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가을이 가고 엄동설한 겨울이 일찍 찾아왔다.
광주 온지도 어느덧 1년이 넘으니 광주의 모든 것에 정이 들기 시작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광주의 삶을 뒤돌아보며
그 중에 보람된 일을 찾아보니 역시 지역사회 봉사활동이 제일이다.
아직은 내 가진 것을 나누는 것에 익숙치 못하여 금전적 기부는 못하지만
회사의 역할을 이끌며 그 중 지역사회 배려와 봉사를 정례화 하면서
그 일을 앞장서 하는 육체적 기부를 행하며 큰 기쁨을 갖는다.
모기업이 특장차분야중 장애인차량등에도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오래전부터 장애인협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지원했는데,
광주에서는 우리회사가 광주장애인협회에 여러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도 4월중순 장애인의 날에 협찬을 하고 천여명의 식사를 제공했다.
식사는 메밀국수를 따끈한 국물과 같이 제공하는데, 함께 주는 김밥보다도
메밀국수를 두 그릇씩 먹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회사에서 재료를 가져가서 직원 20여명이 분담하여 현장에서 뜨거운 물에
데친 후 미리 준비해간 국물을 넣어 쟁반에 담아주면 자원봉사자들이
행사장안으로 날라다 주는데 천여명분을 제공하는 게 보통이 아니었다.
행사가 끝난 후 장애인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고 해서
아예 정기적으로 급식봉사를 하기로 하고 우선은 2개월에 한번씩
광주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500명분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첫 행사로 7월에 회사 직원들 15명이 직접 가서 식당밖에 별도로
간이식당을 만들어 메밀국수를 만들어주면 자원봉사자들이 날라주는데
나도 쟁반을 들고 직접 배식을 해보니 좋아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그날부로 장애인 종합복지관장하고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9월엔 추석 특별식으로 오곡밥과 고기반찬으로 배식을 하였는데
메밀국수를 기대했던 장애인들이 일부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11월엔 다시 메밀국수로 바꾸어 500인분을 준비해가서 급식봉사를 하는데
어느덧 쌀쌀해진 날씨에 식당밖에 준비해간 재료들로 임시 주방을 차려서
물을 끓이고 배식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는데 눈발이 흩날린다.
자원봉사자들 틈에끼어 직접 쟁반에 담아 식당안에서 기다리는 장애우들에게
따끈한 메밀국수를 배달하니 감사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배식이 끝나고, 직원들과 남은 메밀국수로 점심을 먹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모두가 흐믓해 한다.
비록 네 번의 급식봉사였지만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들을 위한 봉사는 우선은
건강한 내 자신에 대한 감사와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 그리고 그것으로 따뜻한 정을 나눔에 대한 기쁨이었다.
덕분에 광주 장애인협회의 몇차례 공식행사에서는 최고 귀빈자리에 앉는
영광이 주어졌고, 광주시장, 시의회의장 등으로부터 여러 차례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12월이 되니 격월로 장애인 복지관을 통한 급식봉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마음으로 광주지역 불우이웃을 위한 봉사가 없을까 고민하면서 노사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일체감을 조성하고 봉사에 대한 기쁨을 나누는 방법으로
김장을 담가서 불우이웃들에게 나누어주는 방법을 생각하였다.
마침, 전남대 최고경영자과정에서 만나 제일 친하게 지낸 사업가로 광주 남구의
주민자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친구의 요청으로 광주 남구의 최빈층 임대아파트
단지를 지정하여 김장김치 500포기를 담가 전달하기로 하였다.
절임 배추와 양념, 김장 담그기 위한 각종 장비들, 박스등을 한트럭 싣고
직원 20명과 서울에서 온 집사람 대동하고 아파트단지내 주민자치센타 건물
옥상에 도착하니 그곳 주민 자원봉사자 5명이 합류하여 본격적인 김장담그기
행사가 시작되었다.
재작년에 집에서 김장담글 때 쪼그려앉아 김장속 버무려 담그기를 해봤던
경험으로 여럿이 함께 김장을 담그니 힘도 들지 않고 재미있다.
무엇보다 이 김장이 어려운 이웃의 겨울 식량이 될 거라는 생각이 힘들기보다
즐겁고 신이 나는 일이었을 터이다.
연말행사로 바쁜 구청장, 구의회 의원 등 지역유지들이 쉼없이 와서 감사인사를
하고, 구청장은 내 옆에서 직접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를 한다.
자치센타 안 노인정에는 삶은 돼지고기, 막걸리, 찰밥하고 막 담은 김치로
상을 차리고 동네 노인들을 모시고 잔치를 한다.
김장 담그기 행사를 종일 예상했는데 두어 시간도 못되어 다 끝내고,
직원들도 모두 모여 점심을 먹는데, 금방 삶은 돼지고기도 일품이지만,
직접 담근 김장김치가 얼마나 맛있는지 연신 막걸리로 건배하며 봉사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가슴 벅차한다.
담근 김치를 분배하는 것은 주민 자치대에 맡기고 그중 세곳을 방문하여 직접
전달을 하니 감사하는 마음을 표한다.
김치를 배분하기 좋게 박스에 담고, 단지내 노인정등에 제공할 김치는 별도로 큰 박스에 담아 인계를 하고 모여 사진을 찍고 마무리를 하니 가슴 뿌듯하다
올 겨울 내 손으로 담근 김치가 불우한 이웃들의 식량이 될 것을 생각하며
비록 큰 기부는 아니지만 직접 봉사를 하면서 주는 기부가 더 큰 의미가 있다며
함께한 직원들과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이웃을 위한 봉사와 자선기부의 방법과 종류도 많지만, 무엇보다 작은 봉사부터
실천해가면서, 살아가기 위한 업으로부터 해방이 되면 좀더 많이, 그리고 좀더
많은 시간을 봉사하고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첫댓글 돈으로 기부보다는 몸으로 실천하면서 봉사하는것이 더욱 갑진보석이지 않을까
돈이야 언제든 하면되고 몸으로 하는 봉사는 몸과 마음이 다라야 하기 때문이지
감사한일이다
그래,,,,,몸으로 하는게 사실은 더 힘들지.....그래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것은 돈이기도 햐.......그 아가씨 김치를 참 맛잇게 먹네......계속 먹어서 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