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맘을 표현해야 하는 스승의 날이 언제부턴가 교사와 학부모 모두 눈치 보는, 불편한 날이 됐다. 단축 수업을 비롯해 꽃바구니나 케이크, 선물을 절대 보내지 말라는 학교와 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려는 아이와 학부모의 치열한 눈치작전. 진심 어린 마음을 표현하는 게 최고의 선물이라는, 교사들이 전하는 스승의 날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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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가 독자에게 ...
선생님의 기억에 남는 선물은? 지난 5월 15일 스승의 날, 엄마들은 아무것도 보내지 말라는 학교 공문에도 불안(?)한 마음에 선물을 준비하느라 고민했고,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가져온 선물을 돌려보내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이야기하는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합니다. <미즈내일>이 만난 선생님들은 진심이 담긴 편지와 문자만큼 좋은 선물은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선생님들에게 인상적이었던 스승의 날 선물을 담아봤습니다. _민경순 리포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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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이 써주신 편지 감동이었어요 아이들에게 받은 편지 봉투를 열었는데, 아이 편지뿐 아니라 부모님이 쓰신 편지도 있었어요. 내 아이 키우는 것도 힘든데 30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한결같은 사랑을줘서 고맙다고요. 아이가 작년과 달리 많이 밝아졌고 학교를 즐겁게 다니는 것이 선생님 덕분이라며 감사하다는데, 읽으면서 제가 더 감사하더라고요. 편지를 읽고 저도 어머님께 감사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_강수진 교사(가명, 서울 ㄴ초등학교) |
잔디밭으로 오세요~ 007 작전! 교실에 들어갔는데 아이들이 아무도 없네요. 책상에는 본관 건물 뒤 잔디밭으로 오라는 메모가 있고요. 이놈들이 또 장난하는구나 생각하며 잔디밭에 갔는데, 아이들이 한 명씩 나와 뮤지컬을 하듯 저에게 노래와 이야기를 선보이네요. 깜짝 선물에 놀라기도 하고, 이걸 준비하느라 아이들이 얼마나 연습했을까 생각하니 고맙고 미안하더라고요. _박성호 교사(가명, 경기 ㅅ 고등학교) |
스케치북 편지 감동이었죠 몇 년 전 스승의 날 교실에 들어가니 아이들의 사진이 붙은 패널이 칠판에 있더라고요. '선생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선생님을 만난 건 행운이에요''계속 담임샘이면 좋겠어요' 같은 문구가 적혔네요.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글자를 써서 들고 찍은 사진 한 장 한 장이 모여 문장이 완성된 건데, 얼마나 감동적인지 울컥하더라고요. 올해는 아이들에게 포스트잇이 가득 붙은 케이크를 받았어요. 포스트잇을 한 장씩 떼어내며 아이들의 마음을 읽다 보니 학생들과 더욱 가까운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_안태일 교사(경기 중산고등학교) |
아이들에게 오히려 감사하죠 스승의 날 풍경이오? 교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아이들 때문이잖아요. 스승의 날을 맞아 아이들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교사들이 주변에 여럿 있어요.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과자, 작은 선물을 주며 사랑을 나누죠. 스승의 날이 교사뿐만 아니라 주변의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날로 바뀌어갔으면 좋겠어요. _배성호 교사(서울 수송초등학교) |
직접 만든 꽃바구니에 정성을 담아 스승의 날 꽃바구니를 가져오지 말라는 알림장을 썼는데, 아이가 쑥스러운 듯 꽃바구니를 내밉니다. 생화 같아서 꾸중을 하려다가 자세히 보니 종이로 하나하나 만들었더라고요. 아이의 정성이 얼마나 고마운지, 다른 꽃바구니는 돌려보냈는데 아이가 직접 만든 꽃바구니는 정말 고맙다며 받았네요. _김정희 교사(가명, 서울 ㄱ중학교)
미즈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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