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내가 부잣집 외동딸로 태어나 금이야 옥이야 자랐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조금 여유있는 생활을 했을 뿐 그렇게 호강하며 지내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바깥일에 더욱 애정을 가지셨고, 어머니는 일 잘 하는 종을 더 아끼시는 분이시다. 이러한 가풍으로 나 또한 '노동'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되었고, 더욱 독립적이고 자립적으로 자랄 수 있었다. 큰 일이 닥쳐도 어려워 않고 물불 안가리고 덤벼들 수 있는 것도 그러한 데 연유한 것이다.
'자립적'이라는 것은 여성으로서 멋있을 수도 있지만 때론 스스로를 보호하겠다는 생각이 강해 가끔 엉뚱한 행동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문도령과의 애정전선에서 말썽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도 문도령에 대한 나의 마음이 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가끔 나를 잊은 듯 생활하는 문도령에게 야속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래도 문도령이 마음을 잡아주어 너무나도 고맙다.
어쨌든 갖은 고생을 한 결과 드디어 神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이지 김씨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두려움에 내 손으로 죽인 정수남이도 이젠 나의 충실한 사람이 되었고 하니 이제 나는 상세경과 하세경을 잘 보필하여 인간세상에 더욱 이로운 神이 되고자 한다. 인간들에게 한 마디 덧붙이자면 성실하게 생활하는 자들에게는 복을 줄 것이며 땅과 하늘에 버릇이 없는 자들에게는 벌을 줄 것이니 내 성격을 아는 자들은 알아서 잘 하도록 하라.
**문도령 : 권은희
우리 아바님이나 인간들에게는 아마도 내가 가장 무능한 신이었을 수 도 있겠다.
그래서 일까 문선왕은 나를 굳이 인간세상까지 내려가 글공비 재주공비배워오라고 하신다.
애당초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던게지 아무튼 그것마저도 청비한테 밀리고 공부가 아니되면 뭐 그 밖의 다른 것이라도 좀 나았어야하겠건만 신의 체면 다구기고 마지막 자존심(?)까지도 무참히......
하지만 청비보다 하근거에 못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나를 보라 나는 어려움없이 자랐고 모든 걸 다가지고 있어서 인간들처럼 많이 알아야 출세하고 부지런히 벌어야 부자 되는 그런 부류가 아닌 것이다. 그야말로 난 신인 것이다. 이미 권세는 주어진 것이고 무엇 때문에 열심을 내란 말인가? 여기서 잠깐 혹시 아바님의 깊은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아무렴 아무나 신이 될 수는 없는 것이겠지
난 그냥 그야말로 인간세상에 소풍 나온 기분으로 나왔을 뿐이었는데 운명의 여인 청비를 만난 것이다. 그녀는 나를 잘도 속이더니 끝내는 불효자로 만들더군요. 그녀의 사랑 때문일까 나는 제법 용감해졌다. 내내 우유부단하고 무책임한 나를 변화시키고 칼선 리 그 어려운 시험을 다 이겨내더니 나로 상세경이라는 직분을 감당하게 만들지 않던가 사랑스런 세경땅 청비야
어서 보고싶다.
**정수남 : 문장희
사람들은 나보고 '정이어신 정수남' 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난 '노동'과 '사랑'을 빼면 시체인 사람이다.'노동' 특히 밭노동은 힘만 가지고 안되는 일이다. 하늘의 절기를 알고 땅의 기운을 아는 사람이라야만 진정한 농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나를 몰라주고 언제나 나를 정이어신 하인으로만 취급하는 ' 청비' 애기씨 한테는 정말 섭섭한 마음이 가득허다. 신분의 차이로 어쩔수 없다하지만 내 마음을 알아줄만도 한데, 오히려 애기씨는 저승길을 걷게 했다. 나는 애기씨를 좋아하는 맘에 나두 모르게 애기씨를 욕보인 것 같다. 아름다운 청비 애기씨를 보면 내가 뭘하는지 잘모르겠다. 그래도 나를 잊지 않고 다시 살려준 애기씨. 이젠 하세경을 맡아 인간 땅의 풍요를 담당하는 신이 되었다. '노동'과 '사랑'의 신, 나 정이어신 정수남이, 상세경님과 중세경님과 함께 세경땅을 더욱 조화로운 세상이 되도록 하겠다.
●자청비네 식구들
김진국 대감:김형섭
조진국 부인: 안민희
늦인득이 - 김순덕
늦은덕이는 청비의 유모이지만, 우리네 어머님들의 모습과 같다. 평생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도 그런 자식의 모습을 바라만 보아도 흐믓한 마음 품는 베풀고도 넘쳐나는 자식 사랑의 화신이다. 허나 정작 늦은덕이는 친 자식 정수남이가 힘들어해 안타까워도 상전님네 따님 애기씨 청비를 챙겨야 하는 신분이다.
청비가 면화따는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며 면화가 어떤 꽃이며 무엇에 쓰이는 것인지 가르친다. 빨래며 집안일을 할때도 심성이 고운 애기씨에게 일을 가르치고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을 그 자체로 조근조근 가르친다. 그러느라 정작 자신의 아들인 정수남이는 챙겨주지도 못하고 부지런히 동분서주 다니는 모습이 안타깝다.
아들이 사모하는 상전의 딸 청비는 전혀 다른 세계 하늘에서 내려온 문도령을 사모하고 아들의 마음도 헤아려 쓸어안아 주지도 못하고 상전 청비를 모셔야 하는 늦은덕이이다.
아들 정수남이는 뛰어난 일솜씨와 천하장사인 힘을 지녔음에도 무기력한 모습만 보인다. 설상가상 심통을 부려 엄청난 과오를 저지르고 만다. 이런 아들을 둔 어미로써 안타까운 마음 가득한 늦은덕이이다.
청태국 마귀할망
● 문도령네 식구들
문선왕
문선왕 부인
늦인득이2 : 현애란
선녀1
선녀2
● 꽃감관네 식구들
꽃감관
꽃감관 딸1
꽃감관 딸2
꽃감관 딸3
그 외
지집아이들, 소와 말, 꽃과 나무, 나비와 새, 연못 등
코러스1 : 김순덕
코러스2 : 현애란
코러스3 : 안민희
코러스4 : 김형섭
대본 : 안희정, 안민희, 현애란
연출 : 안희정
조연출·연기지도 : 현애란
기획 : 송정희
안무 : 현애란
소품 : 권은희, 김순덕
의상 : 안민희
무대 : 송정희
분장 : 김린성
기록 : 김경률, 안희영
진행 : 이일선, 김현미
첫댓글 와" '이제야 찾았네 모두들수고했고 지금은 어디서 무었들하는지 궁굼하다 .....
우리 무시거허멍 이치룩 꼬리말 하나 붙이지 몾허염싱고 재기덜나왕 꼬리말 호나석 붙치라게 혼저덜.
형섭. 희정 .애란.민희. 은희 .정희 .수빈 .장희. 모두 들 잘지내고 있지. 보고싶다....... 고생들많이 했는데 .언제민 봐질겅고이.글이라도 냉기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