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영, 가족 25-13, 어버이날의 풍경
“엄마, 꽃 사러 가요?”
“꽃 사러 가자꼬? 엄마, 지금 경로당에 있다.”
은영 씨는 어머니를 모시러 경로당으로 향했다.
공공근로 마친 후 경로당에서 식사하고 쉬고 있었다는 어머니는 작업복 차림이었다.
“집으로 가자. 가더라도 옷은 갈아입고 가야지.”
은영 씨는 평상에 앉아 어머니를 기다렸다.
어머니는 금세 옷을 갈아입고 현관을 나섰다.
“그라만 꽃집으로 가야 되나? 어버이날이라고 엄마 꽃 사 줄라고?”
“예, 엄마 꽃 사요.”
“그래, 한번 나가 보자. 꽃구경하만 좋지. 은영이 덕에 이쁜 꽃 많이 보겠네.”
읍내 꽃집 앞에는 깔끔하게 포장된 카네이션이 무척 많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보라색 꽃에 눈길이 머물렀다.
“이게 이름이 뭡니까? 색깔이 엄청 곱네요.”
“곱지요? 수국입니다. 월동이 되니까 집 안에서 꽃이 질 때까지 보시다가 화단에 옮겨 심으세요. 내년에 꽃이 번질 겁니다.”
“그래요? 월동이 된다니까 더 좋네요. 이걸로 사지요. 은영아, 엄마는 이 꽃이 이쁘다. 화단에 옮겨 심으만 매년 꽃을 본다니까.”
“엄마, 이뻐요? 꽃 이뻐요.”
주인아주머니는 수국을 포장용 가방에 담아주었다.
어버이날 선물로 받고 싶은 것이 있으면 딸이 사겠다 했더니 어머니는 에센스가 필요하다고 했다.
화장품가게에서 어머니 마음에 드는 에센스를 선물했다.
“비 오고 나니까 날이 좀 쌀쌀하다. 집에 가서 과일이라도 한쪽 먹고 가거라.”
어머니는 휴일에 아들 내외가 다녀가면서 사 왔다는 과일을 선반에 내왔다.
“수박이 제철도 아닌데 엄청 달더라. 은영이는 잘게 잘라줄 테니까 많이 먹어라.”
“엄마, 먹으까요? 수박 맛있다.”
“참외도 깎아 줄 테니 먹어봐라. 이것도 달고 맛있더라.”
“예, 엄마 드세요. 맛있다.”
“오늘 은영이 덕에 이쁜 꽃도 고르고 화장품도 선물 받고, 정말 고맙다. 염색한 지 오래돼서 그런가, 은영이 머리가 하얗네. 다음 주에 엄마하고 염색하자.”
미용실에서는 절대 염색하지 않으려는 딸을 위해 어머니는 흔쾌히 시간을 내기로 했다.
2025년 5월 7일 수요일, 김향
딸 노릇하며 살게 주선하고 거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살아야지요.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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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딸 노릇, 부모 노릇. 문은영 씨와 어머니를 보며 역할이 있는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