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그리고 상고대 (금수산)

[산그늘]

 

---

금수산
코스 : 상학-금수산-서팽이고개-당집-상학

---

언제 : 2004년 11월27일 토요일
누가 : 평택 21세기산악회원 21명
교통 : 뉴쌍윤관광 ( 고 희 원 기사 )
날씨 : 흐림만땅 (시계 제로)

---

해가 기지재를 켜기도 전에 구름이 해를 한 입에 해치웠는지 도무지 시간 가늠을 할 수 없는 날입니다
버스 차창을 때가 적당히 밴 커텐자락을 끌어당겨 닦아봐도 좀 전의 상황이나 좀 후의 상황이나
그게그거인 것같습니다

그래도 애매한 마음에 실눈을 떳다가, 한 눈을 감았다가, 두 눈 크게 떳다가,
안경을 닦고 보아도 분명 어둔 날입니다

버스는 충주호를 끼고 청풍을 돌고돌아 상천리로 들어가는가 싶었는데
"상천리가 아니고 상학이야" 하는 산님 말에 동네 주민과 몇마디 말을 주고 받더니
왔던 길 다시 돌아 나가고 오늘의 날씨만큼 헤매다가 북단양 ic를 등뒤에 두고 매포로 향하다가
적성으로 중간에도 몇 번을 길잃은 아이의 걸음이 되어 헤맨끝에 낯익은 상1리가 나오고
드디어 상학에 열한시 사십칠분이 되어서야 도착했습니다

사실 상학으로 오르는 것은 참 재미없고 가쁜 숨 몇 번 고르면 고스락에 닿게 되는데...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고샅길따라 오르다보니 높은 곳엔 허옇게 눈이 보입니다

넓고 편안한 길을 씩씩대며 오르면 발은 어느새 산안에 파고 들어 낙엽송이 쭉 뻗은 몸매 자랑하는
낙엽송지대도 지나고 슬슬 돌무더기가 주인이 되어 행여 미끄러질까 조심을 앞세우고 오르다보니
너덜겅이 꽤나 길기도 합니다

고스락을 0.9km남겨 놓고 너덜과 친해지기 작전에 몰두하는데 이따금씩 키를 세운 바위앞에서
손을 짚는 바람에 면장갑은 빨래감이 되어 버리고 제법 가쁜 숨 고르며 오르니
칼바람에 뱉은 숨이 도로 빨려 들어가 흡@@@ 이런!!!
바람 한방에 몸이 벌어 놓은 길 까먹으려 해서 키를 낮추고 빠른 동작으로 숨어듭니다

계단에 올라서니 우와!! 세상에!!! 오리무중이던 길에 눈꽃으로 치장한 나뭇가지들이 빼꼼 몸을 들이대며
기쁨을 뿌리채 받쳐들고 까불게 합니다

혼자였다면 호들갑 꽤나 떨었을텐데...
이 나이에 옆에 산님들있는데 부산을 떨자니 민망해서 참느라 애썼네요

와이고!!! 이런!!! 살판 났네요
상고대가 떳습니다

여자들 같으면 쫑알쫑알 짱알짱알 대었을텐데 무딘이 들만 있으니 와!! 조오타!! 그러더니 끝이더라구요
고스락에서 산님이 건네 준 따끈한 커피 한 잔으로 목구멍을 데우고 애잔한 그림들을 뒤에 남겨두고
미꾸라지 잡으러 내려가는 길

산호초가 나뭇가지에 걸린 것같아 한 방 찍고 무심코 내려서는데 미끈등@@
확실한 미꾸라지가 아니라 폼만 그리다가 다시 내려가는데 앞 선 산님들 영 벌벌거려 좀 답답하지만
어차피 공생공사 함께 거북이조가 됩니다

들뫼 삼거리까지 제대로 갔는데 여기서 상학으로(동쪽)으로 가다가 서팽이고개로 내려서야 하는데
이놈의 두자리수 머리가 그마저 제대로 가동이 안되 상천리쪽으로 한참을 내려가다가 앗차!! 하고 다시
*상학*이정목이 보이는 곳으로 다시 올라칩니다 짧은 산행 보충하려고 일부러 한 것도 아닌데...

