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31 11:19
갑신(甲申)년 새해 새신랑들을 주목해보자.
지난해 말에는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의 결혼이 줄을 이었다. LG 이병규(30), 두산 홍성흔(27) 등 여성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국내 프로야구 선수 10여명이 총각 생활을 청산했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서니’ 김선우(27)도 신부를 맞아들였다.
LG에서는 올 시즌 재기를 노리는 이병규가 동갑내기 무용강사 류재희씨와 지난달 화촉을 밝힌 것을 비롯해 지난해 탈삼진왕에 오른 투수 이승호(28), 투수 김민기(27) 등이 웨딩마치를 울렸다. 현대 유격수 박진만(28)과 내야수 전근표(27)가 나란히 항공 승무원 출신의 미녀 신부와 인생을 새로 설계하기 시작했고, 포수 김필중(29)은 한살 아래 초등학교 교사를 아내로 맞았다.
두산 홍성흔은 모델 출신의 김정임씨(31)와 결혼하며 화려한 싱글 생활을 접었고, 투수 손혁(31)도 오랫동안 교제해온 프로골퍼 한희원과 화촉을 밝혔다. 국가대표 출신의 롯데 내야수 신명철(26)과 한화 투수 박정진(28)도 가정을 꾸렸다.
이들 새신랑들에게 결혼은 축복인 동시에 부담이다. 한층 안정된 생활 덕에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도 있지만 자칫 신혼재미에 빠져 결혼 전후의 성적이 뚜렷이 비교되면 세인들의 묘한(?) 눈총을 면할 길이 없다.
앞서 결혼한 이들의 선배들도 마찬가지였다. 새신랑 시절 잘하면 잘하는대로 또 못하면 못하는 대로 팬들의 입방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팬들이 이들 새신랑의 이듬해 활약과 부진의 원인을 모두 결혼으로 돌렸던 것이다.
이런 부담 탓인지 LG의 새신랑 삼총사는 일찌감치 괌에서 내년 시즌에 대비하고 있고, 두산 홍성흔 등도 연말을 맞아 신부에게 다짐을 하며 훈련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결과는 물론 시즌 뚜껑이 열려봐야 알 수 있다. 팬들로서는 어쨌든 올 시즌 이들이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윤승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