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인물]
국제아트페어 스타작가, 평면도자의 개척작가 "안소연"
-흙이 갖는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 사람들의 시선과 발걸음을 붙드는 황홀한 작품
-독특한 ‘평면도자’ 라는 장르를 개척..다기를 액자 속에 넣어..흙에서 큰 위안을 받아
-아산 시민들과 소통하는 작가, 기쁨과 위안을 주는 작가, 감동을 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농부가 흙에서 온갖 곡식을 길러내는 것처럼 흙에서 온갖 작품을 창조해 가는 안소연 작가, 그녀는 '흙의 생명력과 안정감'을 지닌 작가이다.
말에 힘이 있으나 빠르지 않아서 누구라도 그의 강의를 듣고 있으면 단박에 빨려 들어간다. 그녀는 명강사다. 그래서 그녀를 부르는 곳은 지방자치단체뿐만이 아니라 장애인 단체를 비롯해 학교, 노인관련 기관이나 단체 등 매우 다양하다.
흙 한 덩어리가 안소연 작가의 손에 닿으면 그릇만 되는게 아니다. 물론 안소연 작가가 빚는 다기의 아름다움은 이루 다 말 할 수가 없다. 더 놀라운 것은 안소연 작가는 다기를 액자 속에 넣었다는 것이다.
"도자 평면 작업"에 성공한 안소연 작가, 어쩌면 스스로를 경이롭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관람객들은 안소연 작가의 작품 앞에서 시선을 고정시켰다. 어떤 이는 다기를 꺼내서 그윽한 차 한 잔을 따르고 싶고, 또 어떤 이는 혀끝을 말며 창자 끝으로 달려갈 술 한 잔을 붓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도자의 아름다움을 공간에서 평면으로 바꾸어 놓은 안소연 작가, 그녀가 작업하는 동안 세월의 이야기들이 우루루 달려와서 턱을 괴고 안소연 작가에게 어떤 무수한 사연들을 쏟았을까.
'모나밸리국제아트페어'에 좋은 작품이 많았는데,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고, 발걸음을 오래오래 붙잡았던 작품들 가운데 안소연 작가의 평면화된 도자 작품들이 있었다. 안소연 작가의 작품에는 한국적인 미가 살아 있고, 갖가지 장식과 기교들이 넘쳐났다. 흙이 갖는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사람들의 마음을 아주 먼 곳으로 끌고 가는 황홀한 작품이 되어 벽에 걸렸다. 다섯 작품을 출품했는데, 그 중 두 작품이 전시기간 중에 팔리었다.
안소연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매력이 넘쳐난다.
“지금도 자주 물레를 돌려서 그릇을 빚지만, 도자 평면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10년이 좀 넘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매력을 느낍니다. 회화작품과는 아주 다른 매력이 있고, 도자기와도 다릅니다. 그릇 하나를 빚는 것과 평면도자를 빚어내는 공력은 별 차이가 나지 않아요. 평면도자라고 해서 결코 쉽게 이루어지는 작업이 아닙니다. 평면화 시키다보니까 오히려 미세한 선 하나에도 집중해서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을 벽에 걸어놓으면 아주 많은 이야기들이 우수수 쏟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흙이 갖는 매력을 무한대로 확장시키고 싶었던 안소연 작가, 창작에 대한 끝없는 그녀의 탐구가 오늘날 독특한 ‘평면도자’ 라는 장르를 열었다.
그녀에게 예술적 감동과 영감을 주는 것들은 대부분 '자연'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문득 가슴이 메말라 가는 것을 느끼면 망설이지 않고 박물관으로 달려간다. 특별히 온양민속박물관에서 그녀는 많은 영감을 얻는다. 온양민속박물관에는 어릴 때 보고 자랐던 것들로 빼곡하다. 가장 한국적인 문양들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길게 숨을 들이킨다.
그녀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섬유디자인, 그래픽디자인, 제품 디자인 등을 두루 거쳤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공했던 것들이 재료적으로나 도구적으로 도예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자연적인 소재를 써서 자연으로 돌려주는 도예에 매력을 느꼈고, 물레를 돌리면서 도자기를 빚는 일에 흠뻑 빠졌다.
