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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개막전에 이어 오늘은 시즌 2번째 경기. GS칼텍스 대 현대건설의 승부입니다.
이번 시즌부터 바뀌었는데, 좋네요. 예전(평일 5시 경기) 같으면 퇴근해서 집에 왔을 때 항상 경기 막바지였는데... 그래서 아예 기다렸다가 네이버에서 풀경기 영상을 찾아보거나(<=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지게 되죠), 그 와중에 바쁘면 그냥 안보고 넘어가기도 하고요. 하지만 바뀐 '평일저녁 7시 경기!' 이제야 KOVO가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나요? 물론 '수요일 경기 중복 편성'이나 여전한 '휴일 4시 경기'도 수정되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칭찬합니다. 이제 평일 저녁에 온전히 흠뻑 배구에 취할 수 있게 되었어요.
■ 오늘의 경기 리뷰
자, 이제 온전히 경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어제(23일, 화) 장충에서 펼쳐진 경기! 우선 양팀 스타팅 라인업입니다.
홈팀 GS칼텍스에서는 많이 예고된 대로 주전 세터 이고은(부상)이 빠지고 안혜진 선수가 들어왔고요. 문명화를 대신한 김현정 센터도 눈에 띕니다. 원정팀 현대건설은 이적한 김세영 센터 한 자리에 두 정씨 중 정시영 선수가 먼저 선택을 받았네요.
1세트는 양팀, 처음부터 끝까지 접전이었습니다.
먼저 홈팀 입장에서 이야기해보자면, GS칼텍스는 신입 용병 알리(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가 의욕만 앞서 어려운 경기를 했습니다. 상대팀 현대건설에서 7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온 베키(레베카 페리) 선수가 시작부터 신이 나 활약하는 모습에 더 대조적이었습니다.
- 오늘 경기 알리 14득점 / 공격성공률 37.5%, 베키 21득점 / 성공률 43.9%
(=> 여기서 속지 말아야 할 부분은, 알리 선수의 경우 1~3세트는 부진하다가 4세트에서야 많이 만회한 성적(기록)이라는 점...)
정말 힘든 경기가 될 뻔 했죠. 하지만 GS엔 확실한 날개가 2명! 이소영과 강소휘 선수가 모두 세트 50%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버티고 섰습니다. 특히 밀어넣기로 세트를 끝낸 재치도 재치지만, 긴 공격이면 긴 공격, 번뜩이는 블로킹까지... 눈에 많이 띄었던 이소영 선수였습니다.
반면 현대건설은 황민경 선수의 서브에이스로 0대3까지. 순조로운 출발을 하는 듯 했으나, 실책이 스스로 발목을 잡았습니다. 경기 초반 정시영의 네트터치에 이은 서브 미스나, 19대17 상황을 만든 황연주 선수의 공격범실 등.. 세트 3개 대 6개의 범실 차이가 그대로 점수차로 반영되었습니다.
2세트는 좀 더 수월했던 GS의 흐름이었습니다.
안혜진 세터의 서브에이스로 세트를 시작한 GS칼텍스는 계속 강력한 서브를 바탕으로 4대0을 만들었습니다. 현대 이다영 세터는 불안정하게 리시브된 공을 억지로 연결시켜보려 노력했으나 2연속 코트바닥에 눕기까지 했네요.
이어서는 알리 선수의 서브 구간 때 9대3까지 점수차를 벌리며(문명화 선수의 네트플레이, 알리 서브득점 등등) 여유있는 경기운영을 했습니다. 이소영 선수의 단독블로킹으로 19대9, 세트 중반 김유리 선수도 연속으로 득점을 성공시켰고, 세트 후반부엔 안혜진 세터가 문명화 선수도 살려줬네요. 세트 마지막 두 득점을 모두 문 선수가 책임졌습니다. 공격득점 15 대 8, 공격성공률 54 대 35%, 최종점수는 25 대 15! 시원하게 세트를 가져온 GS라 할 수 있겠네요.
3세트는 원정팀 현대건설이 힘을 냈습니다.
경기 시작부터 꾸준한 공격력을 보여준 베키 선수가 역시 시원한 스파이크로 팀의 세트 첫 득점을 만들어냈고, 알리를 블로킹한데 이어(6대9) 다시 연속 공격 성공까지. 5점차까지(7대12) 점수차를 벌린 현대건설입니다.
