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글을 시작하는 시간은 추석 연휴를 막 시작하려는 저녁 일곱시. 나는 오늘도 배가 고프다. 글을 한번 쓰게 되면 줄줄 흘러나오는지라 언제 저녁을 먹게 될지 알 수 없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적막한 여의도에서 저녁 늦게 까지 식당을 열어줄 고마운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월급쟁이로써 야근을 밥먹듯 하는 관계로 저녁의 어두움 보다는 언제나 새벽의 배고픔이 가장 두렵다.
나는 디카를 오래 전부터 써 왔다. 30만화소 때는 카드 리더도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4*6 사이즈로 인쇄를 해도 사진이 다 깨졌다. 80만화소를 쓰기 시작하자 이건 물건이었다. 1024*768의 모니터에서 깨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4*6사이즈 인화는 기본이었다. 그래서 80만 화소 이후론 내가 쓰는 용도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Canon EOS D20에 1GB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한다. 최대 해상도로 약 400장을 찍을 수 있는데 하루 출사 나가면 바로 소모되는 양이다. 때론 고해상도도 부담스럽다.
디카는 내가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 혁명 같은 도구이다. 디카를 쓰기 전까지 약 20년간 SLR을 써 왔지만 디카를 다루고 난 후에 사진술이 확실히 늘었다. 필름을 싸게 사려고 종로나 예지동 사진골목을 누비며 필름 한판(?)을 사서 집에 오며 뿌듯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쩌다 찍을 일이 있을 때 큰 마음 먹고 사야 했던 슬라이드나 코닥 골드 인화지, 가끔 어렵게 구한 새 필름을 책상 앞에 놓고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생각을 하던 때가 생각난다.
필름을 쓰던 무렵 어찌 결과물을 미리 보고 지울 생각이나 했었을까? 디카를 쓰고 난 후, 필카들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것은 빈티지 기종 몇 개 뿐이다. 이젠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를 쓸 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래도 나는 과거에 별로 미련이 없는 편이다. 수 많은 LP를 모았다가 CDP라는 것이 나오고 나서 이젠 더 이상 LP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게 약 20년 전인데, 디카 역시 ‘디지털’ 이 주는 행복감이 더 많았고, 필름으로 찍은 사진들은 내 아이들이 ‘아버지 시대에 사용했던 골동품” 으로써 기억되게 될 것이다.
* 디카를 쓰기 시작 하면서
디카에서 코닥은 절대적 존재다. 유저 입장에서는 그저 맘에 들지 않으면 사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디카를 비즈니스 적으로 파악하다 보면 가는 곳곳에서 코닥에 걸려 넘어진다. 디카를 이해하기 위해서 코닥이 갖는 몇가지 상징적인 예를 들어보겠다.
* 현재 카메라 하드웨어 구성의 대부분의 원천 특허는 코닥이 가지고 있다. 가령 어느 업체가 핫슈가 있는 카메라를 만들던지, 타임랙이 짧은 디카를 만들던지 셔터, 렌즈, 바디의 수 많은 부분의 특허를 코닥이 가지고 있다.
* 현재 거의 모든 디카가 쓰는 촬상소자 CCD, C-MOS의 원천 특허는 코닥이 가지고 있다. - 코닥은 센서 회사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 현재 디카의 화면비율을 정한 것은 코닥이다. 모두 특허료나 지배력이다.
* 디카의 운영체제에 대한 특허는 모두 코닥이 가지고 있다. DC 200시리즈는 세계 최초로 운영체제를 탑재한 디카임을 잊지 말자.
* 컬러 자체를 정의한 회사가 코닥이다. 코닥에는 컬러가 인종별 안구에서 어떻게 인식되는지부터 어떻게 분류해서 관리해야 하는지에 이르기까지 100년간에 걸쳐 형성된 DB 가 있다.
* 향후 HD 포맷의 주류가 될 포 써드 시스템의 표준을 코닥이 가지고 있다.
* 향후 센서, 디스플레이의 대부분의 원천 특허를 코닥이 가지고 있다.
사업가의 입장에서 어떤 신규 사업을 시작한다고 생각했을 때 특허를 가지고 있는 회사는 공포의 대상이다. 특히 디카 처럼 속도가 빠른 비즈니스 모델은 더더욱 그렇다. 혜택이 될 수 없을지는 몰라도 뒷다리는 쉽게 잡힐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영 찜찜한 일이다.
코닥의 미래는 밝다. P880을 계기로 한국 코닥도 덩달아 기사회생 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결과 분석에 조심해야 할 것은 그 부흥이 제품의 경쟁력이라는 외부 변수에서 오는지 국내 변수에 의해 개선된 부분인지 잘 평가해야 한다.
* 디카와 커뮤니티
나는 디카와 커뮤니티는 뗄레야 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하나인 디카에 대한 글쓰기를 시작했다. 우리가 어떤 전자제품을 살때는 검증의 과정을 거치는데, 그 과정은 사용자의 평가를 보거나 아니면 주변의 디지털 도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
디카 업계(?)를 주도하는 DC inside, SLR Club 같은 커뮤니티를 들여다 보면 재야의 고수들은 거의 캐논, 니콘, 소니에 몰려있다. 코닥에는 아마추어 유저들 뿐이다. 코닥이 Value deliver를 하려면 디지털의 색상에서 고객에게 다가가야 하는데, 예산, 정책의 어려움이 있는지 현재 로컬에서 보여지는 모습들과 본질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결국 모든 비즈니스는 소프트웨어 싸움이다. 캐논은 하드웨어라서 받아들이기 쉽다. 누구도 캐논이 하드웨어에 대한 선두 주자 라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소프트 웨어는 어렵다. 자체가 브랜드와 연관되어 있기는 하지만 결국 1류가 되기 위해 가야 할 길이다.
본사에선 엄청난 기술이 잠자고, 세계 3대 디카 업체이면서 우리나라에서는 8-9위권을 맴도는 브랜드.. 그래서 더욱 코닥이 눈에 밟힌다.
* 디지털 카메라? 뭣 땜에 쓰는 물건인고?
내가 디카를 처음 접했던 것은 90년대초로 코닥DC20, DC 40이었다. 용산에서 터미널 상가를 처음 지었을 무렵 터미널 상가의 지하에 가면 이상한 도구들을 파는 그런 집들이 있었다. 거기서 처음 접한 디카 DC20. 이것은 과연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당시의 코닥 영업사원들은 전국의 미대를 상대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미대에서는 그때까지 자료 보관용으로 포지 슬라이드를 주로 쓰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수요처로 본 것일 것이다. 80년대의 디럭스 페인트를 기억하시는지? 그 초보적인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무렵엔 나중에 에어 브러쉬 기능을 지원하는 일러스트레이터나 포토샵등 여타 프로그램을 보고 내가 느끼는 충격은 거의 공포스러움에 가까운 것이었다. 디지털이 몰려온다!
90년대초 나의 PC는 흑백의 286이었다. 3M디스켓을 만드는 회사에 다닌다는 것이 회사에 대한 나의 가장 큰 자랑이었고, 디카는 요원해 보였다. 그러다가 삼성항공(현재 삼성테크윈)이 30만화소의 제품으로 한국시장에서 본격적인 디카시장에 마케팅을 시작하였다. 때는 아날로그 시장에서 삼성카메라가 올림푸스를 밀어내고 세계1위를 막 점유하기 시작할 때였다.
삼성과 올림푸스의 전략은 저가 일체형 자동카메라 였다. 니콘과 캐논, 미놀타, 펜탁스가 아직 SLR 4강으로 기술을 다툴 무렵 삼성과 올림푸스는 뮤시리즈와 케녹스를 앞세워 그저 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힘썼다.
삼성항공의 기술력은 후발주자의 그것일 뿐이었다. 삼성항공(현재 삼성 테크윈)이 세계시장에서 기술로써 두각을 나타낸 것은 FX-4라는 아날로그 자동 카메라였다. FX-4는 포르쉐 스튜디오에서 디자인을 맡고 삼성이 렌즈설계를 했다. 이 카메라는 카메라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고있는 유럽사진가협회 자동카메라상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컴팩트 카메라에서 최초로 4배줌을 실용화했기 때문이다.
이 카메라를 지금 실물로 보면 놀랄 수 밖에 없다. 그 크기가 웬만한 SLR보다 더 크다. 우리 LS시리즈 체적의 한 3배쯤 된다. 4배줌을 구현하다 보니 렌즈가 최고로 나왔을때는 3단으로 접힌 렌즈가 마치 코끼리의 코처럼 쭉 앞으로 나왔다. FX-4 본체 자체도 코끼리 머리 같이 생겼다.
4배 줌렌즈 라는 것을 국내기술로 설계했다는 것은 대단한 기술적 성과였다. 3배줌과 4배줌은 그 설계 난이도가 하늘과 땅 차이다. 불행히도 디지털 시대에 그 차이는 한 낯 느끼지 못하는 숫자일 뿐이다. 렌즈 설계자의 입장에서 그 난이도는 하늘과 땅 차이인데 말이다.
이후로 삼성카메라는 세계기술과 약 10년 차이가 나는 SLR인 GX-1을 개발하고 SLR프로젝트를 접는다. 그리고 거의 10년이 지나서 이제 삼성 케녹스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삼성 테크윈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는 삼성 전자의 디자인 연구소의 노하우를 전수 받게 된다. # 1, 815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 삼성은 국내 1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2위로 내려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KAIST 팀이 386 SX 프로세서를 개발한 일이 있다. 세계시장에서 486 DX-66이 유행할 때다. 기자들은 우리나라가 드디어 선진 프로세서 기술을 따라가게 되었다고 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물론 이후에 삼성에서 DEC의 유닉스 프로세서인 알파칩을 개발했고 지금도 마이컴 류는 양산하고 있지만, 기술발표가 그대로 제품화 되는 것은 앞뒤를 고려한 혜안이 필요하다.
30만화소 삼성카메라와 코닥 최초의 디카 DC-20과는 거의 10년의 차이가 있지만, 실제 차이라고는 크기가 좀 작아지고 화소가 좀 는 것 뿐이었다. 30만 화소를 4*6사이즈로 뽑아보고는 아직 멀었다 생각이 들었다. 이후로 80만화소가 나왔고 인화해도 쓸만한 사진이 나오게 되었다.