하지만 그녀는 결혼이후 경력 단절이 되고, 육아의 힘든 시기를 겪고, 또 고향을 떠나 타향에 살면서 말할 수 없이 황폐해져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녀는 흙을 만지기 시작했다. 흙을 만지는 일은 그녀 자신을 위안하는 일이 되었고, 다시 만진 흙에서 큰 위안을 받았다.
물레를 돌리던 어느 날, 자신이 흙에서 받았던 위안을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평안으로 건네주고 싶었다. 사람들을 향한 사랑이 그녀로 하여금 평면도자의 문을 열게 했다.
2002년도 사업을 하는 남편을 따라서 이사 온 아산, 22년을 사는 동안 아산 사람이 되었다. 아산에 대한 사랑이 누구보다도 뜨겁다. 아산문화재단 이사로 활동했던 그녀는 지역예술멘토로서 경력이 화려하다. 잠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문화재단 이사로 지난 1월까지 활동했어요. 저는 예술가이기도 하고, 또 아산 시민으로서 시민의 눈으로 아산의 예술을 바라보기도 하고, 운영진으로서도 아산의 예술을 직시해 보면서 결핍이 눈에 들어 왔어요. 그리고 예술가들이 겪는 결핍도 정말 큰 문제이고요. 안타깝게도 아산은 예술적인 축면에서 랜드마크가 없어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있지 않아요. 그러나 아산은 충분한 역량이 있는 도시입니다. 시민의 수와 산업구조, 기반들이 충분한데 뭐가 결핍일까 하는 고민을 예술가로서, 혹은 시민으로서 하지 않을 수가 없죠. 아산은 입지적으로도 정말 훌륭한 도시이거든요. 가능성이 많은 도시죠. 우선 아산문화재단이 하는 일을 시민들이 충분히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 있었어요. 모나밸리에서 국제아트페어가 나흘 동안 열렸는데, 지역 예술가들에게 제대로 공유가 되지 않아서 참가할 수 있었던 지역의 많은 작가들이 참석을 못했어요. 시나 문화재단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모나밸리가 아산의 문화를 위해 정말 큰일을 하였습니다. 모나밸리가 아산 예술의 랜드마크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1주일에 백 명 이상의 수강생들을 만납니다. 그 수강생들이 모나밸리 국제아트페어에 다녀와서 한결같이 말하더군요. 아산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고,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고요. 예술작품들을 보는 동안 스스로 품격이 올라가는 것 같고, 아주 귀한 사람이 된 것 같았대요. 아산에 대한 자부심과 시민 스스로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 이건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예술가들의 시선, 시민들의 시선으로 볼 때 평면도예가 아직은 낯설다. 시야가 좁은 사람들은 정통도예가 아니라는 말로 작가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 하지만 안소연 작가는 꿋꿋하다.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날마다 더 탄탄하게 구축해가고 있다. 더 열심히, 더 재미있게 마음이 녹아드는 작품을 손끝에서 구현해낸다.
마지막으로 던진 안소연 작가의 말에 깊은 울림이 있다. 마음이 뜨거워지는 말이다.
“저는 작품을 열심히 하고, 저만의 세계가 구축된 진짜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아산의 작가이고 싶습니다. 아산 시민들과 소통하는 작가, 시민들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는 작가, 감동을 주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중국의 피카소라고 불리우는 치바이스 작가를 좋아한다는 안소연 작가, 그녀는 마음이 반듯하고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다.
■안소연 작가 프로필
-숙명여대 산업미술학과 졸업
-(사)한국미술협회 이사
-아산문화협동조합 대표/ 디자인온 대표
-충남산업디자인대전 심사위원(역임)
-아산광복절기념 어린이그림대회 심사위원(역임)
-아산시 문화예술시정위원(역임)
-2012 한국공예트렌드페어
-2012 한중교류전
-2016 개인전1회 인천스페로갤러리
-2019 충남현대미술전
-2020 충남도청 갤러리 선정작가
-2020 이충무공고택 초대 개인전
-2023 6회 개인전 '이웃프로젝트 갤러리'
▲글 박은자 동화작가
출처 : 아산포커스
https://www.asan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