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원짜리
어제는 모처럼 납부일 마감 전에 가스요금과 전기요금
고지서를 들고 회사 앞 은행엘 찾아갔어요.
요금을 납부하고 동전 몇 개 받고 보니 요즘 보기 드문,
발행년도가 1980년인 십원짜리. 탑문양이나 글자체도
너무 낯설게 느껴지는, 본연의 빛마저 바래버린,
황갈색 십원짜리를 한참이나 뚫어지게 쳐다보았지요.
한참을 보고 있자니 이 십원짜리, 얼마만큼의 사람들을
거쳐 내게로 온 걸까? 이 십원짜리, 큰 돈들 틈에 끼어서
누구에게는 끼니로, 누구에게는 연료로, 또 누구에게는
수험료로….
그렇게 25년이 넘도록 지금까지 전국을 헤매고 다녔을
십원짜리. 보면 볼수록 더 이상 '십원이' 아닌, 세상
모진 풍파 다 겪은 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그대'처럼 여겨지는 것입니다.
십원짜리에게서 사랑을 느껴보긴 처음입니다.
(글:늘푸른 동네)
음악: Last Eldorado / 디에고 모데나의 오카리나 연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 www.asemansa.org ) |
첫댓글 십원짜리도 큰힘을 갖었을때가 있었는데 세월이 지나다 보니 이제는 괄세를 봤는것이 꼭 우리 인간의 한 면을 보는 것 같네요. 씁쓸한 지고...
십원짜리로 살아 단 한시람에게 만이라도 느낌을 주고싶습니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언제부터 십 원짜리 동전이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을까....? 화폐수집이 취미이기도 한 이 지기에겐 이미 십 원짜리 동전이 수집품처럼 모셔져 있기도 합니다. 아세만사 님, 좋은글 고맙습니다.
우리집에는 십원짜리만 담는 동전 조금통이 있답니다..주머니들이 풍족할때는 아무도 눈길 안주다가 푼돈이라도 아쉬우면 누구나 그 동전 들고 나갑니다..배째는 돼지 저금통이 아니라 두껑 열고 달을 수 있는 저금 통이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