* 30만화소, 80만화소 - 디카의 대중화에 대한 꿈을 꾸다.
640*480 의 해상도를 VGA 포맷으로 표현한다. 여기에 꽉 찰만한 이미지 크기가 30만화소이다. 30만화소의 데이터를 실척으로 컴퓨터에 표현하면 한 화면에 꽉 찬다. 압축 없는 파일의 크기가 약 300KB 정도 되므로 8메가의 메모리를 가지면 수십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또한 압축을 하면 더 적은 크기를 가지게 되므로 디카는 저장장치에 따라 별의 것이 다 나왔다. 플로피 디스크에 저장하는 기종도 있었고, CD-RW로 굽는 놈에 외부 메모리 카드 없이 내부 메모리만 갖추고 용량확장이 불가능한 것도 있었고, 정말 천차만별이었다.
이때만 해도 코닥의 DC 시리즈는 거의 독보적이었다. 시장이 30만화소, 80만화소로 양분이 되어있을 무렵, 코닥의 아성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코닥은 한국시장에서 약 1990년도부터 2000년도까지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게 된다.
이때 메이저 브랜드로 코닥과 자웅을 다투던 회사는 소니가 있는데, 소니는 디카를 ‘엔터테인먼트의 도구’ 로 인식했고, 코닥은 진지하게 사진기술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였다.
한국시장에서 코닥과 1,2위를 다투던 삼성이 단촛점 30만화소 디카를 198,000에 내놓으면서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탄다.
당시엔 디카를 들고 다니면,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다. 디카라는 것 자체가 생소했을 뿐 아니라, 컬러 액정이 달렸고, 즉석에서 지우거나 편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도 그 자체의 효용성을 잘 인식하지 못했다.
* 100만화소 – 이제 디카가 제법 보인다.
시기는 약 1998년도, 이 시대에 코닥에서 명기가 등장한다. 그 이름이 DC265. 미션 임파서블1 을 보면 이 카메라로 정보를 주고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 카메라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디지털 카메라가 아날로그를 대체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대중속에 각인되게 된다.
나는 DC265로 찍은 사진을 많이 가지고 있다. DC265가 요즈음 카메라보다 나은점은 풍부하고 훌륭한 색감이며, 코닥 레티나 렌즈의 우수성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데 있다. 메커니즘 적으로도 3배줌을 탑재했으면서 렌즈 구동부가 간결하게 설계되어 당시로써는 빠른 오토 포커스를 실현했다. 아직도 모든 디카를 통틀어서 코닥DC265가 최고의 색감을 가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만큼 DC265는 우수한 기종이었다.
DC265를 써보고 나서 디지털 카메라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바로 배터리 수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DC265는 일반 AA Size 전지가 4개 들어갔는데, CPU와 디스플레이의 높은 소비전력으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이미지를 찍을 수 없었다. 캠코더와 같이 액정을 켜놓았다가는 건전지가 금방 닳아버린다.
하지만 DC265포맷은 그 자체의 완성도와 높은 소비자 니즈를 등에 업고 최초로 DC290을 거쳐 300만화소를 돌파할때 까지 활용된다.
이때의 기술 수준의 문제점이라면 셔터 동작 속도에 관한 것이었는데, 수동 SLR의 경우 릴리즈를 사용하면 별짓을 다할 수 있었고, 디지털 카메라는 셔터를 눌러도 한 박자 늦게 찍히곤 하였다. 최근 제품은 대부분이0.5 초이내의 타임 딜레이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DC 265가 코닥에 주는 로열티 수익은 대단한 것이다. DC 200 시리즈는 디지털 카메라 최초로 소프트웨어 운영체제를 탑재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모든 표준과 특허를 코닥이 가지고 있다. 지금 액정에서 운영체제 인터페이스를 가지지 않는 카메라는 없다. 그 모든 카메라에게 코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 200만화소 - 필름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는가?
200만화소에 다다르자 디카가 급속하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주위에서 나말고 디카를 쓰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역시 코닥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DC265, 290등의 시리즈는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었고, 보급형으로 출시된 CX기종들도 제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
소니는 여전히 저장매체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영상에 대한 접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소니의 마비카라는 브랜드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소니가 어떻게 디지털 사진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할지 고민했음을 볼 수 있다. 이때 개발된 DSC-88등의 플랫폼은 아직까지도 5백만 화소로 업그레이드 되어 시장의 베스트 셀러가 되고 있다. 개발의 입장에서 플랫폼을 보았을 때, 가장 많은 실용적 플랫폼을 가진 회사라고 볼 수 있다.
나는 300만화소의 시대가 열릴 때 까지도 디카에서 충분한 해상도는 200만 화소 정도라고 믿고 있었다. 화소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광학계나 노출, 수동기능등 다른 성능이고 이것에 앞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배터리의 수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200만 화소에 시장이 머물 무렵 디카는 크게 활성화 되었고, 돌진하는 코끼리 떼를 배경으로 '대단한 놈이 온다- 최초의 300만화소 코닥 DC290!' 이라는 카피로 코닥이 300만화소를 연다. 이때가 2001년 무렵이었다.
* 300만화소 – 그 긴 암흑의 시대.
코닥이 300만화소의 고지를 밟자, 시장에선 다양한 요구가 나오게 된다. 사용자 층이 두터워지면서 디카의 교체수요가 생겨났고, 이들이 요구하는 바는 디카에서 꼭 필요한것들 즉, 긴 배터리 수명, 광학계의 정교함, 셔터 동작의 빠른 반응등 기본적으로 아날로그 카메라에 못미치는 기능들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미 300만화소로 8*10인치의 이미지를 출력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이미지 크기의 인화물은 실제로 뽑은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이젠 광학계에 눈을 돌려야 할 시기라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코닥의 걸출한 DC4800은 이러한 요구에 맞추어 나온 마지막 히트작이었다. DC4800은 DC200 시리즈 플랫폼을 벗어난 코닥의 시도였고, 아직까지 코닥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DC4800을 끝으로 코닥이 거의 2년을 허비하는 동안 경쟁자들은 보다 높은 시장의 요구에 맞추어 끊임없이 우수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었다.
그 때 써본 기종중 내게 충격을 주었던 기종은 소니 F515로 코닥 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디카였다. 렌즈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배터리가 오래 갔다. 그리고 셔터의 성능, 줌의 성능도 좋았다.
소니는 그때 까지 내게 깊은 인상을 준 기종이 없었다. 그러나 F515는 소니가 방송용 비디오 캠에서 보여준 메커니즘을 답습하여 우수한 성능으로 내게 충격을 준다.
올림푸스는 그때까지 이해하지 못할 회사였다. 왜 그렇게 투박하게 제품을 내는지.. 같은 비용으로 더 잘 만들 수 있었을텐데, 제품 자체만 보면 너무 기계 같아서 한결같이 정떨어지는 제품들 뿐이었다.
삼성은 여전히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캐논이니 니콘은 보이지도 않는 존재였다.
2004년, 화소수 경쟁은 점입가경으로 보급형에서 700만화소를 넘기며 극한의 양상을 보인다. 이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지만, 아직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80만 화소에서 300만 화소까지가 이미지에 있어서 직선 해상도에서 2배의 향상을 이루었듯이 300만 화소에서 직선으로 2배 해상도를 이루는 1200만 화소까지는 빠른 속도로 경쟁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컴팩트 카메라에서도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DSLR을 넘보는 성능의 디카로 10배줌 제품들이 등장했고, 내가 선호하는 카테고리, 즉 렌즈 교환식이 아니고 고정렌즈로 전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카메라의 전성시대가 왔다. 이 부문의 업계 리더는 올림푸스 였다.
언젠가부터 올림푸스는 주류로 자리잡았다. 올림푸스 한국의 방일석 사장은 원래 올림푸스 일본에서 근무하던 분이었다. 한국 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제품 선택에 있어서 광고의 영향을 많이 받고 다양성을 갖지 못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그대로 이용하게 된다.
동아제약의 박카스가 요즘은 광동제약의 비타 500에 수십년을 지켜온 1위 자리를 내어 주었지만 10년이상 국민 음료로써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데에는 광고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최근에 박카스가 노린 타깃 수요자는 젊은 층으로 ‘국토대장정’ 광고 이후 초점이 ‘건강한 대한의 청년’으로 맞추어 진다. 이는 박카스가 국민음료로써 가지는 공익성에 대한 책임감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였다.
올림푸스는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쓰게 되면서 급성장을 하게 된다. 100억원에 육박하는 광고비를 쏟아 붓고, 제품은 약간의 고가정책을 썼는데, 이는 한국 시장에서 제대로 먹혀 드는 정책이었다.
올림푸스와 나만이 아는 디지털 스토리... 감성에 의지한 전지현의 광고는 때맞춰 개봉한 ‘엽기적 그녀’의 성공으로 급상승세를 탄다. ‘엽기적 그녀’를 본 나는 비로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서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진국이라고 뭐든 거창하고 진지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적인 정서와 가치를 완성도 있게 표현하면 될 뿐. 그런 면에서 영화는 내 가슴에, 많은 아시아인의 가슴에 남았고, 올림푸스는 이것을 적절히 활용하였다.
사실 아직까지도 올림푸스와 전지현은 가장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이다. 올림푸스 제품은 투박하고, 디자인이 나쁘고, 혁신적이지 않고, 가장 감성적이지 않은 남성적인 혹은 기계광을 위한 카메라였다. 필름 카메라 때 뮤시리즈가 보여준 디자인 미학이 지금의 올림푸스 기종에선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디카의 소비자는 기본적으로 PC를 다룰줄 알아야 했다. 이것이 결정적으로 필름 카메라 시장과 다른 Trend를 만드는 계기가 된다. 젊은 층들은 디카를 진지한 구입대상인 내구재가 아닌 소비재로 인식하였고 이는 곧 감성광고의 성공을 의미했다. 비주얼에 민감한 층은 TV 광고로 인해 이미 올림푸스가 최고인줄 안다. 그곳에 깊이 있는 통찰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다.
* Why Kodak Z7590 / Canon EOS D20?
