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현장칼럼 <한글사랑은 살림에서 나온다> 황인자
고등학교때 국어를 철저하게 가르쳐 주셨던 은사님 한 분이 기억난다. 공무원인 내게 신신당부하시던 말씀. ‘우리나라’를 ‘저희나라’라고 하지 말아라. 남들이 흔히 하는 말실수인데 특히 공무원은 그런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얼마전 서울시에서 고유어 ‘서울’의 중국어 표기문제로 고심하고, 서울의 수돗물 명칭을 ‘아리수’로 바꾸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아리수’가의 새마을>이 바로 서울이라고 일깨워 주신다.
그러고보니 여고시절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조침문』이며, 『규중칠우쟁론기』를 가르치면서 언문이라 하여 박해를 받으면서도 생활속에서 우리말의 순수성을 지켜온 옛 여성들에게 우리는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바늘에 실을 꿰어 그저 깁는다고 하면 될 것을 깁다 외에도 박고, 호고, 누비고, 공그르고, 시치고, 감치고, 뜨고, 사뜨고, 휘갑치다와 같이 다양한 바느질 용어들이 생생히 살아 움직이고 있었음을 이제야 실감한다. 만약, 어줍잖은 문자 지식으로 툭하면 한자말로 대체시키며 선비연하는 남성들이 바느질에 관계했다면 이러한 우리말의 순수성을 보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익히다, 끓이다, 삶다, 달이다, 고다, 찌다, 데우다, 데치다, 졸이다, 굽다, 볶다, 지지다, 튀기다, 저미다, 무치다, 절이다, 버무리다, 볶다 등에서 보듯이 다양한 조리용어도 그렇다. 고추는 빻고, 마늘은 찧고, 나물은 다듬고, 장은 담근다. 음식 만들기도 여성의 고유의 일이어서 그것을 표현하는 용어가 이처럼 순수한 고유어로 남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음식을 만드는 일은 여성의 몫이지만, 이 음식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일은 남성의 몫이라서 그런지 그릇명에서 만은 예외가 있다. ‘쟁개비’란 고유어도 일본식 ‘냄비’에 밀리고 전골틀을 일컫던 ‘벙거짓골’도 ‘신설로’로 대체 되었으며, 음식을 덜어먹던 ‘빈그릇’은 한자말 ‘공기’에 밀려나 버렸다. 더구나 집을 짓거나(건설), 법으로 다스리는(법률)일과 같이 종래 남성 고유의 일에선 한자말과 왜색어가 여전히 우리말을 오염시키고 있다.
정인지는 이르기를, 훈민정음은 한문을 풀이하여 쉽게 알 수 있고 송사(訟事)를 들어 그 사정을 알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작 송사를 다루는 법률 분야에서 쉬운 우리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마침 엊그제 한글날을 맞아 정부가 법률의 한글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반가운 일이다.
한글의 제작원리와 발명이론은 그 독창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세계문자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언어학자들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국보 제70호 훈민정음은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에 빛나는 문자이기도 한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중국 글자에 눌려, 일본말에 묻혀, 서양말에 휩쓸려 서자 취급을 받아오던 한글은 이제 어엿하게 국어의 표기문자가 되었다. 그 이름에 어울리는 한민족의 문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 하도록 살려야 한다. 한글탄생 오백쉰여덟돌을 맞아 살림하면서 한글을 아름답게 살려나간 옛 여성들의 지혜에 새삼 감사와 경의를 드린다.
-------------------------------------------
다음은 인터넷에서 흔히 보는 바느질 용어입니다.
감치다 : [동사] 바느질감의 가장자리나 솔기를 실올이 풀리지 않게 용수철이 감긴 모양으로 감아 꿰매다
공그르다 : [동사]헝겊의 시접을 접어 맞대어 바늘을 양쪽의 접힌 시접 속으로 번갈아 넣어 가며 실 땀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속으로 떠서 꿰매다.
깁다 : [동사] 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에 다른 조각을 대거나 또는 그대로 꿰매다
누비다 : [동사] 두 겹의 천 사이에 솜을 넣고 줄이 죽죽 지게 박다.
꿰매다 : [동사] 옷 따위의 해지거나 뚫어진 데를 바늘로 깁거나 얽어매다.
덧깁다 : [동사]『…에 …을』 이미 기웠던 자리에 덧대고 깁다.
땀 : [명사] 바느질할 때 실을 꿴 바늘로 한 번 뜬 자국. ≒바늘땀.
박다 : [동사] 실을 곱걸어서 꿰매다.
