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설립 30주년(2007년)을 앞둔 대전교구 괴정동본당(주임 임기선 신부)은 요즘 본당 역사에 '예비신자 500여명 전교'라는 놀라운 기록을 추가하고 있다.
지난 7월12일부터 '새 가족을 하느님께' 선교운동을 벌여 이뤄낸 결실이다. 주일미사 참례자 수가 1000명 남짓한 본당으로서는 무척 높은 기록이다.
괴정동본당은 미사 참례자 수를 두배로 늘리겠다는 사목목표를 세우고 선교운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선교운동에 돌입하면서 22일 예비신자 입교식 때까지 '새 가족 찾기 운동' 일일 계획표를 담은 선교 지침서를 발행했다. 선교추진위원회도 구성하고, 선교 상황실도 마련했다.
전 신자에게 선교 기도문을 배포하고 구역ㆍ반별로 9일기도, 40일 고리기도, 금식기도, 성체조배 등으로 기도운동을 먼저 일으켰다. 선교상황실에 24시간 당번을 두고 기도가 끊어지지 않도록 도왔다.
선교 프로그램 '선교 훈련 시그마(Σ) 코스'를 만든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차동엽 신부와 인천 만수1동본당이 전개한 '새로운 양 찾기' 운동을 통해 선교붐을 일으켰던 김창열(안드레아, 인천교구 만수6동본당)씨를 초청해 선교세미나도 열었다.
인사도 '선교합시다'로 통일하고, 신자들은 모두 '1인 1명 선교하여 하느님께 봉헌하자!'는 선교리본을 늘 가슴에 달고 다니면서 선교의지에 불을 질렀다.
본격적 선교운동은 구역·반별로 조를 나눠 어깨띠를 두르고 사탕과 선교책자를 나눠주는 거리선교로 시작해 이웃에서 예비신자 대상자 가정을 몇 차례씩 방문하는 '문고리 선교'로 이어졌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선교 도우미로 투입돼 함께 선교활동을 벌였다.
끊임없는 기도와 열정적 선교의지가 빛을 발하며 모든 본당 신자들을 선교 열기로 들끓었고, 선교운동이 조금씩 열매 맺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깨띠를 매는 것조차 부끄럽고 창피해서 서로 눈치만 봤어요. 또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지 못해 쭈뼛쭈뼛한 자세로 있었고요."
"매일 모여 기도하고 선교에 한마음으로 일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선교를 낯설어 하던 몇몇 신자들도 자연스럽게 선교대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됐어요."
김순복(마틸다) 총구역장과 이경열(미카엘라) 꾸리아 단장, 박순복(벨라데타) 선교분과장 등은 "요즘 우리 신자들의 주된 화제는 선교"라면서 "선교를 위해 처음으로 간절히 기도하고 선교체험으로 확신을 얻으면서 이제는 선교하는 것이 신바람 난다"고 입을 모았다.
불과 두세달 전 자신들 모습을 웃으며 이야기하는 본당 신자들. 선교는 자신과 무관하고 열성적인 몇몇 사람들만 하는 일이라고 여겼던 신자들은 어느새 '선교 투사'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요원의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는 괴정동본당 선교운동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소공동체를 활성화하자 선교는 저절로 되더라고요."
그랬다. 괴정동본당에서 소공동체는 선교운동의 첨병이었다. 다시 말해 소공동체 활성화로 활기를 띠게 된 신앙이 자연스럽게 선교 열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인천교구 만수1동본당의 '새로운 양 찾기' 사례와 수원교구 팽성본당과 대천동본당에서 폭발적 선교운동을 일으켰던 강정근 신부의 '단계적 선교' 방법론이 토대가 됐어요. 하지만 소공동체의 체계적 선교활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본당 선교운동은 열매를 맺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임기선 주임신부는 "지난해부터 본당을 살아있는 신앙공동체로 만들려고 소공동체 봉사자 198명을 양성하고 소공동체 체제도 168개반으로 세분화해 소공동체 활성화에 다각적 노력을 기울인 것이 선교운동의 밑거름이자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평화신문 2006년 4월23일자 제868호 참조>
괴정동본당은 전교주일인 22일 오전 11시 교중미사 때 예비신자 입교식을 갖는다.
본당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예비신자를 7~8명씩 55개 교리반으로 나눠 소공동체 형식 예비신자 교리서 「함께하는 여정」으로 교육하면서 각 소공동체별로 관리하며 탈락하지 않고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환자들을 위한 방문 교리도 계획하고 있다.
서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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