반면 GS칼텍스는 초반에 벌어진 점수차를 결국 좁히지 못했습니다. 교체로 들어온 표승주 선수의 서브범실에 이소영 선수도 공격 범실(17대22 시점). 외국인선수 알리가 여전히 X맨(?)이었던 가운데 어떤 동력을 찾아내지 못하며 20대25로 세트를 내줬습니다.
4세트는 'X맨의 반전'이 펼쳐진 세트였습니다. GS칼텍스 알리 선수의 원맨쇼? 원우먼쇼!
세트 첫 공격을 임팩트 있는 스파이크로 성공시킨 GS칼텍스 알리 선수는 (1대1), 블로킹에 이어 밀어넣기 득점, 다시 서브에이스까지(7대2 시점) 정말 다양한 퍼포먼스로 경기 흐름을 가져와 버렸습니다. 더군다나 원정길이었던 현대건설은 그대로 침몰. 그 어떤 전환점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결국 안혜진 선수의 서브에이스로 경기 끝! 4세트는 25 대14, 세트스코어 3대1로 GS칼텍스의 승리입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오늘 경기를 보고난 후의 느낀점, 감상을 몇 개의 포인트로 몇 자 적어보려합니다.
일단 승리팀, GS칼텍스는 국내 선수들의 성장(진짜 말 그대로 성장)이 눈에 보인 경기였습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멘탈에서요.
희망차게 새로 데려온 외국인선수가 3세트까지도 주춤했던 가운데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선수들. 예전 같았으면 급격한 동요가 경기력에까지 그대로 영향을 미쳤을 텐데, 오늘의 웃음은 '젊은 선수들의 실없는(또는 스스로 어이없어하는) 미소'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해낼 수 있다는 여유' 그리고 '노련함'이 묻어나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경기 중간중간에 이소영 선수가 보여줬던 미소... 그런 것들요. 팬으로서 아주 놀라웠고, 또 아주 긍정적으로 본 부분입니다.
확실히 국내선수들이 단단히 잘 버텨준 덕분에 이겼습니다. 에이스 이소영 선수는 팀내 최다득점(22점)만큼이나 적재적소에 보여준 블로킹(4개), 그리고 황연주 or 이재영 선수를 떠오르게 했던 얄미운 밀어넣기 공격 센스까지... 제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부상에서 한 80% 정도 회복된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이제는 "한 95~7%는 회복되었다"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강소휘 선수도 이소영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마음껏 내며 20득점(공격성공률 53%), 5개의 속공을 요소 요소에 터뜨려줬던 김유리 선수(8득점)도 잘해줬습니다. 1세트부터 바로 교체로 코트를 밟으며 모습을 보여줬던 문명화 선수는 '부상에서 잘 회복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안심을 하게 해줬고, 나현정 선수의 디그는 국가대표급으로 더 이상 언급 안해도 되겠습니다. 역시 교체로 투입돼 후방 수비강화에 쏠쏠한 도움을 줬던 한다혜 선수도 고생 많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주전 이고은 선수가 전혀 생각나거나 그립지 않도록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준 안혜진 세터! 3개의 서브에이스도 에이스지만, 이날 경기 안혜진 선수 서브 구간 때 유독 연속득점을 많이 올려준 GS입니다. 이소영 or 강소휘 선수보다도 많은, 오늘 경기 20번이나 서브를 넣었다는 기록지가 말해주네요. 아무래도 본인 스스로 '장점인 서브를 기반으로' 경기 초반부터 자신감을 찾아갔던 게 주요하지 않았나 생각이고요. 아직 어린 선수, 그리고 경험도 많지 않다보니 자칫 잘못 첫 단추를 뀄으면 흔들릴 수도 있었는데...오늘은 당차게 아주 잘했습니다.
반면 현대건설은 경기 스타팅으로 나섰던 황연주 선수가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에 교체카드로 선택한 김주향 선수(8득점)는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새 외국인선수 베키도 데뷔전이 성공적이었습니다. 물론 4세트로 들어서면서 약간은 체력적인 부담이 온 듯한 모습, 그리고 수비력도 지난 시즌 엘리자베스만큼은 아니었다는 걱정거리는 있겠습니다.
높이(신장)를 활용한 양효진 선수의 공격력은 여전히 사기라고 생각하고요. 오늘 경기 16득점(속공 6, 블로킹3)이나 기록해줬지만, 역시 문제는 '그것 밖에 없었다'는 것이 되겠지요.
