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화학제품 이송 배관을 점검하는 S-OIL울산콤플렉스 직원들. (사진 = S-OIL울산콤플렉스 제공) © 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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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본격 시행된 이래 일주일간 조선ㆍ자동차ㆍ석유화학 등 울산지역 3대 주력산업계가 제도에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 최대 업체 가운데 하나인 현대중공업은 평일 오후 5시30분에 사무직 직원들이 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8시에 출근하는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5시까지 하루 총 8시간을 근무한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현대중공업은 오후 5시30분 무렵 직원들의 컴퓨터를 자동 종료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장근무가 꼭 필요한 경우 오후 3시30분까지 상급자로부터 결제를 받아야 1~2시간 가량 컴퓨터를 더 사용할 수 있다.
생산직의 경우 수주 급감에 따라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평일 고정연장근무(1시간)과 주말특근이 줄면서 블록 가공ㆍ제작 등 일부 내업 부서를 제외하면 오후 5시에 `칼 퇴근`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전자결제 활성화, 회의 통합, 불필요한 업무 간소화 등으로 업무 능률과 집중도를 높여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무 특성상 짧게는 3~4일, 길게는 일주일 이상 건조된 선박의 운항 테스트를 진행해야하는 조선사업부 시운전부의 경우 근로자 300여명에 대해 노사가 협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2013년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해 사실상 `주 52시간제`가 적용되고 있는 중이다. 현대차 생산직 근로자들은 오전에 출근하는 1조가 8시간5분, 오후에 출근하는 2조가 8시간20분씩 근무한다. 토요일 특근에 투입되더라도 1조가 48시간30분, 2조가 50시간 근무해 주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각 조 8시간씩 근무하는 완전한 형태의 주간연속2교대제 체제를 만들기 위해 집중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신차 프로젝트, 차체 키퍼공정, 완성차 이송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900여명이 주 52시간을 넘겨 근무하고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노사는 이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초과근무자는 현대차 전체 직원 6만 8천여명의 1.3% 수준에 불과해 현대차는 이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연말까지 찾는다는 방침이다. SK 울산콤플렉스, 에스오일 울산콤플렉스 등 석유화학업계는 생산직 근로자들이 4조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각 조가 4일 연속교대로 근무하고 하루 쉬는 방식으로 일주일 평균 42시간을 근무한다. 따라서 다른 조 작업자가 연차 등으로 빠져 하루 대체근무를 하더라도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 그러나 365일 24시간 공정을 멈출 수 없는 업계 특성상 공정보수와 안전관리를 위해 최소 1년에서 최대 5년 주기로 1~2개월간 시행하는 정기보수의 경우가 문제다.
SK울산콤플렉스의 경우 정기보수를 할 때 생산직이 2개 조로 나눠 주야 12시간씩 근무하며 10년차 이상 숙련공들이 주로 투입된다. 지역의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보수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숙련공 확보 역시 쉽지 않은 문제"라며 "정기보수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울산지역 300인 이상 제조업체는 석유화학 15곳, 자동차 11곳, 조선 11곳, 금속 7곳 등 모두 53곳이다. 정부는 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며 올해 말까지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업체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설정해 두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업종별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최대 1년 확대하자는 내용의 건의서를 지난달 30일 정부 각 부처에 전달한 바 있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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