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트요약 미국에서 유전자 처리된 돼지의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했다는 소식이 국내외 언론에 연일 보도되는 등 화제다. 이는 참으로 놀라운 성과임이 틀림없다. 복수의 매체가 보도한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면 아직 “성공”이라고 정의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대단한 성과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부 언론은 이번 성공을 보도하면서 장기 부족 사태의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쩌면 장기 관련 환자와 그의 보호자들은 이번 연구 성공이 대안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본지는 유전자 변형을 통한 동물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것이 점진적으로 장기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본다.
- 검증내용 관련 소식을 접한 누리꾼 ‘반짝반짝’은 자신의 블로그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면서 “뉴스 보는데 돼지 심장을 사람한테 이식했다고? 진짜 놀라운 소식이죠”라며 “와~ 진짜, 의술 어디까지 발달할까요?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분명 희소식이네요”라고 했다. 외신들도 이식 수술 성공으로 장기 부족의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종(異種) 장기 이식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인류가 이종 이식에 성공한다면 이식 대기자 명단에 있는 10만 명이 넘는 미국인에게 새 희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인류는 17세기부터 동물의 피나 피부를 인간에게 이식하려고 많은 시도를 해 왔다. 20세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종 장기 이식을 시도했지만 실패를 맛보기만 했다. 1964년부터 침팬지의 신장을 인간에게 이식해 가장 오래 버틴 환자는 9개월을 넘지 못했다.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받은 소녀는 21일 만에 사망했다. 인류는 포기하지 않고 인간하고 가장 비슷한 장기의 크기를 가진 미니 돼지에게 눈길을 돌렸다.
미 식품의약청(FDA)은 지난해 12월31일 심각한 질환으로 생명이 위험한 환자에게 돼지 장기 같은 실험적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확대 접근(동정적 사용)’ 조항을 도입했다. 이에 돼지의 체세포에서 면역거부 관련 유전자를 제거한 뒤 복제해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면역거부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일부 과학자들은 사람 장기와 해부학적 구조나 생리 특성이 유사한 침팬지나 돼지의 장기를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모색 과정에서 침팬지는 성숙했을 때 체중이 40㎏이 채 안 돼 장기 크기가 작다는 원천적인 문제가 있지만 돼지 장기는 사람 장기와 크기가 비슷하고 임신기간이 짧아 생산이 비교적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면역체계가 사람과 달라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어서 돼지 체세포에서 면역 거부와 관련한 유전자를 제거한 뒤 복제하는 연구가 이어졌다. 이윽고 최근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메디컬센터에서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장기’ 개발에 나섰다. 이종장기는 종이 다른 동물의 장기나 조직 등으로, 이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이 이종장기 이식 기술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포함, 본인 몸의 세포나 조직이 아닌 경우 재빠르게 인지하고 엄청난 강도와 속도로 공격해 우리 몸을 보호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반응을 거부반응이라고 하는데, 복잡한 면역학적 기전이 작용하지만, 일반적으로 환자 본인의 면역학적 특성과 다를수록 그러한 반응은 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종이식 시 발생할 수 있는 면역거부반응이나 이종 간 감염병 전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종이식에 쓰이는 동물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형질전환 과정을 거친다. 특히 인간의 면역 체계는 돼지 장기 표면에 있는 ‘알파갈(α-gal)’이라는 단백질 성분을 공격하기 때문에, 알파갈을 제거하는 유전자 변형 단계를 거친다
한편 세계적으로 장기 기증자는 수요에 턱없이 못 미친다. 미국은 11만 명의 환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매년 6000여 명이 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고 있다. 지난해엔 3800명만 장기 기증을 받았다.
- 검증 자료
미 메릴랜드대 의대 연구 발표 자료 블로거 '이츠미' 분석 인용 조선일보/매일경제 보도 참조
- 검증 결과
* 장기 부족 사태 해결할 대안으로 가능할까? 가능하다. 형질전환 동물 복제는 ▲우량가축 보급 ▲질병 치료용 단백질 생산 ▲이식용 장기 생산 등 인류에게 다양한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어 미래를 이끌 생명공학의 한 축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장기 부족 사태를 해결할 대안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안전성 검증과 빈부격차에 따른 장기이식 불평등 해소는 풀어야 할 숙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변형 돼지의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 할 수 있다. - 사실이다. 돼지의 장기는 인간의 장기와 크기가 유사하고, 영장류보다 새끼를 많이 낳아 이종간이식 실험에 적합하여서, 실제로 국내외에서는 돼지에서 추출한 콜라겐 인공피부를 만들어 화상 환자에게 이식하는 사례는 많다고 한다.
[뉴시스]
최근에는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돼지의 심장이 사람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미 메릴랜드대 의대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지난 7일 말기 심장 질환을 앓는 57세 남자 환자에게 유전자 변형돼지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으며 현재 정상적으로 심장이 작동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8시간의 이식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심장 박동도 혈압도 정상이다”라며 “완전히 그(환자)의 심장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수술 성공으로 장기 부족 문제 해결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으며 장기이식 의학의 역사적 분수령이란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