두개의 브랜드를 고른 이유는 디카 시장에서 갖는 두 회사의 독특한 위치 때문이다. 코닥의 경우 특허를 바탕으로 한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결국 사진을 본업으로 해야 하는 숙명을 가진 회사이며 그것을 바탕으로1등이 되어야 하는 특수성이 있는 회사이다. 코닥의 주가와 경영진의 결정을 보면 그 절박함이 느껴진다.
반면 캐논은 생산된 결과물을 가지고 시장에서 1위를 해야 하는 회사이다. 캐논은 기술적으로 가장 우수한 카메라를 만들었고 주가는 코닥과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결국 시장은 이 두 거인의 싸움이다. 그리고 그 경쟁의 이면에 우리나라 디카가 가야 할 길이 숨어 있다.
* DX6490의 등장
코닥의 DX6490은 코닥 유저들에게, 또한 코닥을 접해보지 못한 유저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DX6490의 등장은 니콘 쿨픽스 5700을 130만원을 주고 쓰던 동료와 나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가격에서, 그리고 본질가치 면에서 니콘5700과 비교할 수 있는 제품이었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다가왔다.
DX6490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코닥이 세계 최초로 대중용 카메라를 개발하고, 또한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지만, 코닥이 추구하는 바가 항상 ‘대중’ 과 ‘편리성’ 이었기 때문에 1960년대 이후 대중용 카메라에서 준 전문가용 제품은 그다지 볼 수 없었기 때문 이었다. 물론 전문가용 프로페셔널 디지털 백 제품이나 사진 기자용 제품, 디지털 SLR분야에서 코닥은 항상 선두주자 였다. 지금은 많이 들 잊혀졌지만 보도사진을 주로 다루는 니콘 바디 부문의 DSLR에서 코닥은 언제나 앞선 제품을 시장에 공급해왔다. 주로 가격은 1500- 2000만원대에서 이루어 졌다. 나중에 800만원대로, 600만원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코닥의 DX6490은 코닥 유저들에게, 또한 코닥을 접해보지 못한 유저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니콘 쿨픽스 5700을 130만원을 주고 쓰던 동료와 나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가격에서, 그리고 본질가치 면에서 니콘5700,8700과 비교할 수 없는 제품으로 상상할 수 없는 가격(?)으로 다가왔다.
DX6490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코닥이 세계 최초로 대중용 카메라를 개발하고, 또한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지만, 코닥이 추구하는바가 항상 ‘대중’ 과 ‘편리성’ 이었기 때문에 1960년대 이후에 카메라에서 전문가용 제품은 그다지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DX6490은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선전했고, 수 많은 유저들의 업그레이드 열망에 따라 개선된 버전으로 DX7590이 나왔다. 사람들은 DX7590에 관해 외관만 볼 뿐이었다. 그리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특히 가격에 대해서. 우리는 DX6490을 안다. 그리고 DX7590을 살펴보면 이것은 내부적으론 같은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DX7590이 DX6490에 비해 바뀐 점
하나 하나 살펴 보고 DX 7590과 동시대에 130만원대에 팔렸던 니콘 8700, 캐논 파워샷 프로1, 올림푸스8080, 소니의 돌도끼 828, 미놀타의 Z-2와 비교해 보라. 무엇이 낫고 무엇이 못한지..
- 외관
(비교해보라, 온순한 니콘 8700, 렌즈를 널름거리는 캐논 파워샷 프로1, 돌덩어리 올림푸스8080, 그리고 소니의 돌도끼 828, 세련됨과 중후함 사이의 고민, 미놀타의 Z-2.. 두 130만원대에 포진된 각사의 대표모델이다.)
- 선막 동조, 후막 동조 가능 (비슷한 기능을 가진 바디를 찾아보라)
- 153K 2.2인치LCD (우리는 8배까지 확대하면서 이미지를 확인한다.)
- EVF 311K pixel (왜 Powerful 한가? )
- 16개 풍경모드 (어떤 알고리즘을 썼는가? 우리는 수동으로 가기전에 이 16개를 잘 사용하는 실력이 되는 것일까?)
- 다중 컬러모드 (자연 컬러, 강조된 컬러, 약화된 컬러-코닥의 엑타크롬을 원하는가? 후지의 프로비아, 벨비아를 원하는가? DX7590은 둘 다 제공한다.)
- 블랙/세피아 컬러 (6490동일)
- 자동 사진 회전 (세로로 찍으면 이미지가 서는 기능 - EOS-1DS에서 광고하는 기능이다)
- 스트로보 광량조절 가능 (+/- 1EV 각 0.3 EV 레벨)
- 클릭/캡처 시간 0.2초
- first, Last burst 5장 까지 (각 연사 속도는 2-2.4프레임/초 임)
- Dual sensor AF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어떤 Sensing을 하고 우리에게 주는 잇점이 무엇인가?)
- 저조도 AF능력 (사실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엄청남) - 저조도에서의 LCD컬러 디스플레이 유지 - 스트로보 터미널 (스튜디오 사용가능 -6490 동일) - 여기에 DX6490에 공급되었던C-Variogon슈나이더 렌즈를 포함한다.
슈나이더 C-Vriogon 렌즈와 캐논이 자랑하는 L 렌즈를 비교해보아라. 비구면 렌즈가 몇 매가 들어있고 어떤 설계로 10배 줌을 구현했는지 비교해 보자. 캐논이 왜 10배줌을 구현하지 않았는지, 혹은 못했는지 생각해 보자. 슈나이더의 10배줌은 어떤 렌즈인가? 왜 캐논은 10배줌 렌즈에 주력하지 않는가? 니콘은 왜 10배줌 렌즈를 생산하지 않는가? 칼짜이쯔의 10배줌 렌즈는 무엇인가? 3배줌과 10배줌에는 광학계에서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가?
* Why DX7590 ?
혹자는 나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할지 모른다. 왜 DX7590에는 이미지 스태빌라이저가 없느냐고.., 어떻게DX7590을 더 비싼 바디와 비교하느냐고... 나의 답변은 간단하고 명쾌하다. DX7590의 출시 당시 경쟁자는 사실 대부분의 100만원대 이상의 바디에 있지 않았다.
어느 렌즈가 10배줌을 이런 화질에 구현하는가? 어느 바디가 이런 기능들을 지원하는가? 어느 컬러알고리즘이 코닥 보다 뛰어난가?
특히 렌즈에서 비슷한 레벨은 찾을 수 없다. 렌즈를 포함한 상품가치에서는 Sony 828외에는 좀 황망하다. 망원 영역에서 이 세가지 카메라가 70-300정도 를 달지 않는다면 월등한 우세는 쉽게 점치기 어렵다.
Spot 측광, 중앙 중점부 측광이 없는 카메라는 불편해서 못쓴다. 이런 면에서 캐논은 아웃이며 캐논의 라인업중엔 1Ds,이외엔 모두 아웃이다. 이제 막 출시 예정인 EOS-D20(글이 묵은 후 출시 되었다. 좋은 기종이다.), 베스트 셀러 D10도 나의 선택이 아니다. 차라리 니콘이 낫다.
혹자는 왜 DX7590엔 이미지 스태빌라이저가 없느냐고 물을지 모른다. 나는 창밖을 본다. 왜 50년이 넘게 CVT가 자동차에서 실현될 수 없었을까? 750이나 600CC Racing 모터사이클을 타보라. 야마하도 좋고 가와사끼도 좋고 스즈끼도 좋다. 그리고 혼다의 CITI100을 타보라. CITI 100은 소위 짜장면 배달용으로 널리 알려신 배달 전용 모델이다. 내 주위의 남성적 메커니즘의 극치 야마하 V-max 1200을 타는 사람들도 가끔은 집에 하나씩 CITI100을 가지고 있다. 그런 오토바이의 진정한 광들은 주저 없이 시내주행에서 최고의 오토바이로CITI100을 꼽는다. 당시에는 자동 변속이나 CVT 메커니즘은 스쿠터에서만 가능했었다.
이제 세월이 지나 CVT 기술이 고배기량 엔진에서도 가능해 지면서 야마하 마제스타니 하는 250cc 이상의 프리미엄 스쿠터 장르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2000cc가 넘는 자동차에도 CVT가 등장한다. 심지어 국산2000cc 옵티마에도 CVT가 생기지 않았던가? 이제 앞으로 750cc 미들클래스 투어러에는 반드시 자동변속 메커니즘이 탑재된다. 일반인들은 레이싱머신과 투어러를 구분하지 못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투어러를 구입하여 레이싱룩을 즐기게 될 것이다.
* 이미지 스태빌라이저 혹은 안티 셰이크
이미지 스태빌라이저는 쉽게 말하여 카메라의 진동에 맞추어서CCD또는 2차 렌즈를 떠는 기술이다. 보통 조리개나 셔터 스피드의 한스텝 정도의 범위안에선 확실히 위력을 발휘한다. 두스텝 정도도 해볼만 하다. 그러나 그뿐이다.
비슷한 류의 질문으로 또 이런 것이 있다. 코닥은 접사가 약하지 않으냐고... 당연하지. 망원이 380밀리가 되는 줌인데..
나는 새 사진을 찍는다. 380밀리 가지고는 부족하고 부족하다. 코닥이 접사가 약하다곤 하지만 7Cm 접사는 접사렌즈 없이 가능하다. 망원 찍는 것이 취미인가? 접사 찍는 것이 취미인가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주로 당신의 피사체가 사람이라면 망원과 광각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 DX7590에 대한 의문점들
또 하나, 받기에 즐거운 질문이 있다. 어떤 800만화소라 크롭이 가능하다고.. 다시 생각해 보면 크롭과 트리밍이라는 것은 망원으로 더 이상 당길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800만화소의 200밀리 카메라와 500만화소 380밀리 카메라를 가지고 서로 당겨보라. 어떤 사진을 얻을 수 있고 출력물이 나오는지.. 왜 사람들이 600만화소 EOS-10D를 사용하고 왜 600만화소 니콘 D70을 사용하지, 800만 화소 쿨픽스 8700이나, 캐논 파워샷 프로1을 쓰지 않는지....
