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읽는 점심시간' 운영하는 김정열 은광여고 교장
은광여고 1학년 학생 450여명의 '사설 읽는 점심시간'은 김정열(金貞烈·사진) 교장의 작품이다. 2005년 이 학교에 부임한 김 교장은 각 학년 학년부장교사와 국어과 교사들을 불러모으고 지시를 내렸다. "논술 실력을 갖추려면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 사고력을 키우려면 신문만한 게 없다. 1학년 학생들만이라도 사설을 읽히자. 잘한 아이들에게는 직접 시상도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4년 전부터 은광여고 1학년 학생들은 매일 신문을 읽게 됐다.
"지금은 교과서만 공부해서 되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에 나갔을 때 어떠한 상황에 맞닥뜨리더라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반짝반짝하는 생각, 바로 그것을 익혀야죠. 그런 취지에서 NIE를 도입한 겁니다."
김 교장은 학교의 3대 특색사업으로 영어와 NIE, 글로벌리더십 프로그램을 꼽았다. 학교에 원어민 교사 3명을 배치하고 오후 5~10시 수시로 인터넷 영어 방송을 듣게 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한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2주간 교환학생을 보낸다. 1학년 학생 전원에게 매일 사설을 읽히고 1~2학년 희망자에 한해 4시간짜리 '마라톤 NIE' 방과후학교를 수준별로 진행한다. 대학교수나 전문가들을 영역별로 초청해 글로벌리더십 교육도 한다.
이 세 프로그램을 맞물려 진행해 은광여고를 강남 최고의 학교로 만들겠다는 것이 김 교장의 야심 찬 계획이다.
"수십만원씩 주고 학원 간다는 강남 얘기요? 강남 한복판에 있는 우리 학교에선 안 통하게 될 겁니다. 학교에서 다 해결해주겠다는 말이지요."
김정열 교장은 학생과 1대 1 면담용으로 마련한, 전교생의 프로필이 담긴 B4 사이즈의 두꺼운 파일을 꺼냈다. "학교 분위기가 좋아야 학생들이 학교에 오고 싶어하죠. 분위기는 선생님들이 만드는 것이고요."
김 교장은 그래서 학생들과 일일이 만나고 얼굴과 이름, 출신 중학교와 성적까지 모두 외우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김 교장은 "학생들과 면담한 뒤 수준별로 어떤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