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주식회사의 사업 밑천에 해당하는 재산가치를 지닌 증서다. 주권(株券 stock, share)이라고도 한다. 주식회사는 사업을 벌여 돈을 벌 목적으로 여러 사람들이 밑천을 대 운영하는 회사다. 주식회사의 사업 밑천을 자본금, 자본금을 대는 사람을 주주(株主 stockholder, shareholder)라고 부른다.
주식회사는 상법에 따라 자본금을 일정 소액 단위로 잘게 나누고 나눈 수만큼 주식을 발행하게 되어 있다. 주식의 최소 발행단위는 1주. 2009년 7월 현재 상법상 새로 발행하는 주식의 1주당 가격은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최소한 100원 이상으로 하게 되어 있고 100원, 200원, 500원, 1000원, 2500원, 5000원 중 하나로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본금이 5천만원인 주식회사라면 1주 5천원씩 1만주를 발행하는 식으로 주식을 발행한다.
주주들은 각자 자본금에 기여한 금액만큼 회사가 발행하는 주식을 나눠 갖는다. 5명의 주주가 1천만원씩 내 주식회사를 세웠다 하자. 이 회사는 자본금이 5천만원이므로 1주 가격을 5천원으로 정할 경우 모두 1만주의 주식을 발행해야 한다. 그러면 주주 5명에게는 각자 2천주씩 주식이 돌아간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의 1주당 가격은 ‘액면가’라고 한다. 액면가에 발행주식 수를 곱하면 발행주식총액이 된다. 주식은 자본금만큼 발행하므로 발행주식총액은 곧 그 주식을 발행한 주식회사의 자본금 액수와 같다. 액면가로 발행된 주식은 주식시장에서 매매되는 즉시 시장가격(시가, 시세)이 형성된다. 시세는 주식시장에 나오자마자 액면가를 훨씬 넘을 수도 있고 액면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동안 주식 시세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주주의 권리와 책임은?
주주는 주식회사의 사업 밑천을 댄 사람이다. 회사 재산의 실질적 주인이고, 주주 아닌 사람들에겐 없는 권리를 누린다.
첫째, 각자 지분에 비례하는 영향력과 책임을 갖고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주식회사는 경영 관련 주요 사항을 주주총회에서 의결하게 되어 있다. 주주들은 주주총회에서 각자 보유한 지분만큼 의결권을 행사한다.
둘째,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배당이란 주식회사가 사업을 해서 올린 이익의 일정 몫을 주주에게 주식이나 현금으로 나눠주는 것이다. 회사가 배당을 결정하면 주주들은 보유 지분에 비례해 이익을 분배받는다.
셋째, 주가가 올랐을 때 보유 주식을 팔면 매매차익을 벌 수 있다.
주식을 사면 회사의 주인이 되어 이처럼 여러 권리를 누릴 수 있다. 그 대신 경영책임도 나눠져야 한다. 회사가 망할 경우엔 보유 주식의 가치가 폭락해 휴지조각이 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다만, 회사의 손실에 따르는 변상 책임은 주주 각자가 보유 지분을 잃는 데서 그친다.
주식 거래는 어디서, 어떻게 하나?
주식 거래는 여러 경로로 이뤄진다. 투자자끼리 직접 매매하기도 하고, 거래 중개자를 사이에 두고 매매하기도 한다. 가장 흔한 경로는, 일정한 거래원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적 시장에서 공인된 중개자를 두고 미리 정한 원칙에 따라 공개리에 경쟁 매매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공개 경쟁 매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시장이 잘 조직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비교적 조직성이 높은 정규 주식시장으로 유가증권시장(KOSPI : Korea Composite Stock Price Index)과 코스닥시장(KOSDAQ : Korea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System)이 있다. 유가증권시장은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의 주식을 거래하고, 코스닥시장은 주로 중소기업 주식을 거래한다.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주식을 발행해 정규 시장에서 거래되게 하고 싶으면 이들 시장을 관리하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자격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럼, 주식은 발행했지만 정규 증시에서 거래할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면 어디서, 어떻게 유통시키나? 정규시장 바깥에서 유통시킬 수밖에 없다. 정규시장 바깥은 장외(場外), 곧 ‘장외시장’이라고 부른다. ‘장외시장’을 전제하고 정규시장을 부를 때는 정규시장은 ‘장내시장’이라고 한다.
장내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장내거래’, 장내시장에서 증권을 거래하는 기업은 ‘장내기업’, 장외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장외거래’, 장외시장에서 증권을 거래하는 기업은 ‘장외기업’이라고 부른다. 같은 이치로, 장외에서 거래하는 주식은 ‘장외주식’이라 한다.
