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년고찰지 연동사를 다녀와서.....
오랫만에 중국에서 들어와 여러 업무들을 보느라 광주에서 며칠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3년전 광주를 떠날때와는 달리 변해져 가는 도시를 보며 여러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시간여유가 조금 있어서 였는지는 모르나 예전에 무척이나 따뜻하게 나를 대해 주셨던 어느 스님한분이 생각났습니다.
광주인근의 담양에 있는 사찰로 절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정말 조그마한 산사에 계시는 '원행'이라는 법명을 가지신
스님입니다.
저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이절과 스님을 굳이 좋아하게 된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입니다.
천년고찰지라는 스님의 설명도 있었지만 청아한 산속의 풍경에 사람의 손때가 묻어 있는 사립이며 온갖 산과들에서 나온 정이 깃든
작품들.....
고려시대쯤으로 추정되는 석탑과 자연암반을 지붕삼아 자리하고 있는 편안하고 인자한 모습의 지장미륵보살로 보이는 거대한
석불등과.....

(스님은 절의 곳곳에 그림도 그리고 조각도 해서 오는이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어울림이 주는 아주 특별한 느낌들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내가 그것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이상하지만....
모든게 상업세속화가는 요즘을 생각해 보면서....
아마 고려시대쯤에는 이땅에 불교가 막 들어왔을때에는 이처럼 순수한 초막흙집에....
아무 욕심이 없는 이런모습으로 시작을 하였지 않겠냐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마음을 푸근하게 하기도 하였던....
자연스러움이 주는 순박하기 그지없는 이곳만의 풍경들을 이곳에서는 맛볼수 있었습니다.
수명이 다했을때 자연에 순화되지 않는 소재들은 되도록이면 피하고 자연에서 나오는 돌과 황토등을 고집하며....
기와한장 들어가지 않고 스님이 지은 집.
아랫목 구들의 그 따뜻한 온기는 하루밤을 지새우는 나그네에게 그대로 고려시대쯤의 기분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정답고 토속적인 산사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들풀과 계곡의 바람소리도 좋지만 ....그보다도 더좋은것이
있습니다.

이곳의 원행스님,
그분을 찾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10여년을 훌쩍 넘겨버린 세월동안 스님은 혼자서 이곳 절을 발굴하고 터를 찾아 황토와 돌만으로 거처를 만드시고 법당을 발굴 복원하셨다는
수도승의 고행같은 이야기하며.....
여기저기 어느곳 이든 눈길 닿는곳이면 이것저것 솜씨 좋으신 스님의 나무조각에....
진흙으로 만들고 다듬어 놓은 친근한 달마와 나한상들.....
불사를 위해 가져다 놓은 기와조각이며 나무가지나......
희멀건 박에까지도 달마상을 그려놓으시고.....
이처럼 아기자기한 산사의 모습들은 그대로 그림이고 이야기들입니다.

'오랫만에 먼길에서 처사님 오셨다'
하시며 손수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펴가며 음식을 장만하시는 그모습은 예전 항상 나를 반겨 맞이해주시던 그모습 그대로 이여서 너무나
정겹습니다.
인근의 금성산성을 찾는 등산객이나 오가는 손님들에게.......
따듯한 차한잔은 항상 잊지 않고 권하시며...
절아래 텃밭으로가서 싱싱한 가지며 호박등을 따서.....
어느새 만들어진 음식을 들고 계곡물가로 가지고 가 먹으며 지난 시절이야기에 내안부 걱정하심 또한 여전하십니다.

어느듯.....
고즈넉한 초저녁이 되어 찾아온 객을 위해 보살님과 더불어 손수 밥을 짓고 찬을 만들시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고.....
피어오르는 연기는 이내 산사의 아래계곡을 따라 소리없이 내려가며 하얀 운무같은 회백색 실루엣으로 이내 초서흐르듯
스르르 붓질하는양 펼쳐보이며 내발길을 잡고 있습니다.
나또한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지도 못하고......
핑게삼아 카메라를 들메지고 여기저기 예전에 낯익었던 모습들을 속절없이 담아봅니다.

어느해 여름인가 스님을 비룻한 여러사람들과 같이 며칠간의 봉사로 만들었던 기억이 생생한 연못은 어느듯 이기가 끼어 지나온 시간들을
이내 쏟아내며 이야기 하는듯합니다.
기둥만 세우고 타지로 향해버린 나를 나무라듯이나 공방은 반듯하게 자리잡아 있고....
그곳에는 오직 스님혼자 오백나한불사를 하시는 모습이 방안가득 향기롭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동굴법당에는 고려시대부터 벽화를 그리고 오백나한을 모셨다는 기록이 있어 스님은 그것을 복원하시고자 이처럼 홀로 불사를
하고계십니다)


(절주변에 있는 자연 차나무 열매)

(스님이 박에 그리신 달마상)

(한때 불자들 사이에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우담바라꽃(그뒤로..잠자리
알이라던가?) 부처님 앞에 갖다놓은 돌에 피어 있었음)
행정관청에서는 우람한 소나무들을 베어내고...
이곳특산인 대나무를 여기저기 심고 있습니다.
주변분들의 협조로 연동사에도 곧 불사를 하신다는 말씀에....
너무나 기쁜마음 안고 연기 가득한 길을 따라 말없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3년전 처럼 항상 변하지 않는 마음을 열어놓으시는 스님께서는 항상 마음의 평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곳의 산사를 찾아 오시라 하십니다.
불사가 이루어진다는 길을 걸어나오며.....
내가 알고 있는 스님이기에.....
예전의 아름다운 기억들속의 연동사를 온전히 보존하실거라 믿어봅니다.
계곡아래쪽으로 불사가 이루어진다니.......
스님의 혜안이 그대로 보이는듯 하였습니다.
맑은도량으로 키우시고자 하는 그 바램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빌어봅니다.

(금성산성 쪽 길에서 내려본 노천법당)

(동굴 기도법당 모습)

(금성산성쪽 노천법당에서 본 스님이 기거하시는 곳)

(마을로 내려가는 계곡따라 새로난길...보이는 저길 끝자락쯤에 불사를 하신다
하였음))
참으로 오랫만에 연동사를 다녀왔습니다.
변하지 않는 예전의 모습들을 그대로 다시 볼수 있음에 감사를 보냅니다.
서울...그리고 중국의 이곳저곳을 거칠것 없이 돌아다니면서도.....
항상 맘 한켠에 남아 있는곳.....
언젠가 돌아가고픈....
내가슴 깊은곳에 자리하고 있는 약속의 땅같은....
이곳이 있기에.....
사치스럽게도 귀소본능을 굳게 믿어 보는것은....
한없이 초라한 유랑자 행색의 나의 모습이지만 .....
힘든 오늘을 이길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항상...내기억속의 연동사는.....
흙으로 지은 초막속에.....
사람내음이 그득한.....
아름다운 곳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곳에 사랑하는 님들을 초대하고 싶을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