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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단편
제목: 꽃을 꺾다.
작가: 캔디:D
출처: http://cafe.daum.net/candy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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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白_
꽃을 꺾다.
너를 만나게 된 날은 햇빛에 눈이 부시고
푸른 나무들이 무성한 여름날이었어.
처음 만난 그 날,
넌 내 밤갈색 머리카락과 반달눈이 맘에 든다고 그랬었지.
넌 어땠는 줄 알아?
엉뚱하고 개구진 너를 보면서 난 신기하다고 생각했었어.
너와 내가 그렇게 만나고 벌써 석달이 지났다.
하늘이 높고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너와 나.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지?
참 바보같이 지냈잖아.
그야말로 어정쩡한 사이로 말야.
우린 친구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였지.
친구라고 하기엔 어색하고
연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부족했으니깐 말야.
난 생각없이 너와 지내왔어.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몰라.
그리고 너와 내 사이의 이 감정이 뭔지도 잘 모르겠어.
난 지금 널 만나러 가는 중이야.
니가 전해준 꽃다발 속 장미 한송이를 뽑아 손에 움켜쥔 상태로 말이야.
...
놀랐어.
너가 나에게 꽃다발을 주던 그 날.
안개꽃 치창도 없이 빨간 장미 열다섯송이로만 된 꽃다발이였지?
그러고보니, 열다섯송이의 의미는 묻지 못했네.
그 꽃다발을 주면서 넌 이렇게 말했잖아.
"그렇게 남녀가 석달을 어영부영 지내왔는데,
어떤 감정도 생기지 않는다는 게 이상한거지?"
니 말이 맞는 말이기도 해.
넌 싱긋 웃으며 나에게 계속 말을 이어갔어.
"나도 많이 고민했어. 내 감정을..... 관심일까. 사랑일까.."
"........그래서?"
"난..후자쪽이라고 생각했다."
니 말한마디 한마디에 심장이 자꾸 덜컹덜컹 댄다.
난 널 사랑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
아무것도 생각해보지 않았으니까.
"내일모레 우리가 다시 만날 때 그 꽃다발에서 꽃한송이를 뽑아와.
그리고 너도 내 마음이랑 같다면 그 꽃한송이를 나한테 주면 되는거야."
독특한 제안을 냈지. 너가.
정말 자신있는 말투였어.
내가 너에게 꽃한송이를 줄 걸 확신한다는듯.
하지만 내가 조심히 물어봤지.
"니 마음이랑 다르다면?"
살짝 움찔한 너.
너답지않게 진지해진 너의 표정.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그땐...꽃을 꺾어."
...
내가 오늘 널 만나면 이 꽃을 너에게 줄까?
아니면..
꺾어버릴까?
무작정 꽃 한송이를 들고 널 만나러 가는 중이야.
그 때 꽃다발을 들고 집으로 가는 길에 눈물이 날 뻔 했어.
장미가 너무나도 빨간거야.
너무나도.
이틀을 미친듯이 생각했지만 아직 잘 모르겠어.
눈물나게 빨간 장미도 이젠 힘이 없는 모양이야.
흠..
너에게 주는 게 맞을까..
꺾어버리는 게 맞을까..
"왔구나."
길거리에서 만나게 되었어.
넌 내가 들고 있는 꽃으로 시선을 돌려.
그리곤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미네.
미안해.
미안해.
난 꽃을 너에게 주지 않을래.
조심히 꽃을 두 손으로 잡곤..
난 결국...
...툭...
꺾어버렸어.
미안해.
미안해.
사랑이란 단어를 떠올려 본 적이 없었어.
넌 놀랐는지 고개를 떨구고 마는구나.
꽃이 꺾여 불안하게 매달려있어.
난 자꾸 미안하다. 너무 모르겠어.
"괜찮아......괜찮아..꺾인 꽃으로도 사랑할 수 있어.."
너와 눈이 마추쳤다.
니 말이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해.
지금 이 순간.
심장이 너무 아파와.
"꺾인 꽃도...사랑할 수 있어..."
그렇게 애써 말하는 너.
그런데 니 지금 그 미소 무지 슬퍼보이는 건 아니?
차가운 무언가가 내 볼 위로 흐르는구나.
니가 굉장히 슬퍼보여서 그런가 봐...
심장이 눈물나게 빨간색이 될 것 같아.
니 손이 내 눈물을 천천히 쓰다듬어.
그리고 난 조심히 꺾인 꽃을 내려다 봐.
그리고 꺾인 꽃을 조심히 들어올려서 꺾이지않은 모습인 척 해보였어.
빳빳하게 세워보였어.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너.
늦었지만 그 때 알았어.
난.
나도 널...
.........사랑했구나....
"미안...꽃을 꺾은 건..내 실수야."
★
첫 단편이예요,
굉장히 짧죠? 급조하게 생각한거라, 헤헤
앞으로는 단편방도 자주 찾을 예정이랍니다~
글을 한번만 느껴보시고 꼬리 한번만♡ㅇ _ㅇ;
첫댓글 슬픈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