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생닭 수출 검역장벽 막혀 K치킨의 맛 못살리는 해외진출 11251125 이데일리

필리핀 깐부치킨, 한국산 닭 요청 생닭 수출 안돼 현지 운영사 좌절믿을만한 해외 파트너 구하기도 문제필리핀에서 깐부치킨 매장 인테리어는 물론 치킨 소스와 파우더(튀김옷) 심지어 국내산 닭고기까지 가져가 한국의 치맥(치칸과 맥주) 문화를 현지에 구현하고자 했다.염지 기계를 공수한 후 깐부치킨의 염지 기술까지 전수받은 업체는 국내산 닭만을 수입할 수 없었다.한국과 필리핀이 수입위생조건 협정(겸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아 국내 축산물을 필리핀으로 수출할 수 없었던 탓이다.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모인 '세기의 치맥 회동'으로 주목받고 있다.하지만 해외 진출 시 검역 조건 등 비관세 장벽으로 K치킨이 완전한 날개를 펴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프랜차이즈 같은 경우 공급망 안정성과 원가 경제적 차원에서 현지 생닭을 조달하는 게 일반적이긴 하지만현지 기업이 국내산 생닭을 쓰고 싶어도 못 가져가는 게 현실이다.K푸드가의 영토가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치킨은 반쪽짜리 K치킨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깐부치킨 본사 관계자는 '메이드 인 코리아' 선호 현상으로 한국산 닭이라고 하면 해외에선 더 좋아하고 한국 브랜드를 완성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현실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실제 현재 국내산 닭은 삼계탕처럼 열처리 가공된 닭고기만 유럽연합(EU) 등으로 수출이 자능하다.생닭은 대부분 지역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이른바 '똘똘한 마스터프랜차이즈'(MF) 찾기가 어려운 점도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을 통한 K치킨 세계 비상을 어렵게 하는 난기류다.깐부치킨은 젠슨 황 회동 이후 일본, 미국, 베트남, 홍콩,중국 등에서 러브콜을 많이 받았지만 해외 진출에 신중한 모습이다.깐부치킨 관계자는 '해외에서 제대로 된 '깐부치킨으로 승부를 보고 싶은데 해외에는 점포 별 차이가 심하고현지 1등 기업이라도 메뉴, 매장, 서비스 관리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살제 깐부치킨은 지난해 4월 일본 하리주쿠에 해외 2호 매장을 열었지만 현지 파트너의 불만족스러운 매장 운영으로같은 해 12월 매장을 닫았다.                                                                                                                                                           노희준 기자'세계화 골든타임' 맞이한 K치킨 ...정부지원 절실검역협정 체결해 생닭 수출길 열고...'똘똘한 현지 파트너' 연결해줘야 AI청정국 지위 못 얻어 수출길 막막검역협정 국가 확대하고 DB화 필요파트너사 기술 탈취 등 리스크 상존신뢰할 현지 기업 발굴.연계 절실제내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모인 '세기의 치맥 회동'으로K치킨이 글로벌시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비관세 장벽을 허물지 못할 경우 절반의 K치킨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4일 업계에 따르면 K치킨이 해외로 나가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하나는 원재료(생닭,닭고기)나 가공식품(가정간편식 냉동치킨, 닭고기 만두, 닭고기 소시지 등) '식품' 형태로 나가는 경우이며나머지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으로 수출되는 경우다.나라별 검역협정 여부 달라 협상 불리이중 현재 가장 막혀 있는 부문은 생닭 등 식품분야다.이는 국내가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 세계 여러나라와 검역협정을 채결하지 못해서다.검역(위생)협정이란 한 국가가 다른 국가로부터 동물, 축산물, 식품 등을 수입할 때 질병이나 병원체, 유해물질에서 안전하다는 것을보장하는 정부 간 합의(약속)문이다.시ㅏㄹ제 'K보양식' 삼계탕은 지난해 5우러에야 유럽연합(EU)에 수출되기 시작했다.1996년 정부가 EU에 수입 허용을 요청한 이후 27년 만인 2023년 12월 '열처리 달고기' 제품에 한해 검역협정이 타결됐기 때문이다.지난해 K푸드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인 130억달러임에도 대한민국 전체 수출액 7000억달러에 견주면 2%에 불과한 이유가바로 검역협정 미체결로 인한 식품 수출 품목이 크게 제한돼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문제는 검역협정이 개별기업의 대응 차원을 넘어서는 외교와 통상의 영역이라는 점이다.기업들은 치킨, 돼지고기, 소고기 등 품목별 나라별 검역협정 체결 여부도 제각각 달라 현황 자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품목별 나라별로 내용이 다 다르기 떄문에 검색으로 한번에 알 수 있는 DB화 작업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잘 안 되고 있다'고 했다.이상현 고려대 생명과학대 식품자원 경제학과 부교수는 '식품외 산업 부분은 세부 산업별, 품목별로 국가별 이슈가 잘 조사돼 있는데식품업계는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보가 잘 쌓여 있지 않으면 협상에서 불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국가별로 식품 원재료 및 조리 과정에 대한 인증 기준이 상이한 것은 가맹사업을 통한 K치킨 수출에서도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깐부치킨이 필리핀 깐부치킨 지점에 수출하는 국내 소스와 파우더 제품에 대한 현지 식약처 심사를 받는 데도 9개월이 걸렸다고 한다.깐부치킨 관계자는 '국가간 별도의 협약을 통해서 심사기간을 단축해주면 굉장히 수출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봤다.현지파트너, 단기수익 치중 '품질 뒷전'또 프랜차이즈 모델로 K치킨 세계화를 하는 데는 '똘똘한 MF'를 찾는 것이 난제라는 지적이다.MF란 특정 프랜차이즈의 해당 국가 독점 운영권을 부여받은 현지 기업을 말한다.해외 진출은 크게 직영 법인을 통한 '직진출'과 현지 파트너기업과 손잡고 진입하는 MF계약 모델이 있는데현실적으로 공격적인 출점을 위해서는 MF모델을 적절히 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BBQ, BHC, 교촌치킨도 모두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MF모델을 쓰고 있다.문제는 신로할 만한 현지기업을 찾는게 '하늘의 별 따기'라는 점이다.현지 파트너 역량이나 조직 규모, 국내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선정 후에는매장 운영 등에서 통제역이 떨어져서다.이는 곧 본사와 MF 간의 동상이몽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본사는 '장기적인 QSC(품질,서비스,청결) 관리'가 목표지만, 현지 MF는 단가 수익에 매몰돼 QSC를 무시하고가맹점 수만 늘리는 '가맹점 장사'에 치중할 수 있다.실제 교촌치킨은 2016년 일본에 1호점을 개점한 후 9개월 만에 폐점 조치했다.일본 외식 전문기업 푸드플래닛과 계약을 맺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파트너사 재정악화와 무리한 문어발식 사업확장이 맞물려사업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더 치명적인 것은 기술 유출과 법적 통제력 상실이다.MF 계약은 핵심 레시피와 운영 노하우를 넘기는 것인데, 파트너가 로열티를 미지급하거나 레시피를 뺴돌려 유사 브랜드를 만들어도 국내 본사가 해외에서 법적 분쟁을 통해 이를 통제하기란 어렵다는 지적이다.결국 정부의 우수한 파트너 발굴 작지원과 연계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프랜차이즈 해외진출기업에 대한 공신력 있는 리스트가 미구축된 상황'이라며'공공부문에서 해외 투자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희준.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