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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민중의 영웅 폴란 데비를 사람들은 ‘산적의 여왕’, ‘의적의 여왕’ 또는 ‘꽃의 여왕’ 등 수식어를 붙여서 부르고 있다.
국내의 몇몇 언론에서 폴란 데비의 삶에 대한 기사가 몇 년 전에 게재된 적이 있고,
인터넷에서도 그녀에 대한 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다.
1994년에는 그녀의 삶에 대한 영화가 제작되어, 그해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 된 바 있다.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은 1994년 세계 10대 영화가운데 한편으로 그 영화를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이 영화를 국민들의 비판적 시각 때문에 상영금지 시켰다.
1996년, 혹은 1997년인지 국내에 그 영화가 폴란 데비의 일대기라며
‘밴디트 퀸(산적의 여왕)’ 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국도극장을 비롯한 5개
극장에서 개봉하여 5주간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영화를 상영한 그해 6월경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그리고 시중에서도 그 영화의 줄거리를 토대로 하여 다수의 책이 발간 되었다.
1995년경 폴란 데비의 자서전이 인도에서 출판되자,
1997년 12월 국내에서 그 책을 번역(홍현숙 옮김), 제목 ‘한 여자의 선택’으로 ‘도서출판 둥지’에서 출판 되었다. 최근, 2011. 9. 11. MBC TV방송에서 ‘신비한 TV 서브프라이즈’에서 산적의 두목 ‘
꽃의 여왕’이라고 폴란 데비의 기구한 인생에 대한 내용이 방영되었다.
그런데 ‘밴디트 퀸’ 영화와 그 영화의 줄거리를 토대로 쓴 책이나, 인터넷 글, TV 방송 내용이 서로 각각 상이해 어떠한 것이 사실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었다. 영화는 흥행을 돋우기 위해 폴란의
일대기라고 선전, 홍보했지만 사실은 그녀의 삶의 일부분인 상층민에게 당한 강간, 억압 등을 통해서 인도의 불합리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 이어서 그녀의 일대기라고 볼 수 없다고 사료 된다.
그리고 다른 책이나 인터넷 등 에서는 폴란 데비가 자신을 강간했던 26명을 공개처형 했다고
하는 데, 공개처형 한 사실은 없고,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그녀가 원수를 갚기 위해 자신을 비롯한 세개의 일당들(발완, 바바 무스타 킴) 이 연합하여 산적 두목 스리람(‘폴란’의 산적 남편인 비크람을 죽인자)을 잡으러 마을에 갔다가, 그들과의 교전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이다.
즉, 사상자는 폴란과 다른 산적들의 총에 맞아 죽은 것이다.
‘폴란’은 실질적으로 사람을 둘밖에 죽이지 않았다. 죽인 사람은 전 남편인 푸티랄과 마야딘(아버지와 배다른 형의 아들)의 처남 만수쿠이다.
TV 방송은 일부만 봤는데, 장면과 동시에 해설 내용이 자서전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
TV 방송 끝 부문에서 폴란 데비가 집으로 들어오다가 정원에서 괴한에게 총살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 데, 이는 남편과의 재산권 다툼으로 그가 청부살인 했다고 했다.
사실은 폴란 데비가 총살당한 곳은 의원 공관 앞 이였고, 살인자가 남편과 연관된 것 이라고
심증은 가지만 물증은 없었다. 인도 수사기관에서는 세 가지 의혹을 가지고 수사를 했다.
첫째, 과거 그녀의 적 이었던 상층 카스트에 의해서 저질러진 복수극.
둘째, 폴란 데비를 정치에 입문 시킨 물라얌의 인기가 그녀 보다 하락하자
그가 정치 위기를 느껴, 그녀를 제거한 정치적 음모론.
셋째, 그녀의 남편 우메드와 재산권 다툼.
하지만 세 가지 다 의혹만 무성하고 물증이 없었다.
따라서 그녀에 대한 살인사건은 현재까지 미궁에 빠져 있다.
의혹에 대한 설명은 글이 끝나는 부분에 올리겠습니다.