거기에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한번 해 보자. 이것은 경쟁사가 견디기 힘든 아킬레스 건이다. 혹자는 CCD 나 C-MOS의 사이즈를 이야기 한다. 그런 하드웨어 신봉자들에게 이런 가정은 어떤가? 그러나 그 어떤 DSLR보다 코닥의 컴팩트 카메라가 출력물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그것을 확인한다면 코닥을 인정하고 DSLR을 포기 하겠는가?
하드웨어는 금방 구식이 되지만 컬러기술은 두고두고 사진을 인화할때마다 그 위력을 발휘한다. 아직도 코닥의 DC265,290등을 쓰시는 분들이 있다. 그 기계들을 나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 기계에 경의를 표한다. 그 무식한 전지먹는 하마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나는 이미 오랫동안 DX7590을 쓰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왔다. 심지어 1960년대 이전의 노출계가 돋보기와 젓가락으로 되있는 것들,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 마미야, 펜탁스로 대변되는 중형, 상부개방형 마운트의 2안 리플렉스, 110밀리, APS, 셀 수도 없는 SLR, 그리고 컴팩트 카메라를 다루어 왔다. 디지털에서 내가 저승으로 보낸 카메라를 박스로 담아보자. 나는 지난 25년간 카메라 산업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 코닥에 대하여
아날로그 수동 카메라에 있어서 코닥이 만든 전문가용 제품은 1950년대, 1960년대 오드리 헵번의 전성 시절에 코닥 레티네트 35mm를 끝으로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코닥은 경영이론에서 말하는 이른바 ‘성실한 꿀벌’ 이었다. 자신의 경쟁우위를 ‘필름 및 사진관련제품’로 보고 필름과 사진에 관련된 쪽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였다. 그리고 카메라 제조는 대부분의 특허를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 제조업체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한 채 손을 놓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400만화소부터 공급되었던 코닥 프로 시리즈도 바디는 니콘과 시그마등에서 받아서 만들게 된다.
코닥의 역사상 주요한 실패 사례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처음의 코닥은 개발하는 것마다 특허요, 최초였기 때문에 이때 갖게 된 특허들은 향후 100년 동안 코닥이 카메라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두 가지의 실패 사례는 코닥이 가진 특허와 카메라업계에 대한 영향력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1950-60년대 35밀리 필름 시절 코닥과 카메라 업계가 직면한 문제는 ‘카메라에 필름을 장착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었다. 사실 우리 어머니도 카메라에 필름을 넣을 때 사진관에 가서 장착해 달라고 하시는 것을 본 일이 있었다. 우리집 카메라는 당시 잘 나가던 수동 SLR 이었고, 때문에 필름을 넣으면 자동으로 장착이 되는 메커니즘을 가지지 않았었기 때문이었다.
당시는 코닥의 황금기였다. 35밀리 필름을 반절로 나눠 쓰는 하프싸이즈 카메라 ‘올림푸스 펜’ 같은 것이 세계적 히트 상품인 시절이었다. 24장 짜리 필름을 사면 48장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과 작고 가벼운 바디 때문에 오랫동안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다. 코닥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아마추어 시장이었다.
* 오래된 미국의 기업의 ‘철학’
그렇게 코닥이 제안한 110밀리 필름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었다. 카트리지 형태로 되어있어 카메라에 삽입하면 그대로 장착이 되었다. 필름을 잘못 끼워 사진 전체를 망치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게다가 사진기는 옆으로 비스듬하게 만들게 되는데, 렌즈 구경과 초점거리를 줄일 수 있어서 카메라 제조단가가 무척 저렴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플라스틱 렌즈를 가지고 대량생산되었다.
그러나 110밀리 필름 표준화는 실패로 끝났다. 소비자는 빠르게 110밀리 필름 카메라의 열악한 품질에 식상해갔고 대량생산을 받쳐줄 수요가 점차로 줄어들자 코닥은 필름 단가 책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시장에 유통되던 필름의 단가는 일반 35밀리 필름과 110밀리 필름의 가격이 비슷하게 되어 소비자들의 뇌리에 110밀리 필름은 ‘값은 같고 품질은 떨어지는’ 필름 포맷으로 인식되게 되었다.
코닥의 실패 요인중 다른 것은 카메라에 대한 제조가 무분별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코닥사에서 자체 브랜드로 110밀리 카메라를 생산했지만 ‘표준화’라는 개념은 빠른 보급에 의한 사용자층을 전제로 한 ‘속도’의 개념이 있었으므로 전세계적인 110밀리 카메라 공급이 필요하였다. 코닥은 카메라 제조에 관한 라이센스를 공개했고 그 결과 카메라의 질이 급속하게 떨어졌다. 질도 나쁘고 코팅도 없는 뿌연 플라스틱 렌즈를 가진 싸구려 카메라들이 전세계를 뒤덮기 시작했다. 지문이라도 렌즈에 묻어 닦으려고 하면, 한번 닦을때 마다 렌즈는 영구적으로 손상을 받아 더 더러워 졌다.
결국 110밀리 포맷 표준화 실패는 코닥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후발주자였던 여타 필름 제조업체에게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두번째 코닥의 실패는 더욱 안쓰러운 것이었다. 세계는 이미 다른 물결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 어느 누구도 월트 디즈니와 소니가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리라고 상상한 사람이 없었다. 80년대 코닥의 위기감은 그런 사실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세상이 디지털화 되면서 코닥의 적은 후지 정도로 인식되었으나, 같은 시장에서 파트너였던 또는 아무 상관이 없어보였던 업체들과 경쟁하게 될 것을 코닥도 알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쩌면 실패를 예견했는지 모른다.
APS에서 코닥이 바랬던 것은 자명하다. 현재 가지고 있는 시장 지배력으로 전면 디지털화의 물결을 2-3년 늦추는 것이었다. 보다 많은 유저들을 APS로 잡아두면, 코닥은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디지털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APS는 코닥이 의도하는 만큼의 시간을 벌었는지 모른다. 혹은 그 이하였는지도 모른다. 수 많은 유저가 APS를 건너뛰고 바로 디지털로 갔으며, 이제 와서 APS를 의미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장의 표준을 정하는 것은 코닥이 가야 할 길이다. 향후 디카 LCD 창을 바꿀 OLED, 센서, OS, 포써드 시스템, 코닥에는 그런 원천기술들이 있다.
* 디지털, 코닥이 가져다 준 신세계
코닥이 세계에서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코닥은 항상 기반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 대한 원천 특허를 앞세워 후발주자를 압박해왔다.
디지털 카메라의 핵심 기술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렌즈, CCD,그리고 컬러알고리즘이다. 여기서 코닥은 렌즈, CCD, 그리고 컬러 알고리즘에 이르는 모든 원천 특허를 가지고 있다. 유저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이 뭐가 대단하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개개 유저의 선호를 넘어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코닥이 가졌음을 의미한다.
IT에서도 진보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그래픽 칩 셋 시장에서 3Dfx, 매트록스, 쳉랩,시러스로직등, 지금은 명멸해간 수 많은 업체가 전성기를 맞고 있을 때도 Nvidia가 경쟁자로 두려워 했던 것은 오직 ATI였다. 우리나라에서 별로 인기가 없던 ATI가 끝까지 살아 남으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모두들 ATI의 색감을 인정했다. 그리고 속도에서 조금의 열세가 있을지언정 색감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은 아직도 Nvidia 대신 ATI를 선택한다. ATI가 아직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칩셋 자체의 하드웨어적 성능보다는 컬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특허와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기 떄문이다.
내가 프로그래밍을 할 때 많은 이미지 필터들을 구현해 보았다. Edge enhensement나 채도필터, 컬러를 강조하거나 죽이고, 입체감을 내고 하는 것들도 특정한 원리와 공식을 따른다. 프로그래머로써 그런 효과를 낼 때 사용하는 기법들을 적절히 정리하면 그것 또한 특허가 된다.
또, 그래픽 이미지를 압축함에 있어서 Lossy와 Lossless가 있지만 이런 알고리즘 역시 나비선도의 Structurer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필터에서 보다 몇배 더 가치있는 알고리즘이 얻어진다. 나비선도의 큰 가지에 대한 특허를 얻는다는 것은 앞으로 압축기술의 기반 기술에 대해 모든 기득권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큰 가지를 얻으면 거기서 파생되는 잔가지의 기술들은 모두 큰 가지를 가진 집안의 영향력 아래 들어간다.
컬러를 구현하고 압축하고 프로세싱하는 모든 기술들이 코닥의 지배아래 있다. 이것은 유저가 인식하지 못하는 대단히 중요한 사실이다. 그런 기술들을 바탕으로 코닥이 카메라를 만든다는 것이다.
코닥의 컴팩트 카메라가 캐논의 프로기종보다 색감이 좋다는 것을 언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지 모른다. 하지만 코닥은 캡처에서 이미지 구현, 인화에 이르는 전과정에 대한 노하우를 체인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이미징의 체인에서 캡처의 어느 한 부분만 담당하는 캐논으로써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캐논은 바디에 있어서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많은 경우 좋은 사진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미지의 최종 출력물로써의 가치로 사진을 정의한다면 캐논은 코닥에 못미치는 2류일 뿐이다.
그런 일들이 지금 프로들이 사용하는 최고급 DSLR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것들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있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전문가용 DSLR 시장
현재 최고급 DSLR시장은 코닥과 캐논이 양분하고 있다. 코닥의 14n이나 SLR/c, SLR/n과 캐논의 EOS- 1DS의 싸움이다. 두가지 기종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보자. 거리와 하늘, 사람들의 얼굴을 찍어보고, 스튜디오로 들어와서 색상환, SMPTE Pattern,그리고 자신이 사용하는 화질의 Standards material을 찍어보자.
