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 동안 긴 입춘 한파가 물러나면서
전국적인 눈 예보대로 이곳에도 새벽부터 펄펄 내리는 눈이 쌓였습니다.
얼마 전에도 새벽에 눈이 날였는데
아침을 먹고나니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습니다.
아침에 내린 눈은 오후에 햇볕이 들면서 모두 녹아
하얀 눈의 세상은 오전의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오늘은 그 보다도 훨신 많은 눈이 내렸고
산에는 발목이 잠길 정도로 많은 눈이 쌓였습니다.
오늘 새벽 아무도 밟지 않는 눈 쌓인 산책로에 발자국을 남기며
하얀 마음의 서정으로 가득 넘쳤습니다.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 소리가 났고
눈 내리는 날의 동심 가득한 산행길이었습니다.
산책로 주변의 풀과 나무들에 쌓인 눈을 따라
오랫만에 느껴보는 눈꽃 산행을 맛보았습니다.
오늘따라 평소에 만나든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고
낯선 사람들과 낯선 인사를 하였습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나는 눈길이 마냥 좋은듯
눈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으로 넘쳤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눈이 소복이 쌓인 광장의 데크를 따라 눈을 즈려 밟으며
평소에 쌍절곤 수련을 하는 마음으로 데크에 수 많은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데크에 오기 전에 다리를 건너 왔는데
다리 위에서 밟는 뽀드득 소리는 산책로의소리와는 다른 울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데크 위의 눈을 밟는 뽀드득 소리는
다리 위의 울림과는 차원이 다른 큰 울림이었습니다.
데크를 돌면서 눈을 밟는 뽀드득 소리의 감동이 울리는 가운데
호텔아젤리아까지 다녀오신 청송의 사과 농장을 하는 어르신이 산행을 마치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어르신은 스마트 폰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아랫쪽 보다 산 위가 훨씬 더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어르신은 평소에도 등산을 많이 하는데
눈과 비에 대한 감성이 남달라 친화적 서정으로 넘쳤습니다.
몇 년 전 새벽 산행길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쑥맥이었는데
이제는 새벽 산행의 전사가 되어 터줏 대감이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경비를 만나 인사를 하였는데
경비 어르신은 눈을 쓸고 또 염화칼슘을 뿌리며 눈을 녹였습니다.
눈 내리는 날의 새벽 산행으로 즐거운 가운데
아파트의 눈을 치우는 경비 어르신의 수고를 눈여겨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