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5년차 베테랑 사냥꾼인 패디 다이몬드는 동료와 함께 유명 쿨룸 해변 인근에 있는 야룸바에서 약 400m 미만 떨어진 바다로 들어온 뱀상어를 잡았다고 밝혔다. 잡힌 상어는 너무 무거워서 보트에 설치된 윈치(권양기)를 사용해 겨우 물 밖으로 끌어내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일해오면서 가장 큰 상어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약 6개월 전 모펫 해변에서 잡은 몸길이 3.9m의 무태상어였다고 밝혔다.
보도가 나간 뒤 일부 사람들은 상어를 무분별하게 사냥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주정부 수산자원관리국 대변인은 그 4.72m 뱀상어를 방류하는 것은 너무 위험했다고 밝혔다.
퀸즐랜드주에서는 수년 전부터 2m 이상의 위험한 상어들을 통제하고 있다. 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변 주위에 그물을 설치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일정 구역 이내로 상어가 들어오게 되면 하청 사냥꾼들이 잠재적 위험요소를 가진 이들을 잡는 것이다.
상어 습성전문가들에 따르면 해변으로 들어오는 상어는 5년 전 150건에서 지난 2011년 53건으로 감소했다. 관광지로 유명한 선샤인코스트에서는 총 50건의 상어잡이 중 28건이 몸길이 2m 이상인 위험한 종이었다고 한다. 상어는 몸길이가 어느 정도 이상 자라면 사람을 위협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어류다. 이들은 먹성이 좋아 고래를 사냥하기도 하며 간혹 바다 위에 표류한 조류를 노리거나 다른 상어도 공격한다. 사진=쿠리어 메일 /윤태희 2013.01.22
해마다 1억 마리 죽이고 7명 죽는다
불법·합법으로 해마다 잡는 상어 수 첫 집계, 번식률 웃돌아 멸종 위기
상어 지느러미 수요 급증 탓…국제 거래 규제 논의 3일 시작돼
다른 물고기와 달리 연골을 지닌 상어와 가오리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전부터 살아온 척추동물의 하나이다. 공룡시대보다 두 배쯤 먼 과거인 4억 년 전부터 이들은 현재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로 바다를 누볐다. 그러나 이들 연골어류는 최근 남획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찾는 아시아의 수요 급증이 가장 큰 이유이다.
문제는 이런 남획 실태가 제대로 보고되지 않고 있어 세계적인 위기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 어획이 횡행하고 상당수는 상어의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몸통을 바다에 내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리스 웜(캐나다 댈하우지 대 생물학과) 등 캐나다와 미국의 어류학자들은 최근 공식적으로 집계된 통계뿐 아니라 비공식, 불법 어획 규모를 모두 고려해 상어의 어획 실태를 추정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해양정책> 최근호에 발표했다.
그 결과를 보면, 2000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어획된 상어는 모두 144만t으로 상어의 평균적인 무게로 환산하면 약 1억 마리에 해당한다. 상어 남획에 대한 국제적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선진국에서 상어의 지느러미 채취가 규제되던 2010년에도 상황은 그리 달라지지 않아, 약 141만t(9700만 마리에 해당)의 상어가 잡혔다.
지느러미가 잘린 홍살귀상어.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목록에 올라있는 종이다. 사진=숀 하인리크스, Pew 환경그룹
급증하는 아시아 상어지느러미 수요에 대기 위해 잘라낸 상어 지느러미. 사진=숀 하인리크스, Pew 환경그룹
연구진은 불확실성을 고려해 최소한 63만 마리에서 최고 2억 7300만 마리의 상어가 해마다 세계에서 어획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상어 남획이 문제가 되는 것은 상어의 성장이 늦고 번식률이 낮아 과도한 어획은 어족자원의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인기 있는 어획 대상 상어는 대개 10년이 지나야 성숙해 번식을 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전체 상어 가운데 해마다 6.4~7.9%가 잡혀 죽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상어의 연간 재생산율인 4.9%를 웃도는 수치이다. 논문은 “상어의 개체군과 해양생태계를 회복시키려면 상어의 사망률을 현저히 떨어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어와 같은 최상위 포식자가 줄거나 사라지면 생태계 먹이 그물의 밑바닥에 이르기까지 연쇄적인 영향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지난 3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멸종위기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제16차 당사국 총회이다. 178개국이 참가하고 있는 이 회의에는 가장 멸종 위험이 큰 상어 5종과 가오리류 2종을 부속서에 올려 국제거래를 규제하자는 안건이 올라와 있다.
지느러미가 잘리기 전의 홍귀상어. 번식과 성장이 느린 상어를 남획하면 멸종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사진=짐 애버너티, Pew 환경 그룹
이 협약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나 지난 총회에서 상어 규제 안건은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속서에 오르지 못했다.
언론이 상어로 인한 공격 사례를 과도하게 보도해 정작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어의 처지로부터 눈을 돌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 대 국제 상어 공격 파일에 수록된 상어의 인간 공격은 모두 80건으로 이 가운데 7명이 사망했을 뿐이다. /조홍섭 2013.03.05
-인용한 논문 원문
Global catches, exploitation rates, and rebuilding options for sharks
Boris Worma, Brendal Davis, Lisa Kettemer, Christine A. Ward-Paige, Demian Chapman,
Michael R. Heithaus, Steven T. Kessel, Samuel H. Gruber
Marine Policy 40 (2013) 194-204
http://dx.doi.org/10.1016/j.marpol.2012.1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