막상 바디를 다룰 때의 즐거움은 코닥이 캐논의 1DS을 따라가지 못한다. 바디 제조에 있어서 코닥보다 캐논이 앞서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부분, CCD 기술부터 컬러 알고리즘에서 캐논은 코닥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마켓의 니즈에 따라 구매패턴은 완벽하게 나누어진다. 뽀대를 원하면 캐논을, 출력을 해야되는 직업이라면 코닥을 선택하게 된다. 즉, 출력을 위해 사진을 찍는 대부분의 프로는 코닥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에서 두 제품을 평하는데 심하게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코닥 SLR/c, 캐논 EOS-1DS두 사진기를 메고 출사를 나가서 사진을 찍어보면 코닥의 카메라를 벽에 던진다. 그런데, 출력물을 뽑고 나면 캐논을 벽에 던진다. 그리고는 코닥만을 계속 사용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코닥에는 중형 카메라용 프로백이 있다. 프로백이 약2000만화소에 가격 2-4천만원대, SLR/n, SLR/c가 약 1400만화소, 캐논 EOS 1-DS가 850만화소이다. 이 시장에서 출력물의 싸이즈에 따라 화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 안에서의 실력이 모든 것을 판가름한다.
코닥의 SLR/n, SLR/c는 거의 프로백에 근접한 출력물을 얻을 수 있다. 프로백보다 훨씬 싼 가격에, 1안 리플렉스의 편리한 휴대성에 정교한 색감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캐논의 고민이 있다.
이 글에서 EOS 20D와 Z7590의 출력물에 대하여 논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디카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 노이즈라고 가정했을 때 S/N비가 높은, 즉 빛이 많은 환경에서는 비교대상이 될 수 있슴을 잊지 말자.
* 디지털 시대의 EOS 20D의 의미
라이카가 도태되는 과정은 “표준화”에 대한 경시이다. 그리고 대규모 산업으로써의 광학 정밀도의 가치는 디지털 프로세싱을 통하여 많이 줄어들었다. 이 증거로 칼짜이쯔, 슈나이더 크로이쯔나흐, 로덴스톡 광학 3사가 걷는 길을 보면 알 수 있다.
광학렌즈를 연마하고 비구면을 설계하는 것은 수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필름에서 T 그레인을 쓰고 감광도를 높이려 노력하는 것도 그런 노력이다. 그에 반하여 디카에서 Low data로써 가장 중요한 것은 센서 자체의 S/N 비 이다.
노이즈가 적은 카메라는 광학적으로 더 밝은 렌즈와 비견된다. 광학계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뿐더러 양산 수율과 속도에 문제가 있지만 광학적으로 나은 센서를 개발한다는 것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널리 쓰일만한 시장을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완제품 이외의 비즈비스에서도 의미가 있다.
때론 PDA, 핸드폰에서도 거의 지원하는 디카가 단품으로써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캠코더가 아무리 발달해도 카메라를 대체할 수 없듯이 디카는 고급화를 가정으로 꾸준히 성장해 갈 것이다.
EOS 20D를 써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그 훌륭한 노이즈는 절로 감탄사를 내기에 충분하다. 훌륭한 스트로보와 함께, 새벽과 저녁의 촬영에는 최강이다. 또한 셔터 스피드를 높여야 하는 사진에서 저 노이즈는 대단한 장점이 된다.
삼각대를 써야 하는 대부분의 촬영이나, 극한, 혹서의 환경에서 하드웨어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카메라이다. 그동안 써 본 카메라 중에 캐논의 저력을 보여주는 최고의 기종이 아닌가 싶었다.
사실 캐논은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쓰면 잘 끊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 브랜드이다. 일단 캐논을 들면 업계의 표준으로 찍어서 결과물에 대해 남들과 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종합적 하드웨어의 능력에서 캐논을 따라갈 수 있는 회사는 없다.
코닥을 컬러와 센서, 소프트웨어와 특허의 대표주자라고 하고 캐논을 광학계, 하드웨어의 절대 강자라고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의 애호가로써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지 같이 나누어 보자.이 글에는 각 사의 두가지 모델이 거론되지만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저 깊숙한 곳에 있다.
* 기술에 대한 종속과 지배자
소비자는 관심이 없을 지 모르지만, 세계에서 가장 디지털 카메라를 많이 생산하는 회사는 의외로 산요전기이다. 산요는 대단한 회사이다. 대규모 양산기술과 설비를 가지고 있지만, 자체 브랜드의 이미지는 하청이미지 그 자체이다. 그리고 유통망이 부족하다.
산요전기는 모든 브랜드의 카메라를 만들어 납품한다. 물론 최고의 제품은 각기 자사에서 생산하는 라인이 있지만 보급형들은 대부분 산요전기에 하청을 준다. 곧 산요전기는 모든 회사에 대부분의 카메라를 공급하는 것이다. 산요의 강점은 중하위 기술력과 양산기술이고, 단점이라면 원천기술은 모조리 사야 하는 형편이며, 자체 브랜드와 유통망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산요전기가 가장 많은 카메라를 제조하지만 그것은 하청 생산이기 때문에 우리는 아무도 산요전기가 업계1위라고 말하지 않는다. 각 회사에서 설계하고 하청을 줄 뿐.
또 하나 충격적 사실은 현재 디카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CCD 는 소니에서 생산되는 사실이다. 올림푸스가 소니의 지배하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점이 바로 이점이다. 올림푸스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고가 정책으로 디카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다. 심하게 말하면 소니의 지배 하에 있어야 할 회사가 원청 회사(소니)를 앞지른 것이다. 이에 소니는 바로 올림푸스에 대한 영향력 행사에 들어갔다.
CCD 공급량을 조절하여 올림푸스의 카메라제조를 콘트롤 하였다. 올림푸스는 CCD라인을 갖고 있지 못하다. CCD제조에 대한 원천 특허도 없다. 따라서 핵심 기술, 핵심 부품을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니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소니는 이를 무기로 올림푸스를 제치고 세계 1위권으로 다가서게 된다.
한편 소니는 어떤가? 불행히도 소니는 코닥의 지배하에 놓여 있다. CCD를 생산하는 것은 소니이지만 이에 대한 모든 원천기술은 코닥이 가지고 있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소니는 코닥의 하청 업체인 것이다. 올림푸스가 소니의 부품으로 카메라를 제조하듯이....
여기서 좀 충격적인 가설을 이야기 해보자. 가설의 결론을 말하자면 코닥의 보급형 디카가 소니의, 그리고 캐논의 고급형 디카 보다 빛이 충분한 환경에서는 더 품질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 핵심기술 CCD 제조 문제
그럼 여기서 CCD의 제조 과정을 살펴보자. CCD도 웨이퍼를 노광시켜 만든다. 가끔 신문이나 TV에서 보는 동그란 은색 원판이 그것이다. 웨이퍼 상에 다층으로 노광시키고 부식시켜서 반도체의 알맹이를 만들고 나서 그것을 반도체 패키징 업체로 보낸다.
반도체 패키징 업체는 대만의 TSMC나 UMC, 우리나라의 동부 아남 반도체 같은 곳이다. 이런 곳에서 웨이퍼를 네모난 형태로 잘라서 마치 재봉질 하는 것 같은 리드와 연결하는 실선을 붙이고 반도체 패키징을 하게 된다. 물론 CCD는 투명한 패키징을 입히게 되고, 리드연결도 좀 특수한 형태로 이루어 진다.
이러한 공정에서 LG 실트론 같은 회사에선 웨이퍼를 공급하고,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나 동경일렉트론, 램리서치 같은 회사에서 반도체를 굽는 장비를 납품한다. 그리고 소니에서 웨이퍼를 구워서 패키징 하게 된다.
패키징 공정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수율’이다. 수율은 말 그대로 전체 생산수량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웨이퍼가 8인치를 넘어가게 되면 수율에서 큰 문제가 생긴다. 즉, 동그란 웨이퍼 안에 LCD판넬이 여러장 들어가는데, 렌즈의 가장자리로 갈수록 왜곡이 생긴다. 이 부분에서 불량품이 발생한다. 그리고 품질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 12인치 노광장비의 렌즈는 대단히 정교한 렌즈를 사용하게 된다. 카메라로 치면 당연히 단촛점 렌즈이다. 이런 분야에 있어서 슈나이더 렌즈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코닥은 소니에게 생산 LCD의 웨이퍼상의 가운데 부분을 요구한다고 한다. 가장 품질이 좋고 문제가 없을만한 부분이다. 소니는 그 부분을 코닥에게 넘겨주고 나머지 부분을 자사의 카메라에 넣는다고 한다. 그리고 저 언저리의 부분은 제3자에 공급할 물량으로 배정한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뜬소문’일뿐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찌 한 웨이퍼 상에서 자른 각 LCD 판넬 조각을 어떻게 Lot 관리하는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이야기가 사실이던 아니던, 코닥이 소니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이것을 우회적으로,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들이 있다.
* CCD 생산과 시장 지배력
첫번째 사례는 소니가 디카시장에서 1위였던 올림푸스를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우리가 확인하였다. 두번째 사례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카메라 시장인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이다.
미국시장에서 소니는 현재 1위의 디지털 카메라 업체이다. 그러나 그 내면을 보면 소니가 코닥의 지배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니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그 기간에 코닥은 꾸준히 늘고 있다. 물론 코닥의 제품이 나아져서 더 잘 팔렸다고도 볼 수 있지만, 긴 기간동안에 소니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무언가 시사점이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올림푸스의 퇴보를 보면 먹이사슬의 가장 하위에 있는 회사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 미국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현재 코닥은 세계 디지털 카메라 Big4중 하나이다. 그런 코닥이 디지털로의 시동을 걸고 있다. 미국시장이 산업지표에 있어서 갖는 의미는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디지털 카메라는 미국 제조, 설계기술이 가지는 코닥의 마지막 보루이다. HP의 디지털 카메라가 코닥을 따라올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시장의 2004년 하반기 판매 성적표를 살펴보자.
- 1위 소니, 2위 코닥 3위 캐논 4위 올림푸스 5위 HP 6위 후지필름 7위 니콘
위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생각보다 니콘이 많이 팔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물론 코닥도 일본에서는 별로 안팔린다. 하지만 후지보다, HP보다 니콘이 적게 팔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어찌보면 한국에서 니콘의 위상이 과장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캐논과 니콘에 대한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니콘은 캐논의 적수가 아니다. 기술에서, 규모에서 마케팅에서, 사회적 지위에서 큰 차이가 난다. 기업의 포지셔닝이 다르다.