폴란 데비는 감옥에 투옥(25세)되기 전까지는 글을 읽을 줄도 몰라,
감방에서 글을 배웠으며, 그녀의 자서전은 작가가 대필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그녀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자서전 내용이 사실과 진실로 사료됩니다.
그래서 ‘한 여자의 선택’(홍현숙 옮김.1997.12.12.)의 523페이지 글을 읽기 쉽고,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이야기를 다시 정리(내용의 요점은 같게), 압축하여 전개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아쉽게도 폴란 데비가 감옥에서 석방되는 시점 까지만 기술되어 있다.
〈 폴란 데비, 걸어 온 길〉
- 1958년 경 인도 우타르프레데시 (주) 북부 야마르 강 상류 마을에서 신분 계급이 하층민(말라), 농부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1남 4녀중 둘째로 태어남.
- 11살에 35세 홀아비(결혼을 했으나 이혼)와 결혼했으나 갖은 학대당함.
* 다른 책에서나 인터넷 등에서는 폴란 데비가 홀아비에게 자전거, 침대, 암소 한 마리를 받고
팔려 간다는 데, 팔려 가지는 않음. ‘폴란’이 사는 인도의 주 풍습은 신부가 결혼하면, 결혼 지참금을 가지고 감. ‘폴란’도 결혼 지참금으로 돈 5백 루피, 젖소 한 마리, 염소 한 마리를 가지고 갔음. 그녀의 부모는 ‘폴란’이 너무 어려 결혼을 한 후, 삼 사년 지나 여자로서 성숙해지면 신랑이 그녀를 데리고 가도록 하여 결혼을 시킨 것 임. 1950년대 우리나라의 경상도 남부지방에서도 이런 비슷한 풍습이 있었음. 신부가 결혼식을 올린 후 삼년 정도 지나면 신랑이 데리고 감.
- 16살에 집에서 밤에 산적에게 납치당하여 산적이 됨. 부잣집을 약탈하여
그 재물들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일부는 그들이 가지고 감.
- 18살에 산적의 두목이 됨.
- 25살에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자수, 감옥에 투옥된다.
- 36살에 11년간 감옥 생활을 마치고 석방되어 사회운동가로 활동시작.
- 38살에 상층민 출신인 상대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국회의원에 당선,
- 43살의 나이에 의원공관 앞에서 괴한의 총탄에 맞아 쓰러진다.
〈 인도의 신분제도〉
인도 신분 차별의 뿌리는 직업을 가문으로 세습화하는 중세적 신분 계급
제도 카스트 제도이다. 이 제도는 종교 의례를 전문으로 하는 사제 계급인
부라만, 군사 · 정치를 담당하는 왕족 · 무사 계급인 크샤트리아, 상공업
활동에 종사하는 평민 바이샤, 노예 계층인 수드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바이샤와 수드라는 다시 약 이천 여개 이르는 직업으로 세분된다.
그리고 그 밑에는 카스트에도 속하지 못하는 접촉 불가 천민이 약 일 억명
가까이 존재하며, 이들은 스치기만 해도 부정 탄다 하여 사람들로부터 기피 당하며, 마을의 우물을 쓰지 못함은 물론, 우산도 사용할 수 없고, 신발을 신어서도 안 되며, 늘 고개를 숙이고 걸어야 하는 등 짐승만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한다.
1996년부터 신분 차별을 철폐하려는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 자서전 ( ‘한 여자의 선택’)〉
◆ 폴란 데비의 생활 상
인도의 우타르프레데시 (주) 북부 야무나 강 상류의 한 마을에서 신분 계급이 말라(카스트 제도에서 네 번째 노예 계층인 수드라 속하는 사공의 카스트)로 농사를 짓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폴란 데비는 1남 4녀 중 두 번째 딸이다. 형제들은 폴란 데비 위로 4살 많은 언니(루크미니), 그녀 바로 아래 2살 어린 여동생(초티), 어린 아이 남동생(시브 나리얀),
갓난 아이 여동생(부리) 이다.
그녀는 꽃의 축제일에 태어났다.
그래서 부모님은 이름을 꽃을 의미하는 ‘폴란’ 이라고 지었다.
