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27명의 왕 중에 가장 나쁜 왕을 한 명 고르라 하면 과연 누구일까!?
주관식의 그리 명확한 질문의 요지가 없으니 쉽게 떠오르지는 않을 문제 같긴 한데,
왕의 존호(尊號)도 받지 못하고 끝내 군(君)의 명호를 받은 연산군이나 광해군일까?
사람의 인지 성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조선시대 27명의 왕 중에
자기 친자식을 죽인 왕이 딱 두 명이 있다.
하나는 사도세자를 죽인 21대 왕 영조(英祖)이고,
하나는 소현세자를 죽인 16대 왕 인조(仁祖)이다.
21대 영조는
우리가 알다시피
사도세자를 궁안에서 뒤주에 가두어
신하들이 모두 보이는 곳에서 공식적으로 죽였고,
16대 인조는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가 고생고생하다 돌아온 소현세자를
돌아온 지 채 몇 달도 되지 않아 몰래 독약으로 죽였다.
물론,
소현세자의 죽음의 배후(背後)가 공식적으로 역사적으로 교과서에 씌어 있지는 않으나
독약에 의한 사망은 확실하고, 문헌에 의하여 그 배후만 특정되지 않았을 뿐
대부분의 학자나 전문가는 소현세자의 아버지인 16대 왕 인조가 한 짓이라는 것을
절대 부인하는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16대 왕 인조가 소현세자를 죽였다는 방증(傍證)은 뒤이어 계속 나온다.
영조와 인조가
자기 친자식을 죽인 사실은 같으나, 그 이유나 목적은 아주 서로 다르다.
영조는
사도세자가 자기의 뒤를 이어 왕이 되었을 때
그동안에 사도세자가 보인 패륜(悖倫)적 행동으로
조선이라는 국가와 백성을 망칠 우려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그 원인을 제거할 목적으로 죽인 것이지만
인조는
청나라에서 갓 돌아온 소현세자가
청나라를 등에 업고 청나라와 내통하여
자기를 몰아내고 왕이 될까 두려워
자격지심(自激之心)으로 소현세자를 독약으로 죽인 것이다.
또한
영조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며 자기의 손자인 정조를
세손(世孫)으로 키워 자기 다음의 차기 왕으로 세웠으나
인조는
자기의 손자인 소현세자의 아들 셋까지도 죽게 했다.
소현세자를 독살시킨
인조는
자기 며느리인 세자빈에게도 사약을 내려 죽이고
소현세자의 아들 셋인 석철, 석린, 석견을 제주도로 유배 보내 죽게 했다.
소현세자의 아들 셋은 당시 10살도 안 되는 나이에 제주도로 유배 가
첫째와 둘째는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죽었고
막내 석견이만 살아남았으나 그 또한
이러한 충격과 스트레스로 22세에 사망했다고 한다.
인조가
아무 죄도 없는 소현세자를
독약으로 죽이고 세자빈을 사약을 내려 죽이고
자기 손자들까지 모조리 죽인 것은
청나라를 너무나 대단히 의식한 결과로 충분히 유추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나라를 끝까지 구하겠노라고
솔선하여 청나라로 인질로 갔다 온 소현세자는
무능한 아버지를 만난 탓에
비분강개(悲憤慷慨)하고도 부족한,
비운(悲運)의 세자가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조(仁祖)는
광해군의 뒤를 이어
서인(西人)에 의하여
반정(反正)으로 왕이 되었지만
호란을 두 번이나 겪은 아주 무능한 왕이라는 생각을 하고
소현세자 독살의 주범일 것이라는 추측은 하였으나
며느리, 손자까지 죽이고 죽게 한
아주 악독하고 파렴치한 인간이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역사책을 읽다
정말 스스로 비분강개하게 되어 자유롭게 쓰는 글입니다.
오늘 역사책을 읽다가
인조가
이러한 행위를 한 저변의 이유는
자격지심(自激之心)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으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것이 자격지심이라 할 수 있고
그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또 다른 생각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댓글
또 배웠네요,
청명한 가을날
독서의 계절~
지식까지 담아 봅니다
좋은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