니콘의 포트폴리오는 그나마 다양한 편이다. 주로 반도체 장비쪽에 치중하고 있다. 내시경분야의 세계1위 업체인 올림푸스와 비교했을 때, 니콘의 반도체 장비가 큰지, 올림푸스의 내시경 비즈니스가 큰지 정확하게는 잘 모른다. 하지만 니콘은 DSLR에서 Flag ship모델을 적시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미 니콘은 아날로그시절, 이미 캐논과의 경쟁에서 졌다. 앞으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미놀타는 어떤가? 내가 아날로그 바디에서 각 메이커를 통틀어 최고로 치는 미놀타 5,7,9 시리즈를 만든 회사다. 그러나 미래는 밝지 않을 뿐더러 우리나라에서의 위상도 거의 바닥이다. 누가 코니카 미놀타를 선호하는가? 나 같이 미놀타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진 소수의 사람만이 아직도 코니카 미놀타의 디미지를 바라볼 뿐이다. 나는 아직도 필름카메라로 미놀타를 쓴다.
왜 미놀타는 코니카와 합쳤을까? 미놀타는 알고 있다. 자사에는 캡처 이외의 부분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는 것을.. 컬러를 구현하여 사진까지 이르는 전과정에 대한 포트폴리오 없이 앞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그러나 코니카 미놀타의 앞날이 밝지 않은 이유는 업계의 마이너리티가 모였기 때문이다.
모르긴 몰라도 미놀타는 코닥과 합쳤으면 하고 바랬을 것이다 또는 후지와 합쳐지길 바랬을 것이다. 그러나 코닥은 독자생존을 할 수 있을 만큼의 기술력이 있고, 후지는 바디를 만드는 기술까지 수준급이다. 코니카 미놀타가 시장에서 얼마나 버틸지,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지켜보자.
의외의 것은 HP의 선전이다. 우리나라에서 HP 디지털 카메라란 거의 하잘 것 없는 존재다. HP는 디지털 카메라 말고도 팔아서 먹고살 만한 업계1위 아이템이 무궁무진하게 있기 때문이다. HP 디카 담당자가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은 안 봐도 훤하다. 본사에서는 항상 자사의 평균 점유율이나 본사 자국의 점유율의 기준을 World Wide에 적용하기를 원한다.
미국시장의 Big5인 HP가 한국시장에서는 10위안에 들지도 못한다는 사실, 그리고 다급한 나머지 고육지책으로 벌이는 마케팅 행사를 보면 알 수 있다. 복합기를 사면 디카를 공짜로 주는.. 그런 정책으론 시장에서 HP의 설자리는 없다. 사실 카메라를 보면 시장에서 팔만한 제품이 별로 없음을 알 수 있다. HP 디지털 카메라는 코닥의 진지함이나 소니의 고집스러움이 없다. 캡처에 대한 노하우도 인화에 대한 노하우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시장을 대하며 다분히 프린팅을 기반으로 하는HP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뿐이다. 이제 한국을 비롯한 몇 개 지역에서 디카 비즈니스를 접는다는 소식이다. 그것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다.
어느 메이커를 보았을 때 그 메이커의 힘은 모델 숫자에서 대략 알 수 있다. 이곳 DC inside에 서 각 회사가 그동안 출시한 모델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모델을 많이 출시했다는 뜻은 일본, 미국,유럽의 어느시장에서건 많이 팔았다는 뜻이다. 소니, 코닥, 캐논, 올림푸스 정도가 70개 모델을 넘기고 있다. 신제품 하나가 출시되는 기간을 2개월로 잡으면 약 10년이상 디지털 카메라의 신제품을 꾸준히 발매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앞으로 디지털 카메라 시장도 점점 탈락하는 업체들이 생길 것이다. 유비쿼터스의 시대에 어딘가 강점이 있지 않은 카메라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모두 삼성전자 휴대폰 안으로 흡수되어 버릴 것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Hp이다.
올해는 코닥이 미국시장에서 1위를 탈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세계적으로 후지필름과 함께 3위에 올랐다는 소식도 들린다. 모두 예견할 수 있는 일들이다. 내가 캐논과 코닥을 비교하는 것은 두 회사가 각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그럼 왜 코닥이 우리나라에서 유독 약할까?
* 디지털 제품에서 동, 서양의 차이점
구미 선진국 사람들은 취향이 우리나라와 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쉬운 것과 기본기를 중시한다. 오디오의CDP가 좋은 예이다. 앰프 또한 마찬가지다. 간결함을 중시하는 유럽계 앰프와 CDP들은 덜렁 볼륨과 Play, Stop같은 버튼이 전부다. 하지만 그 기본기와 설계철학 덕에 조금 더 고급품으로 자리 매김 한다. 반면 구간반복, 셔플, 인트로연주, 랜덤모드 별의별 기능을 가진 일본 제품들은 그리 고급품이 아니다. 소니가 필립스와 CD표준을 만들고 픽업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더라도 소니 제품이 곧 하이엔드는 아니다.
홈시어터 리시버 앰프는 더 심하다. 야마하,파이오니아,데논,온꾜,소니등 대부분의 일본 메이커들은 그들의 잔기술이 통할만한 음장모드를 만들어 재빨리 AV를 선점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제품은 깊이가 없다. 단순히 일본풍의 소모품일 뿐이다. 반면 미국,영국의 제품들은 나름대로 하이엔드의 영역을 지키고 있다. 오래전 발매된 온꾜의 인테그라 AV프리앰프는 파워앰프 부문의 하이엔드 주자인 미국의 BAT와 제휴하여 판매 가격의 상한선을 넘었다. 평단의 분위기는 일본업체가 BAT같은 회사와 같이 일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단히 고무된 듯 하였다. 일본 전체의 영광으로까지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코닥은 Easy share라는 브랜드를 launch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코닥의 창업철학에서부터 120년간 지속된 기업철학에서 기인한다. 코닥이 미국GE, 포드와 함께 전세계인에게 존경받는 이유는 ‘사진’ 에 대한 문화를 창조하여 대중에게 선사했다는 것에 있다. 처음부터 코닥은 대중에게 보급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지금도 코닥의 브랜드에 Share가 들어간다. 이것은 극한의 기술을 추구하는 일본적인 것과는 약간의 개념을 달리한다. 미국에서 코닥의 브라우니, 포드 T형 승용차는 대중을 위한 천재들의 노력에 대한 감사를 담는 아이콘이다.
* 우리나라 소비자와 인터넷
그러나 한국의 소비자는 다르다. 고도로 발달된 인터넷 문화에서 그들은 가격과 스펙을 검색한다. 이러한 문화에서 깊이는 또 다른 문제이다.
미국말로 “Spec War” 라는 말이 있다. 눈으로 보이는 제원의 전쟁이라는 뜻이다. “Spec War” 에 능한 회사들이 있다. 이런 회사들이 승리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대중 소비자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Spec War”라는 룰에 익숙해져 간다. 그런 시장에서 “화질,음질”등 주관적인 질을 따져야 하는 분야에서는 한국산이 약하다.
삼성의 평면TV가 좋은 예이다. 삼성의 TV는 가장 크고 명암비가 가장 좋다. 그러나 최고급품으로 평가 받지는 않는다. 프로젝션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의 화질을 보여주는 모델이 있다. 그러나 이마저 음질은 최고가 아니다. 나는 그러한 점을 스펙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소비자의 경향에서 찾는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홈씨어터용으로 수천만원이 가는 최고가의 벨기에(?) Barco사의 프로젝터의 밝기가 800 ANSI 정도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200만원에 더 밝은 프로젝터가 낫다고 믿는다. 기술적으로, 화질적으로 프로젝터의 밝기와 화질은 반비례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우리나라 프로젝터 시장은 눈이 아프게 빛나고 색감이 나쁜 프로젝터가 더 잘팔린다. “Spec War”에서 이기는 길만이 우리나라 인터넷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것이다.
* 디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바
여기서 잠 각 메이커의 브랜드명을 살펴보자.
- 소니 사이버샷. 무슨 가상 이미지를 찍자는 것인가? 아마 기술적으로 앞서 있음을 부각하고 싶었을 것이다.
- 캐논 익서스, 그리고 EOS, 무슨 뜻 인지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캐논의 브랜드로 모호한 기술적 우수성을 역시 알리는 것 같다. 마치 미놀타의 Maxxum혹은 Dynax와 같은 식이다.
- 올림푸스 뮤.. 역시 아날로그때부터 지속해온 브랜드다. 역시 기술적 이미지다.
- 후지 파인 픽스, 명료한 프로비아,벨비아의 이미지가 생각난다. 명료하게 찍자!
- 삼성 케녹스 한국이 만든 광학기기라는 뜻이다. 좋은 이름이다.
- 니콘 쿨픽스, 쿨한 사진을 찍고 싶다는 뜻일 것이다.
- 그에 비해 코닥의 브랜드명은 Easy Share이다.
코닥은Easy Share 브랜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진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것이다. 구미의 기업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Product가 아닌 Solution이다. 커피 자체를 팔지 않고 문화를 파는 스타벅스 같은 기업이 탄생할 만한 문화적 토양을 가진 것이다. 우리는 스타벅스를 별다방, 커피빈을 콩다방이라고 부른다. 둘다 커피맛도 분위기도 좋은데 값은 (더럽게) 비싸다.
나는 한 개인이나 기업이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코닥 120년의 생존은 바로 대중과 나누는 문화에 대한 철학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믿는다. 코닥이Easy Share 브랜드를 Launch하는 순간 코닥은 기술적인 advantage를 버렸다. 그리고 대중을 선택했다.
그 반대편에 하드웨어의 상징이 된 캐논이 있다. 라이카, 콘탁스, 롤라이가 개척한 레인지 파인더 시장에서는 어차피 캐논과 니콘은 그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일본 메이커들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새로운 포맷인 SLR에 집중하였고, 이제 그들이 승리한 카메라 업계에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업체는 미국의 코닥과 한국의 삼성뿐이다.
* 한국 시장에서 벌어졌던 일들
한국시장에서 1990년-2000년간 코닥이 썼던 브랜드는 Digital Science이다. 이때까지는 기술적으로 고화소의 시장을 선점해 갔다. 1990년부터 약 10년간 코닥이 한국시장에서 점유율 1위였으며 소니와 삼성은 저가 부문부터 코닥을 잠식해 왔다. 그러나 코닥이 브랜드로Easy Share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코닥 디지털 카메라가 변하기 시작했다.