언니 (루크 미니)는 가족들 중 유일하게 피부가 희고 얼굴이 예뻤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아버지, 어머니가 형제들 중에 제일 좋아 했다.
폴란 데비는 피부는 검고, 코는 너무 컸다. 거기다 키가 너무 작고
마른데다 허약해서 예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폴란 데비의 가족들(7명)은 창문도 없고, 문도 없는 조그마한 2개의 방이
딸린 집에서 살았다. 집은 늘 어둡고 축축했다. 집의 벽은 진흙이 발라지고
지붕은 지푸라기가 덮여 있었다. 마당은 손바닥만 하게 작았다.
2개방은 겨울에 잠을 자는 방 하나와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진흙 화덕이 딸려 있는 방이었다.
외양간도 하나 있었다. 장식이라곤 작은 제단 뿐. 잠을 자는 방에 있는 낡은 카트(나무로 틀을 짜고 짚을 얹어 쓰는 침상) 세 개와 그녀의 아버지가 일이 없을 때 누워 쉬는 마당의 문가에 놓아 둔
카트를 빼고는 가구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소 두 마리가 전 재산이었다.
인도멀구슬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는 손바닥만한 땅을 제외 하면 땅은 단 한 뼘도 없었다.
가족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야무나 강의 반대편 기슭에 있는 메마른 채 버려진 주인 없는 땅에 채소, 수박, 오이 등을 심어 재배, 수확하여 가족들이 먹거나 시장에 내다 팔았다.
그 밭에 갈려면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만 했다. 사공은 하루 동안 배를 빌려 주는 데 5루피를
받았다. ‘폴란’의 가족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네 부자들의 집일과 농사일을 해주고 품삯을 받아 생활했다. ‘폴란’도 집 안이나 밭일을 마치고 나면,
다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부탁한 허드렛일을 해야 했다.
아버지는 그 일을 그녀에게 시켰다. 마을 사람들의 가축을 돌봐주고,
수확한 작물을 거두어 주고, 사람들의 머리에 이를 잡아 주면, 그 대가로 먹을 것을 조금 얻을 수 있었다. 폴란 데비의 삼촌 비하리는 그녀와 한마을에 살았다.
삼촌은 마을의 부자인데, 그녀의 아버지와 배다른 형제지간 이었다.
그는 2층 콘크리트로 지은 집에서 살며, 하인 몇 명을 거느리고 있었다.
삼촌(아버지와 배다른 형)은 할아버지 유산인 아버지 몫의 땅과 가축 등을
모두 챙겨 부자가 된 것이다.
형제지간에 재산권 분쟁으로 소송이 제기되어 하급심에서는 ‘폴란’의 아버지가 이겼다.
하지만 교활한 삼촌(아버지와 배다른 형)은 상급법원에 소를 제기 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돈이 없어 변호사를 구하지 못했다.
그런 어느 날 그녀의 아버지가 마을 회의의 판차야트(마을 원로들의 회의체)에 불려 나간다. 의장인 사르판츠가 비하리(삼촌)에 대한 소송을 철회하라고 압력을 넣는다. 그는 소송을 질질 끌면 딸 넷 결혼 지참금까지 돈이 다 없어진다고 한다. 마을의 원로들은 모두 부자로 삼촌(아버지와 배다른 형)의 친구다. 그러자 그녀의 아버지는 이웃 마을에 가서 사람들에게 “내가 우리
아버지의 친아들인지 아닌지를 증언 좀 해달라고요! 사실만 밝혀주세요!”
이렇게 애원해 본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비하리 삼촌을 두려워한다.
모두들 내막은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그들도 가난했으므로 사르판츠가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 누군가가 그녀의 아버지를 도와 주려 했다면, 비하리 삼촌이 일꾼들을 동원해 마구 때렸을 것이다.
법원에 갈 날이 다가오던 어느 날, 비하리 삼촌은 그녀의 아버지를 찾아와 소송 건을 잊어버리면 육십 비가의 땅을 주겠다고 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동의 한다.
그러나 그건 법원에 나오지 말라는 속임수였다.
