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아파트에 살더라도 자연을 즐기고 싶어하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마음. 아파트 공용 면적에 화단이 포함되어 있지만 집안에 들이지 못하면 소용없는 법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베란다에 화초를 늘어놓거나 인공 연못을 만드는 등 자연과 좀 더 가까이 지내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곤 한다. 최근 분당 정자동에 새로 생긴 파크뷰 아파트는 이런 추세에 발맞춰 베란다를 화단으로 꾸밀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다. 60cm 정도 깊이로 파여 있는 베란다는 배수 시설이 잘되어 있어 흙만 채우면 완벽한 화단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 공간이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이런 면에서 볼 때, 얼마 전 이곳으로 이사한 플로리스트 정경희 씨가 꾸민 베란다 정원은 좋은 본보기가 된다.
플라워 스튜디오 ‘플로리스’를 운영하는 정경희 씨는 동료 전경진 씨와 함께 베란다를 옛날 우리네 뒤뜰과 같이 들풀과 야생화가 피고 나무 그늘도 지게끔 자연미가 돋보이는 화단으로 꾸몄다. 벌레가 생기지 않는 실내 정원용 흙으로 바닥을 채운 후 산행길에서 주워온 돌을 군데군데 놓아 작은 오솔길을 냈다. 그리고 그 사이에 각종 허브와 녹차나무, 석창포 등 다양한 식물을 어우러지게 심고, 장미 꽃밭도 꾸며놓아 한층 생기 있게 만들었다.
(위) 옛날 우리네 담장 아래 있던 수수한 뜰처럼 자연스럽게 보이는 베란다 실내 정원. (아래) 사계절 푸른 민트.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매화. 녹차. 실내에서 잘 자라는 석창포.
“물론 처음에는 화단을 만들기 위해 조감도도 그려봤어요. 하지만 그렇게 자로 잰 듯 정원을 그리다 보니 자연스러운 멋과는 거리가 멀어지더군요. 그래서 꽃시장에 가서 화초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키워보고 싶은 것을 골라 화단에 심기 시작했어요. 여기저기 어울릴 법한 자리에 심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지금의 자연스러운 뜰이 생기더군요. 일부러 종류를 가리지 않고 여러 식물을 심어봤어요. 플로리스트로서 정원 가꾸는 법이며, 식물에 대해 배워서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이런 형식의 실내 화단은 처음이라 이렇듯 ‘실험’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없겠더라구요.” 정경희 씨의 화단 가꾸기 실전은 단지 화초에 머무르지 않았다.
한 달 전에는 시골에 있는 지인이 옥매화를 가져다주어 이를 베란다 화단에 심었다. 과연 살 수 있을까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조바심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에 적응한 매화는 작은 꽃망울을 터뜨렸다. 천장이 가로막지 않는다면 매화는 그대로 쭉쭉 뻗어 올라갈 기세다. 소박한 화초와 은은한 꽃잎을 지닌 매화나무가 어우러진 , 우리네 뒤뜰과 닮은 실내 정원은 요즘 이 동네 명소로 떠올랐다. 정원 꾸미는 비법을 배우러 오는 사람, 이곳에서 파티를 하자고 제안하는 이웃 등, 다양한 반응에 정경희 씨는 흐뭇할 따름이다.
“봄이 되면 받아두었던 야생화 씨를 뿌려 보다 한국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게 꾸밀 계획이에요.” 밖에는 눈이 내리는 겨울이건만, 이 집의 화단에는 벌써 야생화를 피우는 따스한 봄기운이 감도는 듯하다.
실내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배수 시설이 되어 있는 컨테이너형 베란다가 있다면 실내 정원을 한결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베란다 맨 아래에 배수판을 깔고 그 위에 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실내 정원용 부직포를 깔아둔다. 이렇게 밑작업을 끝낸 다음 흙을 채우기 시작하는데, 흙은 실내 정원용으로 개발된 인공 토양인 펄라이트나 피트모스 등을 사용한다. 실내 정원용 흙은 벌레가 생기지 않고, 냄새도 덜 나며, 특히 가볍기 때문에 베란다 전체를 채워도 하중으로 인한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화초가 잘 자라도록 펄라이트 흙에 액비(희석된 비료)를 적당량 섞는다. 흙을 채운 후에는 표면에 마감재를 뿌린다. 마감재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나무껍질인 ‘바크’를 사용하여 흙이 날리는 것을 막고 아울러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도록 한다. 바크는 보습력이 강하기 때문에 가을과 겨울철 실내 정원에 사용하기에 적당하다. 그 대신 여름에는 바크에서 벌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거둬내고 다른 마감재, 즉 물이 잘 빠지는 자갈이나 마사로 교체하도록 한다. 5~6일에 한 번 물을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재료는 모두 양재동 화훼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꾸미는 데 비용은 얼마나 들까? 정경희 씨의 경우, 2평 남짓한 베란다 전체를 정원으로 만드는데 든 비용은 약 30만 원. 한 포대에 9천 원 정도 하는 인공 토양과 비료를 합쳐 15포대 구입하고, 화초를 사는 데 10만 원 정도, 마감재 바크 구입에 2만 원 정도 쓴 것 외에는 크게 비용이 든 부분이 없다. 원래 갖고 있던 돌과 화초를 화단에 옮겨놓아 식물과 부자재 구입에 비용이 절감되었기 때문. 컨테이너형 베란다가 없는 집이라면 따로 화단 컨테이너를 구입해야 하므로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 참고로 가로 길이 125cm인 돌 수반의 경우 36만 원선이다.
겨울철에도 푸른 정원을 만들려면? 생기 넘치는 실내 정원을 꾸미고 싶다면 사계절 푸른 식물을 심는 것이 좋다. 정경희 씨는 이에 걸맞은 식물로 처녀치마, 녹차, 매화, 석창포, 민트, 레몬세이지 등을 추천했다. 직접 키워본 결과 겨울철 베란다에서도 잘 자란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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