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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기독 사이트 ‘교회 난도질’
예수는 ‘개수’… 개신교는 ‘개독교’… 교인은 ‘무뇌아’…
2002년 10월 16일 (수) 00:00:00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안티 기독교 사이트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기독교를 난도질하고 있다. 안티 기독교 사이트들과 카페에서 개신교는 ‘개독교’로 지칭되고 있다. 심지어 성경은 개독악귀경, 예수는 개수, 하나님은 개독악귀요, 기독교인들은 ‘무뇌아’에 ‘이성을 갖지 못한 인간’들이라는 경악을 금치 못할 표현과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 기독교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가득찬 안티 기독교 사이트들
안티 기독교를 표방하며 기독교 폄하에 주력하는 사이트로는 <검은십자가>, <안티개독신>, <안티 예수> 등 10여 개가 있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곳으로는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안티 기독교 카페(회원 3천981명)와 기독교비평카페(회원 1천54명) 등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각종 신학적 논쟁들과 여러 가지 자료들을 사용해서 어떻게든 성경이 꾸민 이야기에 불과하고 기독교는 사람들을 혹세무민하는 사이비 종교라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는 것이다.
“신학대생이 협박, 금품 갈취”, “목사가 10대 2명 상습 성폭행”, “교회세습은 하나님을 파는 짓”, “예장 00 노량진-성내동측 법적 공방” 등 교인관련 사건 사고, 교계의 이슈가 됐던 문제들은 안티 기독교사이트 관리자에게 ‘가장 좋은 소식’(good news)이 된다. ‘기독교가 사이비 종교’라는 것을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교계 언론이 보도한 내용들도 싸잡아 웹문서로 작성하여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무차별로 살포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내용들이 대부분 사실에 입각한 보도 형태를 띈다는 것이다. 김덕원 씨(28, 남대문교회)는 “인터넷에서 필요한 자료들을 찾다가 ‘00 목사 불륜 동영상’이라는 제목을 클릭하니 안티 기독교 사이트로 들어가게 됐다”며 “대부분 신빙성 있는 뉴스 기사들을 취합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교회가 피해자의 위치에 설 때도 안티 기독교의 ‘독설’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안티 예수라는 사이트의 관리자는 지난 9월 4일, 50대 남자가 서울 군자동에 위치한 모 교회 어린이 집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사건을 당일 게시판에 올리고 악의에 찬 ‘해설’을 덧붙였다.
“기독교는 피와 죽음을 불러옵니다. 이성을 저버리고 해괴한 것을 믿으니 이런 일이 납니다….”
창조기사 등 신학적 논쟁도 이들에게는 ‘기독교’를 흠집내는 좋은 자료들이 된다.
안티 바이블이란 사이트는 성서의 모순과 오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자료들을 모아 <안티 바이블>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여기에서 “성경속의 신화는 철저히 주변국들의 신화를 모방한 것들이다”며 “천지창조, 노아의 방주, 바벨탑, 아브라함, 모세의 출생, 욥기 등등 모두 바빌론의 유수 때 히브리인들이 수메르신화와 주변국들의 신화를 모방했을 뿐이다”고 주장한다.
이런 내용을 접한 한 네티즌은 “신앙생활을 오래한 내가 읽어도 흔들림이 있을 정도였다”며 “안티 기독교 사이트 운영자들이 기독교에 대하여 대단히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무신론자나 기독교를 안 믿는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비꼬는 정도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안티 기독교 사이트들이 이처럼 기승을 부리자 이들의 비상식적 비난과 음해행위에 대해서는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박영률 총무는 “기독교를 음해하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사이버경찰청에 공문을 보내는 등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나 합동 등 대형교단들이 교단 내부의 일에만 관심 가질 것이 아니라 기독교와 관련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기류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여줘야 한다”며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이영재 목사(한국컴퓨터선교회 대표)는 “안티 기독인들의 바른 지적에 대해서는 교회가 반성하는 자세로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무책임하고 비상식적인 비방들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또 “안티 카페를 개설한 포털 사이트들에도 책임을 묻고 교계 단체들과 성도들이 합심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