소송이 열렸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나타나지 않자. 판사는 한 뼘의 땅도 줄 수 없다고 판결을 한다. 결론적으로 그녀의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친아들이 아닌 것으로, 삼촌이 친아들로 판정한 것이다.
그녀의 삼촌(아버지와 배다른 형)은 대단하고 힘 있는 사람, 손을 더럽혀서는 안 되는 타쿠르(카스트 제도의 지배 계층인 크샤트리아에 속하는 계급)처럼 행세했다. 돈이 많았기 때문에 자신이 타쿠르와 똑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상 그는 말라( 카스트 제도에서 네 번째 노예계층인 수드라 속하는 사공의 카스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한 연유로 삼촌(아버지와 배다른 형)은 폴란의 가족들을 인간이하로 취급한다.
사악한 비하리 삼촌(아버지와 배다른 형)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몇 채 안 되는 집들 끝에서
살았다. 그 골목길은 삼촌의 집 우물에 바짝 붙어 있었다. ‘폴란’의 집에서 다른 마을로 가거나
들판으로 갈 때는 골목길을 따라 삼촌(아버지와 배다른 형) 집 옆을 지나야 했다.
‘폴란’이 소를 끌고 삼촌네 밭을 지나가면 삼촌에게 맞아야 했다. 자기 땅을 밟았다는 것이다.
들판으로 나갈 때도 삼촌의 눈에 띄면 ‘폴란’도 그녀의 동생 초티와 언니 루크미니도 때린다. 심지어 화가 많이 나면 ‘폴란’의 어머니도 때린다.
못돼 먹은 늙은 숙모(아버지와 배다른 형의 아내)는 ‘폴란’이나 그녀의 형제들이 삼촌에게
야단맞는 것을 보면 좋다고 낄낄거린다.
‘폴란’의 어머니는 삼촌이 우리를 마을로 쫓아내려는 것 뿐이라고 말하곤 했다.
‘폴란’은 삼촌에게 매 맞는 것이 두려워 간혹 먼 길을 돌아가느라 옷을 적시기라도 하는 날이면, 강물에 옷을 빨아 알몸으로 옷이 마르기를 기다려야 했다. 그녀 에겐 옷이 한 벌뿐이었고, 신발도 없었다. 그녀의 가족들은 아무도 신발을 신지 않았다.
‘폴란’은 하도 자주 맞다 보니, 동생 초티와 함께 카트(나무틀로 짜서 만든 침상)에 누워,
언젠가 그 큰 매부리코를 골며 자고 있는 비하리 삼촌에게 몰래 다가가 큼직한 돌로 삼촌의 머리를 내리쳐서 복수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곤 했다.
벌써 그녀의 가슴에 복수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비하리 삼촌(아버지와 배다른 형)에게 대들거나 싸울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며 화를 낸다.
그래도 그녀의 아버지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버지는 “부자들은 명령을 내리고 때리거나 벌 줄 수 있단다.
왜냐하면 땅을 갖고 있으니까 그 사람들은 우리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단다. 땅을 갖고 있어서 우리에게 일을 주니까 말이다. 일을 주지 않으면 우리는 굶어 죽고 말 거다. 세상이 다 그런 거다. 높은 사람들에게는 고개 숙여 절을 하고 발을 만져야 한단다. 널 보호해 주는 사람들이니까 말이야.” 라고 우리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폴란’은 아버지의 말대로 복종해 보려고 애를 썼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녀는 어머니를 닮아서 내면에 엄청난 분노를 품고 있었다.
※ 다음 주 일요일 계속
2011. 12. 25.
오일육
첫댓글 다음 주 일요일, "폴란 데비의 삼촌(아버지와 배다른 형)이 죽는다."와 "폴란 데비, 결혼한다."로 이어 집니다.
다음주가 기대되는데요? ^0^
늘 좋은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계속 기대할께요
스마일걸(인주)님, 감사합니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성취 하시기를....
글을 통해 휴식의 시간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어르신께서도 내내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구절초님, 바쁘신데도 불구하시고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하며, 저의 어머님에게 관심가지고 염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새해에 소원성취 하시기를.....그리고 축복이 쏟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