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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Vincent...

알려진바와 같이, 음식/와인 평론가로 널리 알려진 고형욱氏께서 새로 오픈하신 와인바 입니다.
대략 2006년 말쯤 오픈한듯 한데 아직까지는 널리 알려진것 같지 않구요.
고형욱氏는 예전에 청담동 와인샵 빈야드와 비노비노 압구정점(현재는 Tasty BLVD로 리모델링)의 대표로 계셨던 적이있고
이 바닥에서는 상당한 내공의 소유자로 통하는 분이기 때문에,
그분께서 직접 오픈한 와인바란 어떤 느낌인지 매우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을 이용하 잠시 다녀왔는데요,
다녀온 인상을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위치는 청담동 학동사거리 동궁예식장 건너편 뒷골목에 위치합니다.
아마 그 앞의 주점 '야단'이나 이태리 백반집이라 알려져있는 '프라텔리'를 아신다면 찾기가 쉬우실듯..
야단 골목으로 들어서시면 GS25건너편 프라텔리 2층에 위치합니다.
공간은 반을 갈라서 홀 공간과 룸 공간으로 나누어 놓았는데
영업은 룸 쪽을 주력으로 하는듯 바 공간은 생각보다 아담합니다. 4인테이블 5개와 바가 전부..

원래 이공간은 그냥 술집을 와인바로 적당히 레노베이션을 한듯 싶습니다.
그런 흔적은 공간 여기저기에서 엿보이는데, 이를테면 와인바라면 당연히 있어야할 셀러가 보이지 않고,
안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쨋거나 홀에서 노출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와인바라기 보다는 그냥 바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젊은 분위기는 아니고요, 아무래도 30대 중반 이상의 남자분들이 편안해 하실법한 그런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와인 리스트는 특이하게 신대륙 와인이 아예 배제가 되어있고,
프랑스 보르도 - 부르고뉴와
이태리 바롤로와 토스카나의 와인만 집중했고,
약 120~150종 정도의 좋은 와인들이 많이 선정되어있습니다만,
보르도 보다는 부르고뉴가 낫고,
이태리쪽에서는 피에몬테의 와인 리스트가 잘 되어 있습니다.
보르도 쪽은 다소 평범한 느낌이며 10만원대 이하로는 그다지 선택 할만한 초이스가 없구요,
부르고뉴는 10만원대 이상으로좋은 와인들이 많이 보입니다.
역시나 스페인, 독일과 미국, 칠레등 신대륙 와인이 빠져있는것이 다소 장점이라면 장점,
단점이라면 단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아주 괜찮습니다.
요사이는 공급가대비 상상 이하의 마진폭으로 접근하는 와인바가 많아졌는데,
이곳도 그런 곳 중에 하나인듯 공급가대비 가격이 무척 저렴합니다.
모엣샹동을 기준으로 했을경우, 8만원이라는 가격이 책정되어있는데, 아마 이정도는
전국에서 제일 저렴한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쨋거나 고를만한 와인은 10만원대 ~ 20만원 중반에 집중되어있는 느낌인데,
30대 중반 이상의 남자손님을 타켓이라고 추측해보면 나쁜 초이스는 아닌 와인 리스트가 되겠습니다.
음악은 LP로 틀어주는데 음질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다소 음량이 큰 느낌이 있고
섬세한 맛은 떨어지는 사운드.. 라고 보시면 되겠고,
LP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아주 그리운 청계천의 빽판을 비롯해서 다양한 구제 앨범들을 만날 수 있다는것..이
장점이 되겠네요.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점은,
음식 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점.. 입니다.
그러나.. 쉐프 및 주방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안주는 물론 음식을 그냥 '알아서'하고 있기 때문에,
뱅상측에서 말씀하시는 바로는... 먹고싶은 음식이 있으면 미리 예약 할 때 얘기를 해주면 준비해준다고 하네요.
하지만, 손님의 입장에서 메뉴가 없으면 쉐프의 스타일을 알 수 없고,
어떤 음식을 자신있어하고 어떤 음식이 준비 안되는지 역시 알아낼 방법이 없는데다가,
사용되는 식자재 및 코스트와 주문한 음식의 가격을 알아낼 도리가 없기 때문에
아주 불편하게 생각되는 부분이네요.
아무래도 양식쪽의 쉐프이겠습니다만, 이것도 그냥 추측인거고,
양식이 스테이크 한종류만 있는것도 아닌데다가 그것마져도 프랑스식이 있고 이태리식이 있으며
미국식이나 호주식도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미국과 호주식 스테이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소스를 어떻게 쓰는지, 가니쉬는 어떤식으로 곁들이는지는 단지
메뉴를 봐야만 알 수 있는 내용들이므로, 이런점에 대한 배려는 많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와인글래스는 스피겔라우의 비버리힐즈 시리즈를 주었는데,
개인적으로 비버리힐즈 보르도 글래스는 너무 크고, 티타늄 성분이라 크리스탈 글래스에 비해 무거우면서 다소 날카로와서
림이 입술에 닿을때의 느낌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싫어합니다만,
저희가 싼 와인을 시켰기 때문에 바꿔달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ㅋㅋ
개인적으로는 스피겔라우의 그랑팔레 시리즈를 제일 좋아하는데,
가격은 비버리힐즈의 두배라죠?
최근에는 아비치 로마를 비롯하여 비버리힐즈를 쓰는 업장이 꽤 되는데,
저렴한 가격에 강도가 강해서 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업장에서는 많이들 선호하시는것 같습니다.

아무튼 치즈 안주도 서비스로 내어주시고,
즐거운 나들이를 하고 온 듯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
부르고뉴와 피에몬테의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쯤 꼭 들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