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메가줄 투입해 3.5 방출…"에너지 150% 생산"핵융합,
핵분열과 달리 방사성 폐기물 방출無…기후 변화에도 영향 없어
2008년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연구진들이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국립점화시설'(NIF)에서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뉴스1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 연구진들이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 태양' 기술이라고도 알려진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방식과 같은데, 이번 연구 성과에 따라 인류는 무한 청정 에너지로 향하는 첫걸음을 뗐다. 13일(현지시간) BBC, AP, NPR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연구진들은 핵융합 발전 기술을 이용해 투입한 에너지 대비 150% 수준의 순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들은 이달 5일 실시한 실험에서 레이저를 수소 입자에 쏘았는데, 이 과정에서 2.1MJ(메가줄)이 투입됐고 3.15MJ이 방출됐다.
핵 융합은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핵분열 기술과 달리 방사성 폐기물을 방출하지 않는다. 화석 연료 등 전통 에너지원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 기술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핵융합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 가스도 배출하지 않아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 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태양에서만 관찰되던 융합 에너지를 생산했다. 이는 탄소 없는 풍부한 핵융합 에너지 사회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하는 이정표"라고 말했다. 이어 "핵융합 발전은 21세기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로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라며 이번 돌파구를 통해 청정 에너지와 국방 분야에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청(NNSA)은 질 루비 에너지부 핵안보차관 겸 핵안보청장은 "실험에서 초강력 레이저 192개가 중수소 삼중수소 캡슐을 300만도 이상으로 가열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 안보 외에도 청정 에너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세계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깨끗한 에너지원을 향한 첫 단계를 밟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진전을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상용화까지는 수십년이 더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킴 부딜 소장은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캡슐 1개를 점화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상업적으로 핵융합 에너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점화가 이뤄져야 한다. 분당 수많은 핵융합 점화가 연쇄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쇄 점화를 가능하게 하려면 강력한 드라이버가 필요하고, 수십 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핵융합 분야 기업을 대표하는 미 핵융합산업협회(FIA)의 앤르듀 홀란드 대표는 "과학자들은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핵융합 에너지가 시작 대비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까운 미래에 핵융합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연구진들이 실험에서 생산해낸 에너지는 기껏해야 15~20개의 주전자를 끓일 수 있을 정도로 극소량이지만, 의의는 막대하다"면서 "핵융합의 미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기대했다. 다만 매체는 "핵융합 기술이 실사용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13일(현지시간)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 장관이 워싱턴에서 핵융합 기술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그랜홈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 연구진들이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뉴스1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