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의 말씀은 BC 588, 바벨론의 제4차 침공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이 BC 586년에 함락되었으니 남왕국 유다가 멸망하기 2년 전입니다. 바벨론이 예루살렘을 에워싸고 라기스(Lachish)와 아세가(Azekah)라는 성읍만 남은 상태입니다(1절, 7절). 라기스는 예루살렘 남서쪽 43km 지점에 위치한 성읍으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성읍이었으며, 아세가는 예루살렘 남서쪽 33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성읍인데, 아세가도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성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예루살렘과 남왕국 유다를 바벨론 왕의 손에 넘길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이러한 말씀을 남왕국의 왕인 시드기야에게 가서 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1절, 2절). 남왕국 유다가 멸망하고, 예루살렘 성은 함락될 것이며, 시드기야 왕은 바벨론 왕에게 넘겨져서 바벨론 왕을 맞대면하게 될 것이며,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십니다(3절). 남왕국 유다의 종말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시드기야가 바벨론 포로로 끌려가더라도 칼에 죽지 않고 평안히 죽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4절, 5절). 이 말씀은 시드기야 왕이 처참하게 죽지 않고, 수명을 다하여 죽게 될 것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유다) 백성이 선왕(先王)들을 기리고, 슬퍼하듯이 시드기야 왕도 죽은 후에 그러한 예우(禮遇)를 갖출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5절). 남왕국 유다의 마지막 왕이고, 남왕국 유다가 멸망하는 비참함을 보면서 포로로 끌려가게 되지만, 그나마 어느 정도 인정받는 왕으로 남을 것에 대한 말씀입니다. 이것은 시드기야를 향하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이 모든 하나님의 말씀을 시드기야에게 전했고(6절), 예루살렘과 라기스와 아세가만 남겨두고 모두 바벨론의 군대에 의하여 공격을 받아 바벨론의 손에 넘어가는 형세(形勢)로 치닫게 되었습니다(7절). 하나님께서는 계속 경고하셨던 대로 이스라엘(유다)의 죄로 인하여 그들에게 하나님의 징벌을 받게 하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드기야 왕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는 놀랍습니다.
하나님 앞에 지은 죄에 대해서는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실 때에 돌이켜서 하나님께 나아와 순종했어야 했지만, 계속하여 하나님을 거역했기에 하나님의 징계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께 돌이켜 하나님께 부르짖으면 다시 회복시켜 주시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셨지만, 지은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죄의 용서와 영원한 회복의 은혜를 주신 것이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으로 인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승리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