아무튼 한 이십분 까먹은 셈이되었고
다시 상학 글씨를 확인하고 서팽이를 향하는데 앞 선 산님 연신 미꾸라지 잡습니다
마음같아선 앞에서서 휙 달아나고 싶은데 전전긍긍하시는 분들 앞에서 냅다 튀어버리자니 껄적지근해서
참다가 낙엽송이 무더기로 엎드린 지점에서 도망쳤지요

지버릇 강아지 못주고 말입니다

버스에 도착하니 두시 지금쯤 몸이 풀린만한 시간인데 산행끝이니
하다 만 놀음에 날씨처럼 마음이 찌뿌둥하네요

버스안에서 점심으로 가져간 뜨거운 호박죽 먹고 뒤에 온 산님들 기다리다 세시 삼십분에 출발하니
집에 도착하니 다섯시 사십분입니다

이것도 산행이라 해야하나 고민 하다가
오늘은 주역은 *눈꽃과 상고대*라 그것도 첫겨울의 그래서 무시할순없죠 뭐@@@
 

금수산

【 해발 1015M 】

위치 :충청북도 단양군 적성면// 제천시 수산면

▶▶사진을 클릭하시면 확대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충북단양군과 제천시의 경계를 이루는 원래의 명칭은 백암산이었으나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 시절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고 해서 금수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눈치빠르신 분은 아시겠지만 충북 일대의 명승지는 대부분 퇴계의 손길이 한 번쯤은 닿았을 만큼 퇴계선생과는 인연이 깊다. 금수산은 거리와는 상관없이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한다.

서편으로 흐르는 푸른 남한강 충주호와 남쪽으로 뻗어내린 바위 능선은 충주호와 만나 단양팔경 구담봉과 옥순봉과 더불어 단구협을 이루는 천하비경을 연출한다. 금수산은 삐쭉삐죽한 암석보다는 집채만한 둥그스런 바위들이 산세를 그리고 있어 인근 주변의 산에서 들어오는 금수산의 자태는 참으로 우아하다.

망덕봉 아래로는기암절벽과 함께 용담폭포,선녀탕,얼음골등 한여름 피서지로 제격인 명소를 품고 있다. 남한강 충주호를 가로지르는 청풍대교를 건너면 수몰지에 산재해 있던 문화재를 한 곳에 모아 놓은 청풍 문화재단지가 잘 꾸며져 있다.

금수산에서는 매년 산악 마라톤대회가 개최된다고 한다. 청풍 공설운동장에서 출발하여 금수산을 한 바퀴 돌고 오는 코스인데 험준한 산을 뛴다고 생각하니 참가한 선수들이 궁금하다.

금수산 심곡의 한양지 유곡 양편에는 기암괴석과 청산이 있고 청솔로 우거진 숲 사이 십리계곡이 있는데 이 계곡이 능강구곡이다.9곡을 꼽아보면, 쌍벽담(雙璧潭), 몽유담(夢遊潭), 와룡담(臥龍潭), 관주폭(寬珠瀑), 춘주폭(春珠瀑), 금병당(錦屛堂), 연자탑(燕子塔), 탈당암(脫塘岩),취적대(翠滴坮)의 명소가 있다

