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팅낚시를 해가면서 써오던 방수카메라가 바다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2년 넘게 버텨오다가
얼마전에 그만 운명하셨습니다. 부득이 영상은 찍지를 못하고, 세컨으로 가끔 사용하던 EOS-40D로
무장한채 이번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로드도 가지고 갔지만 가족위주로 즐기는 거라 보팅만
한번씩 해줬더니 너무들 즐거워합니다. 중이 제 머리 못깍는다고 제 보팅사진은 하나도 없네요.
여름휴가의 거의 끝물이지만 아직 제대로 해수에 몸담가본적이 없기에 안면도 샛별해수욕장을 찾았습니다. 샛별은
바람아래나 꽃지처럼 많이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이 북적대지 않고, 민박터도 넓어 가족단위의 휴가에 적절한 장소입니다.
선발조는 며칠전 사전답사를 끝내고, 준비해온 음식물을 정리합니다. 도착하니 오후2시 가까이 됐네요. 오후6시가 만조라
보트런칭할 여유가 있네요. 아무튼 점심은 라면으로 떼우고, 음주가무에 필요한 알콜음식을 냉장고에 채우기 바쁩니다.
아이들에게는 웅덩이도 놀이터가 되는가봅니다. 흙탕물에 들어가 놀기시작합니다. 올해에는 부쩍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서 마눌님한테 조금 대접은 받습니다.^^ 사진은 없지만 전 가까운 방포로 보트를 이동했습니다.
전날 기름도 만땅 채워놓고... 오늘만 기다렸죠. 물돌 파도치는데 들어가 오줌지리게~ㅎㅎ 만들 심산으로요. 런칭을
위해 꽃지해수욕장 옆 방포로 이동했는데... 아직 물이 덜찼습니다. 방포 슬러프 경사도 상당합니다. 그래서 다시 영목항
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프로타를 로렌스거 쓰다가 허밍버드거 보니까 이거 완전 아리송합니다. 해수욕장마다 들러서
물어물어 30분 넘게 헤매다가 샛별해안에 당도했네요. ㅠㅡ
두어시간 같이간 일행들 신나게 보팅을 해주었는데~ 아나 컨트럴이 맛이 갑니다. 악세레다가 먹었다 안먹었다... 정비
부족인가 봅니다. 무사히 영목항에 귀항해서 보트를 올리는데... 허걱 헐이 깨졌습니다.
아픈 마음을 뒤로 하고 즐거운 만찬이 시작됩니다. 오징어에 삼겹살에 등갈비까지... 아이들이나 어른들 등갈비에 아주
사죽을 못씁니다. 굽기모르게 어디로 사라지는지~
마눌님들 오늘 무쟈게 달립니다. 흥에 겨워 노래 한가락씩 나오고... 남편들 주머니 털어 몇만원 뺐어서 노래방 갔는데
ㅎㅎ 승언리 시내까지 나가야 한다고 되돌아 옵니다. 해변가서 젊은 놈들이라 몇 꼬시라 했더니 ㅎㅎ
대가족이 해변으로 이동하여 준비해가 폭죽을 쏘아봅니다. 요즘 안전이 강화되었나 불꽃이 예전만 못하게 올라가네요.
아무튼 20여분은 이걸로 떼우고 남자들은 얼른 물이 빠지길 기다려봅니다.
불꽃놀이가 끝난후 다시 민박집앞에 당도~ 승용차 오디오를 이용한 음주가무가 시작되었습니다. 얼마나 웃기던지
동영상을 찍어야 하는데... 제 똑딱이가 고장나는 바람에~
같이간 일행중 절대동안 아줌씨입니다. 실제로 보면 애같습니다..ㅎㅎ
오후11시경 해안가로 해루질을 가봤습니다.... 이거 불법 맞죠? 저도 보팅인이라 그냥 끄는걸로 즐기려고 진행했습니다.
다들 초보인데 끄는 사람은 몇 안되고 다들 목소리만 높입니다. 아무튼 여럿이서 하니까 시간가는줄 모르게 재미있습니다.
실력부족인지 아직 물이 제대로 안빠져서 그런지 조과는 형편없습니다. 손바닥만한 광애와 사시랭이 새끼만 수두룩...
전부 놓아주고 왔습니다. 저희는 어디까지나 체험쪽으로만 진행했습니다.
쪽대질을 마치고 해안에서 병나발을 불고 있는 일행들...ㅎㅎ 앞에 줄무늬옷이 태국사람이고 가운데 보라옷이 한국아내
라는데 우연히 해안에서 만나 동료가 되었네요... '형님' 빨리 빨리~ 너무 재밌어요. 형님...하면서 얼마나 열심히 하던지~
숙소로 돌아와 모기와 싸우면서...밤은 깊어만 갑니다. 다들 흥건하지만 절대 그 이상은 가지 않는 것이 역시 가족과 같이
온 가장들의 멋진 모습인것 같습니다. 간혹 휴가지에 가보면 술이 떡된 일부 사람들 빼면요..^^
다음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어제 못한 해수욕을 위해 바다에 뛰어듭니다. 아이들이 제일 신났죠... 혹시나 해서 튜브를
세개나 준비해갔는데 손살같이 없어지네요..
마눌님들도 한껏 멋을 부리고 해변을 누빕니다. 올해 마지막일것같은 해변이기에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저도 해루질 욕심이 많지만... 호미들고 돌아다니면 다들 노는것보다는 조개잡을 욕심만 생길것 같아 포기하고 있는데...
열렬분자가 어느틈에 조개를 채취해서 들고 오네요. 껍질은 뚜꺼워도 맛은 일품이더군요.
단체사진을 찍고 싶은데 30여명을 다 불러 세우기는 무리이고...밖에 나온 사람들만 5분정도 애원해서 한장 건졌습니다.
크게 즐겁거나 재미있지는 않아도 이런 소소한 생활과 여유가 삶의 즐거움이 아닐까 합니다. 행복은 정말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걸 생각하게 하네요.
이제 다문화가정도 어둠고 안타까운 이야기로 세간의 관심을 받기 보다는 정착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줄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쯤 사회의 수혜자에서 수원자로
탈바꿈할지 모르지만 이런 작은 활동들이 자라나는 2세들에는 분명 변화된 모습으로
다가설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