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비해, 식사량이 절반 정도 줄어든 것 같다.
7월 킨텍스에서 구입한 자기 모양의 밥그릇에 밥을 담아 먹으니,
다른 그릇에 비해 기쁨이 증가하고, 행복한 마음이 깃든다.
처가에서 농사지은 쌀로 밥을 짓고,
된장, 고추장, 고추, 양파까지 식단에 올려놓으니
감사하다.
나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속이 거북하다.
밖에서 먹는 돼지고기 식사의 90%이상은 배탈이 난다. 거의 5분 내로.
바지락 칼국수 또한 먹으면 곧바로 배탈이 난다.
장기가 약해서 인가?
우리가 먹는 돼지고기와 바다에서 얻은 바지락 재료가 문제가 있는 것인가?
집에서 먹는 돼지고기는 살아오는 동안, 문제가 거의 없었다.
요즘에는, 돼지고기를 집에서 먹으면 10번 중에 절반은 배탈이 난다.
주로, 담백하게 먹으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사랑하는 개(이름은 늘 "보초"다)에게 닭뼈를 먹이로 주었는데,
닭뼈가 목에 걸려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그 이후로, 개고기는 멀리하였다.
지금은, 일체 개고기는 먹지 않는다.
그 이후의 것들은, 가리지 않고 잘 먹었다.
어디를 가도 맛있게, 복스럽게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임에 가서 옆사람이 남은 밥은 내가 대신 먹었다.
지금은, 밥 한공기 이상 먹으려 해도 내 몸에서 먹으려 하지 않는다.
몸무게는 늘 한결같다.
20대 초반에는, "밥"이란 시를 밥먹기 전에 외운 후 먹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기도 하는 이디오피아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기도한 후 식사를 하였다.
쌀 한 톨 하나 버리는 법이 없었다.
지금도, 밥을 먹을 때 누군가 밥을 남기면 나는 굉장히 언잖아진다.
밥 먹기 전에, 먹을 만큼만 덜어서 먹으면 좋을 것이다.
밖에서 식사를 할 때가 난감하다.
양은 더 주고, 가격도 올리는 추세가 요즘의 식당들의 흐름이 많다.
차라리, 자신의 양에 맞도록 정량제를 하는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 땀 흘려 거둔 음식 많이 들어요~" 학전소극장을 운영하는 김민기 씨의 노래를 열심히 읊을 때도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인트턴트 식품이 대세다.
백화점이나 음식점을 가면,
햄버거 먹으려고 길게 늘어선 줄을 자주 목격한다.
우리의 식생활이 변하였다.
신토불이 문화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은, 그 사람을 지배한다.
어찌보면, 우리가 먹는 고기와 식물은 살아있던 육식을 죽여서 만든 것이며,
식물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은, 공기와 물만 먹고 살 수 없을까?
누군가의 나눔으로 희생으로 이어진, 먹는 문화의 발전.
30대 초반에는 일주일 동안, 체질을 바꾸기 위해 굶은 적이 있다.
20대에는 수련을 향한 자세로 굶고,
10대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가난한 이유로 굶었다.
주로 꽁보리밥과 고추장 한 가지.
밖에서 놀다가, 밥 먹을 때 들어오면 먹을 복이 있다고 웃던 가족들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태안의 동의스님이 주신 하수오.
하수오+술=하수오주.
지금은 많이 알려졌다지만, 10년 전만하여도 하수오에 대해 이야기 하면 사람들은 금시초문이 많았다.
하수오도 국산에 비해 중국산이 많다.
하수오를 구해 믹서기에 넣고 가루로 만든 후, 토종 꿀과 우유(혹은 야쿠르트)를 넣고 환 비슷하게 만들어서
먹었다. 여성들일 경우, 표고버섯을 넣었다.
하수오는, 크게 백하수오와 적하수오로 나눈다.
하수오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첫째, 나이가 많아서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아이가 없는 노인이
꿈에서 신선을 만났는데, 꿈을 깬 후 노인이 알려준 곳 바윗틈을 살펴보니
이상한 식물이 있었다.
그것을 먹은 후, 머리가 검어지고 회춘하여 아이도 낳았다는 것이다.
둘째, 절의 주지스님이 출타를 하였다. 평소에 주지스님은 살며시 뒷광에 가셔서 무엇을 드시고 나오셨다.
이를 궁금해 한 어린 동자와 상좌스님이 뒷광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자그마한 항아리가 보였다.
뚜껑을 열고, 숟가락으로 먹다보니 바닥까지 보였다. 전부다 먹은 것이다.
볼 일을 다 마치고 돌아오신 주지스님이, 어린 동자와 상좌스님을 불렀는데 대답이 없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겨, 이곳저곳 찾아다니다가 절 밖으로 나가보니 높은 나무에 올라가 있지 않던가?!
높은 나무에 올라간 이유를 묻자, "스님 허락도 없이 뒷광 항아리에 있는 것(하수오)을 조금씩 먹다가
다 먹게 되었는데 갑자기 몸이 가벼워져서 지금처럼 이 나무 위에 올라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하수오는 사람의 몸을 가볍게 하고, 흰 머리를 검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3백년된 하수오를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
2백년된 하수오를 먹으면 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있고.
나는 90~100년된 하수오주를 조금씩 먹었다.
먹어도 먹어도 술이 취하지 않는다고해야할까?
그 향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처가의 장인어른이 오실 때마다, 한 잔씩 따라 드리는데,
"좋다! 바로 이맛이다. 캬아~ 신선의 맛이로구나~" 굉장히 행복해 하신다.
100년이상된 하수오는 정해진 가격이 없다고 한다.
가까운 벗에게는 선물로 주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수천만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7월 킨텍스에서 전시된 하수오를 보았는데, 수천만원의 가격이 매겨져 있었다.
나는 밥이 보약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늘 곁에 있는 것들(물건, 사람 다 포함)에 대해서는 자주 잊고 산다.
공기와 물의 존재없이 우리는 죽은 목숨이다.
매일 매일 감사함으로 우리 몸에 모시는 밥의 존재는 어쩌면, 정말 하늘을 몸 속에 모시는 것인지 모른다.
지나가는 사람의 옷에 지저분한 것이 묻어있어서 떼어주거나 말해주면 감사해하지만,
그 사람의 내면과 영혼에 깃든 탁함을 말해주면 성을 내는 사람이 많이 있다.
성서에 보면 이런 대목이 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살아있음에 대한 기쁨과 존재하는 것에 대한 기도와 이 땅에 머무름에 대한 감사의 삶!!
그것이야말로, 밥과 하수오에 필적하는 존재의 이유 아닌가.
2013.8.30.금. 낮1:42. 인디고1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