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중심부를 순환하는 2호선. 48.8km의 길이로 한때 세계에서 가장 긴 노선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서울의 대중교통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출퇴근길을 책임지는 든든한 파트너이자 대학생의 발이 되는 2호선의 하루는 언제나 바쁘기만 한데. 그래도 빡빡한 일상을 어루만져 주는 맛집들이 있어 인생의 즐거움이 더해지는 법. 때로는 이색적인 별미로, 때로는 매력적인 술안주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는 2호선 껍데기 맛집을 소개한다.
원조부안집
맛집 많은 영등포구청에서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최애템은 숯불에 구워 먹는 삼겹살과 벌집 모양의 껍데기. 기름기가 쫙 빠져 느끼함 대신 고소함만이 남아 맛을 더한다. 담백한 콩가루나 입맛 돋우는 특제 양념에 콕 찍어 먹으면 질림 없이 마무리할 수 있다. 고기의 맛을 더해주는 전라도식 파김치와 공깃밥 대신 10분 동안 준비되어 나오는 계란밥, 냉면 대신 나오는 막국수 등 독특한 아기자기함을 더했다.
상수역 4번 출구에서 5분 이내 도착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클래식한 인테리어의 소담한 가게지만 국내산 특급 암퇘지만을 사용하는 맛집으로 유명한 곳. 칼집을 낸 껍데기는 튀지 않도록 석쇠를 이용해 누르는데 다 굽고 나면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 된다. 겉은 바삭 속은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하나만 시켜도 2명이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사이즈지만, 삼겹살 3인분을 주문하면 껍데기 1인분을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니 참고하시길.
상호부터 범상치 않더니 오래된 건물의 자연스러운 멋을 그대로 살려낸 인테리어가 껍데기 맛에 감성을 더한다. 집 된장에 깻잎을 넣어 이틀간 숙성시킨 카스텔라 껍데기는 탱글하고 쫄깃한 맛이 돋보인다. 체더치즈를 듬뿍 넣어 만드는 치즈 껍데기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껍데기 위에 특제 간장소스를 뿌려 먹으면 짭조롬한 맛이 감칠맛을 더한다. 파무침, 계란말이, 젓갈 등 밥과 먹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갈한 밑반찬들은 이를 도와 푸짐한 한 상을 만들어낸다.
상호마저 껍데기를 대표하고 있어 어쩐지 더욱 마음이 간다. 서민의 별미답게 부담스럽게 꾸미지 않은 가게 내부가 편안함을 더한다. 이곳의 주메뉴는 헷갈릴 것 없이 껍데기. 특히 초벌하여 나오는 껍데기는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잘라내어 일분일초의 낭비도 허락하지 않는다. 손님들은 상 위에서 살짝만 더 구워 바로 먹으면 된다. 적절히 먼저 구워져 나오기 때문에 강철처럼 딱딱하지 않고 쫀득함만 돋보인다. 불향 입은 껍데기는 자꾸만 먹고 싶어지는 맛이다.
냉동육이 아닌 제주산 암퇘지 생고기를 급속냉동시켜 썰어내는 삼겹살집으로 제주산 통껍데기를 맛볼 수 있다. 날계란을 풀어먹는 특제 소스와 멜젓 등 다양한 양념을 곁들여 먹는 삼겹살과 직원이 남다른 스킬로 정성껏 구워내는 두툼한 벌집 껍데기 모두 인기다. 먹음직스럽게 익은 껍데기에는 특제소스를 얹어 마무리한다. 느끼하지 않고 쫄깃한 맛이 살아있어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콩가루를 찍어 먹어도 고소함이 두 배가 된다.
널찍한 2층 규모의 크기라 여럿이서 와도 쾌적하게 먹방을 즐길 수 있다. 묵직한 일등급 삼겹살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는 이곳의 히든카드는 다름 아닌 한정 수량 판매되는 껍데기. 재고가 소진되고 나면 먹기 힘들기 때문에 확인 후 찾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덩어리째 나오는 것과 달리 한 입 크기로 잘라져 있어 한결 먹기 편하다. 바삭함이 느껴지도록 노릇노릇하게 구운 껍데기가 입안에서 쫀쫀하게 달라붙는다. 달콤한 특제 소스에 찍으면 질릴 걱정이 없다.
타일 느낌의 테이블과 아늑한 인테리어가 노릇노릇 익어가는 고기와 어울린다. 열무김치, 멜젓, 명이나물, 된장찌개 등 기본 찬이 훌륭한 편이다. 빨간 양념 옷을 입은 껍데기는 이곳에 빠지지 않는 필수 아이템. 소금구이와 함께 구성된 모둠세트를 시키면 서비스로 먹을 수 있다. 숯불을 사용해 구워내는 껍데기는 쫀득한 식감과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다. 달큼한 양념 껍데기에 반하면 술이 술술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꿀 조합인 콩가루도 일등공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