보다 단순하고 쓰기 쉬운 카메라를 내놓을수록 한국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해져 갔다. 코닥의 화질은 개선되었지만 디자인은 서양인의 구미에 맞게 큰 사이즈에 복잡한 기능은 생략되었다.
그러나 이곳은 한국이다. 기술적인 제품의 수요가 그 어느 나라 보다 많은 곳이다. 제품이 복잡해야 팔리는 이상한 나라이다. 그곳에Easy Share가 설 자리가 있는가?
소니가 참신하고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로 1위를 석권하자 캐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디카를 재구매하는 수요가 늘면서 하드웨어 기술이 앞선 캐논으로 소비자가 몰리기 시작했다. 전문가용 시장은 이제 거의 석권하였고 보급형 마저 최고 수준의 점유율을 가지게 되었다. ‘사진’ 보다 ‘카메라’ 화질보다 스펙이 중시되는 나라의 소비자의 선택은 당연히 캐논이었다.
10년전 어느 날 각 전자업체에서 설계를 담당하는 친구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미국의 디지털 카메라의 인터페이스가 쉬운지, 일본계 디지털 카메라의 인터페이스가 쉬운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소니를 써본 친구들은 소니가 쉽다고 했고, 코닥을 쓰는 친구조차 일본계가 인터페이스가 더 낫다고 하였다. 과연 그럴까?
* 코닥 Easy Share 가 추구하는 바
Easy Share의 인터페이스는 다른 제품들과 다르다. 코닥을 제외한 거의 모든 회사가 인터페이스가 모두 똑같다. 이것은 시장의 헤게모니를 누가 먼저 쥐었느냐와 관계된 이야기이다. 마치 워드를 출시하고 무상으로 배포하여 사용자가 손에 익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미국시장에서 코닥은 그러한 정책을 쓰고 있지만, 한국에서 코닥이 잊혀진 3-4년간 코닥의 인터페이스는 그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타사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오히려 어렵게 느끼는 사용자가 많다. 현재 한국시장에서 8위권에 턱걸이를 하고 있는 코닥만 인터페이스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닥 유저에게 물어보라. 인터페이스가 어떤지.
인터페이스, 메뉴구성의 차이는 그 구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본계 제품들은 모든 메뉴를 디렉토리 구조로 만들어 놓았다. 찾고 찾고 찾아들어가야 매뉴얼 제어모드가 나온다. 반면 코닥은 수평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어떤 메뉴든지 모 디렉토리에 바로 붙어 있다. DX7590은 좋은 예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조그 다이얼인데, 실로 강력한 도구이다. 수동 모드로 손쉽게 파라미터를 바꾸어보라. 조그다이얼의 강력함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DX 7590과 EOS20D를 같이 써보면 대낮의 스냅에서 조작성이 좋은 DX 7590쪽이 표정을 담기에 더 좋다. 해가 저물면 EOS20D의 세계가 열린다. 이렇게 노이즈가 적은 카메라는 캐논 엔지니어가 선사한 선물이다. 동시에 발매된 580 EX 스트로보와 함께 나는 모든 것이 다 보이는 부엉이가 된다.
코닥의 인터페이스의 간결함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비즈니스상의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코닥은 몇 년전부터 인쇄물인 설명서를 모두 pdf형식의 CD로 바꾸었다. 실제로 그 제품을 사용하면서 설명서를 볼 필요가 별로 없기 때문에 설명서는 파일형태로 공급이 되고 하드카피 설명서가 필요한 소수의 고객들은 인쇄해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소비자가 어디 그런가? 처음 코닥 카메라를 사서 제품을 뜯어본 고객들은 설명서부터 찾는다. 거기서부터 황당함이 시작된다. 코닥은 고객에게 배워야 한다. 고객이 원하면 메이커는 공급을 해야 한다. 때로는 원가에 반영이 되더라도 그것이 대다수의 고객이 원하는 것이 그 길이라면 한국 코닥은 그렇게 해야 한다.
DX6490의 경우 이러한 요구가 더했을 것이 자명하다. DX6490은 컴팩트 카메라가 아니다. 따라서 사용설명서의 요구가 기타 코닥 제품과는 달리 많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에 코닥이 정책상 설명서 책자를 공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불편함으로 인해 어느 동호회가 그들의 힘으로 설명서를 만들었다면, 한국 법인이 그것을 도울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한국 코닥이 앞으로 시장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신뢰이고 자부심이다. 신뢰라는 것은 고객들에게는 코닥 제품을 구입해서 후회 하지 않아야 하고 딜러분들에게는 코닥 제품을 판매함에 있어서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하고, 또한 코닥 직원과 딜러분, 고객분들 모두 코닥의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메이커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다.
* 기기를 소유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에 대하여
이제까지의 코닥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코닥에 로열티가 있는 고객분들은 어느 정도 계실까? 코닥 필름으로 사진을 찍고, 전국의 현상소에서 일하고, 어떤 식으로든 코닥을 써본 수 많은 분들은 코닥을 어떻게 생각할까? 특히나 지금 코닥을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자부심이 있을까?
세계 1류의 캐논 EOS User에게는 자부심이 필요치 않다. 이미 EOS User의 자부심은 객관적이다.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가지고 서울의 공원에 가보라. 사람들이 어떻게 카메라를 가지고 오는지… 대표적인 장소가 선유도 공원이나 상암동의 하늘공원이다.
캐논/니콘의 DSLR를 산 사람들은 이 비싼 기계를 절대로 가방속에 넣고 다니지 않는다. 무조건 커버 다 벗겨서 어깨에 매야 한다. 바디가 커보여야 하는 목적으로 그들은 배터리통에 불과한 값 비싼 세로그립의 구매를 고려한다.
아날로그 시대의 캐논, 니콘 유저의 자부심은 대단하였다. 물론 미놀타 클럽을 필두로 한 미놀타나 펜탁스 유저의 자부심도 대단하였다. 니콘의 노란띠를 두르기 위해, 캐논의 빨간 어깨끈을 두르기 위해 우리는 브랜드의 자부심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그 들의 카메라 속에는 언제나 코닥이 있었다. 코닥의 자부심은 캐논과 니콘을 받치는 기반이었다.
필름에 있어서 후지와 코닥의 스토리는 이런 것이다. 사진을 처음 입문할 때는 코닥으로 한다. 코닥이 모든 색감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컬러의 기준에는 팬톤이니 뭐니 하는 넘버링과 색상입체의 좌표값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코닥이 정한 기준이다. 코닥의 필름들은 업계의 표준이다. 이것으로 사진을 배운다.
사진을 좀 찍게 되면 써보고 싶은 필름 종류가 늘어난다. 코닥 엑타크롬 25같은 필름을 써보고는 타사의 다른 필름을 써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 나도 후지, 코니카는 물론 3M스카치 필름, 적외선필름, X-ray감광 필름등 별의별 필름을 다 찍어봤다. 이런 단계에서 유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후지의 슬라이드 프로비아, 벨비아 시리즈이다.
후지 슬라이드의 특징은 색상을 보다 선명하게 표현하는데 있다. 어떤 풍경을 찍어도 선명하고 근사하게 나온다. 그리고 후지의 매력에 푹 빠진다. 그런데 후지의 한계가 바로 여기까지다. 사진을 찍을 때 작가는 고민에 빠진다. 후지의 필름으로는 흐린 하늘을 찍어도 맑고 정갈하게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눈에 본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좀더 과장된 색깔을 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작가가 나이가 들면 다시 코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후지로 가지 않는다. 시장에서 점유율을 몇% 차지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코닥이 사진계에서 꾸준히 자리를 잡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컬러에 대한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가끔 사진의 비전문가 저널, 가령 PC 잡지 같은데서 디카를 벤치마킹하는 기사를 본다. 그들의 벤치마킹은 대단히 과학적인 방법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칼라를 대하는 기준에는 좀 미흡한 점이 있다. 원본 이미지와 디카로 담는 이미지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출력기는 어떤 것을 쓰는 것인가?
* 코닥 - 컬러의 기준점
현재 잉크젯에서 세계 1위의 업체는 HP이다. HP의 잉크젯은 엡손을 눌렀다. 아마도 엡손의 잉크젯 기술이 HP보다는 아직도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 본다. 어찌되었든 HP잉크젯 이야기는 코닥의 카리스마를 설명하기 위해 나왔다.
HP가 데스크 젯을 Launch하고 아직 엡손과 혈전을 벌일 당시 상당기간동안 프린터의 왼쪽에는 투명한 스티커가 붙었다. 그 스티커에는 커다란 코닥 로고 아래 이렇게 써 있었다.
'Kodak color technology inside'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HP도 그 누구도 Kodak의 컬러 이미징 기술을 존경한다는 것이다. 또한 보다 많이 팔기 위해서 그들의 제품에 코닥의 기술에, 브랜드에 기대고 싶었던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었지만, 언젠가부터 엡손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무렵, 코닥의 스티커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개인용 시장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대형 실사프린터 시장에서 수 많은 경쟁사, HP,세이코SII,엡손,무토 등등이 있지만 코닥의 잉크젯은 그 품질을 경험한 사람들은 대부분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다만 이 시장에서 HP는 저가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고, 많은 Share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나는 아직도 주말에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찌그러지고 있는 코닥을 본다. 쇼핑은 대부분의 남자에겐 고역이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거의 가전코너에서 소일하는 경우가 많다. 흥미로운 것은 LG DVDP에 아직도 “Kodak Picture CD enable” 이라는 마크가 있다. 그 어느 누구가 이 로고에 집착할 것인가? 코닥은 디지털 시대에서 지고 있다. 그 가장 험난한 시장이 우리나라 이다.
* 세계 3대 렌즈
세계 3대 렌즈로 슈나이더, 칼 짜이쯔, 그리고 로덴스톡을 꼽는다. 가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로덴스톡 대신에 펜탁스나 라이카를 드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그냥 생각이 깊지 못한 호사가의 ‘설’에 불과하다고 믿고 싶다. 펜탁스의 SMC렌즈는 초박막 다층 코팅 기술이다. 질도 좋고 가벼웠다.
