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 西部영화가 보고싶다.
사람마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뭔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불안해 한다.
덩달아 늙은 나까지도 속상해지는 요즘으로 밤사이에 일어난 크고 작은
수많은 사건 사고와 이를 보도하는 아침뉴스를 보기가 사실로 겁이난지
오래다.
...자살. 살인. 이혼. 간통. 가출. 실직. 실종. 도박. 사기. 부도. 천재지변
전쟁. 테러 등, 이렇게 허망한 소통부재의 사회상들은 무엇 때문일까 ?
아침에 방영되는 TV 드라마는 또 어떤가.
아이들과 남편을 학교와 회사로 내보내고 집안정리를 서둘러 마친 주부
앞에 펼쳐지는 드라마는, 대개가 억지스런 눈물과 시답잖은 내용들로서,
힘겨운 세상의 아침에 던지는 드라마가 겨우 이것일까 싶어 안타까웁고
걱정이다. 더우기 우린 전쟁중에 잠시 총칼내려 놓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휴전중인 불행한 나라가 아닌가.
요즘 젊은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와, 미친 듯이 이를 따라 환호하는 젊은
이들은 뭣을 말하려고 그 옷꼴에 춤이고 머리꼴이며 행동인가. 어느 날
우연히 보게된 자녀의 방종과 자기중심적 가치관에 놀라는 부모가 오히
려 바보가 되었으니 이게 잘된 것인지 아닌지도 헷갈려 한숨이로고 ...
랩인지 뭔지하며 노래가사를 알아 들을 수 없는 것은 차치하고,
오빠 나를 가져 봐. 왜 안된다고 하는거니...정말로 기가찬다. 정부 심의
교육기관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기에 오늘의 젊은이들을 이렇게 방치하
고 이 지경에 이르게 하였는가 ?
이제 삼강오륜은 도덕책에나 있는 낡은 古典이고 붕괴된지 이미 오래다.
골목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중. 고학생들을 타이르다가 봉변당하는 것이
다반사라고 한다. 동네어른이 군밤이라도 한대주었다 가는,
그 학생의 부모로 부터 당신 자식이나 잘 키우라 며 핀잔듣거나 고소당
하기도 한다니, 일찌기 동방 예의지국이었던 우리의 자녀교육과 사랑이,
언제부터 이 모양에 이 꼴이 되었을까, 야~..! 정말 사면초가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
溫故而知新 을 내세워 궁둥내 나는 노인세대들의 잣대로 세태를 評하고
탓하는 것은, 분위기 모르는 주장이며 잘못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젊은 이들의 억지스런 행동과 변명을 보노라면 한숨이 절로난다.
君臣有義하고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 이건 마는...
모처럼 上京해서 지하철을 타면,
스마트 폰에 빠진 로봇같은 젊은이들... 사회적 동물이 소통부재로 인한
고집스러운 가치관과 인간성이 무너진 현실을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
늙고 못나고 뒤쳐진 멍석... 슬픈 것인지 당연한 세상변화인지 모르겠다.
이제 고만 합시다, 나이들어 철들면 나름대로 사람구실하겠지요.
우리들도 한번, 젊은 날에 즐겨 듣고보던 음악과 영화로, 답답한 마음을
추스려 이 힘들고 험한 세상을 잠시 만이라도 잊어 봅시다.
우리가 한창 자랄 때는 영화나 음악에도 권선징악과 정의가 있었지요.
뒤죽박죽 흐트러진 세상, 「크린트」가[석양의 무법자]에서 악인들을
다루 듯이 그때 그 학창시절로 돌아가 영화일지언정 권선징악의 개운한
흥분을 맛봅시다.
..............................*
때는 바야흐로, 남북전쟁으로 초연이 뒤덮힌 바람부는 황야...
익숙하게 듣던 서부영화에 백미 엔리오 모리꼬네 의 배경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모래바람이 부는 공동묘지 광장가운데 전쟁자금인 금화가 묻힌
묘지이름을 쓴 돌을 중심으로 마주선 세명의 서부 건맨들...
The Good, The Bad, The Ugly 건맨들은 누구를 먼저 쏴야할까 ?
긴장이 감도는 눈빛과 화면가득하게 흐르는 음악... 관객들도 숨죽이며
화면속에 빠져든다.
지켜보는 이가 없어도 정정당당하게 맞서 겨루는 건맨들.
황량한 서부사막 모래바람에 멕시코 풍의 망토를 젖히고, 씨거 꽁초를
질겅물고 상대를 노려보던 「 크린트 」... 회중시계의 긴 음악이 꺼지자,
「이반 크리프 」를 향해 땅 ~ 야 황야의 바람속으로 메아리지는 총소리,
세상을 향해 나쁜 놈이 남긴 어 ~ 윽 마지막 비명소리가 짧다.
나쁜 놈 = [크리프] : 미쳐 총을 꺼내지도 못한 채, 파놓은 무덤속으로
좋은 놈 = [크린트] : 표정없이 불꺼진 시가 꽁초를 다시 질끈 깨문다.
추한 놈 = [웰러치] : 총알을 제거한 줄도 모르는 멍청하게 못난 건맨
좋은 놈 = [크린트] : 휘파람 음악과 함께, 황야속으로 유유 사라진다.
추한 놈 = [웰러치] : 몇푼의 동전더미위로 지져분한 얼굴이 쳐박힌다.
- The End - 자막이 화면위로 솟는다.
관객들은 그제사 휴~우 한숨 쉬며,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라도 된 듯이,
어깨에 힘주며 어둠이 깔린 종로 가로등 거리로 삼삼오오 사라진다 ...
어쨋든 멋있고 재밋고... 기억나시죠 ㅎㅎㅎ
오늘과 같이 코로나도 TV도 없던 시대에,
흙냄새나는 서부영화가 보고싶고 그립다. 그나 저러나 요즘은 일당백의
마카로니 웨스턴이나 미국의 정통 서부극을 어째서 만들지 않을까 괜히
궁금하다.
얼마 전 이병헌이 출연한 美 정통 서부극 「매그니 피센트7」이 상영되었
으니 심심풀이로 유투브에서 찾아서 보시지요. 답답하고 축축한 세태에
조금이나마 스트레스가 풀릴 것입니다.
2 4. 설악산 울산바위를 보며...
첫댓글
멍석 님
저는 분명 여자이거던요 ㅎ
그런데 옛말 부터 영화도 액션을 좋아 했어요 ㅎ
지금은 유튜브에서도요
참으로 좋은 시절을 살고 있습니다
서울 유학생이 가정교사로 번 자금으로,
대한, 스카라, 피카디리,단성사, ...등 개봉관에서, 영화보자고
도서관에서 여친과 약속해서 주말에 함께 보고 그랬는데...
그녀가 의외로 서부영화, 전쟁영화도 좋아해 몇편 보았을 겁니다.
영화 끝나면 만두집에서 라면도 먹고...
그녀가 궁금하네요.
@멍석
그러셨군요
그 시절엔 어느 학생 하나는 책임 진다는 실력이면
대단했지요
그리고 착실해야만 했으니요
그리고 명석해야만 했구요
멍석 님
닉을 명석 님으로 하시지 그러셨어요ㅎㅎ
에이구여
그녀와의 오늘의 삶이 아니시군요
참 이렇게 그 시절에 마음을 떨어 놓 을 수가 있는
오늘 이 자리가 상당히 고마우시지요ㅎㅎ
멍석 님
절대로 사모님껜 끝까지 비밀로 하셔야 합 데이...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