 등산안내

금수산의 산행은 서편인 수산면에서 잡는 편이 좋다. 대부분의 금수산의 볼거리며 비경이 이 쪽에 다 몰려 있기 때문이다.
청풍대교를 건너자마자 좌측 오르막길로 올라선다. 이 도로는 남근바위로 유명하며 깎아지른 암릉과 제법 큰 사찰이 있는 동산과 맞은 편에 역시 제천 산악인들의 암벽코스인 작성산을 오를 수 있고 계곡이 좋은 능강천이 있는가 하면 금수산에는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있어서 금수산의 아름다움은 모두 이쪽(충주호쪽)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른 충주호의 맑은 물을 보면서 도로를 끝까지 따라가면 마지막에 마을(상천리)이 하나 나오고 길은 고개를 넘어간다.
마을 뒤로 난 길을 따라가면 용담폭포로 가는 길과 갈리는 곳이 나타난다. 용담폭포는 웅장한 화강암 돔을 타고 흘러내리는 와폭에 가까운 폭포이다. 이 폭포 왼쪽으로 올라가는 가느다란 길이 있으나 초보자에게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무뿌리와 바위 모퉁이를 붙잡고 부근 암곡이 보이는 암봉에 올라가면 용담폭포 위쪽 선녀탕이 또렷이 보이고 선녀탕(소)에 푸른 물이 괴어 있는 것을 보면 자연의 오묘한 걸작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매부리처럼 생긴 금수산정상이 멀찍이 보이고 올라가는 길은 바위도 적지 않은 탓으로 군데군데 좋은 전망대가 있어서 망덕봉과 금수산 사이의 드넓은 계곡을 내려다보는 맛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길은 그런대로 찾아갈만한하다. 원래는 용담폭포 앞 높은 암벽을 드리운 능선 뒤쪽으로 가서 계곡을 따라 올라간 봉우리가 망덕봉인데 망덕봉-금수산 산행을 축으로 금수산 산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용담폭포아래를 횡단하여 능선으로 붙는 길이 험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능선길은 망덕봉 부근까지 가서 금수산으로 이어지는 큰길과 만난다. 금수산정상에 이르기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산길이다. 그러나 적성면 상학리에서 올라오는 등산길과 만나는 으슥한 안부를 지나면서 길은 경사가 급해진다. 정상은 급경사로 이뤄져 있어 적지아니 힘이 들지만 그렇게 위험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 급경사 부문이 멀리서 보면 독수리의 이마와 부리처럼 보이는 부분이다.

금수산의 동쪽은 엄청난 절벽이다. 길은 정남방향으로 나있는 급경사 하산길이다. 한참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 충주호방면으로(서향) 길이 갈린다. 적성면쪽으로 가려면 남쪽 길로 계속 내려가야 한다. 그러다가 동쪽으로 난 길로 내려가면 상학리이다. 서쪽으로 내려가는 상천리길은 조금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큰 암벽이 나온다. 암벽위론 큰 나무가 줄지어 있어서 길은 어두울 정도이다. 이 암릉을 따라 올라갈 수도 있다. 길이 길지 않으나 아기자기한 암릉이다. 암릉을 지나면 큰 길과 만난다. 급경사길을 다 내려오면 개울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울창한 수림사이로 금수산 왼쪽 골짜기가 보인다.

---

---

이번엔 상학을 들머리로 들어갑니다
이쪽 길은 눈의 즐거움도 덜 하고 해서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길이라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산악회 집행부에서 결정한 사항이니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차의 길이 헷갈려 청풍명월에서 한참 신선놀음(?)을 하다가 결국은 북단양 ic를 뒤에두고
단양군 적성면으로 들어가서 몇 번의 유랑끝에 결국 상학에 닿았습니다

물론 산행시간이 많이 늦어져 불평을 하는 산님들이 더러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상천리 백운동으로 들머리를 정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학쪽은 조금
덜 알려진셈이지요

지난 여름 금수산과 얽힌 괴담(?) 때문에 이쪽 사정은 조금은 알고 있었기에 기사님이 무척 고생을
하신 것 같아 마음같아선 위로라도 해드리고 싶었지만 고생하셨다는 인사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

널찍한 길을 따라 들어가니 눈이 제법 쌓여 눈과 마음이 호사를 누립니다

---

---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낙엽송들이 줄지어 선 길을 지나갑니다

---

---

정상이 0.9km 남았다는데 온통 너덜지대입니다
눈이 쌓여 있어 혹 너덜 사이로 미끄러질까 신경은 몽땅 발끝에 모입니다

---

---

고스락이 눈앞에 있는 지점에 눈꽃이 바다속의 산호초처럼 보입니다

---

---

이 계단을 내려서 다시 하나의 계단을 올라서면 정상입니다 여기서 보는 그림들은 환상이었습니다

---

---

칼바람은 송곳이 되어 온몸을 찌르는데 산속의 산호들이 몸을 붙들고 놓아 주질 않습니다

---

---

드디어 상고대가 합세를 하곤 몸도 마음도 놓아버립니다
상고대 앞에서 목을 타고 오르는 뜨거운 것이 있습니다

첫 것에 대한 감격은 누구나가 매일반일진데...
조금은 송구스럽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선점한 것 같아서...

