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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에 넣어두었던 도토리묵 가루가 떠올라서 오밤중에 도토리묵을 쑤었다. 일이 하기 싫은 날은 손 하나 꼼짝하기
싫어서 하지 않다가 일이 하고 싶으면 오밤중에도 한다. 예전에 어머니가 한밤중에 달그락거리고 일하시는 것이 싫어서
툴툴거렸는데 흉보면서 닮는다더니 나도 모르게 닮아간다.
갑자기 도토리묵을 떠올린 것은 엊그제 사온 달래와 오이 때문이었다. 달래와 오이가 시들기 전에 상큼한 봄맛이 나는
도토리묵 무침을 하고 싶어서였다. 특히 요즘처럼 미세먼지나 황사의 계절엔 도토리에 함유된 아콘산이란 물질은
중금속과 각종 유해물질을 없애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하니 먹어야 할 것 같았다.
?구황식으로 이용되었던 도토리묵은 요즘 웰빙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과 비타민 B1, B2가 풍부하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배가 부글거리는 사람, 불규칙적으로 또는 식사가 끝나자마자 대변을 보는 사람,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 몸이
자주 붓는 사람이 도토리묵을 먹으면 좋다고 한다.
100g에 40㎉ 정도로 칼로리가 낮고, 탄닌 성분이 지방 흡수를 억제해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 또는 웰빙 음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도토리에 당뇨, 암 등 성인병 예방이나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는 등 여러 효능을 지니고 있다.
재료/도토리가루 1컵, 물 5컵, 참기름 약간, 소금 약간
도토리묵 쑤는 법
도토리가루와 물의 비율은 1:5로 맞춘다.
주먹구구로 대충 음식을 하는 편인 나도 묵을 쑬 때는 비율을 확실하게 맞춘다.
그렇지 않으면 무르거나 단단해진다.
그동안 묵을 쑬 때는 묵가루와 물의 비율이 1:6으로 알았는데 도토리묵은 1:5로 해야 한단다.
어쩐지 탱글한 맛이 덜하다 싶었는데 잊지 말아야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더니 또 배웠다.
물과 도토리가루를 잘 저어서 덩어리가 없도록 섞은 뒤 불에 얹어서 타지 않도록 저으면서 끓인다.
자칫 젓는 것을 소홀히 하면 눌어붙으니 바닥까지 긁듯 저어주면서 부글부글 끓도록 젓는다.
어느 정도 다 끓었다 싶으면 소금 약간, 참기름을 약간 넣고 저은 뒤 다른 그릇에 부어서 식힌다.
묵무침 재료/도토리묵, 오이 1개, 달래 1/2단, 양파 1/2개, 당근, 오미자청
양념장-간장, 쪽파, 고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오이는 반으로 갈라서 어슷어슷 썬다.
달래도 적당한 길이로 자른다.
양파는 채를 썬 뒤 물에 담가서 매운 기를 뺀다.
당근도 어슷 썬다.
도토리묵은 모양 칼로 썬다.
썰어놓은 채소에 오미자청과 양념간장을 넣고 버무린 뒤 도토리묵을 넣고 살살 버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