펜탁스 브랜드 자체가 제품에서 소형, 경량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에 맞는 렌즈의 개발이 이루어 졌다. 펜탁스 렌즈들은 질이 좋고 가볍다. 그리고 화사하고 부드러워서 인물사진에 잘 맞는다. 말하자면 콘트라스트와 디테일이 강한 니콘과는 반대의 특성을 갖는다. 하지만 펜탁스 SMC가 세계 최고의 렌즈는 아니다. 그러나 펜탁스의 품질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수많은 반도체 웨이퍼 노광장비들의 렌즈가 칼짜이쯔나 슈나이더에서 펜탁스로 바뀌어 간다. 그것은 캐논의 렌즈들에도 같은 점을 시사한다.
가끔 공중파에서 우리가 낯익은 제품들이 주인공들과 함께 출연하여 간접 광고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을 PPL이라 부르는데, 영화에서의 PPL은 많은 예가 있다. 고질라에서 나온 사조 참치캔 같은 것도 그런 예이다. 수퍼맨을 기억하는가? 수퍼맨 클라크(?)와 여기자 로이서가 신문사에서 둘이 사진을 찍는다. 물론 조역인 사진기자가 삼각대에 사진기를 올리고 타이머로 찍는다. 그 카메라가 펜탁스이다. 나는 기억한다. 그 어릴때의 눈에도 잠깐 지나가는 그 장면이 기억난다.
카메라의 PPL은 많이 있겠지만 코닥 디지털 카메라가 극명하게 나온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이다. 여기서 숙주가 되는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도구로 코닥 디카 DC260이 나온다. 범인들은 주인공의 협박용으로 코닥 DC260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때만 해도 디카의 선택은 코닥이냐 아니냐의 두 가지 선택 밖에는 없었다.
* 라이카 렌즈?
라이카는 레인지 파인더 35밀리 카메라의 표준을 만든 독일광학의 결정체이다. 우리는 흔히 니콘, 캐논류의 일본계 메이커에 대비한 1류의 메이커로 독일의 라이카, 콘탁스, 롤라이 3개 회사를 든다. 라이카가 존경받는 이유는 현대35밀리 카메라의 표준을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라이카는 일류를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좋았다. 롤라이, 콘탁스는 좀 귀했다. 캐논의 흰색 L렌즈, 니콘의 ED렌즈 시커먼 대포를 쓰는 사람들도 라이카나 콘탁스에 단 촛점 렌즈를 달랑 달고 나가도 감히 라이카, 콘탁스를 쓴다는 것에 대해 기가 죽었다. 사진의 현장에서 흔히 가장 사진을 못 찍는 사람이 니콘 F3, F801을 쓰는 사람이었다. 여기에 35-70 번들 렌즈라도 달고 있는 사람은 딱이다. 그 사람은 십중팔구 피사계 심도의 개념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일 경우가 많았다.
라이카의 명성은 콘탁스와 롤라이에 비해 과장된 부분이 있다. 언젠가 라이카가 미놀타의 노출시스템을 받아들여 제품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광학기기 메커니즘에선 라이카가, 노출계통에서는 미놀타가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토록 인정받던 미놀타의 노출 시스템도 한국의 소비자에겐 그냥 일본업체 2류 미놀타 이미지에 희석될 뿐 1류 라이카와 2류 미놀타를 연결지어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얼마 전 콘탁스의 디카를 써본 적이 있다. 가격은 약 300달러 정도.. 콘탁스답게 대단히 간결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쥐 콩알만한 액정에 눈부신 휘도와 해상도의 LCD였다. 렌즈는 물론 슈나이더 내지, 칼 짜이쯔였다. 콘탁스가 만든 디카? 나도 궁금해서 한번 써보았다. 아마도 그 콘탁스는 교세라가 만든 것이 아니었을까? 일본의 3대 소재업체로 TDK, 교세라등을 꼽는데, 이제 일본에서도 더 이상 쿄세라 브랜드의 디카는 볼 수 없다. 산요전기 처럼 자사브랜드가 아니더라도 그 분야에서1류가 되면 된다.
라이카를 이야기 할 때 사람들이 간과하는 점이 한가지 있다. 바로 라이카가 유명한 이유는 그 렌즈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디가 뛰어나서가 아니다. 그런 라이카에 렌즈를 공급하던 업체가 슈나이더, 칼 짜이쯔였다.
즉, 라이카, 롤라이, 콘탁스의 명성은 곧 슈나이더와 칼 짜이쯔의 명성을 등에 업은 그 이상이 아니었다는 이야기 이다.
* 소니 - 라이카 바리오 테사 렌즈
나의 동료는 칼 짜이쯔가 독일 공장에서 60년대에 마지막으로 생산한 테사 렌즈를 사용한 롤라이를 가지고 있다. 이 렌즈는 묘하다. 2군 4매의 초간단 구조의 렌즈이다. 하지만 화질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 나중에 칼 짜이쯔는 독일에서 싱가포르로 공장을 옮긴다.
현재의 디카의 대부분은 일본산, 중국산, 동남아산 이다. 모두 같은 회사의 공장에서 나온 것이지만 왠지 우리는 일본산 쪽으로 손이 간다. 일본산이 오리지널이라고 본다면, 슈나이더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줌렌즈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경통이 회전하면서 줌이 이루어 지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이다. 두 경우 모두 줌 영역에서 복잡한 색수차, 코마 수차에 대응하게 위해 약 12-16매정도의 렌즈를 쓰게 된다. 대부분 구면경이지만 수차의 보정을 위해 적어도 2매 이상의 비구면 렌즈가 삽입된다.
반도체 노광장비에 이어 렌즈의 질을 판가름하는 극단적인 예로 천체 망원경을 들 수 있다. 천체 망원경에서 눈에 가까운 부분을 Eye- piece라고 하는데, 2군 4매(1대 3) 이상의 조합으로 좋은 화질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 ortho-scopic이라는 방식이고2군 2매의 간단한 렌즈로 화질 저하를 감수하는 방식이 Heigen 방식인데, 하이겐에서 렌즈 하나를 비구면내지는 이중 곡면을 써서 렌즈를 가공하면 ortho-scopic에 근접하는 화질을 얻을 수 있다.
카메라에서도 마찬가지로, 바리오 테사는 간결한 렌즈로 낼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의 상징이다. 바리오 테사가 칼 짜이쯔의 렌즈인 덕에 소니에서는 바리오 테사를 이용한 명함크기의 디카 개발이 원활히 이루어 졌다. 어쩌면 렌즈가 구동중 돌출되지 않는 바리오 테사는 크기가 작아야 하는 스타일리쉬 디카에 가장 잘 맟는 렌즈인지도 모른다.
* 슈나이더 vs 칼 짜이쯔 vs 캐논
렌즈 이야기를 기술적으로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대단히 테크니컬 한 이야기로 천일야화를 쓸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서는 마케팅적인 측면만 간략히 짚고 넘어가겠다. 칼 짜이쯔는 약 130년의 역사를 지닌 독일의 렌즈 생산업체이다. 라이카를 비롯한 다른 고급 카메라 업체에 렌즈를 납품하면서 일약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다.
2차대전까지 종군기자의 대부분은 독일산 카메라를 선호하였다. 그러나 2차대전 이후로 쓸만한 카메라가 일본에서 생산된다는 것을 깨닫고 많은 사람들이 일본산으로의 다운 그레이드를 시도 하였다. 적어도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에서 라이카의 기술을 일본메이커는 따라갈 수가 없었고, 일본 메이커는 일안 리플렉스 방식으로 방향을 바꾼다.
라이카와 니콘, 캐논의 승패가 여기서 결정된다. 노광계와 파인더 계의 이중 광학계를 지닌 range-finder 방식보다 둘을 하나로 합친 Single eye reflex (우리가 흔히 말하는 SLR) 방식이 훨씬 이상적인 방식이었기 때문에 렌즈의 질이야 어찌되었든 SLR에 치중한 일본 메이커가 승기를 잡게 된다.
아무리 훌륭한 광학적 성과를 지녔어도 여기에 대응하지 못한 라이카와 콘탁스, 롤라이의 3대 거물은 역사의 뒤안길로 침몰하게 된다. 침몰하는 와중에 키에프 콘탁스 3 같은 모델은 1000만대 이상이 팔려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카메라의 기록을 갖게 된다.
1950년 한국전쟁은 일본 카메라들을 이용한 서양 종군기자들의 활약 속에 세계 1류로 올라서고 일본은 바디 기술을 발전 시키는 방향으로 세계 광학계의 메이저리티로 등장하게 된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내수의 시장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하고 독일과 비슷한 기능장 문화가 살아있어서, 제조업에 있어서는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좋은 토양을 가지고 있었다.
한번 승기를 잡은 일본계 광학업체는 아직까지 승기를 놓지 않고 있다. 그리고 캐논은 니콘과 다른길을 간다. 니콘이 바디의 기능에 충실한 반면 캐논은 독일산 렌즈의 품질을 따라가고자 20년을 F-1 하나로 버텼다. 최고의 렌즈 기술을 확보한 후에야 바디로 돌아왔다. 캐논이 바디로 돌아오자 니콘이 설 땅마저 좁아지게 되었다. 라이카에 노출계를 공급할 정도로 기술이 뛰어났던 AF와 바디의 선구자 미놀타는 이미 사라졌다. 디카의 고급품을 지향하던 올림푸스는 소니의 이미지에 잡혀 먹혔다.
일본에서는 캐논,니콘,후지,올림푸스,미놀타 이외에도 치논(나중에 코닥에 인수), 비비타, 야시카, 후지논(후지필름),교세라니, 하마마쓰, 켄코, 호야, 타쿠마,타무론,토키나등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수 많은 회사가 정교한 렌즈를 생산하고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명멸해온 수 많은 메이커들이 있었다. 그렇게 사라져간 대표적인 비운의 회사는 비비타와 치논이다.
일본산으로 세계 광학의 산업의 중심지가 급격히 옮겨가자 미국과 독일에서는 핵심기술을 가진 국가로써 완성품 제조를 너무 빨리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