볼달다 : [동사] 버선의 앞뒤 바닥에 헝겊을 대어 깁다.
사뜨다 : [동사]단춧구멍이나 수눅 따위의 가장자리를 실로 휘갑치다
상침질하다:[동사]박아서 지은 겹옷이나 보료, 방석 따위의 가장자리를 실밥이 겉으로 드러나도록 꿰매다
송당거리다 :[동사]『…을』 바늘땀을 다문다문 거칠게 자꾸 호다. ≒송당대다.
숭덩거리다 :[동사] 바늘땀을 드문드문 거칠게 자꾸 호다. ≒숭덩대다
시치다 : [동사]바느질을 할 때, 여러 겹을 맞대어 듬성듬성 호다
징거매다: [동사]『…을』 옷이 해어지지 아니하게 딴 천을 대고 대강 꿰매다.
징그다 : [동사]『…을』1 옷의 해지기 쉬운 부분이 쉽게 해어지지 아니하도록 다른 천을 대고 듬성듬성 꿰매다.
2 큰 옷을 줄이기 위하여 접어 넣고 듬성듬성 호다
짜깁다 : [동사]『…을』 직물의 찢어진 곳을 본디대로 흠집 없이 짜서 깁다
창받다 : [동사] 버선 바닥에 다른 헝겊 조각을 대고 꿰매다
호다 : [동사]『…을』헝겊을 겹쳐 바늘땀을 성기게 꿰매다
홀치다 : [동사]『…을』 풀리지 않도록 단단히 동여매다.
휘갑치다 : [동사] 가장자리가 풀리지 아니하도록 얽어서 둘러 감아 꿰매다
다음은 바느질을 할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골무 : [명사] 바느질할 때 바늘귀를 밀기 위하여 손가락에 끼는 도구.
다리미 : [명사]옷이나 천 따위의 주름이나 구김을 펴고 줄을 세우는 데 쓰는 도구
바늘 : [명사] 옷 따위를 짓거나 꿰매는 데 쓰는, 가늘고 끝이 뾰족한 쇠로 된 물건
바늘겨레 :[명사] 예전에, 부녀자들이 바늘을 꽂아 둘 목적으로 만든 수공예품.
바늘집 : [명사] 바늘을 몇 개 넣어 몸에 달고 다니는 조그마한 갑
바늘첩 : [명사]바늘을 넣어 두는 봉지.
창호지 같은 것을 여러 겹 붙여 접어서 만든다.
반짇고리: [명사]바늘, 실, 골무, 헝겊 따위의 바느질 도구를 담는 그릇
실첩 : [명사]여자가 쓰는 손그릇의 하나. 보통 종이로 만들어 실이나 헝겊 조각 따위를 담는다.
실패 : [명사]반짇고리 제구의 하나. 바느질할 때 쓰기 편하도록 실을 감아 두는 작은 도구
인두 : [명사] 바느질할 때 불에 달구어 천의 구김살을 눌러 펴거나 솔기를 꺾어 누르는 데 쓰는 기구
인두판 : [명사]인두질할 때, 다리는 물건을 올려놓는 기구
첫댓글 요즘엔...바느질 못하는 사람 무지 많습니다,,그 흔한 단추달기도~~~//울 할매의 유품으로 천으로 맹근 골무 있습니다.그 질긴 무명실을 박는다는 표현이 부족한..쪼여 맹근 ,,아마 바늘이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촘촘한,,,--어린시절 옆에서 제가 바늘귀에 실 꿰어준 기억이~~~//울 오마니는 베를 짜서 옷을 손수 지으셨다는디..저는 승질이 ㅈㄹ 맞아서 실이 엉킨다는;;;;;;...바느질 할 일 별로 없지만,,,,,한땀한땀이 시간 걸릴까 봐,,,드르륵..서너해 전 생일선물로 약간 거한 전기재봉을 사달라 졸랐다지요ㅋㅋㅋㅋ..공부도 안함서 학생이라고 놀고 있는 비싼 재봉틀..청개구락지라서//책 보다는 재봉질이 그리워집니다.ㅎㅎㅎㅎㅎ
울 시할매 직접 베짜서 만드신 한복, 두루막을 울 시할배 젊은 날 고생시켜놓고 잘얻어입는다고 얼마나 애지중지 하시는지... 너무 보기 좋았어요 ^-^
명색이 의상전공자인데... 바느질 용어를 너무나 오랜만에 접하니 생소하기까지 하네요

의상전공??히야..솜씨가 메주인 저로서는 부럽다고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