장외주식은 주로 발행사나 주식 보유자가 증권회사나 사채업자에게 대가를 주고 주식을 넘겨서 투자자를 물색해 파는 일이 잦다. 증권회사나 사채업자는 기업이나 개인투자자에게서 떠맡은 주식을 다른 개인이나 기관, 다른 증권사 등에 아름아름 팔아넘긴다. 정규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이라 해도 장외에서는 모두 이런 식으로 거래한다. 거래는 주로 증권사나 사채업자 사무실, 공증인 사무실 같은 곳에서 한다. 이렇게 사무실 창구(counter)에서 거래한다 해서 장외증시를 일본에서는 점두시장(店頭市場)이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OTC 시장(Over The Counter market)이라고 부른다.
장외시장과 장내시장은 무엇이 다른가?
주식시장에서 장외와 장내는 뭐가 다른가? 장외는 한마디로 자유롭다. 장내시장에서 매매되든 되지 않든, 어떤 증권이든 다 거래할 수 있다. 장내에는 공인된 시장관리자 내지 거래 중개자가 있어서 거래 시간이나 장소를 포함해 시시콜콜 거래를 규제하지만 장외에는 공인된 시장관리자가 없다. 매매 당사자끼리 어디서든 아무 때나 만나 자유롭게 거래한다. 중개자가 없으니 매매중개수수료 부담도 없다. 그 대신 단점이 있다. 거래상대를 제 손으로 찾아야 한다.
그런데 장외에서는 매물 정보나 거래 상대ㆍ사실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장내주식 같으면 시장관리자가 발행사 실적 정보 등 이런저런 정보를 투자자에게 공개하도록 규제하고, 증권사나 언론이 종목분석 정보를 자주 내놓는다. 하지만 장외주식엔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규제도 없고 증권사의 기업분석 정보나 언론보도를 통해 나오는 증시 정보도 별로 없다.
장외주식 거래 정보는 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인 사채업자나 증권사 언저리를 자세히 살피면 얻을 수 있다. 장외주식 시세 등 장외거래 정보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유용하다. 그렇지만 장외주식 투자는 장내주식에 비해 유망 종목, 부실 종목을 가려내기가 어렵다. 장외주식이라 해도 신문이나 인터넷에 주요 종목 시세가 나오기도 하고, 주가정보 제공업체 사이에 통하는 호가도 있다. 하지만 같은 종목을 놓고 여기저기서 갖가지 값을 부르기 때문에 꼼꼼하게 시세 정보를 챙기지 않으면 다른 데서 1만원에 파는 주식을 2만원에 사기 쉽다. 그런데도 장외에서는 문제의 책임을 물을 데가 없다. 장내시장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증권거래 과정을 감독하고 불법 사례가 나타나면 제재하지만 장외거래는 금융감독원의 감독 권한 밖에 있기 때문이다. 거래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도, 사기 거래 피해를 당해도 대책이 없고, 이 점을 악용해 투자자를 골탕 먹이는 기업도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장내종목은 장외에서는 별로 거래되지 않는다. 장내에서라면 제 값 받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데 굳이 장외에서 위험부담을 지고 매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장외거래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외거래 같은 것은 투자자와 증시 보호를 위해 아예 법으로 금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외시장은 성장 초기 유망 기업들이 장내시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에서 주식을 발행해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데 유용한 증권시장이다. 장외시장을 통해 장외기업이 성장하면 정규시장으로 옮아갈 수 있으므로 궁극적으로는 장내시장도 활성화한다.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시장을 통째로 닫아버리기엔 증시와 국민경제 전체를 생각할 때 손실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선 장외시장이 정규증시보다 위험하다는 걸 충분히 감안해 조심해서 투자하는 게 상책이다.
‘프리보드’는 어떤 시장?
‘프리보드’(Free Board)는 장외시장에서 산발적으로 거래되는 주식 가운데 일부 종목을 모아 거래하는 증시다. 시장이라고는 하나 한국금융투자협회(구 한국증권업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전산 거래 중개 네트워크 시스템이 실체다. 장외시장 종목 가운데 일부를 골라 인터넷 ‘프리보드 홈페이지’(http://www.freeboard.or.kr)에 시세 정보를 게시하고 거래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거래계좌를 열고 편리하게 매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2000년 3월 출범했던 예전 ‘제3시장’의 명칭을 바꿔 2005년 7월 다시 문을 열었다.
장외주식을 모았다 해도 어차피 장외시장인데 이런 시장을 만든 이유는 장외주식 거래가 많이 일어나게 유도하기 위해서다. 비록 시장의 신용도는 정규시장에 비해 떨어지지만 기업이 주식을 유통시키기 쉽고 장외주식을 모아놓아 거래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는 장외시장이다.
월간 경제교육 8월 케이디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