---

---

얽히고 설킨 나뭇가지마다 상고대가 열렸습니다

---

---

상학을 등진지 오십분만에 고스락에 닿았습니다
대청봉을 오르는 최단코스가 오색이듯이
금수산을 오르는 최단코스라 금세 오를 수 있어 조금은 싱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산님이 주시는 따끈한 커피 한 잔으로 목을 녹이며 희뿌연 시야임에도 눈꽃과 상고대의 환상적인
콘스트를 공으로 관람하는데 바람에 눈발이 흩날리니 어서내려가자 재촉하십니다

---

---

라스트콘스트를 두고 내려서는 마음은...

---

---

바로 눈앞에 것만 보임에도 그래서 더 황홀한지도 모르겠습니다

---

---

단양심지산악회에서 정상석을 세웠다는 표식입니다

---

---

상고대 꿈인가 싶어 작은 눈 크게 떠봅니다

---

---

꽃사슴 뿔이 걸려 있습니다

---

---

꽃사슴 2의 뿔

---

---

이제 조망이 조금 열리는 듯 합니다
개기일식으로 인해 달이 태양을 먹은 듯한 날씨라 일식에 대한 상식을 담아봅니다
 

'일식'(日食, Solar Eclipse)이라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태양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고,
'월식'(月食, Lunar Eclipse)은 달이 보이지 않게 되는 거이므로 지구상에서 관찰되는 일대 천체의 이변임이 확실
하다. 일식은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있어서 일직선이 되는 상태이므로 반드시 '新月'때 나타나고, 월식은 달과
태양 사이에 지구가 끼워서 일직선을 이루어서,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에 들어가서 달이 태양광선을 받지 못해서,
달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므로, 반드시 '滿月' 때 일어난다.

---

---

유일하게 조망이 되는 곳에서 큰문 작은문으로 가는 능선이 코앞에 있습니다

---

---

철계단 위에서 충주호의 끝자락이 살짝 드러납니다

---

---

큰문 작은문으로 이어지다가 가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입니다

---

---

철계단입니다 눈이 녹아 미끄러우니 절절매는 산님들

---

---

이제 산을 뒤에 두고 내려서서 다시 소백으로 이어지는 연릉에 침을 삼킴니다

---

---

당집앞에 있는 근사한 노송 두그루

---

---

마루금 움푹패인데가 큰문입니다 그런데 이곳 주민들도 큰문이 무엇인지 모르더군요

---

---

당집

---

---

동행했던 산님들 거의 다 내려와서 튀었는데 십삼분 뒤에 산님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

---

이제 서서히 하늘이 열리는 듯 한데 아직 금수산정상은 구름모자를 꾸욱 눌러 쓰고 있습니다

---

[한울타리]

금수산 첫눈을 맞이하셨으니 올매나 축복받으신 분입니까? 마지막 단풍그림을 담아 남도 땅끝마을 해남쪽, 바다와 월출산이 바라다보이는 덕룡산을 다녀왔는데 첫눈이라뇨? 대한민국 땅이 넓긴 넓은 모양입니다.^^ 눈꽃을 담은 그림 너무나 환상적입니다.

[한울타리]

작년에는 수도권과 강원도에 적설량이 적어 산님들께서 남쪽으로 원정오시곤 한 기억이 새롭는데 올 겨울엔 누님이 계신 곳에 포근한 날씨속에 적설량이 많을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있었다하네요. 비로소 교통적체가 해소되어 산꾼들의 계절이 온것 같아 가슴이 부풉니다.(수덩이도 산꾼측에 들기는 드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