현대건설의 얕은 선수단 구성(Depth) 문제는 지난 시즌, 또 그 이전부터 계속 지적해온 부분입니다. 특히나 황연주 선수는 언제라도 폼이 떨어질 수 있는 1986년생, 황민경은 수비쪽에 좀 더 특화된 선수이고. 신장도 뛰어나고 또 공격쪽에서 상당한 발전가능성(여기에 더해 당장 코트 위에서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보이는) 김주향 선수는 이제 겨우 2년차입니다.
특히나 이날 경기는 김세영 선수의 공백을 이적생 정시영(前 흥국생명)과 정다운(前 GS칼텍스)가 교대로 채워주는 상황. 하지만 두 선수에 대한 평가는 앞선 시즌들에서 제가 써왔던 리뷰에 많이 나타나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공격도 블로킹도 코트 위에서의 센스도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2000년에 프로 입단한 백전노장과 비교한다는게 억울 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오늘 맞붙은 김유리 or 문명화, 그에 앞서 백업인 이영 선수 손을 차라리 들어주겠다"는 평가를 내려보겠습니다. 더더더 노력과 발전이 필요합니다.
어쩌다보니 오늘 경기 Best Player와 Worst Player를 뽑는 것 이상으로 양팀 각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써버렸네요.
조금 더 덧붙이자면, 시즌 시작 전부터 많은 팬들의 걱정대로 올시즌 GS의 아킬레스건이 '외국인선수'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알리 선수, 너무 강한 책임감은 반대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공격이 계속 마음먹은대로 안풀린 와중에도 강한 서브로 일부분 기여, 또 4세트에는 여러가지 플레이 방법으로 스스로 해답을 찾아보려 노력하던데... 팬들의 머릿속에 듀크를 소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전혀 존재감을 못보여줬던 표승주 선수도 전전 시즌처럼 '특급조커'역할을 잘 수행해줘야 한다는 생각이고, 지난 컵대회 때의 라이징스타 박민지 선수도 준비 잘하고 있기를... 응원합니다.
현대건설에서는 다른 것 없고, 신인 정지윤 선수(2001년생 센터, 1라운드 4순위)! 프로 데뷔전을 언니들이 참 안 도와줬죠?
3세트 5대7 상황에서 프로 첫 코트를 밟자마자 선배들이 포지션 폴트를 범하며 바로 아웃, 4세트에도 중간 교체로 들어갔으나(17대9 시점) 양효진 선수가 서브 범실을 범하며 또 교체아웃. 뭐 하나 제대로 보여줄 틈도 없이... 이런 맥빠지는 프로 데뷔전도 또 처음이에요. 하지만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하고 있으면 기회는 오니까, 조만간 멋진 득점과 활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어쩌면 이번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현대건설 팬들은 김세영 선수를 잊게 될 수도 있습니다. 뉴 페이스 덕분에요.^^
오늘 경기,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오늘 경기 승리한 GS 선수들, 알리 선수는 소리지르는 파이팅은 참 좋더라. 그리고 오늘 경기 잘 진두지휘한 안혜진 선수(KIXX On-Air를 통해서 더 자주 보다가, 이렇게 진지하게 배구하고 인터뷰 하는 모습 보니까 낯선...ㅋㅋㅋ). and '그래도 에이스' 이소영 선수와 예쁘게 공 받고 있는 강소휘 선수까지(시계방향 순서).
역시 현대는 이다영 선수의 팀인가? 열심히 동료들에게 사인을 보내는 이다영 세터와 함께 베키 선수 사진 한 장. 오늘 경기 공격력 만큼은 A 학점을 줘도 될 듯.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동료들을 독려하는 파이팅도 좋아 보이고, 중간중간 중계화면에 잡힌 또 다른 모습들은 V리그 복귀를 무척 감사해하고 또 즐기고 있다는 느낌! 다 좋은데, 그럼 수비는 누가?
열심히 감독님 코칭을 듣고 있는 베키 선수 사진 한 장 더. 그리고 지난 시즌부터 '개인적으로 블루칩으로' 밀고 있는 김주향 선수도. 특히 지금 같은 상황(선수단 구성)의 현대건설에서라면 더 많은 쓰임이 있는, 더 많은 역할을 해줄 겁니다. 오늘 경기 황연주 선수를 일찍 빼 준 이도희 감독님의 판단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GS칼텍스의 2018-19 시즌 첫 승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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