 유지한다」(전 외무성 간부)로 여겨진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3선 진입을 결정한 시진핑 씨는 4선도 넘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의 장기집권 시나리오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미국과의 갈등에다 부동산 시황 악화 등을 배경으로 한 중국 경제의 둔화다. 그런데 강권체제를 구축한 시진핑 씨에 대해 관리들은 "심각한 실태를 듣지 못했다"(금융 소식통)는 말을 듣고 있다. 이대로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지 못해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촉발된 극심한 불황에 빠져 정신을 차렸을 때는 늦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대만의 무력통일을 불사할 태세다. 한 외교 분석가는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시진핑 씨는 국민의 관심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 대만 침공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과 네덜란드는 대만 유사시를 피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제조장치 등의 수출규제를 엄격화했다. 「중국에 의한 반도체의 군사 전용을 저지한다」(경제 산업성 관계자)가 목적이다.
우크라이나 분쟁 등 현대의 전쟁은 첨단기술을 구사하는 자가 전황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말하자면 기술을 제압하는 자가 전쟁의 승자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첨단기술에 접근하는 길을 끊음으로써 중국의 군비 확장을 늦추고 시진핑 씨의 시간 만료 전략을 미·유럽은 그리고 있다.
반면 엄격한 수출규제는 미일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과 중국 모두에 타격을 준다. 중국은 미일 등에의 대항 조치로서 첨단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게르마늄이나, 전기 자동차(EV)용 모터에 사용되는 희토류의 수출 규제의 강화를 단행했다. 무역이 제한되면 세계 경제의 분단은 심화되고 부작용이 더 크다.
대중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본심을 갖고 있는 일본은 「미국에 어쩔 수 없이 응해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전 관저 관계자)가 실태다. 정부 관계자는 "미중 관계가 호전되면 일본이 사다리를 벗어날 위험이 있다는 점도 각오하고 규제 강화를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시진핑이 박는 쐐기
G7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이 중국의 경제적 위압에 맞설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중국이 결속에 쐐기를 박듯 거리를 좁히고 있는 나라가 프랑스다. 마크롱 대통령이 4월 방중해 시 주석과 회담. 중국 측은 마크롱의 방중에 맞춰 에어버스 항공기 160대 구입과 불산 농산물 수입 확대를 내세웠다. 경제적 당근을 과시함으로써 다른 선진국들도 흔들겠다는 의도다.
이어 11월 베이징을 방문한 앨버니지 호주 총리에게 시진핑 씨는 "근본적인 이익 충돌은 없다" 고 호소하는 등 우호 분위기 연출에 부심했다. 호주는 안보 면에서는 중국에 양보하지 않는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경제관계 정상화를 열망하고 있다. 향후의 중-호 외교가 중국 페이스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대선이 내년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중 관계가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민주 공화당 대선주자 모두 내수용 어필로 대중 강경 대응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이든 씨와 시진핑 씨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에서 군사대화 재개 등에 의견을 모았으나 대만 문제 등으로 양국의 골이 깊었던 것으로 다시 한번 드러났다. 바이든 씨가 중시하는 IPEF에서도 각국의 손발이 완전히 맞지 않아 큰 성과 발표에는 이르지 못했다. 미중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대만 유사시 발생 리스크를 안고 있는 아태지역 정세는 혼돈스러운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